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신작 '몬스터헌터 월드'가 지난 10일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정식 출시를 앞둔 상황에 이뤄진 나흘간의 짧은 테스트. 하지만 그간 영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몬스터헌터 월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단 점에서 시리즈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순간이기도 했죠.

베타 테스트는 온라인 전용으로 공개됐습니다. 테스트에서는 고대수의 숲 도스쟈그라스 사냥, 안자나프 사냥, 개밋둑의 황야 볼보로스 사냥 3개의 퀘스트가 준비됐으며,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경우 정식판과는 달리 미리 준비된 남성 6종류, 여성 6종류, 아이루 6종류 중 선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14종의 무기를 모두 다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선 썩 만족스러운 베타이기도 했습니다.

'몬스터헌터 월드'는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포터블 위주였던 시리즈를 다시금 거치형으로 가져왔으며, 그래픽 역시 모델링부터 광원 효과, 텍스쳐를 전부 새롭게 만들었죠. 과연 '몬스터헌터 월드'의 베타 테스트는 어땠을지 인벤팀 헌터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인벤팀 헌터들을 소개합니다
초보 헌터부터 고인물 헌터까지 총출동!

윤홍만 기자 (노을)
몬스터헌터 경력 : ■■□□□ (플레이타임 : 약 320시간)
몬스터헌터 주무기 : 태도, 대검, 차지액스

'몬스터헌터3rd'를 통해 본격적으로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접한 초보 헌터. 시리즈에서 주로 쓴 무기는 태도와 대검, 차지액스 같은 크고 강력한 무기들뿐. 이번 '몬스터헌터 월드'에서도 차지액스를 주로 쓸 예정이다. 전작과 비교해 일취월장한 그래픽과 연출 덕분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 "그래! 내가 원했던 몬스터헌터는 바로 이거라고!"

김규만 기자 (프란)
몬스터헌터 경력 : ■■■□□ (플레이타임 : 약 860시간)
몬스터헌터 주무기 : 수면무기, 그리고 대형폭탄G

PSP로 출시된 '몬스터헌터3rd'까지만 사냥에 빠져있던 휴면 헌터. 그래서 단차같이 새로운 기능이나 신무기를 하나도 모른다. 한창 즐기던 때는 PSP를 절대 손에서 놓은 적이 없는데, 고등학교 시절엔 복도 나가서 손들 때만 빼놓고 '몬스터헌터'를 했을 정도. 간만에 사냥을 즐길 생각에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두렵기도 하다. "예전만큼 밤샐 자신이 없단 말이야..."

정필권 기자 (페케)
몬스터헌터 경력 : ■■■■■ (플레이타임 : 약 3200시간)
몬스터헌터 주무기 : 달인은 무기를 가리지 않는다

PS2 시절부터 3DS와 스위치까지 헌팅을 계속해 온 자칭 특급 노장. 몬헌을 쉰 것은 군입대 시절뿐. 시리즈 전체의 플레이 타임은 몇 천 시간이 되었고, 모든 무기를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노화종 헌터. 다라 아마듈라를 간식으로 씹어먹고, 아트랄 카의 앞다리로 이를 쑤시는 고인물. 이번 신작에서도 자신의 분침을 갈고 닦을 생각에 흥분 중. "후욱... 후욱... 안쟈나프 등짝을 보자...!"


몬스터헌터 월드 베타 어땠나요?
흠잡을 데 없는,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 이번 베타에서 각각 어떤 무기를 썼나요?


노을 : 먼저 이번 베타에서 각자 어떤 무기들을 썼는지 듣고 싶네요.

페케 : 일단 모든 무기는 몇 번씩 써봤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무기는 조충곤하고 태도, 슬래시액스 정도? 모든 무기에 액션이 추가돼서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다만, 말한 세무기는 그 맛이 각별했죠. 조충곤은 공중 회피가 생기면서 혼자서 입체기동 하듯이 움직일 수 있고, 태도는 하늘로 솟구치는 중2병 베기가 진짜 마음에 들었거든요. 슬래스액스는 속성해방찌르기를 하면 글쎄 몬스터한테 올라타서 꽂아 넣더라니까요? 뭐랄까, 캡콤이 대놓고 '슬래스액스 해라!' 하고 밀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프란 : 저는 활! 예전에 2ndG나 3rd할때부터 애용했는데, 역시 패드로 해서 그런지 조작 난이도는 훨씬 낮아진 것 같더라고요. 다른 무기들처럼 크게 새로워 보이는 동작은 볼 수 없었지만, 조준 중에 동작을 캔슬하고 짧게 회피가 가능해졌다든지, 또 이동하면서 사격할 수 있는 부분들에서 원거리 무기 계열들이 좀 더 플레이하기 편해졌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어요. 아, 그리고 엄청 멋있는 모아 쏘는 관통 화살이 생겼는데, 대형 몬스터들을 꼬리부터 머리까지 관통할 때의 그 쾌감은 말로 설명 못 해요.


