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용산 e스포츠 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13 NCEL 스타크래프트2 결승전에서 전남과학대 'CTUSC2'팀이 상지대 '드림넷'을 상대로 4:0 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 스타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전원 e스포츠 학과 인원들로 구성된 전남과학대는 단 4세트만 내주고 우승을 차지, 최정상급의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위기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팀플레이에서 유기욱 선수가 초반에 엘리당할 위기에 빠지지만, 이를 슬기롭게 넘기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은 전남과학대 조현빈, 김동현, 유기욱 선수의 인터뷰다.


스타2 우승 전남과학대 인터뷰 - '김선묵 코치가 맨탈 케어를 해준 것이 큰 도움 되었다'

[ ▲ 우승을 차지한 CTUSC2의 김동현(좌), 조현빈(중), 유기욱(우) ]


NCEL 스타2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유기욱 :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반대쪽 결승에 청주대가 올라갈 것이라 예상했는데 부전패 당했더라. 그래서 마음이 놓였다.

김동현 : 기분 좋고, 처음으로 팀 단위로 우승을 맛봤다. 처음에는 온라인 예선부터 우리가 무조건 전승 우승하자고 마음먹었는데 16강에서 2:1로 지는 상황이 나왔다. 이때가 우리 팀이 다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16강 경기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조현빈 : 대회에서 처음으로 돈을 많이 벌어본 것 같다(웃음). 팀플레이를 제일 걱정했는데 오히려 팀플에서 전승을 거둬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 열심히 연습한 덕분이다.


팀장 조현빈 선수의 맹활약이 빛났다. 팀플레이에서 두 명을 제거하는 플레이가 단연 돋보였는데 비결은?

조현빈 : 빌드 자체가 원래부터 나머지 선수들이 초반 주도권을 잡고 이후에 내가 커서 끝내는 빌드였다. 그 작전이 효과를 거둔 것 같다.


개인전 경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유기욱 : 저그전이 제일 자신 있었는데 저그를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결승전 상대가 저그인 순간 '이겼다.'라고 생각했다.

김동현 : 이길 때는 너무 쉽게 이겼지만, 어제 고려대와 할 때는 졌었다. 경기 지연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많이 당황했었고, 나 혼자 꼬여서 졌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무난히 이겼다. 1:1은 우리가 e스포츠학과다 보니까 진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 막상 현장에 나오니까 다르더라.

조현빈 : 세 명 다 똑같겠지만,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안전하게만 하자는 생각으로 해서 쉽게 이긴 것 같다.


오늘 팀플레이에서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각자의 생각은?

유기욱 : 오늘은 현빈이랑 동현이가 압박을 하고 내가 크는 역할이었는데 내 병영이 자동문이 되어버렸다. (웃음) 당황했지만, 그때도 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한테 압박을 오는 만큼 팀원들이 상대를 이겨줄 것이라 믿었다.

김동현 : 상대 저글링이 들어오면서 입구에 벙커가 지어지더라. 그걸 보고 '공격이 저쪽에 집중되니까 다른 곳을 치자'라는 생각을 바로 했고, 화염차와 같이 프로토스를 끝내고 저그를 끝내는 방식으로 갔다. 병영으로 센스를 발휘해준 것도 도움이 되었다.

조현빈 : 상대의 공격을 보자마자 '버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버리자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기욱이가 기지를 발휘해서 마지막까지 피해를 줬기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e스포츠학과 특성상 다른 학교와 차별화될 수 있었던 특징이 있다면?

김동현 : 아무래도 김선묵 코치님이 있던 게 컸다. 맨탈을 잡아주셨다 코치님이 계시니까 우리가 힘든 상황에서도 맨탈을 잡아주셨고 그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다.

유기욱 : 가톨릭대학교와의 경기에서 1:2 상황으로 뒤쳐져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는데 김선묵 코치님께서 잘 잡아주셨다.


결승까지 오르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유기욱 : 고려대한테 지고 지게 로봇 세레모니를 당했다. 지게 때문에 분한 건 아니었지만, 내 역할을 다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현 : 나는 가톨릭 대학교와의 경기에서 3세트에 출전해 33분간 장기전을 펼쳤다. 전투를 크게 대패해서 결국 졌는데 경기 시간이 길어서 방송엔 안 나갔다. 그런데 상대방이 방송 채팅창으로 왜 3경기는 방송 안 해주냐고 했었다(웃음). 이 자리를 빌어서 그분께 정말 잘하신 경기였다고 말해주고 싶다.

조현빈 : 모든 기억이 다 남긴 하지만 어제 고려대와 펼쳤던 경기가 제일 기억이 남는다. 상황 자체가 1:2로 불리한 상황이어서 팀플을 이기고 개인전에서 내가 2킬을 거두고 역전에 성공한 상황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NCEL 대학 리그를 치러보니 어떤지?

유기욱 : 우리 선배가 작년에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 대학 리그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선배들이 굉장히 아쉬워했다고 들었다. 세계 대학 리그는 아니지만 이렇게 선배들의 한을 풀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다.

김동현 : 팀 리그에 나오니까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단합력이 생기는 것 같다. 대회를 해도 예선과 같이 혼자만의 경기이지 않나. 팀 리그는 팀원들도 신경 써야 하니까 의미가 깊은 것 같다. 이런 팀 리그가 계속 생겼으면 좋겠다.

조현빈 : 나도 동현이를 많이 의지했는데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 해준 것 같아서 실망스럽다. (웃음) 10월에 상금이 들어오면 고민을 많이 해볼 것이다. (웃음)


같은 학교 선수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 결승에 출전하는데 응원의 말을 남기자면?

유기욱 : 걱정하지 않는다. 무조건 2:0으로 우승할 것이라 믿는다

김동현 : CTU 2팀의 실력을 익히 잘 알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기욱 : 현장에 와준 친구들 고맙고 김민기 교수님, 이유찬 교수님, 김선묵 코치님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아직 아마추어인데도 정말 여러 가지 도움을 준 아주부의 정정호 선수에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김동현 : 우리 학교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특히 맨탈 잡아주신 김선묵 코치님, 저그전 도와준 소울 김태균 선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조현빈 :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학교와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고 항상 응원해주는 친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