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게임사와 유저 간 친밀하게 지내는 모습을 많이 못 본 것 같습니다. 부분유료화 시스템이 국내 게임시장의 기본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른바 '착한' 게임사 타이틀은 상당 기간 주인을 찾지 못했죠. 추가 비용으로 더 큰 재미와 만족감을 준다는 것을 전제로 하나, '확률'이라던가 보상의 '비율'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게임은 유저들의 불만섞인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소개할 이 회사, '아크베어즈'는 그러한 한국 게임사의 문화(?)에 반하는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부분유료화로 출시된 모바일 게임 '블랙 서바이벌'을 만든 게임사인데요. 흔히들 적용되는 과금 모델을 대폭 축소했고 대신 캐릭터 스킨 판매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습니다.

게임에 푹 빠진 일부 유저들은 아크베어즈가 행여 자금난에 휩싸이지 않을까 '진심어린 걱정'을 커뮤니티에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아크베어즈 개발진은 "개발 3년간은 수익보다 투자를 우선시합니다. 수익이 저희 예상을 웃돈다면 그만큼 더 투자해서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하여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지요.

▲ 아크베어즈의 대표작 '블랙서바이벌'

그들의 작품 '블랙 서바이벌'도 이야기할 게 많은 게임입니다. 웹 기반 게임으로 컬트적 인기를 누린 '배틀로얄' 시스템을 채용했고, 여기에 한 판 가볍게 즐기는 방식을 덧입혀 입소문을 모았죠. 여느 대형 게임사의 메이저 게임 부럽지 않은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고, 공식 카페에는 지금도 하루 수십여 장의 팬아트가 게시되고 있습니다.

유저와 개발사가 모두 사랑하는 게임, '블랙 서바이벌'을 만든 일등공신 두 명을 만나보았습니다. 애정과 열정을 담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유저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주고 있는 황민중 총괄 PD, 그리고 수많은 팬아트 덕분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김장운 그래픽 팀장이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 매우 x10 부끄럽다는 부탁을 받고, 기사 안에는 황민중 총괄 PD의 단독 사진만 실었으니 참고 바랍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분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황민중 총괄 PD : 안녕하세요. 블랙서바이벌의 총괄 PD로 기획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황민중입니다.
김장운 그래픽아트 팀장 : 안녕하세요. 블랙서바이벌의 그래픽아트 쪽을 담당하고 있는 김장운입니다.

▲ GM 메이지로 유저 사이에 익숙한 황민중 총괄 PD님

Q. 아크베어즈는 어떤 회사인가요?

아크베어즈는 처음에 공동 창립자 2명으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게임 외에도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 다양한 플랫폼 작업도 시도해봤구요. 처음 회사를 창립했을 때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기획을 세우는 것이 너무 재밌어서 즐겁게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준비한 기획을 구현할 개발자가 없어 실질적으로 사업이라 하기는 힘들었죠.

이후 개발자로 구성된 창업팀을 만나 힘을 합쳤고, 지금의 아크베어즈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서비스 중인 블랙서바이벌 이전에 경영 MMORPG '에콘'이나 러닝 게임 '퍼피라이더' 등의 작품을 만들었지만, 사실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저희가 실패한 원인을 계속 분석하면서 생각해본 결과 재미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남들과는 다르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긴 시간의 기획 회의와 준비로 만들어낸 게임이 지금의 '블랙서바이벌'입니다. '지금 당장 높은 매출을 보여주거나 순위권에 드는 회사가 아니라 앞으로도 유저와 함께 계속 성장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 실패를 딛고 성장하는 회사 (출처 : 아크베어즈 공식 홈페이지)

Q. 그렇다면 아크베어즈의 대표작인 '블랙서바이벌'은 어떤 게임인가요?

'블랙서바이벌'은 대세 장르가 아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사실 RPG계열 게임은 저희같은 소규모 개발사가 만들기에 쉬운 게임은 아닙니다. 역량이나 자금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죠. 그래서 블랙서바이벌을 만들면서 세운 목표는 '확실한 팬층을 확보하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자'였습니다.

블랙서바이벌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10명이 무인도에 모여 최후의 승자가 나올 때까지 싸우는 게임' 입니다. 단순히 전투에만 집중하지 않고,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게임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배경 스토리와 시나리오에도 시나리오 작가를 고용해서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 배틀로얄과 굉장히 유사하네요.