노을 : 전 원래 전통과 신뢰의 무기들을 주로 썼거든요? 대검이나 태도, 차지액스 같은 거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 오랜만에 새로운 무기를 써보자고 생각해서 해머를 들었는데 이야, 이거 기막히더라니까요. 뭐랄까, 둔한 느낌이 많이 줄어들고 좀 더 스타일리해진 것 같았어요. 몇몇 유저들은 해머의 육중한 맛이 줄어들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해머를 사용한 덕분에 느린 무기, 어려운 무기로만 생각하던 선입견이 사라진 계기가 됐어요. 특히 쿵쿵따할 때의 그 맛! 한 번 빠지면 다른 무기는 손도 안 가더라니까요.



▣ 전반적으로 전투가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바뀐 것 같아요.


노을 : 외적인 변화로는 그래픽의 발전을, 내적인 변화로는 전투가 전반적으로 캐주얼하면서 스타일리시하게 바뀌었다는 얘기들이 많았었죠. 직접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페케 : 액션은 크로스와 더블 크로스에서 추가됐던 몇 가지 모션들이 월드에도 적용됐다는 느낌을 주는 것들이 있었어요. 이게 외전이라 좀 더 액션에 치중한 작품이었는데, 나름 판매량은 준수했었고 액션이 괜찮았었거든요. 그냥 봤을 때는 별로인데, 직접 해보니까 꽤 괜찮았어요. 이런 방향은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전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니까 말이죠. 그래서 적어도 캐주얼 하다는 평가는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월드의 액션은 월드의 것이고, 크로스의 액션은 크로스의 것 이란 게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전투를 비교하자면, 전작들보다 템포가 조금 느리다는 느낌? 리부트에 가까운 작품이다 보니까, 몬스터가 공격한다는 걸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렇다고 심심하거나 지루하단 건 아니에요. 시리즈를 계속하면서 플레이어의 스펙은 점점 상향 평준화됐고, 여기에 맞춰서 몬스터의 패턴도 계속해서 추가되고, 빨라질 수밖에 없었으니 이걸 한 번쯤은 정리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거든요. 마침 플랫폼을 옮기는 월드는 거기에 딱 맞았었고, 지금에 맞춘 액션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잘 짜인 프로레슬링처럼 전투에서 합이 딱딱 맞습니다. 모션 프레임이 달라졌고, 비합리적인 모션들이 삭제되면서 모션이 간결해지고 눈에 쏙쏙 들어오지만, 어색하지도 않고요. 거기에 추가된 모션은 상하 좌우로 카메라를 잡아주면서 '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다'는 걸 확실하게 전달해주니까 좋더라고요.

▲ 끼요옷! 나의 태도를 받아랏!

프란 : 특히 원거리 무기들을 사용할 때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PSP 시절 보우건은 총 쏘는 시간보다 집어넣다 꺼내는 시간이 더 많았어요. 이동하면서 사격도 할 수 없어서 혼자서는 몬스터들이 웬만큼 빈틈을 보이지 않는 이상 안정적으로 싸우기가 힘들었고. 그런데 월드에서는 이동하면서 사격이 가능해져서 그런지 훨씬 캐주얼한 느낌이었어요. 혼자서 슈팅 게임 하는 느낌?

그리고 저는 4편 이후에 단차 공격 같은 것들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몬스터 등에 올라타는 것만 봐도 충분히 충격이었거든요? 그런데 몇몇 무기들에는 정말 스타일리시한 기술들이 많아졌더라고요. 올라타서 속성 해방하는 슬래시액스는 진짜 멋있었어요. 정식 발매하면 꼭 해보려고요. 아, 그리고 베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탈진에 대해서도 엄청 관대해졌어요. 예전엔 몇 명이 가든 3번 탈진하면 그대로 아웃이었는데 말이죠.

노을 : 저도 캐주얼하게 바뀌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페케님 의견에 동의해요. 그보다는 기존 시리즈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스타일리시하게 바뀐 건 맞는 거 같아요. 대부분 무기의 발도와 납도가 더 빨라져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졌고 모션들 역시 재빨라져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추구하는 치고 빠지기식의 전투가 완성에 가까워졌다고 느꼈거든요.



