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만큼 2017년을 뜨겁게 달군 게임은 없을 것입니다. 또 지난 8월 게임스컴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죠. 벌써 수많은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이 창단됐고, 선수들은 밤낮없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소개해드리는 릴레이 인터뷰. 이번에는 눈물겨운 탄생 스토리와 더불어 걸출한 실력을 바탕으로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팀이죠. 아미자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미 배틀그라운드 씬에서 꽤 이름을 알린 '주안코리아' 김봉상 선수를 필두로 뭉친 아미자드는 이번 '아프리카TV PUBG 리그(이하 APL)' 예선에서 엄청난 경기력으로 조 1위에 오르며 팬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엄청난 한파가 찾아왔던 어느 날 오후, 홍대 근처 카페에서 아미자드 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고, 유익하고, 솔직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준 선수들 덕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배틀그라운드 정상을 목표로 달려나가는 네 선수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 왼쪽부터 '웅진' 이웅진, '어택다이' 이수민, '하이민' 김민규, '주안코리아' 김봉상

Q. 안녕하세요, 대회장 밖에서는 처음 뵙네요! 인터뷰에 앞서서 먼저 한 분씩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안코리아' 김봉상 : 아미자드의 오더를 맡고 있는 '주안코리아'입니다. 주로 팀원들을 백업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웅진' 이웅진 : 포탑과 백업을 맡은 '웅진'입니다. 교전을 하다 보면 싸울 수 있는 각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데, 그때 자리를 지키는 역할을 포탑이라고 해요.

'어택다이' 이수민 : 저는 '어택다이'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고요, 백업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하이민' 김민규 : 아미자드의 맏형 '하이민'이라고 합니다. 서브 오더입니다.


Q. 세 명의 선수가 백업 포지션이라고 말씀하시는 게 좀 특이한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웅진' : 저희 팀은 포지션을 명확하게 나누어 두지는 않아요. 상황에 따라 누군가 1번이 되기도 하고, 백업수가 되기도 하는 거죠.

'하이민' : 보통 교전 환경에서 제일 가까운 사람이 1번이 돼요.

'주안코리아' : 저는 오더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판을 그리는 상황이 많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선두를 서는 건 제가 되는 편이에요. 그 외에는 상황에 맞춰서 팀원들과 조율을 하고요.


Q. 배틀그라운드를 하기 전에는 어떤 게임을 하셨는지, 또 배틀그라운드는 어떻게 접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주안코리아' : 원래 H1Z1이라는 같은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을 했어요. 한국에서 유일한 프로 선수로 있었고, 해외 대회 위주로 활동을 했죠. 그때 큰 무대에서 대회를 많이 치르면서 오프라인 경험을 많이 쌓았어요. 또, 오버워치도 많이 했어요. 프로 입단 준비를 했는데, 결국 하지는 않았어요. 그 이후로는 쭉 배틀그라운드를 했던 것 같아요.

'웅진' : 저는 이것저것 많은 게임을 해봤던 것 같아요. 유행하는 게임들 위주로요. 오버워치는 그랜드 마스터, 리그오브레전드는 다이아몬드 티어였어요. 그러다가 배틀그라운드도 접하게 됐죠.

'어택다이' :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게임을 다 했어요. 아, 마지막으로 한 FPS가 스페셜포스2였는데, 그때 제가 있던 팀에 지금 오버워치 리그에서 활동하는 서울 다이너스 소속 '토비' 양진모 선수도 같이 있었어요. 근데, 제가 군대에 다녀오는 사이에 '토비' 선수랑 연락이 끊겼어요(웃음). 어쨌든 대회 생각이 많이 나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봤는데, 배틀그라운드가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H1Z1도 한 600시간 정도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적응하기 쉬웠던 것 같아요.

'하이민' : 전 FPS 장르의 게임을 정말 좋아해요.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14년 전에 처음 해봤는데, 그 뒤로 완전 푹 빠졌죠. 10년 이상을 계속했어요. 대회도 많이 나가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회가 점점 사라지고, 저도 생업 때문에 게임을 많이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대회장이 그립더라고요. 배틀그라운드를 처음 할 때는 제가 잘한다는 생각은 못 했어요. 근데, 랭커한테 핵 의심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때 '아, 제대로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이제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배틀그라운드를 본격적으로 플레이하게 됐어요.