네 사실 처음 블랙서바이벌을 만들기 전 어떤 게임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떠올렸던 게임이 웹 배틀로얄이었습니다. 모바일 장르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장르라서 참고를 겸해, 팀원들이 다같이 웹 배틀로얄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정말 날새는 줄 모르고 하게되더라구요. 이 재미를 모바일로 끌고 오고 싶다해서 시작한게 블랙서바이벌입니다,

▲ 웹 게임 배틀 로얄이 출발점

Q. 주류 장르가 아닌데도, 유저들 사이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이런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황민중 : 아직 엄청난 반응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해보신 유저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늘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 블랙서바이벌을 개발하면서 2가지 이유에서 잘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우선 모티브를 가져온 웹 배틀 로얄을 플레이하면서 저희 스스로가 정말 재미있게 즐겼거든요.

'재미가 있으니까 좋은 반응을 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배틀 로얄 게임에 있는 '진입 장벽을 해소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죠. 물론 아직은 진입 장벽이 완벽하게 낮춰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분들도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중입니다.

처음 개발하면서도 목표는 대중적인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실제로 퍼블리싱을 준비하면서 다른 회사에 저희 게임을 보여줄 때 젊은 층의 여성 직원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젊은 여성층에도 어필이 된다면 가능성이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 게임과 더불어 웹툰으로도 블랙서바이벌을 즐길 수 있다.
(출처 : 레진 코믹스 中 블랙 서바이벌 - 그들이 살아남는 법)

Q.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 운영진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황민중 : 일단 저희가 소규모 개발사다보니, 시행 착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정식 오픈했지만 사실 길고 긴 오픈베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저희가 개발자긴 하지만, 저희만 게임을 만들고 있는게 아니고 유저 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도 게임에 늘 참여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게임 내 등급이 초식리그 (쥐~코끼리)부터 육식리그 (여우~드래곤)까지 총 10개 등급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들인데도 직원 분들 중 가장 높은 분이 곰입니다. 도저히 최고 등급인 용에 도달할 수가 없더라구요.

사실 개발자가 유저분들보다 게임을 꼭 잘해야된다 이런건 아니지만, 그만큼 상위 등급의 유저분들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 많죠. 그런 분들의 의견은 밸런스 조정이라거나 다양한 부분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됩니다.

Q. 게임이 유저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매출이나 수익이 높은 편은 아닌데요. 유저들 사이에서도 수익성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황민중 : 실제로 지금은 큰 수익이 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적자에 가깝죠. 저희의 목표 중 하나가 "승리하기 위해 지불하라(Pay to win)"를 피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소규모 개발사다보니 다른 회사와는 차별된 나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회사의 전작들의 실패를 겪으면서 느낀 건 단번에 대작을 만들진 못하지만, 대신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작게 시작해서 오랜 시간을 들여 대작으로 만들어가는 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해서 지금 블랙서바이벌을 사랑해주시는 유저층을 잡는 것이 목표구요.

오랫동안 유저들이 남아주시면 그만큼 게임 내 스킨 등의 매출도 늘어나게 될 것이고, 게임 외에도 부가적인 컨텐츠를 통해서 매출을 증진할 수 있겠죠. 저희는 지금 당장의 수익성 부족을 크게 걱정하진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투자하고 있는 단계지만, 길게 보고 계속해서 사랑받는 게임이 되면 언젠가는 수익이 투자하는 비용보다 높아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수익성에 대해 설명하며 사용한 그래프
(출처 : 블랙서바이벌 공식 카페)

Q. 사실 게임이 스토리나 설정으로 유저를 끌어들이는게 쉽지는 않죠. 처음 기획하실 때 어떤식으로 준비하셨나요?

황민중 :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했다기보다는 직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한 부분이 있습니다. 스토리나 설정 등을 기획하는 데에는 대형 회사에는 못 미치는게 사실이죠. 아직 저희 스스로도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구요. 저희 직원 중 GM아야님이 시나리오 작가인데, 회사에 섭외하게 되면서 세부적인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 컨셉 등을 자세하게 잡아나가게 되었습니다.

또 회사 직원 분들 중 덕후가 많다보니..(웃음) 자신이 투영하고 싶은 부분을 계속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장르가 독특한데 이게 아트 쪽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아서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나게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유저들 사이에서 팬아트나 팬픽션 심지어 코스프레같은 2차 창작물이 많이 나오고 반응도 좋습니다. 혹시 부담되거나 하시진 않나요?

