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않은 길이었다. SK 게이밍은 LCS EU 섬머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강자멸시'가 발동되면서 상위권 팀들을 잡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반대로 하위권 팀들에게 무력하게 패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SK 게이밍의 롤드컵 진출은 위태로워 보였다.

SK 게이밍은 4강전에서 얼라이언스에게 1대 3으로 패배했다. 경기 내용은 괜찮았지만 후반 경기력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3, 4위전에서 SK 게이밍의 상대로 결정된 로켓이 프나틱과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기 때문에 SK 게이밍의 4위를 예상하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SK 게이밍은 3대 0으로 로켓을 꺾고 깔끔하게 마지막 한 장의 롤드컵 진출 티켓을 얻었다. 경기 내용도 훌륭했고 정말 많이 준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3, 4위전이었다.

다음은 유럽 3위로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SK 게이밍의 미드 '제시즈'와 원거리 딜러 '캔디판다'의 인터뷰다. 이 인터뷰는 독일 게임스컴 LCS 특설 무대에서 3, 4위전이 종료되자 마자 진행됐다.



■ SK게이밍의 미드 라이너 '제시즈'




Q. 한국에 있는 LoL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반갑다. 제시 리라고 한다. SK 게이밍의 미드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시즈'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다.


Q. 3, 4위전을 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아리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시즌 2부터 아리를 즐겨 사용했다. 당시 포지션이 원거리 딜러였지만, 모든 라인의 챔피언을 골고루 했다. 최근 패치를 통해 아리가 상향되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했다. 원래 좋아하는 챔피언이기도 하고 많은 연습을 했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Q. 그 외에 선호하는 챔피언이 있는지 궁금하다.

오리아나를 좋아한다. 아리와 오리아나를 가장 많이 연습했기 때문에 익숙하다. 개인적으로 손에 잘 맞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Q. 어렵게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유럽 대표로 세계 최고의 팀들과 경쟁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북미 팀들과 붙어보고 싶다. 유럽-북미 라이벌 구도 때문에 다른 팀들은 몰라도 북미 팀들은 무조건 이겨야 할 것 같다(웃음).


Q. 세계 대회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출전한다.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은 미드 라이너가 있나?

당연히 '다데' 배어진과 '페이커' 이상혁을 만나고 싶다. 두 선수 모두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선수들이다. 그들과 직접 경기를 한다고 생각만 해도 즐겁다.


Q. 한국 방문은 경험은 없다고 들었다.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어떨 것 같나?

내 고향은 베트남이다. 문화적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아시아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은 고향같이 느껴진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살기 좋고 사람 좋은 나라라고 들었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떨린다.


Q. 한국에서 또 보기를 기대한다.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에 SK 게이밍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사실 SK 게이밍은 유럽 팬들에게 '적'이라는 느낌이 강한 것 같더라. 그래서 어디서든 우리는 '적'이라는 느낌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 팬들이 우리를 응원해준다면 정말 든든할 것 같다.

승패를 떠나 이번 롤드컵에서 세계 최고의 무대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경기력으로 환호를 받으며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



■ SK게이밍의 원거리 딜러 '캔디판다'




Q. SK 게이밍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한국 팬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

SK 게이밍의 원거리 딜러로 활동하고 있는 '캔디판다'라고 한다. 반갑다.


Q. 롤드컵 진출을 축하한다. 소감을 듣고 싶다.

어렵게 진출한 만큼 매우 기쁘다. 특히,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설렌다. 한국은 전 세계 e스포츠의 중심이다. 그곳에서 경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일단 한국으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해서 기쁘다.

롤드컵 유럽 대표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경기 전날에는 너무 떨려서 잠도 못 잤다. 3, 4위전에서 지는 순간 꿈의 무대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우리가 한 것이 모두 물거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3위로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어서 기쁘다.


Q. 떨렸다고 했지만 다소 일방적인 3, 4위 전이었다. 특별히 준비한 부분이 있는지?

전날 모든 경기의 리플레이를 보면서 분석했다. 상대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실수를 체크했다. 초반에는 잘하다가 꼭 후반에 망하더라(웃음).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침착하게 플레이하자고 다짐했다.


Q. 롤드컵 진출에 확정된 팀들이 나오고 있다. 특별히 만나고 싶은 팀이 있는지?

솔직히 말하면 한국 팀은 만나고 싶지 않다(웃음). 중국 팀들과 붙고 싶다. '우지'같이 뛰어난 원딜과 경기해보고 싶다. 만약 한국 팀과 만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어찌 보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세계 팬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만약 한국 팀 중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어떤 팀과 경기를 해보고 싶나?

OP.GG 사이트를 이용해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자주 관전한다. 특히 '데프트' 김혁규의 경기를 많이 본다. 경기뿐만 아니라 그의 특성과 룬을 참고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자주 관전하는 선수가 김혁규이기 때문에 삼성 블루와 붙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한국 LoL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에 가면 꼭 '코리안 바베큐'를 먹어보고 싶다. 정말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또, 결승 장소도 축구 경기장이라고 들었다. 그곳에서 경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신날 것 같다.

한국에 SK 게이밍 팬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음... 그래도 열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응원해주는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꼭 한국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