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대두한 원년이라고 할만했다. GDC에서 첫선을 보인 스태디아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여겨졌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이제는 현실이 됐음을 알렸고 이에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 MS의 엑스클라우드(xCloud) 역시 발 빠르게 자사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앞길이 탄탄대로였던 건 아니었다.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에 게임 체인저로까지 여겨졌으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아직도 여전한 네트워크 문제에 여전히 많은 게이머들이 PC로 게임을 즐겼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킨 스태디아는 이중 구매 논란 끝에 결국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2년 지난 지금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되돌아보면 어느 정도 옥석은 가려진 모습이다. 지포스 나우는 착실히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고 엑스클라우드 역시 다음 단계를 밟을 준비를 끝마쳤다. 여기에 아마존의 루나처럼 새로운 도전자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건 단연 엑스클라우드다. Xbox 게임패스와 통합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한껏 낮춘 엑스클라우드는 이제 그다음을 노리고 있다. 플랫폼의 확장이다. PC 버전을 통해 대대적으로 엑스클라우드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콘솔이라는 플랫폼의 장벽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MS의 이러한 시도는 과연 어떤 결실을 맺게 될까? 정식 서비스에 앞서 엑스클라우드 PC 테스트 버전을 체험해봤다.


기본적으로 엑스클라우드 PC 버전은 모바일 버전과 플랫폼, 서버를 제외하면 거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Xbox 게임패스 얼티밋 유저라면 월정액으로 매달 100여 개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스태디아가 이중 구매로 인해 곤욕을 치렀던 것과 지포스 나우가 개인 스팀 계정으로 구매한 게임만 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진입 장벽을 한껏 낮췄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얼마나 안정적인 환경을 구현했는지와 입력 지연을 얼만큼 줄였는지를 들 수 있다.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하다면 갑작스럽게 화질이 떨어지는 것부터 끊기는 렉이 발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력 지연으로 인해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체험에는 기어스5, 니어 오토마타, 데스티니 가디언즈, 컨트롤 등이 쓰였다.


니어 오토마타 같은 싱글 게임들은 테스트 버전이기에 핑 문제를 비롯해서 네트워크가 갑자기 불안정해지지 않을까 걱정했음에도 전체적으로 준수한 퀄리티를 보여줬다. 간혹 화질 저하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도저히 못 할 정도로 심한 경우는 드물었고 입력 지연 역시 거의 없는 편이었다. 테스트 버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국내 정식 서비스에서는 해결될 여지가 있어 보였다.


컨트롤은 니어 오토마타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콘솔로 플레이할 때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해상도였으나 도저히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몰입을 방해하는 화질 저하 등의 문제가 거의 없었기에 엑스클라우드로 한다는 걸 몰랐다면 Xbox One으로 즐기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멀티 게임들은 게임마다 다른 모습이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네트워크 환경에 민감한 멀티 게임이어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안정적인 퀄리티를 유지했다. 싱글 게임인 니어 오토마타나 컨트롤과 비교하면 화질 저하, 렉 등이 눈에 띄었으나 도저히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가 된 건 기어스5였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처럼 순수 멀티 게임이 아니었기에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여겼던 것과 달리 눈에 띌 정도로 화질이 떨어지거나 렉이 발생하기 일쑤였다. 사실상 제대로 멀티를 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9월 SKT를 통해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엑스클라우드는 모바일 버전이었기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었다. 콘솔 게임을 즐기기엔 화면이 너무 작았고 무선이었기에 네트워크 환경 역시 불안정했다. PC 버전은 이러한 단점을 대부분 해결한 모습이다. 적어도 게임을 하면서 잘 보이지 않아서 눈살을 찌푸리거나 갑자기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해지는 문제는 없었다.

물론, 모바일 버전의 단점을 해결했다고 PC 버전이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언제 어디에서든 최상의 콘솔 플레이 경험을 안겨준다는 이상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술의 발전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입력 지연 문제는 많이 해결된 상태고 해상도와 화질 저하 등은 압축 기술의 발전을 통해 조금씩 해결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패스 유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 역시 엑스클라우드의 미래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서비스에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유저가 얼마나 이용하느냐다. 스태디아 대표적이다. 아무리 대단한 기술이라도 유저가 없으면 거기서 끝이다. 그런 면에서 게임패스는 전 세계 유저가 무려 1,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그만큼의 잠재고객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콘솔이라는 플랫폼의 틀을 깨고자 하는 MS의 염원이 담긴 엑스클라우드다. 콘솔의 미래를 예단할 순 없지만,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자연스럽게 콘솔이 아닌 엑스클라우드로 Xbox 게임을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