▣ 전작과 비교할 때 '몬스터헌터 월드'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노을 : '몬스터헌터 월드'에 대해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이란 말들을 하곤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새로 만들었으니까요. 이런 전작과 차별화된 '몬스터헌터 월드'의 가장 큰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페케 : 단언코 합리성. 기존 시리즈에서 비합리적으로 느껴졌던 것들이 합리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것들로 돌아왔달까요? 캐주얼해졌다, 스타일리시해졌다는 평가보다는 합리적으로 바뀌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골수팬 입장에서는 그래픽이나 모델링이 달라진 것보다 이런 합리성이 더 감명이 깊었거든요.

시스템 면에서는 도감을 통해서 육질을 확인할 수도 있고, 무기트리 체계가 개선된 것 역시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스킬 시스템이 개선되고, 검사/거너 장비가 통일되는 등 시리즈의 특징으로 각인된 불편함이 전부 사라진 점 역시 주목해야겠죠. 존 방식을 탈피한 심리스 필드도 마찬가지고요. 개인적으로 이번 '몬스터헌터 월드'는 시리즈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나아가려고 시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란 :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몬스터헌터를 너무 오래 안 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때는 커뮤니티에서 엑셀 파일 받아다가 몬스터 약점 공부하고, 무기 트리 살펴보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잖아요. 베타 기간이어서 다 살펴볼 수는 없었지만, 이런 부분들을 인 게임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건 저도 칭찬해주고 싶어요.

노을 : 그렇군요. 전 초보 헌터다 보니까 다른 것보다도 그래픽과 모션을 들고 싶어요. 사실 다 알잖아요? 몬스터헌터 시리즈 그래픽 안 좋았던 거. 휴대용 기기라는 한계도 있었지만, PS2 시절 모델링을 우려먹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죠.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여러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추가되긴 했지만, 그래픽만은 크게 바뀌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몬스터헌터 월드'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그래픽과 모션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몬스터헌터 월드'가 기존 시리즈의 모션과 모델링에 해상도만 올린 수준이었다면 눈길도 안 줬을 거 같아요.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모션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몬스터헌터 시리즈하면 어려운 게임이란 인식이 있죠. 포션을 먹을 때의 과장된 모션에서부터 전체적으로 느릿한 움직임 때문에 초보자는 어려워했죠. 하지만 '몬스터헌터 월드'는 다양한 모션을 추가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해 초보자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 것 같아요.



▣ 심리스 필드, 안내벌레, 포션 모션 삭제 등의 변화도 눈에 띄죠. 이런 점들은 어떻던가요?


노을 : 그래픽과 모션 외에도 게임 내적으로는 심리스 필드, 도충, 포션 모션 삭제 등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대부분 몬스터헌터 팬들이 꾸준히 요구하던 시스템들인데, 직접 해보니 어떻던가요?

페케 : 말한 것처럼 불편한 점을 다 쳐내고, 편하게 만들어 주면서도 몬스터헌터라고 부를만한 기본적인 뼈대는 남아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사실, 이건 레벨 디자인의 문제라고 보거든요? 어디까지 쉽게 만들어주면서도 절묘하게 파고들 거리를 제공하고, 긴장감을 느껴주는 시점까지 몰고 갈 수 있는가 말이죠.

쓸데없던 모션들이 삭제되고 몬스터를 찾는 것도 이해 가는 수준에서 편해졌지만, 그렇다고 게임이 완전히 쉬워지지는 않았다는데 가산점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사소한 부분인데, 바닥에 개미가 기어 다닌다거나, 진흙탕에서는 이동속도가 느려진다거나 이런 것들 때문에 깊게 몰입을 하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로딩도 없다니, 이거 쩌는 거 아닙니까?

아. 그런데 몬스터가 자꾸 도망가는 건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뭐 좀 하려고 하면 도망가니 이동하는 데만 한세월 보내는 것 같았거든요.

프란 : 포션 마실 때마다 천하장사 포즈 취하는 게 없어져서 잠깐 의아한 기분도 들었지만, 이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특히 전 새로 생긴 회복약 마시는 모션이 정말 좋았는데, 자연스러운 동작도 그렇지만 마시다가 회피를 하면 마시던 만큼만 회복되는 시스템도 재밌었어요.

