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주 게이밍 섬머 시즌의 로스터가 공개되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여러 신인 선수들의 이름이 포함된 로스터에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롱주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을 보냈었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롱주는 해냈습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은 롤챔스 우승, 지금은 곧 시작될 롤드컵의 출전만을 남겨두고 있죠.

그런 롱주 게이밍에는 '커즈' 문우찬이 있습니다. 모든 경기를 출전하고 우승까지 따냈기에 진정한 로열로더로 꼽히는 정글러 '커즈' 문우찬은 불과 시즌 시작 한 달 전쯤부터 프로 게임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첫 시즌의 우승, 그리고 첫 롤드컵까지 드라마틱한 전개를 밟고 있는 '커즈' 문우찬에게 롤챔스가 끝나고 어떻게 지냈는지, 곧 치러질 롤드컵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프로의 꿈은 언제부터 갖게 되었는지까지 신인이기에 더 궁금한 점들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오랜만이네요! 서머 시즌이 끝나고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서머 시즌이 끝나고 다 같이 회식을 했었어요. 결승전에 저희 부모님도 오셨었는데, 롱주 게이밍에서 가게를 빌려서 다 함께요. 그리고 바로 휴가를 받아서 부모님과 함께 내려갔어요. 연습 기간 동안에는 다른 게임을 하지 않고 롤만 계속했다 보니, 새로 나온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이 재밌어 보여서 했어요. 또 친구들도 만나고, 아픈 것도 병원 가서 치료 받고...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이제 숙소 돌아와선 롤드컵 준비하고 있어요.


Q. 첫 시즌 첫 우승이었는데, 축하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우승하고 나서는 연락이 안 오던 친구들도 '우찬아 잘 됐다' 하면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또 저희 부모님이 자랑을 정말 많이 하셔서, 친척분들이나 주변 분들도 다 봤다면서 잘됐다고, 안아주시고 축하해주셨어요. (고향이 어디신가요?) 경상북도 구미요.


Q. 혹시 동네에 플랜카드가 걸리지는 않았나요?(웃음)

아니요(웃음). 생각보다 걸리고 싶은 마음도 딱히 없어서...


▲ (벌컥벌컥)


Q. 신인인 '커즈' 선수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해요. 자세한 자기소개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롱주 게이밍의 정글러 '커즈' 문우찬입니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태어났고, 아마추어 때는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많이 했어요. 나름 인기도 있었고요(웃음). 그러다가 롱주TV에서 저를 불러주셔서 부모님과 함께 고민하다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롱주TV 중국 방송인으로 계약해서 중국으로 갔어요. 그러던 중에 비자 문제로 인해 중국에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고, 한국에 있는 집에서 별생각 없이 게임만 했었는데 대회 시작하기 한 달 전쯤에 감독님이 저를 불러주셨어요. 그때부터 롱주 게이밍 팀원들과 함께 합을 맞추면서 시작했습니다.


Q. 프로의 길은 어떻게 처음 생각하게 되셨나요?

사실 프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프로도 될 수 있고 방송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었는데 처음에는 방송이 더 재밌었어요. 저한테 잘 맞기도 하고, 제가 가르치는 걸 좋아해서요. 어릴 때 꿈도 수학 선생님이었고요. 그래서 저는 방송인으로서의 성공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중국에서 방송하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갔었죠. 그런데 비자 문제도 있었고, 제가 한국에 있을 동안 감독님이 꾸준히 불러주시고 기회도 만들어 주셔서 프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Q. 스트리밍을 주로 했었다면 팀 게임은 이번에 처음이셨나요?

팀 게임만 한 적은 없었어요. 롱주 소속 스트리머일 때도 숙소 생활을 (프로단과) 함께 해서, 가끔 피드백하는 걸 뒤에서 들으면서 이런 게 프로구나 생각했었어요. 진짜 팀 게임을 준비하게 된 건 대회 시작하기 한 달 전이었죠. 그때부터 엄청나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Q. 준비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처음에 부담되지는 않았나요?

갑자기 불러주신 것도 있고, 처음에는 정말 부담이 됐어요. '내가 왔다고 달라질까? 와서 잘할 수 있을까? 더 안 좋아져서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저보다 뒤늦게 온 '칸' 형이 오고 나서부터 팀원들이 함께 연습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게임을 많이 이기더라고요.

