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이 꿈꿔오던 대회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한국 시각으로 오는 8일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Mid-Season Invitational(이하 MSI)이 그렇다. 이 대회에 각 지역 대회 1위 팀이 모두 출전해 자존심을 건 한 판 대결이 열린다.

작년부터 한국 선수들이 해외 지역 게임단으로 대거 이적하면서 국내 팬들의 시야 역시 넓어졌지만, 대부분의 팬에게 다른 지역 대표팀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이에 인벤은 MSI에 출전하는 세계 다양한 지역의 게임단을 소개하기로 했다. 과연 어느 팀이 한국 대표인 SKT T1과 대결을 펼칠 것인가.


■ 한국 LoL의 명성을 드높였던 세계 대회 깡패 SKT T1, 귀환을 예고하다.


◎ 역대급 명경기를 선보였던 SKT T1

2013년 세계 무대를 제패했던 SKT T1. 이번 롤챔스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의 기회를 잡았다. 세계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SKT T1이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SKT T1은 스프링 시즌 초반에는 CJ 엔투스, 진에어 그린윙스, GE 타이거즈에게 패배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서자 본성을 찾은 듯 모든 상대 팀들을 압도하며 전성기 시절의 SKT T1이 떠오르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인전부터 상대를 압도해 격차를 벌리고 스노우 볼을 굴려 승리하는 SKT T1의 승리 공식이 완벽하게 되살아난 모습이다.

SKT T1은 플레이오프에서 CJ 엔투스를 만나 역대급 명경기를 선보였다. CJ 엔투스에게 먼저 2패를 당해 탈락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 '벵기' 배성웅의 등장과 함께 그들이 보여줬던 웃음은 SKT T1이 경기력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배성웅의 등장과 함께 분위기를 반전시킨 SKT T1은 '패패승승승' 대역전의 드라마와 함께 결승에 진출했다.

SKT T1은 언제나 세계 대회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통해 한국 LoL의 자존심을 높이 세워왔다. IEM 카토비체 사태를 통해 자존심이 상한 한국 팬들은 누구보다 SKT T1의 선전을 바라며 응원하고 있다.

◎ 황제가 된 남자 'Easyhoon' 이지훈, 한체원을 넘어 '세체원'으로 '뱅' 배준식


이지훈을 대표하는 강점은 '안정감'이었다. 그를 상대해 본 선수들은 이지훈이 가장 상대하기 쉬운 미드 라이너라고 했다. 이유는 CS 수급에 집중하는 그의 플레이스타일 때문이다. 상대는 이지훈과의 라인전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장할 수 있었기에 한타 상황만 집중하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이지훈의 플레이스타일이 바뀌었다. 정확히는 플레이오프에서 블라디미르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패배, 이상혁과 교체당하면서 스타일이 바뀌었다. 안정적으로 성장한 블라디미르가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지훈 자신도 라인전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경기를 통해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이상혁과 교체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스타일을 넘어선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느낀 듯하다.

롤챔스 결승전에서 보여준 그의 공격성은 '페이커' 이상혁의 모습을 닮은 듯 다르다. 라인전에서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킬각이 보이면 바로 들어가 솔로킬을 해낸 것은 이상혁의 과감성과 매우 흡사했다. 그러나 불리한 싸움이 닥치자 지체없이 후퇴를 선택하고 무리하게 쫓는 상대를 역으로 잡는 결단력은 이상혁과는 다른 차가운 판단이다. 이지훈에게 황제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이유는 그가 아군을 희생해 승리를 찾는 냉혹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3년 차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 배준식도 참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다. 한국 챌린저 랭크 1위를 여러 번 찍었던 만큼 기량은 충분했다. 하지만 솔로랭크에서 보여준 실력이 대회 때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의 실수로 다 이긴 경기를 패배한 기억도 있다.

배준식의 경기력은 경험과 연륜이 쌓이면서 천천히 늘었다. 그리고 그의 경기력이 만개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경기가 바로 CJ 엔투스와의 플레이오프 4세트 경기다. 배준식은 루시안으로 50분이 넘는 경기를 치르는 내내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며 SKT T1이 역전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자신이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가 될 자격이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제 배준식은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이제 그가 진정한 세체원이 될 것인지는 순전히 자신의 손에 달렸다.


