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십은 돈이 많은 유저가 아닌 이상 정규 트리에서 하위에서 상위로 티어업 시 이전 함선들은 팔아버리는 게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다음 티어가 성능이 더 좋은 경우가 많고, 화력이나 기동력이 답답한 저티어에서 굳이 배를 몰아야 할 이유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유가 있다면 일부 함선은 팔지 말고 그대로 남겨두거나, 아예 영구 위장을 입혀 꾸준히 타는 것을 추천한다.

고티어가 되면 다른 국가의 함선들도 성능이 급격하게 올라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고, 레이더쉽의 배치 등으로 환경면에서 타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되도록 10티어 위주로 함선을 운용하는 것이 좋겠으나, 가끔 연패에 지치거나 혹은 랭크전 시기처럼 특정 티어를 몰아야 할 때는 팔지 않고 아껴둔 중, 저티어 함선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정규 트리에서 자유 경험치로 넘기기에는 아까운 배들이 많다!




■ 일본 구축함 2차 트리 아키즈키

기자가 아직까지 재미있게 몰고 있는 함선으로 아키즈키가 있다. 일구축 중에 어지간한 것은 다 팔아버리거나 봉인했지만, 아키즈키만큼은 영구 위장까지 발라가면서 꾸준히 타고 있다. 그만큼 성능과 재미가 받쳐준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특징은 8티어 중에서 최고의 주포 화력을 보유한 함선이라는 것이다. 100mm 2연장 8문 저구경포를 사용하는데, 구경이 작은만큼 연사력이 무려 3초다.

과거 부족한 주포 관통력이 발목을 잡아 계륵같이 여겨질 때도 엄청난 연사력을 통한 화재 유발로 재미를 톡톡히 볼 수 있었는데, 이후 상향을 받으면서 관통력이 일신한 후로는 명실상부 8티어 최강의 주포를 보유한 구축함이 되었다.

특히 8탑방에서는 엄청난 내구도와 연사력으로 일부 순양함과도 맞딜이 가능하고 물장갑인 영국과 프랑스 전함에게는 사신으로 군림할 수 있다.


▲ 기동력만 빼면 파괴력은 이미 10티어급 화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모든 구축함 중에서 가장 느린 기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 속도가 고작 33노트에 조타 시간도 선회 반경도 넓다.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라인이 밀리는 상황에서는 구축함임에도 도망갈 수 없어 고립되어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속도가 느린 탓에 아군과의 거리 유지가 강제로 되기 때문에 백업 받기 좋은 포지션을 익힐 수 있다. 운영만 잘한다면 기동력 부분은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후 상위 티어인 9티어 키타카제나 하루구모까지 똑같은 주포를 사용하기에 딜 타이밍이나 포지셔닝에 대한 선행 학습이 가능하다. 2차 구축 트리를 올리는 유저라면 아키즈키는 절대 패스하지 말고, 특성을 철저히 새겨두는 것이 좋다.


▲ 종종 유저 정보를 둘러보면 아키즈키만 수백판을 탄 유저도 만날 수 있다




■ 미국 6티어 구축함 패러것

유저들에게 패러'갓'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티어 대비 성능이 좋은 구축함이다. 7티어 마한에서 미구축 트리에 좌절하는 유저는 많으나 패러것에서 포기할 유저는 없을 것이다.

고티어 구축함과 비교해도 전혀 밀릴 것이 없는 재장전 시간 4초 / 5문의 주포와 12.6km라는 미구축 최장 거리의 사거리를 보유했다.

포격 성능으로는 이미 고티어 구축함 수준이며, 4티어 순양함 상대로는 사거리로 찍어 누르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광경마저 연출한다.

어뢰 성능 역시 장식에 불과했던 이전 티어와 비교하여, 6.4km로 은신 뇌격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으며, 기동력은 조타시간이 고작 2.7초에 불과해 회피 기동을 익히기에 좋다.

여러모로 동티어에서는 최강급의 성능을 보유했고, 여기서부터는 미구축의 본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정립해가는 구간이므로 섣불리 자유 경험치로 뛰어넘는 일은 없도록 하자.


▲ 마한에서 좌절을 겪을지언정 패러것만큼은 꿀잼을 보장한다!




■ 소련 9티어 구축함 타쉬켄트

아는 사람은 아는 숨겨진 OP 구축함이다. 소련 구축 1차 트리 자체가 최근에는 보기 힘든 편이고 과거 나쁜 성능으로 악명이 자자했던 함선이지만, 여러 차례 상향을 받고 난 뒤에는 오히려 상위 티어인 하바롭스크보다 훨씬 강력한 함선이라 평가받는다.