Q. 아미자드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우여곡절이 조금 있었던 거로 알고 있는데...

'하이민' : '주안코리아' 선수가 포엔트로가 해체되고 새로 팀원을 모집할 때 저한테 먼저 연락을 줬었어요.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요. 그래서 팀원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팀원이 자주 바뀌었어요. 팀원이라고 생각할 만 하면 팀을 나가기도 하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주안코리아' 선수와 저는 팀을 완성하지 못하게 된 거죠. 대회 신청도 하지 못할 뻔 했고. 그러던 차에 '웅진' 선수와 '어택다이' 선수가 팀 참가 제의를 해왔어요. 사실 저희는 거의 포기한 상태였는데, 팀원이 생기면서 가까스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죠.

'주안코리아' : 포엔트로 해체 후에 공식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팀원을 빠르게 모으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빠르게 모으려다 보니 중간에 이탈이 좀 생겼죠. 대회 예선 신청 직전까지 멤버를 구하지 못해 대회를 포기하려고도 했어요. 그때 '하이민' 선수가 멘탈을 계속 잡아줘서 레이팅만큼은 꾸준히 올릴 수 있었고, 또 기적처럼 '웅진' 선수가 '하이민' 선수와 접촉을 하며 나머지 멤버가 채워진 거에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멤버가 다 채워졌는데도 불안하더라고요. 팀원들이 또 나갈까 봐요. 반신반의한 상태에서 열심히 레이팅을 올리고, 예선까지 신청했죠. 갑작스레 모인 팀이라 연습량이 부족해서 대회 성적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냥 여태까지의 대회 경력을 토대로 최대한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팀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성적을 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팀과 팀원들에 대한 확신도 생겨서 진짜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웅진' 선수와 '어택다이' 선수는 어떻게 '주안코리아' 선수와 '하이민' 선수에게 팀 제의를 하게 됐나요?

'웅진' : 저희도 팀이 없던 상황이었어요. 대회를 나갈까 말까 고민까지 하고 있었죠. 그래도 대회는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팀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하이민' 선수가 팀원을 찾고 있더라고요. '주안코리아' 선수도 함께요.

'주안코리아' 선수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평판이 좋아서 같이 하고 싶었어요. 랭커들 사이에서 '이 사람 괜찮더라. 잘하더라' 하는 게 있어요. 마침 또 저희가 오더가 가능한 분을 찾고 있었거든요. 모든 게 잘 맞아떨어져서 같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주안코리아' : 사실 저는 스트리머나 개인 방송을 하는 분들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하이민' 선수가 방송을 하지 않는 재야의 고수들을 알고 계셨죠. 저도 방송을 하기 전에는 그런 분들처럼 게임에만 몰두하는 프로의 마인드로 플레이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스타일의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가짐으로요.


Q. '주안코리아' 선수와 '하이민' 선수, 혹시 팀을 이탈한 전 팀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하이민' : 미리 양해를 구하고 팀을 나갔던 친구들은 대회 본선에 올라왔는데, 공교롭게도 일방적인 통보로 팀을 떠난 선수들은 예선을 넘지 못했더라고요. 그 친구들도 모두 잘 되어서 본선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주안코리아' : 원래 저희 팀 후보 선수들이 좀 있었어요. 특히, '이스코' 제호진, '아쿠아' 유상호, '용겐지' 이용규 선수는 정말 친한 동생들이에요. 그래도 저는 팀을 꾸릴 때는 무조건 실력으로만 뽑아야 된다는 생각이었어요. 물론 그 선수들이 타 종목에서 같이 프로 생활을 했지만, 그 당시 제 기준에서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동생들끼리 팀을 꾸릴 수 있도록 내보내 줬어요.


Q. 언급하신 세 선수가 포함된 테트라로드 팀도 APL 본선에 올라왔잖아요? 예선에서도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거로 기억합니다.

'주안코리아' : 네, 맞아요. 기대만큼 잘해줘서 본선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지켜보고, 응원하려고요.


