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건담은 알아야 한다


건담의 파일럿이 되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건담 배틀 오퍼레이션 시리즈. 6대6 건담 팀 슈터로 건버워치로도 불린 건담 에볼루션.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하는 건담 익스트림 VS 시리즈까지. 근래 액션 게임의 중심은 리얼 사이즈 건담으로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SD건담 캡슐파이터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시뮬레이션 중심으로 작품이 전개되던 SD건담의 액션으로의 귀환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르기도 할 테고요. 하지만 3인 PvE, 그리고 강력한 보스의 파훼법은 마치 예전 방식의 몬스터헌터나 토귀전의 맛이 나고 무게감 있는 액션은 연격이 중심이 되는 근접 무장에 치중되어있습니다.


게임명: SD건담 배틀 얼라이언스
장르명: 액션 / RPG
출시일: 2022. 8. 25.
리뷰판: 1.001.000
개발사: 아트딩크
서비스: 반다이남코
플랫폼: PC / PS / Xbox / NSW
플레이: PS5

관련 링크: 메타크리틱 페이지 / 오픈크리틱 페이지


쏘지 말고 베어라, 건담!

건담을 기반으로 한 여러 액션 게임은 각각이 가진 기체의 특징, 그리고 이를 활용한 무장과 공격 모션으로 플레이에 변주를 줬습니다. 그 무게감을 빔 라이플 한 방에 빈사 상태가 되는 시뮬레이션 성격으로 풀어냈는지, 든든한 체력과 함께 시간 안에 더 많이 적을 쓰러트리는 아케이드 성향으로 담아냈는지가 기준으로 나뉘는 정도였죠.

하지만 이런 성향의 차이에도 최근의 리얼 사이즈 건담 액션은 결국 사격 무장의 중요도를 높이는 전투 형태가 주를 이뤘습니다. 사격 딜레이 동안 적이 가속 능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거리에서 위협 사격하며 시간을 벌다 강력한 무기가 충전될 때마다 이를 사용하는 식이죠. 무기마다 다르긴 하지만, 정확성이 낮은 사격 무기를 쏘고, 피하는 데 중점을 두다 보면 결국 과녁 맞추고 총알 피하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밋밋한 결과물이 나올 게 뻔하고요. 근접 액션은 큰 대미지에 치중한 빔 사벨 정도를 휘두르는 데 집중했고요.

SD건담 배틀 얼라이언스(SD건담 BA)는 노골적으로 이런 사격 중심의 플레이 양상을 지양하도록 그려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경직 모션을 활용한 콤보 액션과 피해량 조절입니다.

이번 작품이 그린 격투 액션은 비슷비슷한 건담 타이틀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물방망이 같은 빔 사벨을 휘적거리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의 공격에 적이 경직되는 묵직함을 더하고, 그걸 연속 공격으로 이어 나가게 한 거죠. 일반 공격, 특수 공격의 조합으로 적을 띄우거나, 밀쳐내고 도로 땅에 떨어트리는 등 활용할 요소도 많은데 그게 특기할 기체마다 다른 형태로 구현되기도 하고요.


반대로 사격 무기 자체의 효용은 낮췄습니다. 사실주의적인 구성으로 '리얼계'로도 불리는 건담은 초창기에는 빔 병기 한 방에 기체가 터져버리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래서 보통 게임은 피해량 부분에서의 조절만이 이루어졌죠. SD건담 BA에서는 가상의 세계인 G유니버스에서 그런 공격에 일정 수준의 방어막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으로 사격 무기 약화의 인과관계를 살렸고요.

어찌 됐든 부실한 빔 속성 사격 무장 탓에 격투 무장의 활용도가 높아지게 됐죠. 물론 이런 격투 무장의 단순한 강함을 플레이어의 조작 요소로 승화시켜 숙련도에 따라 다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합니다.

건담 액션 게임에서 흔히 공중 이동, 가속 이동 등에 사용되는 부스터 게이지는 단순이 이동 요소에서만 활용되는 건 아닙니다. 순간적인 회피는 물론 근접 공격 시 이 부스터 게이지를 활용하게 됩니다. 특히 기체 성능이 부실한 초중반에는 콤보 한두 번 이어가면 부스터 게이지가 모두 소모됩니다.

여기에 근접 무장 활용에 따른 딜레이 모션을 굉장히 길게 잡아놨습니다. 쉴 새 없는 공격과 회피로 이기적인 딜 교환을 한다기보다는 공격과 회피 타이밍을 적절히 잡도록 구성한 거죠.