로딩 없이 모든 맵을 다닐 수 있다는 건, 그냥 그렇다고 듣는 것보다 직접 체험했을 때 감동이 훨씬 더 컸던 것 같아요. 몬스터의 흔적을 찾아 안내벌레를 사용해 위치를 찾아내는 시스템도 심리스 필드랑 상당히 잘 어울렸고.

예전 시리즈는 한 구역으로 통하는 길이 간략하게 정해져 있었다면, 심리스 필드가 되면서 이 구역 저 구역을 오가는 길들이 잘 얽혀져 있는 부분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맵이 좀 넓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구역별로 베이스캠프를 두고 월드맵을 통해 빠른 이동이 가능한 부분도 배려가 느껴졌네요.

▲ "으아아아아악! 디아블로스가 쫓아온다!!!"

노을 : 심리스 필드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몰입감을 극대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몬스터를 찾고 쫓는 일련의 과정들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한 명의 헌터가 돼 몬스터헌터 세계를 뛰어다니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달까요? 여기에 하나의 맵도 다양한 몬스터를 넣음으로써 서로가 영역 다툼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줘 진짜 살아 숨 쉬는 듯한 몬스터헌터 생태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근데 심리스 필드에도 한 가지 단점이 있긴 한 거 같아요. 가벼운 단점이긴 한데 고대수의 숲의 경우 위쪽으로 올라가려면 길을 빙 둘러서 가야 해서 초보자라면 좀 헷갈릴 거 같더라고요. 실제로 헤매기도 했고요. 물론, 어디까지나 베타에서나 느꼈던 자잘한 단점이지만요.

그 외에는 대부분 좋았던 것 같아요. 안내벌레가 있어서 차근차근 몬스터의 흔적을 쫓는 시스템에서부터 과장된 포션 모션 삭제 등 전반적으로 사실적인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구축하고자 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전투가 좀 더 쾌적해진 점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아, 빼먹을 뻔했는데 새로 추가된 환경 동물도 주목해야 할 거 같아요. 함정이 없을 때 마비 가스 개구리를 이용한다든지, 회복꿀벌레를 이용해 피를 채울 수 있는 등 다양하게 쓰여서 변수가 많아지고 전투가 더 재밌어진 것 같거든요. 물론, 때로는 내가 당하기도 하지만요.

▲ 가랏! 마비 가스 개구리! 너로 정했다!



▣ 슬링거나 특수 장비(옷)의 경우 공개 당시부터 주목받았었는데 어떻게, 전투에서 도움이 됐던가요?


노을 : 처음 영상이 공개되고 슬링거가 묘하게 시선을 잡아끌더라고요. 와이어를 이용해 몬스터의 위로 날아가 그대로 단차 액션을 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죠. 다양한 능력을 가진 특수 장비도 그렇고요. 어떻게, 베타에서는 도움이 됐던가요?

페케 : 전 자주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일단 확실히 유용한 부분이 있었어요. 지금 맵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변했거든요? 전작의 맵이 평면적이었다면 지금은 위아래로 왕복하면서 싸우는 방식인 셈인데, 이걸 슬링거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입체기동 하면서 움직여야 하더라고요. 아직 적응이 안 된 상태고 어디에서 쓸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베타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요.

망토는 별 것 아닐 줄 알았는데 꽤 유용했어요. 특히 철제로 된 망토는 맞았을 때 경직을 안 받는다는 점 때문에 자주 사용했죠. 플레이한 영상 돌이켜보면 제가 막판에 망토 쓰는 모습은 꼭 찍혔을걸요? 몬스터 따라, 효과 따라서 이리저리 써먹기 좋을 것 같아요.

프란 : PSP시절 몬스터헌터만 해서 이런 신문물에 정말 약하다니까요. 처음엔 접수처 아가씨가 슬링거를 충전하라고 할 때마다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몇 번 써보니 꽤 재밌는 기능에 많더라고요.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이끼라든지, 폭발하는 채집물, 섬광옥을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있었고 말이죠.

아, 망토는 전 치장성 아이템인 줄 알았는데 아이템 창에서 사용해 입는 거더군요. 베타에서 만나볼 수 있던 몬스터들이 특별한 공략법을 요구하지 않아서 그런지, 사용하지 않아도 무방한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기능은 많아 보이더라고요. 경직을 무효로 해준다든지? 베타에서는 별로 안 썼지만, 정식 출시되면 여러모로 쓰임새는 있어 보였어요.