■ 세계 대회 우승의 희망을 실현시킬 중국의 자존심 EDG

▲중국 리그를 평정한 EDG (출처 : LoLesports)

◎ 파워랭킹 1위! 중국 리그를 제패한 군계일학

세계 파워랭킹 1위를 차지한 팀. 리그 상위권과 하위권의 실력 차가 크지 않아 무승부가 많이 나오는 중국 리그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팀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팀이다. 중국의 Team WE가 IEM 카토비체에서 결승전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EDG의 성적에 더욱 기대가 모이고 있다.

EDG는 리그 초반 단 한 번의 삐걱거림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승승장구하며 독보적인 1위로 치고 올라갔다. 그 삐걱거림은 중국 리그 2위팀인 스네이크에게 당한 1패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계속 저력을 발휘하며 리그 중반 1위 자리를 차지한 데 이어 후반에는 계속 2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승점을 쌓아 명실상부 중국리그 1위 팀이 되었다. 하지만 MSI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만 했다.

중국의 플레이오프 경기는 1위부터 8위까지 상위 여덟 개 팀이 두 조로 나뉘어 토너먼트 경기를 치른다. EDG는 8위인 Team WE와 만나 2:2까지 가며 탈락 위기를 겪었다. 부상중에 있던 '폰' 허원석이 EDG의 위기를 보고 "EDG는 내가 필요해!"라고 말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iG와의 4강전 경기에서도 허원석은 '루키' 송의진에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고 경기가 끝난 후 둘의 뜨거운 포옹도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LGD와의 경기는 '임프' 구승빈과 '데프트' 김혁규 두 원거리 딜러의 싸움이 주목받았다. 결과는 EDG의 승리! 김혁규는 중국 리그를 마무리하는 펜타킬을 달성하고 극적으로 중국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EDG의 목표는 세계 대회 우승! 대만 팀의 세계 대회 우승을 제외하고 아직 중국 본토에서 활동 중인 팀이 우승을 차지한 전적은 없다. EDG는 20억 중국인들의 희망을 실현해줄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이다.


◎ 중국 최고의 정글러 '클리어러브' 밍카이와 중국 탑 라이너의 자존심! 'koro1' 퉁 양

▲ 중국 최고의 정글러로 거듭난 '클리어러브' 밍카이(출처 : LoLesports)

한국 챌린저 랭크 게임에서는 '순수한사랑'과 한팀이 되어 패배한다면 자신이 사람 구실을 했는지 고민해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순수한사랑'의 정글 실력은 한국 서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순수한사랑'이 바로 중국의 최고 정글러 '클리어러브' 밍카이다. '데프트' 김혁규가 삼성 갤럭시를 떠나 차기 팀을 선택할 때 EDG를 선택한 이유는 '클리어러브' 밍카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밍카이는 피지컬, 센스, 갱킹 성공률, 강타 활용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완전체 정글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초반부터 높은 갱킹 성공률로 경기를 지배하지만 그의 진가는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나온다. 상대방은 유리한 상황에서 바론 사냥을 시도하고 밍카이는 강타를 활용해 이를 스틸하면서 경기를 뒤집어낸다. 이미 LGD와의 경기에서 상대 누누의 바론을 스틸해 팀을 위기에서 구한 적도 있다.

날카로운 이니시에이팅도 빠질 수 없는 무기다. 세주아니로 원거리에서 주요 딜러에게 궁극기를 날려 한타를 이기는 장면은 수없이 연출되었다. 허원석이 경기 초중반을, 김혁규가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면 밍카이는 경기 전반에 그의 영향력을 계속 선보인다.

