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 알렌 브랙 사장

8일부터 3일 간 올해 오버워치 리그 4강팀 중 최강자를 가리는 그랜드 파이널이 진행된다. 중요한 이벤트인 만큼 J. 알렌 브랙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장을 비롯해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게임 총괄 디렉터 겸 부사장, 존 스펙터 e스포츠 부사장까지 오버워치를 대표하는 임원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발자 출신인 알렌 브랙과 제프 카플란은 오버워치 e스포츠의 팬을 자처하며, 오버워치 개발과 리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버워치의 2020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기획해왔던 세계 각 지역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홈스탠드' 오프라인 이벤트를 취소해야 했고, 온라인으로 전환 중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리그 내부적으로는 영웅 로테이션 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변화의 진통을 겪기도 했으니까. 그렇지만 어찌 됐건 그랜드 파이널 개최까지 오게 됐다. 그리고 이젠 한 해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상황, 이에 관해 세 임원진에게 들어볼 수 있었다.


▲ 존 스펙터 e스포츠 부사장

Q. 코로나-19로 여러 e스포츠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버워치 리그는 지역 연고고제 중심의 오프라인 대회에서 온라인 대회로 포맷을 바꿨다.

존 스펙터 :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와 팬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줘야 했다. 사전에 세웠던 2020 시즌에 관한 계획은 현재 상황에 맞춰 온라인 대회로 빠르게 적응하려고 했다. 온라인 대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를 잘 극복해 그랜드 파이널까지 올 수 있었다.

제프 카플란 : 오버워치 리그와 관련된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우리는 멋진 홈스탠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시즌 중반에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버워치 리그 팀에서 고안한 대처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예전처럼 큰 대면 행사를 하고 싶지만, 그건 팬들에게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다.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최상의 해결책을 냈다고 본다.


Q. 서울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된 그랜드 파이널은 어떻게 기획했는지 궁금하다.

존 스펙터 : 올해는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나눠 경기를 해왔다. 온라인으로 진행함에도 시즌 내내 경기 수준은 높았다. 이제 서울에서 4강전만 남았다. 한국은 IT 강국이고 인터넷이 빠르기에 경기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그랜드 파이널 주간에 아시아-북미 팀 간 특별한 경기를 선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북미에서 활동하는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필라델피아 퓨전의 한국으로 이동시켰는데, 자가격리 기간에도 한국에서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실, 우리는 멋진 결승전을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제작 측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조금 전에 우리가 보여줄 가상 스테이지를 공개했다.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가능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선수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본인 만의 여정,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하는 소감 등에 관한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Q. 오버워치 리그 진행 이후 지금까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존 스펙터 : 2020년이 이전보다 많이 힘든 시기였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고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것을 잘해내면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 같아서 자부심을 느낀다.

나아가, 오버워치 리그는 그동안 정말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왔다. 이번이 세 번째 그랜드 파이널인데, 참가한 네 팀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상하이 드래곤즈는 첫 시즌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음에도 지금은 최상위권의 팀으로 등극했다. 서울 다이너스티는 출범할 때부터 정말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처음으로 그랜드 파이널에 도전한다.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리그 첫 2연패를 노린다. 필라델피아 퓨전은 종종 2위 자리에 머물렀는 데, 올해 1위로 향할 기회를 잡았다.


▲ 화상 인터뷰로 '짜잔' 제프 카플란

Q. 그렇다면 블리자드가 오버워치 리그 운영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제프 카플란 : 블리자드는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오랫동안 e스포츠 대회를 열었고, 그와 맞는 경쟁적인 게임을 개발해왔다.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e스포츠가 더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많은 이들이 e스포츠를 넘어서 비디오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오버워치 리그 포용력이 있다. 오버워치를 하지 않더라도 리그에 관심을 둘 수도 있다. 그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리그를 통해서 e스포츠 전반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뛰어난 프로게이머들을 계속 발굴하려고 한다.

J. 알렌 브랙 : 덧붙이자면, 오버워치 리그는 선수들과 관련된 대회다. 프로게이머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 프로 선수의 자세 등을 보여주고 싶다. 오버워치 리그를 보면서 많은 예비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 이런 경기를 통해서 어떤 꿈을 꿔도 되는지, 가능한지 보여주고 싶다.

존 스펙터 : 이번 시즌에 눈여겨 볼만한 신인들이 많이 리그로 합류했다. 선수들의 기량 역시 뛰어나 역할군마다 최고의 선수를 뽑은 수상을 했는데, 뽑힌 13명 중 7명이 신인이었다.


Q. 코로나-19로 지역연고제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맞춰 내년에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계획이 있는가.

존 스펙터 : 전 세계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게 너무 어렵다. 국가마다 출입국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홈스탠드를 올 시즌 초반에 진행했는데, 티켓이 모두 팔릴 정도로 팬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선수들 역시 그랬다. 그래서 여전히 홈스탠드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긴 하다.

동시에 온라인으로도 멋진 오버워치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는 매월 지역 토너먼트 제도를 실행했다. 팬들의 반응이 좋았다. 다음 시즌에도 유사한 토너먼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 영웅 로테이션 시스템

Q. 새로운 영웅 출시와 메타 변화를 원하는 팬들이 있다. 관계자 입장에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하다.

존 스펙터 : 영웅 로테이션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 역시 메타 고착화를 우려했기에 그렇다. 새로운 영웅이나 맵을 도입할 때, 최상의 전략을 짜기 위해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이번 시즌 영웅 로테이션 시스템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밴 시스템이 경기에 새로운 전략이 나오도록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지역 토너먼트를 보면, 알 수 있다. 5월 토너먼트는 저격수, 섬머 쇼다운에서는 많은 겐지 장인들이 돋보였고, 시즌 PO에 로드호그를 잘 다루는 팀이 눈에 띄었다. 개발자들 역시 이런 점을 중심으로 게임을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영웅 밴 시스템 도입 후 새로운 조합을 연습하는 팀이 큰 보상을 받게 된다.