노을 : 슬링거나 특수 장비의 경우 완전 새로운 시스템인데 그래서인지 전혀 쓸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안 써도 전투에 큰 지장이 없었고요. 물론 아예 쓸모가 없단 건 아니에요. 부동의 옷이었던가요. 이걸 입으니 방어력이 상승하고 경직이 사라져서 전투에 도움이 됐거든요. 다만, 직접적인 전투에 있어선 부동의 옷 외에 다른 옷들은 굳이 써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아요.

슬링거도 옷이랑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탄환으로 쓸 재료를 채집해서 즉석에서 간이 탄환으로 쓰던가 특정 오브젝트에 와이어를 발사해 매달려서 단차 공격의 기회를 노리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긴 했는데 '굳이 이걸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특히, 와이어의 경우 해당 맵에 와이어를 걸 수 있는 오브젝트가 없으면 쓸 수 없었을 뿐 아니라, 한창 전투를 하는 와중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더라고요.

물론 초보 헌터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새로운 시스템이기에 적응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도 했겠지만, 이번 베타에서는 별로 신경 쓰지 못한 게 사실이에요. 이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 좀 더 써볼 걸 하고 아쉬움이 생기기는 하네요.



▣ 타격감이 별로라는 말들도 많았어요.


노을 : 출혈 이펙트가 최소화됐고 효과음도 둔탁해 타격감이 별로라는 말들도 많았죠.

페케 : 타격감은 방향성이 달라졌는데, 좀 더 적응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 굳이 따지면 '샥샥'이 아니라 '퍽퍽'에 가깝다는 느낌이었어요. 뭐, 현실적으로 따지면 '퍽퍽'이 맞는 것 같기는 해요. 개인적으로는 나쁘지는 않았는데, 호불호가 갈릴 거란 생각은 했죠.

그런데 돌이켜보면 말이죠, 간만에 패드에서 진동이 오는 몬헌이 나온 거 아세요? 더블크로스에서도 진동이 오긴 하는데, 타격에서 진동을 주지는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이런 부분도 고려하면, 정식 발매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헤보로 람보가 되었을 때, 머신건 손맛은 충분히 좋았고 해방베기때 살짝 진동이 오는 것도 전 마음에 들었거든요. 생각보다 진동이 차지하는 느낌이 커서 직접 해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노을 :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해요. 기존 시리즈의 출혈 이펙트는 과장된 면이 있었지만 시원스럽긴 했거든요. 그런데 '몬스터헌터 월드'부터는 출혈 이펙트를 최소화한 대신 돌이나 비늘이 튀는 거로 대신했어요. 아무래도 이런 변화가 시리즈 팬들이 보기엔 어색하게 느껴진 것 같아요.

거기에 효과음의 경우도 둔탁해진 게 사실이에요. 전 해머를 주로 써서 오히려 '효과음이 제대로인데?'라고 생각했지만, 대검같이 베는 무기도 둔탁하게 들리니 아쉽긴 하더라고요. 근데 그것도 잠깐이었어요. 몇 번 하다 보니 타격감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더라고요.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어요.

아마 이런 아쉬움, 어색함은 기존 시리즈와의 차이점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거의 10년 동안 봐온 이펙트와 효과음이 달라진 거니까요. 처음에만 신경 쓰이지 한 판만 해보면 바로 '몬스터헌터 월드'의 타격감에 익숙해지리라 생각됩니다.


프란 : 타격감은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어요.

'타격감이 심심해졌다'는 이야기를 공감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전작에서 보여줬던 이펙트, 그러니까 몬스터를 때렸을 때 튀는 피나 속성 공격의 효과 같은 연출이 많이 톤다운 된 점 때문에 아마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나 생각해요. 하지만, 전 예전 시리즈를 즐기면서도 그런 연출이 '조금 과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작품의 피격 표현이 적당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래픽이 월등히 향상되면서 피격 연출이 줄어드니 몇몇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점은 있는 것 같아요. 빙속성 검으로 내리쳤을 때 효과 같은 건 정말 살짝 살얼음이 생기는 정도더라고요?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 PS4 프로의 경우 고해상도 모드, 프레임레이트 모드, 그래픽 모드로 나뉘어졌던데 각 모드별 차이가 느껴지던가요?


노을 : PS4 프로의 경우 3가지 모드로 플레이할 수 있었죠. 저도 3가지 모드 다 해봤는데 해보니 어떻던가요? 그리고 PS4에서는 어땠는지도 듣고 싶어요.

