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롤드컵은 그룹 스테이지의 1일 차부터 수많은 미드 라인 솔로킬과 함께 시작했다. '유칼' 손우현의 신드라부터 '캡스'와 '루키' 송의진의 이렐리아 등 미드 라이너들의 자신의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암살자가 풀렸을 때, 조금만 틈을 보이면 미드 라인 솔로킬과 함께 경기가 한 방에 기울어져 버리는 경기가 나오곤 했다.

그러자 운영형, 수비형 미드 라이너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해왔던 스타일만 유지하다간 또다시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이제는 먼저 상대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역으로 무너질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곳이 이번 롤드컵의 미드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롤드컵 이전부터 수없이 많은 경기의 결과로 드러났으니까.


이런 흐름은 그룹 스테이지 B조에서 잘 나타났다. 운영형, 수비형 스타일로 유명했던 RNG의 '샤오후'와 '크라운' 이민호가 마지막 경기에서 평소와 달리 공격적인 픽을 꺼냈다. RNG는 미드 라인에 이렐리아를 세워 '샤오후'에 힘을 줘보는 시도를 해봤다. 젠지 역시 선픽으로 가져온 아트록스를 '큐베'가 아닌 '크라운'에게 쥐어주는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두 팀 모두 승리를 했지만, 다른 팀원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아군이 판을 만들어줬을 때, 두 미드 라이너가 딜을 넣을 수 있었다.

바이탈리티의 '지주케'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두 선수와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롤드컵에서 공격적인 에코와 르블랑 픽으로 거침없이 킬을 이어왔다. '외줄 타기'와 같은 플레이로 상대 진형을 넘나들며 킬을 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RNG가 에코-르블랑을 밴하자 아지르로 또 다른 스타일을 선보여야 했다. 과감하게 들어가주는 장면도 있었으나 수시로 들어가야 하는 에코, 르블랑과는 또 다른 역할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B조는 14일 마지막 그룹 스테이지 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제 그룹 스테이지에서 승리를 거둘 카드를 확정 지어야 하는 시기다. 다른 미드 라이너처럼 화끈한 솔로 킬을 내며 변신에 성공할 것인지, 더욱 단단한 자신의 스타일을 굳힐 것인지를 말이다.

삼성 갤럭시(현 젠지) 시절 '크라운'은 작년 롤드컵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찾아왔다. 8강에서 '비디디' 곽보성의 신드라가 초반부터 '크라운'을 크게 압박하면서 시작한 경기가 있다. 하지만 '앰비션' 강찬용을 비롯한 팀원들과 함께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상대를 역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다만, 올해는 작년보다 미드 라이너의 공격적인 역할이 중요한 메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스타일 변화가 완벽하진 않았던 B조 미드 라이너들이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날 어떤 선택을 할지 더욱 궁금해진다.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5일 차 B조 일정

1경기 바이탈리티 vs RNG
2경기 젠지 e스포츠 vs C9
3경기 바이탈리티 vs 젠지 e스포츠
4경기 C9 vs RNG
5경기 C9 vs 바이탈리티
6경기 RNG vs 젠지 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