경험이 없어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제가 조금만 더 잘하게 되면 정말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롱주는 승강전을 가겠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니까 우리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 이긴 건가? 싶기도 했었죠. 대회 1주 전쯤에는 정말 많이 늘어서, 그때부터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부담이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그런 말들을 뒤엎고 우승을 따냈는데, 걱정해주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걱정해주시는 것도 저희 팀을 봐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 롱주 게이밍 잘 됐으니까 계속 좋게 봐주시고, 저희 팬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어요.



Q. 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경기가 끝나면 팬미팅을 하잖아요. 그런 팬미팅이 처음이었을 텐데 어떤 느낌이었나요?

아무래도 저희 팀에 '프레이' 형과 '고릴라' 형이 팬이 엄청 많잖아요. '비디디'도 많고요. 그 세 명의 줄에 사람들이 줄을 정말 길게 서 있더라고요. 저랑 동하 형은 짧고(웃음). 초반에는 줄이 정말 없었는데 갈수록 줄이 조금씩 늘었어요. 그리고 '칸' 형이 이번 섬머 시즌의 대스타잖아요? 정말 줄을 많이 서더라고요. 저에게 와주시는 분들도 저를 응원해주시고, 축하한다고 해주셔서 감동도 받고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정말로.


Q.'커즈' 선수뿐만이 아닌 다른 선수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셈인데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궁금해요.

사회생활을 해보니까... 팀에서 거의 막내다 보니 제가 너무 어린 애처럼 느껴지고 그래요. 저희 숙소는 선후배 사이나 나이 차에 대해 엄격하게 잡혀있어서, 사회생활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고 느끼고 있어요. 형들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면 막내들끼리 먹고 치우고, 주말에 숙소에 다 같이 있으면 쓰레기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럼 막내들이 치우고, 인사도 열심히 하고... 그런 것들이 사회생활 하는 느낌이에요.


Q. 팀원 형들이 잘 챙겨주나요? '고릴라' 선수가 '커즈' 선수 걱정을 하더라고요(웃음).

범현이 형이 숙소 생활도 오래 하셨고, 정말 형 같이 잘해주시고 많이 가르쳐주셔요. 제가 알고 있는 것도 혹시 잊어버렸을까 봐 한 번씩 더 얘기해주시고 그래요. 오늘 인터뷰 오기 전에도 유니폼에 롱주 용 와펜을 붙이고 가야 하는데 저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범현이 형이 이거 붙이고 가야 한다고 챙겨주시고, 가기 전에 면도는 했냐고 물어보면서 세심하게 챙겨주셨어요.


Q. '비디디' 곽보성과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알던 사이인가요?

실제로 만난다거나 하는 사이는 아니었고, 게임에서 알게 됐어요. 콩두 몬스터의 '로치' 김강희와 제가 같은 중학교를 나왔는데 '로치' 선수가 '비디디'랑 친했었거든요. 같이 스카이프로 떠들다가 알게 된 사이에요. 친구 추가하고 가끔 대화 나누는 사이였는데 이번에 롱주 게이밍에서 같이 게임하면서 제대로 친해진 것 같아요.


Q. 그렇군요! 전에 '비디디' 선수가 인터뷰에서 '커즈' 선수와 친해서 시너지가 생긴다는 말을 했었는데, '커즈' 선수도 그렇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저도 그렇게 느껴요. 아무래도 게임 내에선 형들이 세 명이니 '비디디'가 제일 편해요. 말도 편하게 할 수 있고, 딱히 말을 하지 않아도 왠지 모르게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Q. 다른 팀원분들과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정말 좋은 것 같고, 종인이 형이 정말 착하셔요. 저는 처음에 '프레이' 종인이 형이 키도 크고 하셔서 무서웠는데, 알고 지내니까 저희 숙소에서 제일 착한 것 같아요. 왜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고요. 아빠 같다고 해야 하나? (관련된 일화가 있을까요?) 일화라기보다는... 게임에 대한 피드백이 길어질 때가 있어요. 물론 기분이 나쁜 건 절대 아니고 피드백이니까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길어지면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종인이 형은 '오케이 오케이~ 다음에 잘하자~' 이런 말씀을 해주시면서 먼저 괜찮다고 해주셔요.



Q. 이제 롤드컵 얘기를 해볼게요. 첫 해외 무대인데 느낌이 어떤가요?

해외 무대라면 롱주 소속 스트리머일때 SKT T1 5명과 이벤트 매치를 한 적이 있어요. 중국 BJ 5명과 SKT T1 5명이 경기를 했었는데, 그때 말곤 해외 무대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 이번 롤드컵이 기대되더라고요. 그래서 결승전을 인터넷에 쳐봤는데, 베이징 경기장이 떠서 이미지를 딱 클릭해봤어요. 정말 크더라고요. 3층으로 되어있고 얼핏 보기에도 한 10만 명 들어갈 것 같고.

