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이재완이 8강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울프' 이재완이 속한 SKT T1은 15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7 8일 차 경기를 통해 북미 클라우드9과 함께 8강에 진출했다. EDG와의 경기가 인상 깊었다. SKT T1은 초반 상대의 파상공세에 고전했으나 미드 3차 타워 앞에서 벌어진 한타를 기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SKT T1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한 판이었다.

다음은 '울프' 이재완의 경기 후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8강 진출 소감부터 듣고 싶다.

첫 경기 진게 너무 아쉽다. EDG와의 마지막 경기도 게임하는 입장에선 "이거 별로 손해 안보고 잘 가고 있다"라고 생각했는데, 시청자분들 보기엔 "이거 힘들겠는데?" 이렇게 생각하셨을 경기 같아서 좀 무서웠다.


Q. 페이커 선수가 ahq와의 경기에 대해 "초반 조합이 안좋았다"라고 평했는데, 본인은 패배의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봇 라인 조합을 공격적으로 가져갔었다. 상대 정글은 탑부터, 우리 정글은 봇부터 동선을 잡아서 우리가 봇라인을 압박하는 구성이었는데 초반 스노우볼을 잘 굴리지 못했다. 6레벨 이전엔 모든 라인에서 이득을 보는 조합인데 이득을 보지 못했고, 미드와 정글 주도권을 뺏겨서 아쉬웠다.


Q. 웨스트도어의 피즈를 다시 상대한 소감은 어땠는가?

솔직히 내가 두드려 맞은 건 아니라 별 감흥은 없다.(웃음) 상혁이가 은근히 웨스트도어와 할 때 잘 죽는 것 같다. 게임 시작할 때 피즈 나오는 거 보고 "아, 이거 작년에 본 그림이다"라고 생각했다. 카사딘이 피즈한테 다이브 당하고, 피즈는 살아나가는 게 오버랩 됐었다. 그래서 "이번엔 안그러겠지"했는데... 좀 아쉬웠다.


Q. EDG와의 경기에서 초반 6분만에 봇 1차 타워가 파괴되서 굉장히 놀랬는데, 불안하진 않았나?

픽밴 전에도 트위치를 할까 아니면 다른걸 할까 했는데 트위치하면 무조건 타워 5~6분에 나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건 거의 모든 팀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크림 해봤을 때 웬만하면 5분만에 나가더라. 그래도 "상체에서 알아서 좀 해줘. 조금만 더 가면 우리가 좋으니까, 무한의 대검까지만 시간 끌자"하고 무난하게 버틴 것 같다. 딱 적당히 손해볼만큼만 손해봤다. 무한의 대검 나오고 나선 우리가 치고 나갔다.


Q. 후반 싸움부터 승기를 잡았는데 어떤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가?

그 즈음이면 어떻게 해도 안지겠다 생각했다. 그 전에 내가 죽으면서 바론을 뺏겨서 이기는 타이밍이 조금 더 느리게 왔다. 조금 아쉽지만 어쨌든 우리가 질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Q. 후반 조합이 대세인 상황에서 초반 스노우볼에 신경쓰는 팀도 많은데, 어느 쪽이 낫다고 생각하나?

어떤 조합을 해도 요새 바텀 추세가 향로 하나 넣고, 케이틀린이나 자야, 트위치 같이 하이퍼 캐리를 하는 원딜을 넣는 구성이라 딱히 초반을 신경쓰는 조합이랄게 없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ahq 상대로 한 우리 조합(룰루+바루스)이 초반 조합인데, 충분히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만약, ahq 경기를 이겼다면 당연히 좋은 픽밴이라고 이야기했을 거고, EDG전에서 초반에 이렇게 터져서 졌다면 잘못된 픽밴이라고 했을거다.


Q. 미스핏츠와 8강전에서 맞붙는다. 또한, 같은 라인에 RNG가 있는데?

일단 RNG가 경기를 봤을 땐 되게 잘한다고 봤다. 픽밴도 잘하고. 조금 걱정은 되지만 일단은 미스핏츠 경기부터 걱정할거다.


Q. 반대 라인에서 롱주와 삼성이 만났는데, SKT 입장에선 즐거운 상황이지 않은가?

농담삼아 이야기하자면 한국팀 만나고 싶었다. 삼성도 그렇고, 롱주 같은 경우는 서머 결승에서 졌었기 때문에 이번에 박살내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약 반대편에서 롱주가 결승에 온다면 결승에서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말도 있다. 이이제이라고...(웃음)


Q. 광저우로 넘어가면 날이 더운데 걱정되진 않나?

광저우가 굉장히 덥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다른 팀원은 걱정 안되는데 나는 걱정이 좀 된다. 더위를 워낙 타서... 이번 경기장도 좀 추웠는데 나는 계속 반팔만 입고 다녔다.


Q. C9이 SKT 덕분에 2위로 직행하게 됐는데 그 팀 선수들이 따로 감사를 표현하던가?

작년에도 똑같은 그림이었다. 우리가 다른 팀을 잡아서 C9이 8강에 올라가게 됐는데, 그때도 언영이(임팩트)가 고맙다고 했었다. 이번에도 끝나고 내려가보니 마우스 패드 들고 "우리 경기 준비하고 있었다고!"하면서 고마워하고... 복한규형도 환호하고, C9 CEO도 감사하다 말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우리 경기력이 들쑥날쑥한 것 같다. 팬 분들이 당연히 걱정하겠지만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음 8강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