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기획 시리즈로 자신의 직업이 가진 애환을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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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아이온에서 아이템은 상당히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이다.
그리고 시스템상 던전에서 드랍된 아이템이더라도 외부 판매가 가능하기에
몇 레벨대의 어떤 종류 아이템이 나왔느냐에 주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아이템 역시 그 파티의 누군가는 필요한 아이템이다.
가격이 비싸 팔고서 그 이익을 나누면 좋겠지만 그 아이템이 필요한 사람 입장에선
자신이 착용 가능한 클래스이고 가장 어울린다는, 이른바 '효율'을 근거로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을 말한다.



아이온은 착용 아이템의 경계가 모호하여
같은 아이템을 동시에 여러 클래스가 착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 2년이란 이러한 아이템의 소유권에 대한 토론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고
그나마 지금은 어느 정도 대략적인 틀이 생겨 유저들 사이에서 그러한 개념이 공유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생각하기에 따라서 의견이 엇갈려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 그런 면에서 묶음 상자는 나름 획기적인 방법 ]




아이템이 귀하기 때문에 게임 내 가치가 높고
이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에 시세가 형성되었으며
그러다보니 누구에게 소유권이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획득 순위 논란이 생겨난 셈이다.



아무래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가장 큰 근거가 착용 가능 여부이다보니
어떤 아이템을 누가 착용 가능한가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 그러한 점때문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클래스가 있다.
아이온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착용할 수 있는 클래스, 검성이 바로 그들이다.



사실 게임 내 아이템과 관련된 분쟁이라면,
어렵지 않게 그 안에 개입된 검성을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인구수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기엔 기이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검성 = 트러블메이커 라는 식의 흑백 논리를 적용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결국 그러한 분쟁은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분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부 검성, 그리고 일부 유저들간에서 생긴 분쟁이 일반화되어
검성들에게 검레기, 혹은 검돼지라는 오명을 주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검성들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만난 검성 유저들과 인터뷰 및
아이온 인벤과 공식 홈페이지 검성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들의 슬픔을 정리해보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되도록이면 검성들만의 애환을 이야기하고자 몇몇 주제들만 다루었음을 밝힌다.




너무 유명해져버린 제47 군단장의 창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지금의 아이온은
던전에서 드랍된 아이템이더라도 외부에 판매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덕분에 특정 아이템을 기대하고 아이템이 나올 경우 파는 속칭 '팔이팟'도 있다.


수요가 높은 아이템이 가격도 높은 법.
외부 판매가 이루어지는 아이템 중 많은 검성들이 탐내는 제47 군단장의 창의 가격은 단연 압도적이다.
50렙제의 유일 등급 무기이긴 하지만 늘어나는 무기이기 때문에 PvP에서 좋은 효율을 보여주기 때문.
이 창 하나면 검성의 PvP가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그 가치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3.0 소식 이후 조금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최고가를 자랑 ]



많은 검성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바로 이 제47 군단장의 창에 대한 불만도 들을 수 있었다.



군창 비싼거야 두말하면 잔소리고..
직접 사서 써보면 '아~ 이래서 군창~ 군창~ 하는구나' 이해도 되죠. 그만큼 좋아요.


근데, 왜 검성이 자기 무기를 사서 써야 할까요? 그것도 같이 간 파티에서 말이에요.
다른 직업군은 던전 돌고 자기 아이템 나오면 먹어가는데, 검성은 왜 군창을 사야 하냔 말이죠.
비싸서? 좋아서? 그건 좀 문제있는 기준 아닌가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꼭 '용신장의 전투망치' 예를 드시는 분들이 계세요.
수호성도 사서 쓰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얼핏 들으면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죠.
그런데, 전곤은 착용 가능한 직업군이 수호성 외에도 있잖아요.
그래서 맨날 용신 전곤 룻권 두고 싸우는 거고요.


그럼 군창은요? 검성 말고 창 낄 수 있던 직업이 있나요?
그런데 대체 왜 이걸 던전 플레이한 파티에서조차 사서 써야 하냔 말이죠..



