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구르다 자빠지는 베인, 궁극기 활성화할 일 없는 우르곳, 로밍을 못 가서 안타까운 미드 지박령 빅토르, 손이 안 따라주는 리븐,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KDA 0/7/0 티모 - 흐핳하.

전략적 팀 전투(TFT)의 3.5 세트가 새롭게 업데이트 되면서 많은 챔피언들이 합류했다. 그동안 협곡에서 아군의 원성을 샀던 '우리팀 티모-베인' 등이 TFT 3.5에서 맹활약 중이다. 기존 세트3에서 발키리-공허 시너지와 카사딘-소나-케일이 사라지면서 이전과 또다른 조합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TFT 3.5 세트가 업데이트된 지 일주일이 안 됐지만, 벌써 많은 덱이 알려졌다. 그중 3.5 시즌 초반부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 중 돋보이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 TFT 갤럭시 : 별을 향한 귀환(출처 : LoL-KR 유튜브)


티모 - 우주비행사/저격수
게임의 중심, 저격수가 된 티모라니


TFT 3.5 초반부를 대표할 만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챔피언은 티모다. 원거리에서 쉴 새 없이 버섯을 놓아 상대의 진입을 틀어막는 악랄한 플레이를 펼친다. 상대의 이동 속도를 늦춰 근접 챔피언은 티모에게 접근조차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속적인 피해 및 치유 감소 효과가 있는 모렐로노미콘을 들었을 때, 끈질긴 싸움 끝에 티모가 결국 승리하는 그림이 나온다.

이런 티모의 강력함은 시너지에서 나온다. 새롭게 추가된 우주비행사 시너지(3)가 마나 소모량을 30이나 감소시킨다. 최대 마나가 40인 티모에게 푸른 파수꾼과 같은 마나 회복 능력이 있는 아이템이 들어갈 시에 쉬지 않고 독 버섯을 뿌린다. 결투장이 버섯 농장이 된 것 마냥 말이다.

저격수 시너지에서도 티모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나머지 저격수들이 대미지 비중이 AD 물리 대미지에 중심을 뒀다면, 티모는 AP 마법 대미지를 주로 넣는다. 저격수를 쓰는 입장에서 상대 방어 아이템이나 시너지에 따라 선택할 수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이전까지 저격수가 달라붙는 잠입자에게 취약했다면, 티모의 등장 이후로 움직임이 둔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카이사가 사라지면서 모든 잡임자가 근접 챔피언인 만큼 티모를 상대로 버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이 버섯을 밟는 순간, 저격수 시너지가 (2)에서 (4)로 효과가 늘어난 게 느껴질 정도다.

함께 하는 우주비행사 동료들 역시 티모의 활약을 돕는다. 전투에서는 선봉대 노틸러스-싸움꾼 나르가 단단하게 버텨준다. 해당 코스트에서 가장 좋은 CC기를 보유해 스킬 활용이 원활한 우주비행사 시너지와 잘 맞는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바드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스킬을 쓸 때마다 경험치를 채워주는 챔피언으로 레벨 성장에 도움까지 줄 수 있다. 그렇게 우주비행사 시너지는 초반부부터 후반까지 빼놓을 게 없는, 잘 나오면 뿌리칠 수 없는 시너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빅토르 - 전투 기계/마법사
레이저 두 줄에 사라지는 마법


빅토르는 세트3의 벨코즈를 대신해 들어온 마법사라고 보면 된다. 벨코즈와 마찬가지로 별수호자 아이템이나 푸른 파수꾼을 장착해 마나 회복을 바탕으로 마법을 난사할 때 활약하는 챔피언이다.

특히, 다수의 마법사 시너지가 더해졌을 때는 폭발적인 딜을 자랑한다. 최대 시너지 수인 (6)마법사 시너지에 주문력 증폭 아이템까지 갖춰졌을 때 위력이 막강하다. 5코스트인 제라스에 주변 아군에게 버프를 해주는 힘의 성배와 챔피언 잔나까지 더해진다면, 최강 딜을 자랑한다. 조합을 완성했을 때 시작한지 몇 초 만에 사라지는 상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빅토르의 딜 범위는 벨코즈와 확연히 다르다. 가장 멀리 떨어진 적 둘 사이의 경로를 레이저로 불태우는 방식으로 상대가 넓게 퍼져있을 수록 더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뒷 줄에서 한 줄로 서서 딜을 넣는 게 유리한 저격수나 마법사에게 치명적인 딜을 넣을 수 있다. 배치나 챔피언의 움직임에 따라 딜이 확연히 갈릴 수 있는 챔피언이 빅토르다.

빌드업 단계와 시너지는 아쉬운 편이다. 빅토르 자체가 초반 전투 기계와 마법사와 큰 시너지를 발휘하진 못하기 때문이다. 오롯이 강한 딜을 바탕으로 사용한다. 마법사의 주문력 버프와 아이템을 활용한 마나 확보가 더 중요한 유닛이다.


▲ 폭발적인 화력의 6마법사



우르곳 - 전투 기계/ 수호자
3성 유닛-수호천사-수은? '갈갈갈갈'


PBE 서버에서 등장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챔피언은 단연 우르곳일 것이다. 몇차례 너프로 성능 자체는 떨어졌을지 몰라도 '불사의 공포' 스킬은 건재하다. 우르곳이 상대가 공들여 골드와 아이템을 투자한 챔피언을 한 방에 먹어치울 때, 희비가 확실하게 엇갈리게 된다. 불사의 공포는 덫 발톱을 제외한 모든 면역 및 생존 스킬을 무시하기에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

시너지는 수호자와 잘 맞는 편이다. 불사의 공포로 상대를 끌어당길 때 죽으면 마법이 풀리지만, 스킬을 쓸 때 쉴드가 생기는 수호자가 우르곳에게 버틸 힘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세트3까지 수호자에 확실한 킬을 낼 만한 챔피언이 없었다면, 우르곳의 합류로 확실히 기존 약점까지 보완하게 됐다. 이전과 달리 우르곳의 등장으로 수호자 (6)시너지까지 노려볼 만하다.