Q. 이제 다시 팀 이야기로 돌아와서, 아미자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택다이' : 오더가 매우 좋아요. 저와 '웅진' 선수만 있을 때, 오더를 찾기 위해서 방황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확실한 오더가 있는 팀이 거의 없었어요. '주안코리아' 선수와 함께 팀을 하면서, 믿고 의지를 할 수 있는 오더가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에요. 경기를 하는 중에 의견이 갈려서 시간을 낭비할 일이 없어요.

'웅진' : 솔직히 본선에 올라온 선수들은 총을 모두 잘 쏴요. 에임 실력은 다들 비슷하죠. 결국 순위를 가르는 건 자리 싸움인데, 그걸 관리하는 게 오더의 역할이에요. 우리 팀 오더는 배틀그라운드 팀 중 최고라고 생각해요.


Q. 그럼, 오더를 맡고 있는 '주안코리아' 선수에게 질문 드릴게요. 오더를 할 때는 게임 내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주안코리아' : 일단 배그는 리그오브레전드나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타 종목과 달리 1(팀)대 다수의 게임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1대 1 상황을 만들 수 있게 운영하고 있어요. 자기장에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두 팀 이상과 부딪히지 않을 수 있는 자리를 찾으려 노력하죠. 1대 1 교전에서는 자신이 있거든요.


Q. 오더는 팀에서 어떤 역할이나 위치에 있는지, 또 오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주안코리아' : 오더는 팀의 대장이 아니라 하나의 포지션이에요. 포탑이 포탑의 역할을 하듯이 오더는 오더의 역할을 할 뿐이죠. 팀원들이 안전하게 목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 마지막까지 생존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어미 새라고 생각해요. 오더는 팀의 권력자가 아니에요. 오히려 팀을 받쳐주는 역할이죠.

'하이민' : 팀원들이 오더를 신뢰하느냐는 것도 중요한 문제에요. 나머지 세 명이 아닌 것 같다고 느껴도 오더가 경기 내에서 내린 판단이라면 믿고 따라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더와 팀원 간에는 어떠한 것도 따를 수 있는 신뢰가 있어야 해요.


Q. '자유 교전'이라는 오더로도 유명한데, 어떨 때 '자유 교전' 전략을 쓰시나요?

'주안코리아' : 제가 다른 스포츠를 많이 봐요. 경기를 본다기보다 유명한 감독들이 어떻게 선수를 끌고 가는지 전술이나 리더십을 연구해요. 호셉 과르디올라라는 유명한 축구 감독이 얘기하기를 어태킹 서드에서의 공격수들은 포지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플레이해 골만 넣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배틀그라운드에 접목해봤어요.

어차피 마지막 자기장에서는 세세하고 디테일한 전술보다 본인의 감각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해요. 더 빠른 판단이 가능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자유 교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죠. 그런데 요즘은 잘 안해요. 이제 다들 알아서 잘하거든요(웃음).


Q. 지금 진행 중인 APL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요. 예선에서 조 1위로 올라오시면서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으셨어요.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또, 현재 팀의 기량은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세요?

'주안코리아' : 개인적으로 너무 흥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예선이었고, 우리가 이 대회의 결승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는 성적이 어떻든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히려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욕심을 가지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인드로요.

'하이민' : 솔직히 지금까지는 멤버 개개인의 기량으로 올라온 것 같아요. 팀적인 시너지를 낸 게 아니라요.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완벽한 팀의 모습을 갖추려고 하고 있어요.


Q. APL 대회 도중에 OGN에서 주최하는 'PUGB 서바이벌 시리즈'가 열리게 되는데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서 일정이 너무 빠듯하지는 않나요?

'하이민' : 많이 빡빡하죠. 긴장감을 유지하기에는 좋긴 한데, 문제는 지방에 사는 멤버들이죠. 저는 경기권에 사는데도 경기장까지 오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려요. 앞으로 더 일정이 많아지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돼요.

'웅진' : 저랑 '주안코리아' 선수가 지방에 살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경기 전날이나 당일에 비행기를 타고 와서 경기를 치르고 다시 내려가요. 이번 리그 일정이 너무 길어서 방을 알아볼까 생각 중이에요.