김장운 : 사실 부담이 아예 안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 더욱 앞섭니다. 카페를 처음 만들고 팬아트가 올라왔을 때는 엄청 감동받았어요. 지금도 많은 작품이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감사하고 늘 챙겨봅니다.

특히 원작에 충실한 작품들을 볼 때면 늘 기분이 좋습니다. 최근에 저희 게임 캐릭터 중 아야의 코스프레를 해주신 분이 있었는데, 정말 퀄리티가 높아서 감탄했습니다.

Q. 만약 게임이 더욱 잘되었을 때, 대형 개발사의 동일 장르 진입에 대한 걱정은 없으신가요?

황민중 : 이 부분도 저희가 내세운 전략으로 답변할 수 있겠네요. 저희의 전략은 확고한 팬덤 층을 형성하는 겁니다. 저희 게임에 익숙해진 팬덤층은 대형 개발사가 와도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룰과 밸런스 등에 익숙해졌다면 더욱 그렇겠죠. 때문에 항상 확고한 포지셔닝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럼 게임 쪽 질문을 해볼게요. 게임 내에 JP나 쇼우 등 특정 캐릭터가 너무 약하다고 하는 의견이나 소외받고 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혹시 준비된 대안이 있나요?

황민중 : 게임이 재밌으려면 사실 캐릭터 간의 밸런스가 맞아야하고,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서 매 게임마다 새로운 전략이 등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캐릭터 밸런스 부분은 매 패치때마다 항상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말씀하신 쇼우 같은 경우 사실 게임에 출전하는 일이 가장 적은 캐릭터에요.

하지만 최근 너프되기 전까지는 높은 승률을 자랑했었고, 상위 등급에서 너무 강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하향 조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프 이후에는 너무 약해져서 다시 조금씩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밸런스라는게 사실 약간만 조정해도 큰 차이를 보이다보니 쉽게 건드리기는 어렵죠.

그리고 JP는 캐릭터 컨셉이 다른 캐릭터와는 달라 전투보다는 해킹 승리를 노리게 되는 캐릭터인데, 전투에 약하다보니 유저 분들께서 약하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승률은 늘 꾸준히 중간 이상이 나와서 예상보다 강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출전 수는 차이가 심하지만 승률은 비등한 편

Q. 저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 중 하나로 트랩에 대한 걸 묻고 싶어요. 사실 늘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난데, 후반까지 숨어다니다가 트랩으로 일발 역전해버리는 일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트랩 밸런스 조절도 혹시 준비되어있나요?

황민중 : 네 사실 저희도 고민이 많은 부분입니다. 특히 트랩을 주로 사용하는 아이솔 같은 경우에는 많은 분들에게 사랑도 받는 만큼 지탄도 받고 있죠. (웃음)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한 방도는 초반 트랩의 대미지 약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반부터 다른 플레이어에 전투 지역에 트랩만 깔고 빠지는 플레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전투를 피하면서 이득만 취하는 건 밸런스 측면에도 문제가 있죠.

또한 지금은 즉시 설치되는 트랩에 설치 시간을 적용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트랩은 아무래도 지역 단위 플레이에 의존하다보니 해당 지역을 피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트랩을 좀 더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중입니다.

트랩을 설치하고 스킬을 사용하면 설치한 트랩을 바로 폭파시키는 대신, 본인도 피해를 일정량 받는 등의 형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미지는 조금 낮춰야겠죠. 현재 단기적으로는 트랩 대미지를 조금 하향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고 장기적으로는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 트랩에 당하면 분노 수치가 증가하죠

Q. 이중 딜 현상 (한 번의 행동으로 2회의 피해를 받는 경우)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황민중 : 이중 딜 현상은 정말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중 딜 자체가 발생할 수 없도록 반격을 아예 없애버리는 형태로 갈지, 아니면 지금 형식을 유지할 지 두 가지 선택안이 있습니다. 당장 해결하기는 힘든 부분이지만요.

만약 이중 딜을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저희 마음대로 결정하진 않고, 이중 딜을 삭제한 모드를 내놔서 유저들이 직접 플레이해보고 이 모드가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 지 체크하면서 진행할 생각입니다.