특히, 카시오페아에게 수호자 아이템을 줘 (6)시너지를 완성했을 때 효과가 대단하다. 카시오페아는 최대 마나량이 적은 유닛으로 수호자 쉴드를 자주 발동할 수 있다. 이전 신짜오-라칸 중심의 덱이었던 수호자-신비술사가 이제 카시오페아-우르곳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신짜오-라칸의 천상 시너지의 회복과도 카시오페아-우르곳이 잘 맞기에 강력한 덱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르곳을 단독으로 쓰기 쉽지 않다. 우르곳이 자신의 최대 사거리에 있는 유닛을 끌어당기기에 배치로 상대 핵심 유닛을 저격할 수 있는 한에서 사용하길 권한다. 수호자 시너지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불사의 공포 시전 도중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껏 5코스트 유닛의 자리를 만들었으나 스킬을 쓰고도 아무런 소득 없이 죽는 허무한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


▲ 빌드업 핵심? 수호자-카시오페아


베인-리븐
딜과 생존 모두 가능한 vs 애매한 챔피언


뛰어난 캐리력을 자랑하는 베인과 리븐의 모습을 이제 TFT에서도 볼 수 있다. 그동안 딜러는 대부분 폭발적인 딜을 넣고 수호천사나 체력 흡수를 통해 살아남는 방식이었다면, 새롭게 합류한 베인과 리븐은 다르다. 두 챔피언 모두 생존기를 보유했기에 홀로 캐리도 가능한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베인은 뒷 구르기를 시전한다. 협곡에서야 짧은 사거리 때문에 앞으로 구르다가 전사하지만, TFT 3.5의 베인은 긴 사거리를 바탕으로 대상에게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굴러 생존에 집중할 수 있다. 라운드가 시작하고 10초 뒤에 구르고, 이후 세 번째 공격을 할 때마다 구르기를 시전하며 동시에 투명 상태가 돼 상대가 베인 대신 다른 챔피언을 타겟으로 삼게 만들 수도 있다. 그 사이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게 베인의 묘미다.

리븐 역시 주문력 계수 기반의 자체 보호막으로 생존하는 챔피언이다. 주문력 아이템과 마법사 시너지가 갖춰졌을 때 딜과 탱이 모두 가능하다. 보호막이 활성화된 타이밍에 상대를 에너지 파동으로 휩쓸면서 쉬지 않고 싸울 수 있다.

다만, 두 챔피언 모두 어중간하게 성장했을 때 활약하기 모호한 경우가 많다. 상대의 폭발적인 딜에 휩쓸려 사라져 버릴 수 있기에 아이템과 코스트를 충분히 들여야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확실히 스킬 매커니즘의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이를 버틸 만한 기본 능력치가 바탕이 돼야 한다.

시너지에서는 리븐보다 베인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TFT 3 세트일 때 (6)사이버네틱을 활성화하려면 5코스트 에코가 필수였지만, 이제는 3코스트 베인으로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덱 빌드업의 안정감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저격 역시 티모, 우주비행사와 함께 (3)사이버네틱을 더해 조합을 구성할 수 있다. 굳이 자신이 캐리 역할을 맡지 않아도 덱 구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게 TFT의 베인이기도 하다.

반대로 리븐은 시너지와 크게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주문력 중심의 챔피언인데, 공격 속도-횟수와 관련된 시공간/검사 특성을 지닌다. 빠른 공격으로 마나를 채워 스킬을 돌리는 이상적인 그림을 그려보지만, 아이템이 갖춰지지 않은 리븐을 활용할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다. 차라리 리븐의 자리에 마법사를 더 해 마법사 시너지를 강화하던가, 앞에서 버틸 탱커를 뽑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리븐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그 외에도 잔나-제드-코그모-녹턴-일라오이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버프형 챔피언인 잔나는 아군 챔피언의 AD 딜을 마법딜로, 별수호자의 기본 공격을 트루대미지로 바꿔 변수를 만들어내는 패시브를 갖췄다. 버프-CC기가 모두 가능한 스킬까지 더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군-잠입자 시너지의 제드, 전투 기계 시너의 녹턴-일라오이-코그모가 초반 빌드업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제드-코그모의 경우 본 서버에 적용되며 너프를 받아 캐리력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TFT의 묘미는 어떤 새로운 덱이 등장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전 세트에서도 수많은 덱이 나왔고, 이제는 못 쓸 것 같았던 덱과 시너지가 재조명받기도 한다.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향할 수 있는 아프리카TV TFT 대회에서 메카파일럿 너프로 잠잠해졌던 메카-잠입자 빌드가 다시 떠올랐듯이 말이다. 가장 최근에는 검사-시공간-반군을 활용한 제드-마스터이 조합과 같은 빌드가 나오기도 했다. 다음 TFT 3.5로 진행하는 인벤컵 대회에서도 경쟁이 심한 인기덱 대신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수 있다. TFT 3.5 세트가 나온지 일주일도 안 됐기에 앞으로 나올 새로운 덱 역시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덱 이미지 출처 : LoLChess.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