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세 e스포츠 카트라이더 리그가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다수의 프로팀이 창단되며 많은 화제를 모은 카트라이더 리그는 어김없이 화끈한 레이싱과 짜릿한 승부를 선보였는데요. 더욱 강력해져 돌아온 이번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는 새로운 카트걸과 함께 합니다. 바로 스포티비 게임즈의 최시은 아나운서입니다!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각종 스포츠 종목에서 경험을 쌓은 최시은 아나운서는 2018년 초 e스포츠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어 e스포츠에서는 LoL 정보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으로 KSL(스타크래프트), EACC(피파 온라인), DPL(던전앤파이터) 등 각종 리그의 리포터로 활약했는데요. 최시은 아나운서는 본인만의 톡톡 튀는 매력으로 뜨거운 경기 현장을 시원하게 적셨습니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8월 중순, 인벤에서는 최시은 아나운서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지막까지 환한 미소를 보인 최시은 아나운서는 인터뷰가 진행된 서울의 한 수목원을 한층 화사하게 만들었는데요. 팬분들께 본격적으로 한발 더 다가가고자 하는 최시은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반갑습니다. 먼저 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스포티비 게임즈 신입 아나운서 최시은입니다. 현재 결승을 앞둔 DPL과 카트라이더 리그 리포터를 담당하고 있어요.


아직 '최시은'이라는 이름이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본인의 경력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시작은 대학생 때에요. 당시 학교 홍보대사를 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대학 농구 리그 장내 아나운서를 맡게 됐어요. 그때 처음으로 많은 관중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는데, 리포터 역할을 하는 게 굉장히 재밌고 희열이 느껴지더라구요. 물론 실수는 엄청나게 했지만요(웃음). 이에 아나운서로 진로를 결정하고 학원을 등록해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학원 수강 중 프로야구 쪽에서 제의가 와서 면접을 봤는데 '어리고 패기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합격했어요. 덕분에 두산 베어스에서 1년간 리포터 활동을 했고, 이후 프로배구와 농구,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을 거쳐 e스포츠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반 스포츠에서 e스포츠 아나운서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06년부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팬이었어요. 용산, 코엑스, 문래동 등 여러 곳으로 직관을 다녔죠. 제 미니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전용준 캐스터님 사진이 있어요(웃음). 성인이 되고 스포츠 일을 하다 보니 어릴 때 보던 e스포츠와 공통점이 많다는 걸 느꼈고, 졸업과 맞물려 OGN에서 공개 오디션을 진행한다기에 바로 지원하게 된 거예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기도 하나요?

당연하죠! 이모들이 게임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함께 게임을 했어요. 카트라이더는 저희끼리 길드(현재 클럽)를 만들고, 아이디를 맞추기도 했죠.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배울 때도 생생히 기억나요. 이모들 말을 듣고 드라군을 뽑았는데, 적들이 쳐들어올 게 무서워서 전부 가스 뒤에 숨겨 놨었거든요. 그걸 보고 이모들이 한소리 했어요(웃음).

요즘은 카트라이더에 맛들렸어요. 카트라이더 리그 오프라인 예선장에서 라이센스 모드를 플레이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깨지는 거예요.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폼이 남아 있나 봐요. 또 LoL을 하면서 '원딜 차이'도 많이 외쳐봤고, DPL를 맡으며 던전앤파이터 캐릭터 하나를 만렙(최대 레벨)까지 키우기도 했어요.


KSL 시즌1, 2에서 리포터 역할을 맡았는데 발탁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KSL 담당 PD님이 OGN에서 활동하던 저를 보고 연락 주셨어요.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는 건 전혀 모르셨다고 해요. '원래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팬이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려도 믿지 않으시더라구요(웃음).


KSL 무대서 e스포츠 생방송에 처음 출연할 때 부담되거나 떨리진 않았나요?

아무래도 제가 잘 알고 좋아하는 종목이다 보니 긴장은 크게 안 됐어요. 약간 떨리긴 했지만 기분 좋은 떨림이었죠. 녹화 방송보다 오히려 더 편하고 힘이 넘치게 되더라고요. 현장에 익숙한 선수분들도 많았고요.


인터뷰 준비를 위한 필기 노트를 공개하며 화제가 됐어요.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해도 기록을 해두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필기는 당연한 거잖아요. 제가 e스포츠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재밌고 즐거워서 준비 과정을 캡처해 개인 SNS에 업로드한 거였는데요. 커뮤니티에 그 사진이 올라온 걸 발견하고 저도 놀랐어요. 어떻게 보면 칭찬받기 위해 올렸다고 느껴질 것 같은데, 팬분들께서 좋게 생각해주셔서 다행이에요.


이제 스포티비 게임즈 정직원이 됐는데요. 입사를 결정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KSL 아나운서를 하며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많이 커졌어요. 팬분들께서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제가 가진 것들이 이곳에서 큰 장점이 된다는 걸 깨달았죠. 마침 KSL 시즌2가 끝날 즈음 스포티비 게임즈 아나운서 모집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됐어요.