Q. 현재 시나리오와 튜토리얼이 닫혀있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언제쯤 열릴까요?

황민중 : 목표는 언제나 다음 달 입니다.(웃음) 빠르게 오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토리 부분은 이미 다 구축된 상황입니다만 개발 관련 이슈로 인해 늦어지고 있습니다. 라이브 서버를 운영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문제에 직면하다보니 늦어지게 되었는데 이 점은 죄송스럽습니다.

튜토리얼과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단계를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내부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재는 닫혀 있지만 빠른 시일 내로 준비하신다고..

Q, 시나리오나 튜토리얼 외에도 1인 혹은 몇 명의 인원이 AI를 상대로 대전할 수 있을까요?

황민중 : AI를 상대로 연습할 수 있는 연습모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발팀 쪽에서 준비하는 큰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만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사람과 플레이하는 것 같은 AI를 구현하는 건 쉽지 않구요. 다만 항상 AI와도 재밌게 할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매칭 문제를 지적하는 유저 분들도 있습니다.

황민중 : 랭크와 매칭 시스템 역시도 개발팀의 핵심 과제인데요. 현재 시스템에서는 두 명의 유저가 동시에 게임 시작을 누르면 같은 방에 진입되는게 아니라 방이 갈리게 됩니다. 기술적으로 구조 자체를 바꿔야하는 부분이라 계속 준비 중입니다.

최상위 등급인 용 등급 유저가 장기간 기다리다가 훨씬 하위 등급인 늑대 등급 유저랑 매칭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이에 대해서도 대책을 준비 중입니다. 지금 랭크 시스템 시즌 1 종료를 공지한 상태인데, 아마 시즌 2를 기점으로 새로운 매칭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게임 내에 숙련도 비중이 크다보니 너무 한 방을 지향하는 형태로 게임이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황민중 : 게임에서 캐릭터의 대미지를 결정하는 데는 크게 3가지 축이 있습니다. 숙련도와 캐릭터의 레벨과 등급에 따른 기본 공격력, 그리고 장비의 공격력인데요. 이 중에 숙련도만이 유일하게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보니 아무래도 중요한 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새로운 축을 하나 더 도입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이템의 스킬인데요. 현재는 소수의 아이템만이 고유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다양화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점혈법이란 아이템을 만들어 사용하면 최종 피해가 10이 추가되는데, 효과가 부여된 아이템을 더욱 늘려, 숙련도 외에도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 숙련도에만 치우치는 일이 줄어들거라 예상합니다.

다만, 이 역시도 개발팀의 과제겠네요. (웃음)

▲ 개발팀을 압박하는 총괄 PD(?)

Q. 공격 외에도 방어 숙련이라거나 성장하는 방어 능력치 등의 요소가 생길 수 있을까요?

황민중 : 사실 방어 숙련은 도입하게 되면 무한히 증가하는 공격력과 무한히 증가하는 방어도로 인해 게임의 재미가 떨어질 수 있어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앞에서 말했듯이 방어 쪽에도 아이템의 부가 능력치를 다양화해서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Q. 혹시 지금 있는 맵 외에도 새로운 전장을 구현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황민중 : 장기적으로는 고려해볼만 하지만 현재는 예정이 없습니다. 유저 간의 매칭이 중요한 게임인데 맵을 다양화하면 유저 층이 분산될 우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모드를 즐길지 매칭을 좀 더 촘촘히 할 지를 놓고 결정을 해야하는데 지금은 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장 구현하고 싶은 모드는 지금은 개인전이 아닌 팀전입니다. 아무래도 최후의 1인을 뽑는 게임인 현재의 구조상 우승을 못하는 데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팀전이 생기면 개인의 부담이 조금 감소할 수 있겠죠. 다만 팀전도 역시 나름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팀전으로는 저도 상위 등급에 갈 수 있겠죠? 헤헤

Q. 캐릭터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캐릭터 간 밸런스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 인력이 부족하진 않나요?

황민중 : 밸런스 쪽은 다각도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매 패치마다 수치 조절을 하는 방법도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밴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정 캐릭터가 너무 강하다면 해당 캐릭터를 밴함으로써, 유저 스스로 밸런스를 조금 조절할 수 있겠죠.