또 적의 공격을 완벽한 타이밍에 막아내 얻는 저스트 가드는 일반 방어와 달리 약간의 체력조차 소모도 없고 일부 공격은 카운터와 함께 피해를 가하기도 하죠. 공격 중 액션 브레이크를 활용해 부스트 게이지가 회복되고 추가 공격의 기회를 주고요. 공중 공격, 혹은 약점이나 뒤를 잡으면 들어가는 추가 피해도 있습니다. 특히 공격 중간중간 사격 무기로 딜레이를 줄이는 캔슬 조작은 배우기는 어렵지만, 활용도가 높은 스킬 중 하나입니다.

결국 플레이어가 가하는 강한 공격에는 제한을 두고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이를 보다 자유롭게 끊고, 이어가며 활용할 수 있도록 성장의 요지를 둔 셈입니다. 플레이어의 성장은 다크 소울을 중심으로 오늘날 액션 게임에서 가장 크게 강조되는 요소 중 하나기도 하고요.

▲ 완벽한 타이밍의 방어와 반격은 패링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개발진은 이렇게 다양한 공격과 함께 때로는 사격 무장, 보조 무장을 활용해 게임을 다채롭게 풀어가도록 고민했고 또 이를 게임에 적용했습니다. 아쉽게도 그 고민과 노력의 디자인이 결과로만 적용됐을 뿐 이를 실제로 조작하는 게이머의 플레이와는 몇 가지 이유로 썩 유쾌하게 연결되지 않는 게 문제죠.



여기서 어떻게 접근해요, 일단 쏘고 볼게요

격투 무장을 중심으로 플레이에 다양성을 더하는 걸 방해하는 건 에이스 파일럿의 존재입니다.

각 스테이지의 보스, 혹은 중간 보스 정도로 등장하는 에이스 파일럿은 어마어마한 체력을 자랑합니다. 추천 레벨대가 비슷하다면 방심 좀 했다고 바로 부활 멘트를 보게 할 정도로 공격력도 높죠.

이런 액션 부류의 게임에서 강력한 보스의 존재는 대개 플레이어 성장을 염두에 두고 그려집니다. 처음에는 좀 얻어맞겠지만, 패턴도 익히고, 방어나 패링, 회피 등을 적절히 활용해 점차 익숙해지며 적을 제압하는 그런 그림도 한 번쯤 그려봤을 겁니다.

하지만 SD건담 BA는 격투의 활용도를 낮추려 존재하는 옵션들이 막상 보스전에서 발휘되어야 할 플레이의 다양성을 해치는 모양새로 그려집니다. 가만히 방어만 하고 있으면 어느새 가드 뒤로 돌아 무방비 상태의 등 뒤를 공격하는 기괴한 패턴이 문제입니다. 적의 공격을 피하고 방어하다 순간의 틈을 노려 반격한다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공격 패턴이 연달아 이어지기도 하고요.

▲ 가드 타이밍의 적용 시간이 짧은 편

그렇다고 이런 공격을 튕겨내기나 피하기에는 해당 액션의 수행 시간이 아주 짧습니다. 큰 움직임으로 어떤 공격을 가할지 예고하고 패링 적용 프레임도 꽤 넉넉한 액션 게임과 달리, 약간만 느리거나 빨라도 공격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내야 합니다. 또 별다른 안내 효과 없이 눈으로 보고 피하기나 방어를 수행해야 하는데 캐릭터가 압축돼 움직임 자체가 작은 SD 캐릭터의 움직임을 눈으로 모두 쫓아가는 게 쉬울 리가 없고요.

적의 경우 체간과 비슷한 밸런서 게이지가 체력과 별개로 존재하는데 이걸 모두 깎아내지 않으면 경직도 걸리지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근접 액션이 적의 경직 모션을 활용해 느리지만, 강력하게 활용하도록 한 구성에 어울리지 않는 형태가 된 거죠.

게임이 추구하는 액션의 방향과 보스 디자인이 전혀 다른 길을 가다 보니 자연스레 안정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사격 무기로 눈이 가게 됩니다. 공격을 피하면서 적당히 원거리에서 피해를 누적시키고 긴 쿨타임이 찰 때마다 스페셜 어택으로 딜을 몰아넣는 식의 플레이 말이죠.

앞서 설명했듯 세계관 자체에서 사격 무기의 낮은 효율을 언급한 만큼 이러한 보스전 플레이는 실제 플레이에서도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방식입니다. 그게 게임 클리어를 위해 되려 강요되어 버리는 거죠.