페케 : 일단 모든 모드를 했는데, 해상도 모드는 집에 모니터가 4K가 아니라서 체감을 못 했고 그래픽 모드는 프로에서도 프레임 드랍이 좀 있는 편이었어요. 막상 큰 차이도 체감하기 어려웠고요. 그래서 결국 프레임 모드로 게임을 하게 되더라고요. 어차피 흙먼지 튀면 프레임 드랍 있고... 나중 가면 주변 환경도 눈에 안 들어오는데 굳이 그래픽 모드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프란 : 이중에 PS4 프로가 아닌 기기로 해본 사람은 저밖에 없네요. 일반 PS4에서는 화면 밝기밖에 설정할 수 없습니다. 하하.

게임플레이는 일반 PS4로도 무난한 정도였습니다. 중간중간 프레임 드랍은 있었지만 아주 심한 수준도 아니었고요. PS4 프로에서도 프레임드랍이 있었다는 정도면 정식 발매에서는 개선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이네요. 저처럼 일반적인 PC 모니터를 통해 즐기는 분들이시라면 일반 PS4로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요?

노을 : 프레임레이트 모드로 할 경우 확실히 부드럽긴 했어요. 프레임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따질 것 없이 프레임레이트 모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외 모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어요. 아, 그런데 프레임레이트 모드에서도 그랬지만 미묘하게 프레임이 급락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순간 멈칫한달까요? 출시까지 한 달 남은 시점이니만큼, 최적화에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요. 모드별 명확한 차이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더 좋겠고요.



▣ 이 시스템은 남아줘서 고맙다 싶은 게 있던가요?


노을 :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유지된 시스템도 있죠. 그중에서도 '아, 이건 안 사라져서 다행이다' 싶은 시스템이 있던가요?

프란 :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PSP 시절과 비교해보면 남아있어서 '고맙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무기들도 다채로운 동작이 생겼고, 몬스터들의 패턴까지도 조금씩 차이가 나서 그런가 봐요. 그래서 더 낯설고 신기한 마음에 베타를 즐겼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나마 좀 반가웠던 건 아무래도 시리즈의 간판 몬스터들인 '리오레우스'와 '디아블로스'를 만나볼 수 있었던 것? 거의 10여 년 만에 보는 패턴인데도 손가락이 더 먼저 반응하더라고요. 정식 발매 때도 더 많은 추억의 몬스터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페케 :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시리즈의 본질적인 느낌은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 시스템이라기보다는 디자인에 가까운 것이긴 한데, 그 뭐랄까... '아슬아슬할 때 퀘스트를 완료하는 카타르시스' 같은 거 있잖아요. 우리 디아블로스 잡고 나서 제가 "아아아 이게 몬헌이지!"를 외쳤는데 이런 각별함이 여전해서 너무 좋았어요.

노을 : 아군 경직 주는 게 남은 건 다행인 거 같아요. 처음 공개됐을 때는 없어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기존 시리즈보다 판정이 너그러워졌지만, 이게 없으면 왠지 허전할 거 같았거든요. 기절이나 경직 풀어주는 거 때문이냐고요? 아니요. 같이할 때 차지 끊는 게 재밌어서요. 이거 저만 그런 거에요?

▲ 아흑, 차지 좀 끊지마세욧!


인벤팀 몬스터헌터 월드 베타 영상
인벤팀 헌터들의 실력은?






몬스터헌터 월드 정식 출시를 기다리며….
베타 만족스러웠나요?

3일간 진행한 이번 베타에서는 '몬스터헌터 월드'의 방대한 콘텐츠 중 극히 일부만 플레이해볼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몬스터헌터 월드'가 가진 방대한 콘텐츠 중 기본이자 핵심이랄 수 있는 사냥만 해볼 수 있었죠. 그렇기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베타를 한 3명의 기자 모두 만족스러운 베타였다고 밝혔습니다. 콘텐츠는 적었지만, 베타를 즐기기는 충분하다고 할 정도였죠.

'몬스터헌터 월드'는 이제 정식 출시일인 1월 26일까지 한 달 반 정도를 남겨둔 상태입니다. 과연, '몬스터헌터 월드'는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이자 기준점이 될 작품이 될 수 있을까요? 확답을 내릴 순 없지만, 이번 베타를 즐긴 기자들 모두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제 준비는 끝났습니다. 남은 기간 단점을 보완해 더욱 완벽해질 '몬스터헌터 월드'를 기대해보겠습니다.

▲ 김규만 기자를 제물로 바치는 이 폭발이 '몬스터헌터 월드' 성공의 축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