물론 당장 밴시스템이 도입될만큼 캐릭터가 많은 건 아닙니다만, 앞으로 더욱 캐릭터가 늘어나도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그때쯤 되면 회사의 인원도 늘어나겠죠? (웃음)

Q. 블랙서바이벌 하면 역시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와 스킨이 떠오르는데요. 이러한 스킨을 제작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장운 : 일단 스킨 같은 경우에는 디자이너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도록 하는 편입니다. 다만 너무 개인의 의견에만 맡기면 산으로 가는 경우가 발생하죠. 따라서 캐릭터 특성을 망치지 않는 가이드 라인은 두고 그 안에서는 자유롭게 창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특성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디자이너가 캐릭터를 충실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유저분들의 특정 컨셉의 스킨 요청이 있는데요. 이 역시도 너무 캐릭터의 특성과 어긋나는 경우에는 배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뚱뚱한 캐릭터인 쇼우의 날씬한 모습을 스킨으로 요구하시는 경우가 있었죠.

▲ 캐릭터 하나 하나 세심하게 작업을 진행한다고...

Q. 최근도 계속 멋진 컨셉의 스킨이 공개되고 있는데요. 스킨 컨셉은 어떤 과정으로 정해지나요?

김장운 : 컨셉은 디자인 팀에서 주로 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자히르 스킨 같은 경우에는 조금 까다로운 편이었는데요. 자히르가 아무래도 독특한 캐릭터다보니 게임 내에서도 컨셉이 조금 붕 떠있는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킨도 조금 제작하기 힘든 편이었죠. 대부분은 디자이너가 원하는 디자인을 콘티로 제작해서 가져오면 상의해서 제작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Q. 스킨이나 일러스트 등의 이미지에서 이스터에그가 종종 보이는데요. 이런 이스터에그는 자유롭게 넣으시는 건가요?

김장운 : 이스터에그와 관련된 건 전적으로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편입니다. 사실 몇 개는 팬키트를 공개하다보니 의도치 않게 보여진 부분도 있습니다. 꼭 이걸 넣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만드는 경우는 잘 없고, 디자이너가 자유롭게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황민중 : 기획 쪽에서도 이스터에그가 포함되긴 합니다. 특히 초반 12개의 캐릭터 같은 경우에는 지인들의 이름을 사용한 캐릭터도 있구요.

▲ 일러스트 속 숨겨진 이스터에그

Q. 혹시 스킨 공모전과 같은 이벤트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김장운 :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회사가 더욱 성장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조금 더 안정화되고 규모가 커지면 이러한 이벤트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 공모전에서 상을 타신 분의 작품을 인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겠죠.

황민중 : 아! 저는 공모전을 하게 되면 역시 1등 하신 분을 채용하고 싶습니다. 역시 사람이 중요하니까요. (웃음)

김장운 :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웃음)

Q. 그렇다면 유저 간담회도 혹시 생각하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황민중 : 네. 정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식 카페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로도 유저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고 있지만, 역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직접 대면해서 얘기하면 더욱 풍부한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겠죠.

지금 당장이라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간담회 내에서도 온리전이라거나 간단한 대회 등 다양한 컨텐츠도 생각하고 있구요. 그래도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Q. 공식 카페를 보면 GM 현우와 같이, 게임 속 캐릭터와 회사 직원들 닉네임이 다 매칭되어있는데, 혹시 기준이 있나요?

김장운 : 처음에는 투표를 진행했어요. 이 사람에게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를 직원끼리 투표로 결정했죠. 헌데 그 캐릭터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최근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점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닉네임을 정하지 않은 분도 있는데, 앞으로 인원이 더욱 늘어나서 캐릭터보다 직원이 많아지게 되면 캐릭터 외에도 야생동물과의 매칭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GM 고릴라 라거나...(웃음)

▲ 실제 직원들이 게임 내 캐릭터와 매칭되어있다.
(출처 : 아크베어즈 공식 홈페이지)

Q. 지금은 안드로이드로만 블랙서바이벌을 즐길 수 있는데요. 혹시 아이폰으로는 언제쯤 출시될까요?

황민중 : 사실 아이폰용 블랙서바이벌도 내부 테스트용으로 만들어둔 상태입니다. 개발팀에서 계속해서 테스트하면서 준비하고 있구요. 다만 지금 당장 아이폰 까지 관리하기에는 인력이나 비용 측면에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준비 중이고, 아마 올해 가을 쯤에는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반가운 소식이네요. 이제 인터뷰를 마칠 시간인데, 마지막으로 유저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황민중 & 김장운 : 블랙서바이벌은 정말 길게 보고 만든 게임입니다. 더 큰 미래를 목표로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어 가고 있구요. 지금 당장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같이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