스포티비 게임즈 입사 후 DPL을 담당하게 됐어요.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사실 던전앤파이터는 이름만 알고 플레이해보지 않았어요. 많은 걸 알고 투입됐던 KSL과 비교하면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이었던 거예요. 그래도 지난 DPL 영상들을 시청하며 열심히 공부했고, 현재 던전앤파이터를 플레이하는 회사 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열심히 준비했어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아이템이나 레이드 보스의 정식 이름 등 세세한 항목들이었는데요. 밤마다 집에서 몇 시간씩 소리 내며 열심히 외웠습니다.


사전 소통 방송의 반응이 점점 좋아지는데, 팬분들의 관심을 실감하시나요?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3주 차에 처음 소통 방송을 했을 때 댓글이 3, 4개밖에 안 올라온 거예요. 분명 주제는 소통 방송인데, 소통이 불가능했어요(웃음). 그래서 방송 시작 전에 현장 이벤트를 하기 시작했어요. 제 이름 맞추기부터 여러 가지 퀴즈를 내면서 팬분들께 다가갔죠. 그러다 보니 현장 팬분들이 소통 방송에 열심히 참여해주셨고, 온라인에서도 점점 반응이 좋아지면서 지금은 순탄하게 진행 중이에요.

현장 이벤트 관련해서 한 가지 기억나는 게 있어요. 스킬 맞추기 퀴즈를 진행하면서 소드마스터의 환검을 흉내 낸 적이 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거든요. 몇몇 팬분께서 현장 이벤트 말고 방송에서 보여달라고 하셔서 '정말 해볼까'하고 고민 중이에요(웃음).


김수현, 김효진 아나운서에 이어 카트라이더 리그를 담당하게 됐어요. 부담이 클 것 같아요.

진짜, 정말, 너무 부담돼요.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흰머리도 몇 개 났어요(웃음). 실제로 지난 첫 방송 때 안 좋은 반응이 많았다고 하는데, 못 봐서 다행이에요. 나중에 확인했을 때 오히려 좋은 반응이 있어서 기뻤어요.


카트라이더가 최근 대세 e스포츠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정말 뜨거워요. 이동을 위해 대기실에서 나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팬분들이 경기장을 꽉 채우고 있더라고요. 선수분들도 팬분들의 사랑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런 걸 보면서 굉장히 설렜어요.


카트라이더 팬분들께 카트라이더 리그를 맡게 된 각오를 전해주세요.

팬분들께서 아직 김수현, 김효진 아나운서님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지금까지 일을 해오며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팬분들이 제 가치를 알아주신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번 리그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제 매력을 보여드리고, 팬분들께 인정받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건 자신 있으니까요!


아나운서로서 본인의 가장 큰 강점은?

팬분들께서 제 발음과 발성, 톤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 주시더라구요. 사실 아나운서를 막 시작했을 땐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았어요. 꾸준히 연습하면서 바꾼 거거든요. 노력의 결과로 얻은 칭찬이다 보니 기분도 좋고, 이젠 목소리를 제 강점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와 관련해 성승헌 캐스터님께서 1년 전과 지금의 저를 비교했을 때 완전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어린 시절부터 봐온, 제겐 정말 큰 존재로 느껴지는 분에게 받은 칭찬이니까요. 또 성승헌 캐스터님 외에도 절 많이 도와주고 칭찬해주시는 모든 해설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카메라 앞에 서는 역할이다보니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피할 수 없어요. 외모 관련 댓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2016년 초부터 일을 시작해서 외모에 대한 댓글을 오래 접했어요. 처음엔 악성 댓글에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요. 이젠 그냥 취향 차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눈에는 괜찮아 보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의 눈에는 못나 보일 수 있는 거죠. 저 스스로는 외모가 특별히 뛰어나진 않아도 몹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웃음). 저를 방송에 계속 써주신다는 게 그 증거 아닐까요?


방송이 없을 땐 주로 어떤 걸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보통 체력 충전을 위해 집에서 쉬는 편이에요.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거나 게임을 하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엔 라이센스 도전에 푹 빠져 있어서 카트라이더를 주로 플레이해요.


특별히 맡아보고 싶은 e스포츠 종목이 있다면?

뚜렷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 중인 종목은 없어요. 아직은 주어지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까지 FPS 장르의 게임을 한 번도 플레이해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서든어택이나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FPS 종목을 맡게 되면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요.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걸 알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거예요.


김수현이나 권이슬, 문규리, 이현경 등 e스포츠 선배 아나운서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거쳐 그 자리까지 올라간 분들이잖아요. 가끔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데, 정말 누구 한 분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대단하게 느껴지고, 존경심이 들어요. 저도 꾸준히 노력해서 언젠가는 선배님들 옆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웃음).


e스포츠 팬분들께 어떤 아나운서로 기억되고 싶나요?

어떤 일을 맡기더라도 잘 해내는 아나운서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의 끝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아직까지는 잘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웃음).


이제 인터뷰를 마칠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저도 한 사람의 e스포츠 팬으로서, e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은 모두 정이 넘친다는 걸 알아요. 단번에 마음을 얻기는 어렵지만, 한 번 마음의 문을 열면 정말 따뜻하게 대해 주시잖아요. e스포츠 팬분들께 더 많이 사랑받을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예쁘게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