▲ 기량이 물이 오른 'Koro1' 퉁 양(출처 : LoLesports)

'koro1' 퉁 양은 EDG에서 가장 실력이 일취월장한 선수다. 원래 그는 지난 시즌 팀에서 가장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EDG의 미드와 봇 라인이 강력해졌고 자연스럽게 퉁 양도 안정감을 찾으면서 중국의 최정상급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강점은 강한 라인전과 한타 시 위치선정이다. 'koro1'의 라인전 실력은 불안했던 모습이 있었지만,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며 물이 오른 듯 보인다. LPL 리그 결승전에서는 LGD의 탑 라이너 '에이콘' 최천주를 상대로 라인 주도권을 쥐고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퉁 양의 챔피언이 라인전에서 강하다고 평가받는 나르였기도 하지만 자신 있는 챔피언을 잡아주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한타 상황에서 보여주는 그의 위치선정도 뛰어나다. 퉁 양은 한타 싸움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상대의 딜러진을 집요하게 노리고 달려든다. 이를 통해 상대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의식하게 하고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이기는 싸움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자신의 궁극기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맞추려 노력하는 등 정상급 탑 라이너가 갖춰야 할 기량은 모두 갖춘 듯하다.

퉁 양은 이미 지난 월드 챔피언십 2014에도 참가해 큰 경기 무대에 대한 경험을 쌓았기에 이번 MSI 무대는 자신의 기량을 만개할 좋은 기회다. 중국 팬들은 퉁 양이 중국 탑라이너의 자존심을 세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 방심은 금물! 국제 대회 다크호스 동남아 리그의 ahq

◎ TPA가 보여줬던 동남아 리그의 무서움

▲ 동남아 리그 강팀들을 상대로 연달아 연승행진을 벌인 ahq(출처 : LoLesports)

지난 월드 챔피언십 2012에서 동남아 리그의 TPA는 당시 내로라하는 강팀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은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동남아 리그가 보여준 변수의 최대 희생양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국제 대회에서 동남아 팀을 만나는 팀들은 언제나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이번 동남아 리그를 대표해 나온 ahq 역시 충분히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력의 팀이다. ahq는 자신의 오랜 라이벌이자 월드 챔피언십 2012 우승팀인 TPA를 3:0으로 이겼다. 또한 IEM 카토비체에서 화끈한 경기력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던 Yoe Flash Wolves까지 3:1로 제압하고 MSI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한 지역을 대표해 세계 대회에 출전할 만큼 실력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ahq가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보여준 챔피언 풀도 세계적인 흐름과 맞닿아 있다. 탑에서는 라인전이 강한 나르, 강타 헤카림 등을 사용했고 1티어 정글러로 떠오른 그라가스, 세주아니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였다. 우르곳과 칼리스타, 시비르 역시 모습을 보였고 결승전에 사용할 만큼 자신 있는 카드로 손꼽았다. ahq는 메타의 흐름을 충실히 따르며 변수를 창출할 준비를 마쳤다.

◎ ahq의 키 플레이어 'westdoor' 리우슈웨이

▲기대되는 미드 라이너들의 전쟁! 당당히 자리를 차지한 'westdoor' 리우슈웨이(출처 : LoLesports)

이번 MSI는 특히 미드 라이너들의 대진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 타이틀을 획득했던 '페이커' 이상혁, '폰' 허원석을 비롯해 북전파로 유명한 '비역슨' 쇠렌 비에르그, '류' 류상욱을 압도했던 '페비벤', 각성한 모습을 보여주는 'Easyhoon' 이지훈까지 출전을 예정한 상태다.

기라성같은 미드 라이너들이 사이에 'ahq'의 미드라이너 리우슈웨이 역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타이완 솔로랭크 1위, 북미 솔로랭크 1위, 한국 솔로랭크 2위를 기록하며 자신의 피지컬을 증명한 바 있다. 제드, 르블랑, 아리, 피즈 등 암살자 챔피언을 즐겨 사용하고 일대일에 강한 챔피언으로 펼치는 1:4 스플릿 푸시 전략은 ahq의 중요한 무기다.

ahq의 팀원들도 리우슈웨이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 롤드컵에서 쓰레쉬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던 ahq의 서포트 '그린티' 채상칭은 리우슈웨이에 대해 "그는 소규모 국지전에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가 될 수 있다"고 전하며 리우슈웨이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롤드컵에 참여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리우슈웨이에게 이번 MSI는 자신의 실력을 뽐낼 좋은 기회다. 큰 대회의 경험도 쌓였고 실력도 충분하므로 ahq가 의외의 선전을 벌인다면 그 중심에는 'westdoor' 리우슈웨이의 선전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