서포터를 중점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미드, 정글, 원거리 딜러, 탑이 서포터에 비해서 화려하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포터는 우리의 시야에서 꽤 벗어나 있다. 알리스타나 블리츠크랭크 같이 시각적으로 당장 눈에 띌만한 플레이를 펼치는 서포터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SKT에는 캐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렇기에 더욱 우리의 눈은 의도치 않게 '페이커' 이상혁, '뱅' 배준식과 같은 캐리 라인에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캐리 라인의 주도적인 플레이를 뒷받침 해야 하는 SKT의 서포터는 굳이 적극적으로 경기에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일까? '울프' 이재완은 저평가 아닌 저평가를 받았다. 한 매체에서 MSI 서포터 2위라는 순위를 받았던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장 봇 라인전만 봐도 '울프'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 SKT의 봇 듀오는 웬만해서 라인전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없다. 아무리 상성이 불리한 픽을 가져가도 최소 CS는 맞춰가는 게 그들이다.


수치로 살펴보자. 라인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경기 시간 15분까지 가장 많은 골드를 획득한 봇 듀오는 '뱅-울프'였다. 이 수치에서 꼴찌를 기록한 플래시 울브즈의 봇 듀오에 비해 무려 800골드가량을 더 획득했다. 다른 팀들과 비교해서는 일반적으로 약 500골드를 더 벌었다.

지난 플래시 울브즈와의 MSI 4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3세트 모두 SKT의 봇 듀오는 상대를 흠씬 두들겼다. 기본적인 지표인 원거리 딜러의 CS 수급에서 적게는 20개, 많게는 50개 정도를 앞섰다. 기대를 받았던 원거리 딜러 '베티'와 서포터 1위라는 평가를 받은 '소드아트'는 세계 최강이라는 단어가 어떤 것인지 몸소 체감했다.

'울프'의 장점은 라인전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시야 장악, 한타에서의 스킬 활용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중에서도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 시야 장악을 확인해보자. '울프'는 라인전이 강한 SKT의 특성을 완벽히 활용했다. 주도권을 활용해, 분당 투명/불투명와드 제거에서 모든 서포터 중에 1위를 차지했다. 각각 0.3개, 0.24개로 합쳐 0.54개를 기록했다. 다른 서포터들은 대개 0.4개에서 맴돌았고, 0.3개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한 선수도 있었다.

'울프'는 강팀에서 가장 적합하고 완벽한 서포터이기 때문에 눈에 덜 띄는 것일 뿐이다. 서포터는 말 그대로 아군을 지원하는 포지션 아니겠나. 이번 G2와의 결승전에서는 '울프'의 플레이를 더욱 눈여겨보려고 한다. 다른 지역 팬,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팬들도 그의 플레이를 의식적으로 세세히 지켜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서포터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2017 MSI 결승전 일정

SKT T1 VS G2 e스포츠 (22일 오전 3:00 - 5전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