▲ 근접 거리에서 피하고, 완벽한 반격까지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초중반

이러한 보스전, 특히 공격 범위가 지역 전체에 뻗어가는 모빌 아머를 상대하는 경우 능동적인 플레이보다는 대미지의 분배에 따른 '어그로' 활용이 주가 됩니다. 적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까지 하기는 무리가 있으니 남들 공격할 때 전력을 쏟아붓고, 내가 공격당할 땐 잘 피하면서 아군 공격을 기대하는 식이죠.

당연히 그런 공격 집중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인공지능보다는 멀티플레이에서 다른 플레이와 협동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고요. 실제로 일정 구간을 지나면 캐릭터 강화에 들어가는 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단순히 강화를 통한 스테이지 밀기보다는 멀티를 통한 반복 플레이가 중요해지고요.

효과적인 딜 집중과 밸런서 게이지를 합심해서 줄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의 경우 게임 양상이 능동적으로 바뀌긴 합니다. 아무래도 서로 공격 타이밍과 회피 타이밍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유저 숙련도에 따라 사격 무장을 격투 중간중간 섞는 캔슬로 높은 효율로 빠르게 딜을 넣는 것도 가능하니 게임이 강조하는 액션 요소가 좀 더 원래 디자인대로 그려질 수 있는 거죠. 게임 후반으로 갈수록 멀티 플레이 없이는 쉽게 맵을 도전하지 못하기도 하고요.

예전의 몬스터 헌터 같은 협동 헌팅 액션 게임이 떠오르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 아니라, 이렇게 싱글 플레이의 부정적인 플레이 구현에서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그 게임들은 협동과 엔드 콘텐츠에 집중하며 거대 몬스터를 잡아내는 데 집중한, 플레이 방식이 게임의 콘셉트와 맞춰 의도한 점이라는 거죠. SD건담 BA처럼 의도한 전투 디자인과 전투 밸런스의 불균형으로 어쩔 수 없이 구현된 게 아니라요.

▲ 어그로 담당은 피하는 데 집중하고 그 사이 다른 동료들이 딜을 몰아넣는 식



팬을 위한, 팬만을 위한 G유니버스

G유니버스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구조는 원작 팬들이 반길 요소들이 꽤 많습니다. 일단 주인공부터가 1년 전쟁 당시 지구권 방위의 핵심 전투로 꼽히는 오데사 작전 속 인물들이죠. 우주세기는 물론 신건담 시리즈의 이야기까지 건담 첫 작품 인물이 하나하나 만나고, 접해가며 배우는 이야기는 자연스레 우주세기부터 시리즈를 계속 즐긴 플레이어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도 하고요.

드래곤볼 제노버스 시리즈는 같은 반다이남코의 작품 중에서도 SD건담 BA와 비슷한 전개를 보여주고, 또 상업적으로도 흥행한 게임입니다. 다양한 시간대를 오가며 역사개변을 일삼는 타임 브레이커에 맞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트랭크스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죠.

분명 비슷한 구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쪽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SD건담 BA는 가상의 데이터 세계를 기반으로 꽤 어두운 이야기를 가지고 극을 전개해나갑니다. 특히 건담이라는 시리즈 자체가 가지는 주제의식에 관한 고찰도 종종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 바뀐 역사를 바꾸는 것과 시리즈가 가지는 고민과 상황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이 주된 이야기

건담 시리즈는 전쟁, 정치적 대립이라는 대국적 문제 안에서 일개 병사의 시각을 다뤄 반전의 의미와 인간애에 대한 가치를 서로 다른 캐릭터 성향으로 풀어냅니다. 즉, 여러 작품, 서로 다른 고민을 하나의 캐릭터가 다양하게 접하며 성장해나간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거죠. 그걸 담당하는 게 실질적인 주인공 역할을 하는, 그것도 시리즈의 원년이 되는 1년 전쟁 당시 연합군의 오퍼레이터 유노고요.

이런 다양한 세계를 하나로 묶은 핵심은 브레이크, 트루 미션입니다. 브레이크 미션은 실제 역사와 다른 기체, 파일럿이 등장해 전혀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여러 브레이크 미션을 통해 원래 있어야 할 인물들을 만나고 그 데이터로 역사 속 이야기를 완성하는 트루 미션이 있죠.

화이트베이스를 라우 르 크루제의 프로비던스 건담이 급습하거나 갓 건담을 대신해 건담 파이트에 뛰어드는 턴 엑스 건담 등 다양한 작품의 크로스오버를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식입니다.