'주안코리아' : 저는 좀 익숙해져서 대회가 있을 때는 서울에 사는 지인 집에 가 있거나 숙소를 잡아서 지내요. 대회가 끝나면 내려가서 쉬고. 근데, 이번 APL과 PSS 기간이 워낙 길어서 방을 잡으려고 하고 있어요. 스폰서를 구할 때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Q. 확실히 스폰서가 없는 팀은 합숙도 그렇고 연습 환경이 제한적인 것 같아요. 미래의 스폰서에게 어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릴게요!(웃음)

'하이민' : 일단 저희는 개인 기량이 그 어떤 선수들에게도 안 밀립니다. 또, 팀을 꾸릴 때 저희끼리 했던 말인데, 성적에 대한 욕심이 매우 강해요. 절대 대충하자는 생각은 없어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어택다이' : 저희는 협동심으로 똘똘 뭉친 팀입니다!


Q. 대회 준비와 연습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주안코리아' : 이게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말인데, 저는 스크림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 무대의 환경 차이는 크거든요. 온라인 스크림의 선전은 오프라인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전 스크림은 감을 잡는 정도로만 생각해요. 그리고, 게임을 많이 하기보다는 팀 커뮤니케이션이나 다른 대회 VOD를 보면서 전략을 연구하는 편이에요. 연습 기간에는 대회 예선이 레이팅 기준으로 잡히다 보니 공방도 많이 하죠.


Q. 지금 대회 규정상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레이팅을 올려야 하는데요. 공방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웅진' : 핵만 없다면 레이팅을 올리고 유지하기는 훨씬 쉬울 것 같아요.

'어택다이' : 공방을 하다 보면 정말 핵을 많이 만나요.

'하이민' : 일례로 한 경기에서 핵을 두 팀을 잡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핵이 없겠지' 했는데 핵을 사용하는 또다른 팀이 튀어나온 적도 있어요. 제가 레이팅 2위까지 올라간 적이 있는데, 1위까지 2점 남은 상황에서 핵을 연속으로 만난 거예요. 그때부터는 레이팅 순위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게 됐어요.

스팀의 한국/일본 서버에 아직 핵 유저가 많다 보니까 선수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카카오 서버를 대회 기준으로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와요. 카카오 서버는 상대적으로 핵이 적거든요. 위험할 수도 있는 이야기긴 한데, 그 정도로 핵 문제는 골치 아픈 상황이에요.


Q. 비인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다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블루홀 측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네요. 공방과 실제 대회는 차이가 클 것 같은데, 간단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하이민' : 공방에서는 내 몸을 내놓고 탄창 하나를 모두 소비해도 제가 살아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스크림이나 대회에서 그러면 저는 바로 죽어요(웃음). 내가 사격을 해서 위치를 노출하는 순간 어디선가 무조건 총알이 날아와요. 아무래도 선수들의 샷이나 시야가 훨씬 좋다 보니까 그런 거죠.

'웅진' : 생존 인원의 차이도 커요. 대회에서는 생존자 수가 많다보 니까 어딜 가든 적이 있어요. 잘 숨거나 좋은 경로로 이동하는 게 필수에요.

'주안코리아' : 공방에서는 경기가 제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세세하게 플레이를 할수록 더 손해를 입는 경우가 잦죠. 그래서 공방에선 최대한 편하게 생각하고 플레이하는 편이에요. 반면, 대회에서는 무조건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플레이해야 좋은 성적이 나와요.


Q. 대회에서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아이템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도 공방과의 차이점인 것 같아요.

'하이민' : 맞아요. 초반 파밍은 물론이고, 상대를 제압하고도 소위 말하는 '시체 파밍'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엄청 가난한 상황이 아니라면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시체 파밍'은 피하는 편이죠.