포격 구축함에 익숙한 유저가 잡고, 항모가 없는 방이 걸리면 이만한 OP 구축함이 없다. 전티어인 키예프에 비해 엔진 출력이 어마어마하게 올라 가속력이 훨씬 좋고, 1차 트리 중에서는 유연하게 쓸 수 있는 3X3 8km 사거리의 어뢰마저 보유하고 있다.

하바롭스크와 비교하자면 기동력과 내구도는 대동소이하고 포문수만 약간 떨어지는 수준인데, 어차피 서로 마음 놓고 전 포문을 사격하는 일은 드물기에 그리 큰 약점은 아니다.

오히려 장갑이 애매하게 두꺼워 전함 철갑탄에 일반 관통 판정이 나는 일은 없기에 운용하기는 훨씬 수월하다. 어뢰 위주의 플레이도 이론상 가능하기에 함재기가 날아다니는 전장에서도 하바롭스크보다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다.

즉, 대형 구축함의 한계상 운용에 있어 조건을 탄다는 것은 여전하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구축함과 비교해서 이래저래 활약할 여지가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포격 구축함의 로망을 가진 유저고, 프랑스의 느려터진 탄도에 적응을 하지 못하겠다면 타쉬켄트는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여러 차례 상향을 받은 이후에는 하바롭스크보다 쓰기 편해졌다!




■ 소련 7티어 전함 시노프

시노프는 최종 티어인 크렘린이 밸런스 패치로 성능이 반토막이 난 이후 소련 전함 트리의 희망이라 불리는 배다. 현재 메타에서 밀려난 소련 전함 트리에서 여전히 전성기를 구사하고 있다.

뛰어난 명성만큼 랭크전 단골 손님이기도 하며, 실제 승률과 통계면에서 모든 서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시노프의 장점은 티어 대비 강력한 주포 화력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3X3 포 구성을 빠르게 갖췄다는 것이다. 7티어에서 아직까지 13인치(330mm)를 쏘는 전함이 있는데 당당하게 16인치(406mm) 9문을 사용하며, 화재율도 그 높다는 영전함과 동일한 41% 수치를 자랑한다.

방어력은 아직까지 소련 특유의 단단한 60mm 갑판 장갑이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7티어 내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치다. 무엇보다 기본 내구도 자체가 8티어 수준이며, 선수의 추가 장갑 덕에 헤드온 상태에서의 방어력 동티어의 다른 전함들과 비교를 불허하는 철벽이다.

9탑방에 끌려가면 사거리와 기동력 문제로 많이 답답해지는 것은 단점이나, 7, 8탑방에 걸리면 사실상 시노프를 잡을 함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무사시가 9탑방에서 패왕 놀이를 하듯이 7티어에서는 시노프가 무사시급의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다. 영구 위장을 발라도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므로 팔지 말고 랭크전을 위해 아껴두자.


▲ 7탑방 괴물 시노프, 랭크전에서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영국 전함 트리 7티어 킹 조지 5세

주포 성능과 기동력이 답답하기 그지없던 퀸 엘리자베스에서 한고비를 넘기면, 보상이라도 주어지듯 킹 조지 5세가 등장한다. 앞서 말한 소련의 시노프와 마찬가지로 영국 전함 트리의 빛과 소금을 담당하고 있는 명품 함선이다.

실제로 티어 대비 성능만 따진다면 10티어인 퀀커러보다도 훨씬 좋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후 타게 될 8티어 모나크와 9티어 라이온의 성능이 티어 대비 나쁜 편이기에 아예 킹 조지로 자경을 모아 퀀커러까지 패스하는 유저들도 있을 정도다.

고폭탄은 영국 특유의 우월한 알파 대미지와 화재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직 분산도와 포각이 살짝 아쉬운 편이지만 10문의 주포수로 적절히 탄막을 형성할 수 있다. 화재율은 이미 부족함이 없을 정도니 멀리서 고폭탄만 날려도 충분히 밥값을 할 수 있다.

기동력도 느려터진 퀸 엘리자베스의 22노트에서 28노트로 급상승했고, 피탐지도 12.7km로 동티어 전함중에서는 매우 우수하다. 물론 장갑에는 약점이 많으나, 이건 킹 조지만의 문제가 아닌 영국 전함의 공통된 특성이므로 약점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킹 조지는 영국 전함 트리에서 가장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는 구간이니 자유 경험치를 아깝게 소모하지 말자. 랭크전에서 활약하기에는 소수전 교전에 약하다는 것이 문제지만 영구 위장을 발라줘도 후회하지 않을 성능을 보장한다.