다만, 기동전사 건담부터 철혈의 오펀스까지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게임 기반 작품, SD건담 월드 등 수많은 작품의 이야기가 서로 뒤섞여 전개됩니다. 일부 작품만 접했거나 SD 건담의 액션만을 기대하고 온 팬들이 쉽게 이야기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죠.

▲ 프라우 보우를 미행해 목마를 습격하는 람바 랄이 발바토스를 탄 미카즈키로 바뀐다든가

▲ 기동무투전 G건담을 배경으로 한 건담 파이트에 무사 건담이 나오는 식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게임은 자잘한 배경지식 설명마저도 생략해버렸습니다. 역사 속 특정 사건에 관해 조금이라도 설명이 길어질 것 같으면 TIP 화면에서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띄우곤 모든 게 설명된 상황 이후를 다루죠. 원작의 상황을 모르는 이들이라면 그냥 시키는 대로 스테이지를 선택하고 전투하는 것 외에 몰입할 구간이 없습니다.

물론 건담 시리즈에 빠삭한 팬이라면 오히려 어쭙잖게 줄여버린 스토리보다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걸 전제하에 전개되는 진행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TIP 화면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편의성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는 아쉬움이 남고요. 여기에 스토리 편중도 심한 편이라 일부 작품은 게임 내 관여가 적어 기체 참전 정도에서 끝나기도 합니다.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메뉴에서 확인하세요'로 끝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인터미션은 그간 슈로대에서 보여준 캐릭터 바스트 샷과 달리 반다이남코의 최근작 디지몬 서바이브의 느낌이 나도록 그려졌습니다. 눈에 보이는 형태는 2D지만, 적당한 움직임이 있고, 광원 효과가 적용되는 그런 식이죠.

그런데 이게 활용되는 인터 미션의 경우 큰 변화 없이 줄곧 같은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도 그럴 게 이 세계로 넘어온 유노와 하로, 그리고 사쿠라라는 인물을 제외하면 등장인물이랄게 거의 없으니까요.

등장인물도 적은데 플레이어인 자신의 캐릭터성은 더 옅습니다. 소대장이라는 직책과 함께 일인칭 시점으로 파일럿의 역할을 겸하고 이야기에서도 손에 꼽을 캐릭터와 스토리 전반에 관여하지만, 정작 게임 시작이 설정하는 이름과 중간에 의미 없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걸 빼면 외형 선택도, 미션 내 다른 건담 파일럿과의 상호작용도 없다시피 하죠.

결국 개별 스토리 부분이 끝나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간에서는 똑같은 스탠딩 CG와 텍스만 계속 보도록 그려집니다.

▲ 디지몬 서바이브와 비슷한 스탠딩 CG 연출. 그런데 거의 이렇게만 나옵니다



액션에서의 의욕적인 만듦새는 직접 플레이하면 그 의도와 맛이 제대로 살지 않고, 기체 획득과 강화에 많은 반복이 필요로 하도록 구성됐습니다. 이런 초반의 루즈한 플레이와 강화에 대한 부담은 기체가 갖춰지고, 서서히 기체 레벨이 최고치를 향해 달려갈수록 달라집니다.

기체 강화를 계속해나가면 결국 어떤 기체든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다다르고 사격 중심의 플레이로도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죠. 반대로 근접 액션이 주로 이루어지는 모빌슈트들은 적의 밸런서 게이지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면서 게임 중 익힌 캔슬 무브, 롤 액션을 활용해 다양한 공격을 꽂아 넣는 게 가능하게 되고요. 저스트 가드를 보다 쉽게 만드는 스킬을 익힐 수도 있죠.

단순히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시뮬레이션 게임과 달리 원작 성우들의 연기와 함께 이루어지는 협업, 그리고 건담이라는 타이틀의 힘. 그게 지루하고 답답한 초반을 어찌어찌 견뎌내도록 하고, 후반부에는 그 IP힘과 살아나는 액션 요소가 코옵 전투를 더 즐겁게 만듭니다. 장비할 수 있는 슬롯 자체는 한 종류로 통일된 4개 뿐이지만, 어쨌든 그걸 파밍하는 데에서 강화의 재미를 찾을 수도 있죠.

결국, 보다 많은 팬이 즐길 액션 게임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강조된 게임임에도 SD건담 BA은 건담 세계관에 익숙한 이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장점과 한계가 공존하는 타이틀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장점만으로도 최근 만듦새 부분에서 아쉬움만 샀던 건담 기반 액션 게임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기엔 최고의 작품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