'주안코리아' : 메타는 변하고 있어요. 초기의 배틀그라운드는 파밍 위주의 게임이었어요. 그래서 템포가 느렸죠. 하지만, 자리 선정이 중요해지면서 이제 파밍보다는 먼저 자리를 잡는 게 우선시 되고 있어요. 그래서 가난한 팀이 생기기도 하고. 해외 대회를 보면 템포가 정말 빨라요. 첫 번째 자기장부터 자리를 잡아요. 아직 원이 다 줄어들지도 않았는데, 자기장 중앙에 선수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어요.

반면에 한국 팀은 팀마다 색깔이 짙어서 빨리 가는 팀은 빨리 가고, 천천히 가는 팀은 오버 파밍도 해가면서 천천히 자리를 잡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앙이 비는 경우가 잦아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저는 지금 대회에선 템포를 빨리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또 파밍을 충분히 하는 느린 템포가 유리해지는 시기도 오겠죠. 계속 메타는 바뀌니까 다른 팀의 플레이 흐름을 보면서 유리한 운영을 해야 해요.


Q.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초창기잖아요. 아직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은데, 지금까지 여러 대회를 겪으면서 선수의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나 개선해줬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웅진' : 프레임 드랍 문제요. 스크림만 해도 프레임이 뚝뚝 떨어져요. 대회도 마찬가지예요. 컴퓨터 사양의 문제는 아니고 방 개설자나 게임 서버 자체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도 나름 최상위권의 선수들을 모아두고 경기를 하는 건데 프레임이 20~30 정도밖에 안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이민' : 이번 APL 예선은 그래도 쾌적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본선 때는 개인 화면을 송출해서 그런지 프레임이 갑자기 엄청 떨어지더라고요. 일단, 배틀그라운드 게임 자체의 안정화 문제도 시급하긴 한 것 같아요.


Q. 정식 출시 후에는 서버가 완벽히 안정화 되길 기대해야겠네요. 이제 인터뷰도 슬슬 마무리 단계인 것 같은데요.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남았습니다! '주안코리아' 선수가 최근 배틀그라운드 유저들 사이에서 정말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런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려요(웃음).

'주안코리아' : 이게 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을 뿐인데, 많은 관심을 주시는 게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요(웃음). 너무 과하지 않게 어느 정도 선만 지켜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거부감은 없어요.

아무래도 팀을 결성하면서 우여곡절이 너무 많이 있어서 더 많은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웬만한 팀들은 다 쉽게 쉽게 잘 만들어졌잖아요. 그리고 또 제가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있던 상태였어요. 사람들이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찰나에 제가 너무 안 풀리다 보니까 여론이 동정으로 바뀌게 된 것 같아요. 그때는 정말 벼랑 끝에서 팀원들을 만난 기분이었거든요.


Q. 그렇다면 기적적으로 만나게 된 팀원들에게 지금 이 인터뷰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웃음).

'주안코리아' : 음, 어... 제가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큰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먼저 '하이민' 선수가 저를 믿고 따라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저는 진짜 제 두 번째 은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엇, 그럼 첫 번째 은인은 누군가요?) '딩셉션' 선수요. 그리고, '웅진' 선수와 '어택다이' 선수에게는 뒤늦게 알았지만, 정말 제가 함께하고 싶은 스타일의 선수들이었다고 전하고 싶어요. 운명 같이 만났잖아요. 계속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고요.


Q. 이제 마지막으로 각자 하고 싶은 말과 정규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전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안코리아' : 대회는 당연히 우승을 당연히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미자드는 한계가 없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세계 대회까지 뻗어 나가서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팬들께 사랑과 관심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고요. 대회를 하는 동안 잘 챙겨주신 방송 매니저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어요. 덕분에 좋은 성적 낼 수 있었습니다.

'웅진' : 저 차 운전 잘합니다(웃음). 꼭 1등 할게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어택다이' : 배틀그라운드에서 정상에 올라서 '토비' 선수에게 먼저 연락이 왔으면 좋겠네요(웃음). 항상 노력하고 있으니까 성적이 좋을 때나 조금 부진할 때나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이민' : 제가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거든요. 그만큼 선수로 뛸 수 있는 기간도 짧을 거라 생각해요. 그전까지 어떤 대회든 우승컵을 들어보는 게 목표에요. 많은 분들이 저희 팀을 응원해주고 계시는데, 그 응원에 보답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