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의 아이콘이었던 어윤수가 드디어 프리미어급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3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2019 IEM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어윤수가 김대엽을 4:2로 꺾고 우승 상금 15만 달러(한화 약 1억 6천 7백만 원), 글로벌 파이널 시드를 손에 넣었다.

어윤수는 그동안 백동준, 주성욱, 김도우, 이신형, 강민수, 이신형, 김대엽, 고병재, 이병렬 등에게 결승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의 아이콘이 됐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Soo has lost again!이라는 말이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물론 온라인 대회나 케스파 컵에서 우승 경력이 있긴 하지만, 메이저급 대회가 아니라는 이유로 진정한 우승자로 거듭나지 못했다.

오늘 어윤수는 4강 1경기에서 김준호를 상대로 저그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변칙적인 김준호의 스타일에 맞춰 초반 수비를 단단히 하고, 바퀴와 히드라리스크 칼 타이밍 러시를 보여주는 등 3:1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어윤수와 결승에서 맞붙게 될 상대는 김대엽이었다. 김대엽은 이번 대회에서 오프라인 예선을 거쳐 그룹 스테이지, 4강까지 계속 승승장구하며 올라왔다.

세랄을 잡고 올라온 어윤수와 결승까지 패배하지 않은 김대엽, 두 선수 모두 기세는 최고였다. 하지만 1, 2세트에서 어윤수는 주성욱이나 김준호를 꺾을 때와 비슷한 운영, 빌드를 사용했지만 번번이 김대엽의 수비에 막혔다.

특히 2세트에서의 패배는 꽤 의미가 컸다. 어윤수가 가장 자신 있어하고 잘 사용하는 찌르기 빌드를 사용했으나 김대엽의 불멸자, 집정관 위주의 우직한 수비에 쉽게 막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윤수는 우직했다. 3세트에서 다시 병력을 짜내는 빌드를 시도했고, 이번에는 보란듯이 김대엽의 방패를 뚫고 승리했다.

자신감을 얻은 어윤수는 4세트에서 기존과 조금 다른, 히드라리스크와 맹독충 러시로 사이오닉 폭풍 연구가 느린 김대엽의 빈틈을 노리며 2:2를 만들었다. 어윤수는 5세트까지 파죽지세로 몰아치며 승리했고, 마지막 6세트에서는 오히려 김대엽의 허를 찔러 올인 러시를 사용했다.

하지만 어윤수의 감은 살아 있었고, 김대엽의 올인을 눈치챈 뒤 병력을 짜내 수비에 성공하며 최종 스코어 4:2로 김대엽을 잡아내고 생애 첫 프리미어급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한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