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라이즈, 이번에도?

수많은 너프를 당해 땅속 깊이 묻혀 있던 라이즈가 흙을 파내고 다시 지상을 밟을 준비를 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도구가 쥐어졌길래 무덤을 헤집고 나올 수 있었나? 정말 간단히, W 스킬인 '룬 감옥' 주문력 계수가 0.2에서 0.6으로 상향됐다. 이는 롤드컵에 패치 버전인 7.18 패치(한국 기준 14일 적용)에서 적용된 내용이다.

라이즈의 주력 딜은 Q 스킬이다. 이번에 버프를 받은 W스킬 '룬 감옥'은 1레벨 기준으로 쿨타임이 13초나 되는 CC기다. 단순히 쿨타임이 긴 CC기에 주문력 계수가 버프 됐다고 라이즈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 쉽게 믿어지지 않을 수 있겠다. 그 정도로 라이즈는 심각하게 좋지 않은 챔피언이었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로 W스킬이 타겟팅 CC기라는 점.

▲ 7.18 패치 내용

타겟팅 스킬에 주문력 계수 0.4를 버프 받은 것은 의미가 크다. 쿨타임이 길기 때문에 탱커들을 상대로는 이번 버프가 큰 효용성이 없을지 몰라도, 몸이 약한 원거리 딜러나 미드 챔피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조건 맞아야 되는 스킬의 주문력 계수가 0.4가 늘었다는 점은 딜러들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다.

게다가, W스킬은 일반 스킬도 아닌 CC기다. W스킬을 맞게 되면 곧이어 EQ콤보도 맞아야만 한다. 이번 패치로 인해 딜러들은 생존의 위험을 받는 폭딜을 뒤집어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 경기 중후반, 라이즈의 콤보 한방으로 딜러들이 죽는 그림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W 스킬의 경우 보통 마지막에 마스터를 하기에, 단순 스킬 데미지가 아닌 계수가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스킬 계수는 스킬 레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아이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미 커뮤니티는 라이즈에 대한 이야기로 뜨겁다. 미드 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3개 내외로 생성됐던 라이즈 관련 제목의 게시글이 한국 시간 15일부터 하루 평균 20개 이상 올라왔다. "모든 아이템을 구비했을 때를 기준으로 W 딜이 700이 들어간다"며 놀라는 글이 다수 있었으며, 그 외에도 다수의 게시글이 버프가 확실히 체감된다는 내용이었다.

통계도 조금 심상치 않다. 한국 솔로 랭크 기준(15일), 플래티넘 티어에서는 밑바닥에 머물던 라이즈의 승률이 50%에 근접했고, 마스터 티어와 챌린저 티어는 표본이 적지만 각각 57%와 63%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이아 티어에서는 여전히 44%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변동의 낌새는 있다는 것. 패치가 적용된 지 겨우 며칠이 됐기 때문에 통계가 어떻게 요동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 라이즈의 궁극기

솔로 랭크보다도 오히려 대회에서의 사용이 기대된다. 라이즈는 궁극기 덕분에 프로 대회에서 더욱 사랑받는 챔피언이었다. 솔로 랭크에서 승률이 하위권이었을 때조차 프로 대회에서는 애용됐다.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라이즈의 궁극기 특성상 솔로 랭크보다는 대회에서 가치가 더욱 컸기 때문.

한국인 프로 선수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MVP '이안' 안준형 : 솔로 랭크에서 해 본 결과 룬 감옥의 대미지 기댓값이 올라가서 대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골든 코인 유나이티드 '플라이' 송용준 : W 스킬이 단순 데미지가 아니라 계수가 늘어난 거라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W 스킬을 제일 마지막에 마스터하기 때문에 아이템이 좋아질수록 위력적이다. 다만 이전에 너프가 많이 돼서 주류 챔피언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선호도에 따라 대회에 등장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페네르바체 '프로즌' 김태일 : 좋아진 건 분명하다. 여전히 요즘 메타에 맞는지 모르겠지만, 더 인파이터 형식으로 아이템을 구성하면 쓸만하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프릭스 '쿠로' 이서행 : 라이즈는 인파이팅 챔피언이라 똑같이 스킬 사거리가 짧은 챔피언을 사용할 때 좋다. 특정 상황에서 등장할 수 있지만, 무턱대고 쓰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대단히 좋다는 선수도 있는 반면, 활용성의 의문을 제기하는 선수도 있었다. 결국, 프로 경기에서도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등장 가능성은 대두됐다. 과연 '페이커' 이상혁이 SKT T1 스킨을 착용한 라이즈를 가지고 롤드컵을 누비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