우리가 다음 시즌에 어떤 시스템을 도입할지 고민 중이다. 선수들과 팬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다. 프로 선수들은 메타가 꾸준히 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다. 영웅 로테이션 시스템은 변화의 패턴을 잘 보여준다. 초반에는 팀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 한 2주 정도 넘어서면 팀들도 메타에 적응하고, 3주부터 하나의 조합이 자리를 잡는다. 한 달 정도가 지났을 때, 팬들과 선수들 모두 변화를 원하더라.

오버워치 리그팀과 개발팀은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고 있다. 개발팀 역시 리그의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더라. 그들 모두 리그의 팬으로 모든 경기를 보고 있다. 다음 게임 업데이트도 리그 일정과 함께 조율하는 중이다.


Q. 최근 오버워치 리그를 떠나는 선수들도 있었다. 타 FPS 게임 대회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오버워치와 리그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제프 카플란 : 오버워치 리그는 확실히 팀을 중심으로, 팀 기반의 운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버워치에는 멋진 영웅 캐릭터가 많다. 나아가, 오버워치는 포용력이 있다. 꿈을 키울 수 있는, 염원을 담는 긍정적인 점을 가지고 있다. 지구에 있는 아름다운 장소를 맵으로 활용하는 데,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포용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기를 지속할 건지는 앞으로 오버워치2 출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오버워치 전반적인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줄 듯하다. 잠시 오버워치를 떠나있었던 플레이어들도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버워치2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지금 오버워치2에 관한 상세 사항은 발표할 수 없다. 하지만 오버워치 리그의 팀과 개발진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오버워치2가 리그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듯하다. 그렇게 협력하면서 오버워치2가 최고의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오버워치 리그의 시즌 어워드를 수상한 선수들을 보면 한국 선수들이 많다.

제프 카플란 : 우리가 처음 오버워치를 출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유럽 선수들이 리그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통적으로 FPS 게임은 서양 선수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FPS를 하면 잘할 줄 알았다. 그리고 오버워치 리그를 통해 한국의 유능한 FPS 인재들을 많이 발굴했다.

시즌 MVP인 '플레타' 김병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첫 시즌 서울 다이너스티에서 활약했던 것도 기억한다. 그동안 e스포츠 분야에서 경력을 잘 쌓아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본다. 오버워치 e스포츠를 꿈꾸는 많은 이들의 선망을 받을 것이다. 한국 팬들 역시 자랑스러워 할 만한 선수다.

J. 알렌 브랙 : 제프가 좋은 답변을 해줬다. 사실, 오버워치 뿐만 아니라 여러 게임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 놀랍다.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도 즐겁고, 이런 성과를 내는 것도 멋지다.


Q. 시즌 MVP '플레타'의 헌정 스킨 제작에 관해 개발팀에서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까.

제프 카플란 : '플레타'의 의견을 반기고 있다. 이전 시즌 MVP인 '쪼낙-시나트라'의 스킨은 캐릭터 아트 디렉터인 아놀드 사인과 작업했다. '플레타' 역시 이들과 작업할 예정이다. '플레타'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해왔으며 활약했는지 살펴보고, 개인적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고려해보겠다.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Q. 오버워치 월드컵 경기를 내년에는 볼 수 있을까.

J. 알렌 브랙 : 오버워치 월드컵은 블리즈컨 역사상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벤트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계획에 변경이 있을 듯하다. 계획이 완성되면 공유하겠다. 많은 분들의 블리즈컨과 오버워치 월드컵을 향한 관심에 감사하다.


Q. 오버워치 리그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하는 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존 스펙터 :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하는 네 팀이 모두 높은 수준의 즐거운 경기를 한다. 그렇기에 어느 팀이 우승해도 기쁠 것 같다. 결국에는 한 팀이 우승하겠지만, 그랜드 파이널 자체가 글로벌 팬들에게 보여줄 기회다.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

J. 알렌 브랙 :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최초 2연패를 달성할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챔피언을 달성하는 것보다 이 자리를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본다. 상하이 드래곤즈는 첫 시즌에서 부진했는데, 지난 3년 동안 발전해 이제는 독보적인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제프 카플란 : 서울 다이너스티는 개막 시즌에 가장 큰 기대를 받은 팀이다. 시즌 1-2에서도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뛰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고, 그런 노력 덕분에 올해 팬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필라델피아 퓨전의 여정 역시 놀랍다. 첫 시즌 그랜드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했다면, 이번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싶다. 그들에게도 이번 그랜드 파이널이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Q. 오버워치 리그 한 시즌의 끝이 보인다. 2020년을 돌아보며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존 스펙터 : 이번 시즌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진행되지 못했다. 오랫동안 준비한 것이 무산 됐다. 팀-관계자 뿐만 아니라 팬들도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힘든 기간임에도 노력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랜드 파이널을 한국에서 진행하게 돼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팬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줘서 감사하고 이번 그랜드 파이널 기간을 즐겨주길 바란다.

제프 카플란 : 오버워치 리그의 팀-선수들, 관계자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적응하고 리그가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분들에게 특히 감사하다.

나와 J. 알렌 브랙 사장님이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하지 못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둘 다 한국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데, 우리가 참여하지 못해서 애석하다. 향후 한국에서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돼 참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먼 거리에서 온라인으로 보겠지만, 리그의 가장 열렬한 팬으로 경기를 지켜보겠다. 한국은 그동안 행사들을 멋지게 잘해왔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