제가 결승전에 가게 되면 그 10만 명이 저에게 함성을 외쳐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떨리고 신기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해외로 가는 건데, 제가 이미 네 달 동안 갔다 온 중국을 간다는게... 중국이 싫다는 게 아니고요(웃음). 제가 해외를 딱 한 번 가봤는데 그게 중국이거든요. 그래도 중국 적응을 잘 할 수 있으니까 장점일 수도 있긴 하죠.


Q. 롤드컵에 대해 생각하신 게 있는지 궁금해요.

사진으로 경기 전 모습이나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해외 무대에 서 있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리고 롤드컵에 갔다 왔던 선수들에게 물어보니까 경기장에서는 온도를 낮게 맞춰서 춥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핫팩 붙이면서 입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또 무대 바닥에 그림도 그려지고 어떤 때에는 지역 공연도 하고 그러잖아요.

예전에 중국에서 MSI를 할 때 얼떨결에 첫 경기 개막식을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보니까 프로들이 무대에 등장하면 관중들이 열광하고, 웅장한 음악이 깔리더라고요. 저는 당시에 관객이었지만 프로가 되면 정말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어서 정말 소름이 돋더라고요.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데(웃음), 제가 이번에 거기에 간다고 생각하니까 그때의 느낌을 또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Q. 롤드컵에 출전하는 선수 중 아는 선수가 있을까요?

해외 선수... 아는 선수는 없고 해외에 가 있는 한국 선수들밖에 몰라요. 임모탈스의 '플레임' 선수와 터키에 간 '프로즌' 형 정도.


Q. 대결하고 싶은 상대가 있으신가요?

TSM의 '비역슨' 선수가 게임을 정말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관중 소리도 정말 엄청나고. 가끔 사이트에 올라오는 '비역슨' 선수의 영상을 보는데 잘생기셨더라고요. 게임도 잘한다고 하니까 TSM이랑 해보고 싶고, 임모탈스와도 해보고 싶어요. '플레임' 형의 스타일을 제가 잘 알아서, 잘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그렇군요! 정글러 중에서도 있을까요?

팀 형들이 TSM 정글러 '스벤스케런'이 정말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분과 해보고 싶어요. 그 지역의 대표니까, 얼마나 잘 하시는지 궁금해요.



Q. 요새 커뮤니티에서 '이즈리얼 정글'이 자주 언급되고 있어요. '커즈' 선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이즈리얼 정글은 안 해봤는데, 이즈리얼 정글이 카직스의 카운터라고 하는 인벤 글을 봤어요. 그래서 게임할 때 상대가 이즈리얼을 픽하길래 카직스를 해봤는데 제가 쉽게 이겨서... 안 좋은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다른 정글러를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전 이즈리얼 정글보다 트위치 정글을 옛날부터 많이 쓰고 좋아했어요. 챌린저 구간에서도 제가 했을 때 승률이 60% 이상 나왔어요. 향로 서폿 하나만 있으면 트위치 정글 정말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즈리얼 정글을 쓰기보다는 트위치 정글을 더 추천해주고 싶어요.

또 제가 시즌6을 솔로 랭크 1위로 마무리했었는데, 이블린으로 점수를 거의 다 올렸어요. 중국 이블린 장인이 정말 잘하길래 중국에서 배워서 써봤는데 잘 되더라고요. 지금도 솔랭에서 좋은 것 같아요. 풀피만 아닌 챔피언들 상대로 반피 이하면 무조건 원콤 가능하고, 풀피여도 팀한테 호응해 달라 하면 잡을 수 있어요. 그냥 가면 다 당해줘요. 그리고 스킬을 한 번 쏟아부으면 은신이 5초밖에 안 걸리니까, 잠시 빠졌다가 스킬쿨을 돌리고 다시 가면 또 당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제가 안 좋은 일들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항상 저를 우선으로 챙겨주셨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항상 감사드려요. 그리고 저희 팀이 잘 돼서 형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까 저도 기쁘고, 팬분들께 항상 감사한 것 같아요. 말로 하면 너무 많은데... 챙겨주시는 것도 많고 앞으로도 좋은 정글러로 롤드컵 우승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 만들 수 있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