▲ 영전 트리를 올린 유저중에 이 전함을 팔아버린 유저는 드물 것이다




■ 영국 8티어 구축함 라이트닝

정규 트리 구축함 중에서 티어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함선이다. 프리미엄 함선인 코사크가 라이트닝 때문에 역상향을 받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8티어에서 주포 / 기동력 / 피탐지 3박자가 고루 맞아떨어져 최강의 전투력을 발휘하는데, 약점이라 할 부분은 대공이 약하다는 점과 뇌격 성능이 평범하다는 것 정도다. 물론 대공이야 다른 국가도 8티어 내에서는 별 반 차이가 나지 않고, 대공 피탐지가 고작 2.5km에 불과해 사실 약점이라 불릴 정도도 아니다.

맞포격전으로는 아키즈키를 제외한 동티어는 대부분 이길 수 있고, 영국 특유의 우월한 유틸성으로 함대 보조 능력도 탁월하다. 실제로 정밀 탐지 스킬을 찍은 후에 적군 구축 위치를 찍고, 다가오는 것만 견제해도 게임이 쉽게 풀린다.

그리고 게임 내 영국 구축함 캠페인을 완료했다면 자동으로 영구 위장이 지급된다는 점도 이 배를 남겨둬야 할 이유다. 어지간한 프리미엄 함선보다 좋은 스펙에 돈까지 쉽게 벌 수 있으니, 팔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 성능도 좋은데 영구 위장을 공짜로 준다고? 이건 참을 수 없지!




■ 프랑스 8티어 순양함 샤를 마르텔

최종 티어인 앙리 4세가 치명적인 하향을 당하고 멸종한 이후, 프랑스 트리에서 유일하다시피 가감속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함선이 바로 샤를 마르텔이다.

9티어인 생 루이와 비교하면 주포 성능은 사거리를 제외하고 차이가 없고, 7티어인 알제리와는 포문수와 탄도에서 앞선다. 피탐지와 순발력 면에서도 둘을 앞서기 때문에 사실상 프랑스 순양함 중에서 티어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난 함선이다.

장갑이야 수면위로 툭 튀어나온 집중 방호 구역이 거슬리지만, 이건 덩치가 커서 피탄면적이 넓은 생 루이나 기동성에 문제가 있는 알제리에 비하면 양반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프랑스 순양함의 필수 테크닉인 가감속 플레이를 하게 될 테니, 거리 유지만 잘하면 장갑의 약점이 느껴지는 일은 드물다.

주포 화력도 본격적으로 강해지는 편이라 8티어에서는 어떤 함선과 붙어도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다. 탄속과 탄도 모두 일신하여 구축함을 저격하는 것에도 불편함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순양함 중에서 가장 밸런스가 좋은 함선이라 생각하며, 랭크전 등에서도 충분히 활약할만한 성능을 보장한다.


▲ 앙리 4세 멸종 이후 프랑스 순양 트리에서 티어 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함선이다




■ 프랑스 7티어 전함 리옹

리옹은 유저에 따라 평가가 미묘한 편인데, 워쉽에 등장하는 모든 함선 중 스몰렌스크와 같이 가장 많은 포문수를 보유하고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4연장 4문의 구성으로 무려 16발의 포탄을 한 번에 쏠 수 있는데, 그에 맞춰(?) 시그마값(1.5)과 분산도가 매우 나쁘므로 장거리 사격에서는 마치 샷건을 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똑같이 분산도가 나쁜 독일 전함과 달리 포문수가 워낙 많기에 탄이 튀는 약점도 눈에 띈다기보다 오히려 필수 꿀잼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근접전으로 오게 되면 슬슬 압도적인 포문수가 제 위력을 발휘하는데, 16발의 포탄을 일반 관통 판정으로만 맞더라도 동티어 전함들은 전부 일격사 시킬 수 있다.

추가로 눈여겨볼 것은 티어 대비 대공이 매우 강력하다는 건데, 미국의 콜로라도보다 훨씬 높은 77의 대공 수치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함교 근처만 봐도 대공포가 매우 촘촘하게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운영면에서도 철갑탄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최근 프랑스 트렌드인 고폭탄 플레이를 추구하면 화재만으로도 충분히 1인분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저런 요소를 다 제쳐두고 16문 일제사가 주는 쾌감을 한 번이라도 맛본다면 리옹을 팔기 아까운 마음이 들 것이다.


▲ 북두칠성이건 샷건이건 일단 쏘는 양이 많다보니 쏘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