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APM. 1분에 얼마나 많은 명령을 내리느냐를 나타내는 APM은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체로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은 APM도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유닛을 생산하고 건물을 짓는 하나하나의 명령을 일일이 내려줘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 됩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가 나온 것은 벌써 오래 전. 이미 익숙해져서 괜찮을 뿐이지, 더 쉽고 편하게 명령을 내리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후에 나온 워크래프트 시리즈에서는 좀 더 개선되어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만날 수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세한 '마이크로 컨트롤'을 감상하는 재미를 알아버린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에게는 마냥 쉬운 인터페이스가 반가웠던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스타크래프트2는 워크래프트3에서 선보였던 개선된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 간편해진 랠리 포인트, 똑똑해진 웨이 포인트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큰 변화는, 랠리 포인트입니다. 특히 본진 건물의 랠리포인트가 '자원'에도 찍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미네랄에 랠리를 찍어놓으면 일꾼이 자동으로 자원을 채취합니다. 일꾼이 생산될 때마다 자원에 붙여주지 않아도 됩니다.


웨이포인트도 더 똑똑해졌습니다. 한 번에 30회 정도의 명령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는데 단순한 이동 뿐 아니라 건물의 생산, 공격, 자원채취 등을 모두 웨이포인트에 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산 건물의 랠리포인트도 웨이포인트처럼 여러 차례에 걸쳐 예약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저그의 부화하는 알도 랠리를 찍어줄 수 있게 될 정도로 될까? 싶은 곳은 모두 포인트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저그는 자원채취와 라바변태의 두 가지 랠리가 존재



▲ 웨이포인트 한계는 30회



▲ 건물생산 예약도 웨이포인트로 가뿐하게



▶ 대규모 컨트롤, 나도 이제 물량테란


스타크래프트2는 대부분의 유닛, 건물을 함께 부대지정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건물의 부대지정이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같은 종류의 건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건물도 하나의 부대에 넣어 단축키 지정을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부대지정된 건물에서 단축키를 이용한 생산도 용이합니다. 건물을 하나하나 찍어가며 한마리씩 생산하는 것보다 효율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불이 들어오지 않는 생산건물을 보는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자원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규모 부대지정도 가능해졌습니다. 하나의 부대에 지정할 수 있는 유닛의 수가 대폭 늘어나 한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유닛을 단축키 하나에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크래프트3처럼 탭키를 눌러 같은 종류의 유닛들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기능도 들어갔습니다. 한 부대에 있는 유닛의 능력은 한 번에 하나씩 사용되게 해 정교한 컨트롤도 그 속에서 가능하게 했습니다.



▲ 여러 개의 건물을 하나의 단축키에. 나도 이제 최연성?



▲ 유닛 부대지정도 1번키 하나에 다 넣을 수 있을 정도




▶ 놓치지 쉬운 작은 변화, 더이상 놓칠 일 없다

게임 중 놓치기 쉬운 정보들도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놀고 있는 일꾼이 있으면 따로 표시해주기도 하고, 완료된 업데이트나 유닛의 생산 결과 또한 화면 좌측에 따로 표시해줍니다.


워크래프트3와 마찬가지로 알트키를 누르면 유닛과 건물의 체력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체력이 빠지는 유닛을 뒤로 돌리거나 수리할 건물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Ins, Del, Home, End 키로 화면 확대 회전이 가능



▲ 건물과 유닛의 체력, 진행상황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좀 더 명령 입력이 편하도록 단축키가 변경되기도 했으며, 3D 그래픽을 사용하면서 화면의 확대나 회전 또한 가능해지는 등 세세한 부분도 가다듬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타크래프트2의 인터페이스가 편리해지면서 '컨트롤'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을 하는 재미, 보는 재미가 모두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기본적인 명령에 신경쓰던 것을 오히려 전투와 유닛의 컨트롤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더 게임이 재밌어 질거라는 예상이었습니다.


보다 많은 유저들이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길 바라는 블리자드. 이미 워크래프트3에서 검증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들어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베타테스트가 끝난 현재는 직접 체험해 본 유저들도, 이런 인터페이스 변화에 금새 적응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유닛 컨트롤 하다보면 자원이 천, 2천씩 남아도는 발컨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반갑기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