유일하게 검성만이 착용할 수 있는 물리 공격력 NO.1 무기.
공격 속도가 매우 느리기는 하지만, 두두둑 소리와 함께 대미지가 들어가는 것은 검성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이다.

- 공식 홈페이지 미늘창 설명



첫 군창 봤을 때 너무나 당연하단듯이
'검성님 뽀찌 얼마 주실거에요?' 라고 묻던 살성의 뻔뻔한 말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 시엘서버 55레벨 검성과의 인터뷰 중에서





좋긴 한데, 정말 사기 캐릭터라고 생각하세요?



객관적으로 볼 때 검성은 분명히 좋은 클래스다.
DPS라면 모를까 누적딜에서는 여타 직업군과 수위를 다툰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방어 수단이 적은 넘어뜨리기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PvP 역시 중위권 이상에 속하는 편이다.



넘어뜨리기 상태에서 운좋게 마비 신석의 효과로 이어진다면
일부 클래스는 별다른 대처를 하기도 전에 눕힐 수도 있어
한 때는 아이온 유저들 사이에서 검성이 아닌 검신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밸런스란 도마 위에 자주 오르는 것이 검성이기도 하다.


[ 강력한 상태이상 중 하나인 넘어짐 ]




검성 PvP 쎄죠.
늘어나는 무기 때문에 무빙도 되고 넘어뜨리기, 발목잡기 잘 맞물리면 진짜 강해요.
근데 사실 PvP라는 것이 그게 끝이 아니잖아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맙시다.
넘어뜨리기는 결국 확률이고, 마비 신석도 매한가지입니다.
약하다고는 안하겠습니다만, 대체 검성이 사기 소리 들을 정도로 강하다면
왜 요즘 그렇게 많이 진행하는 아프리카 방송 대회 같은 곳에서 검성이 우승하지 못하는 걸까요?


결국은 플레이하는 유저의 실력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검성이 그 모든 가위바위보를 무시할 정도로 상위에 있는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보탄 서버 마족 55레벨 검성과의 인터뷰 중에서





제가 검성인게 잘못인 것 같아요



어느 직업이든지 다른 직업과의 분쟁은 생긴다.
친구들끼리도 한 번씩 싸움이 일어나는데 서로 전혀 모르는 이들끼리는 오죽할까.
대부분의 사건들은 게임 내에서 정리되곤 하지만 간혹 그 사건들이 게시판까지 번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실제 사건의 해결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그저 불만 표출 정도로 끝나곤 한다.
주목할 점은 8개의 직업 중 유독 검성 게시판이 바람 잘 날이 없다는 것이다.



[ 유독 싸움이 많은 검성 게시판. 출처 : 공식 홈페이지 ]




[ 아이온 인벤 검성 게시판에 올라온 유저의 글 ]




실제로 검성 게시판을 보다보면 유난히 분쟁 글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한 두번이야 같은 클래스의 실수이니 미안한 마음도 갖고 자정의 목소리도 낼 수 있지만
본인이 직접 실수한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검레기', '검돼지'같은 비하를 듣다보면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공식 홈페이지 검성 게시판을 이용하는 한 유저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겨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 간단하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글. 출처 : 공식 홈페이지 ]









이 외에도 딜러를 생각하고 선택했지만 현실은 리딩에 대한 중압감이 있다거나
취향에 따라 고른 대검이나 장검, 단검을 두고 언제까지 타 클래스와 분쟁을 해야하는 것인지 등
많은 검성들에게 다양한 방면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들은 검성들의 애환은 유난히 유저들간에 일어난 일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더욱 해결하기에는 난해한 부분이 많은 것이 그들의 이야기였다.
실제로 이러한 대부분의 이야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결국 그들의 애환은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다. 존중과 이해, 그리고 조율.
검성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그리고 검성을 욕하는 유저들도 조금씩 서로 양보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즐겁기 위해 플레이하는 게임을 좀 더 게임답게 즐기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게임 속 몬스터들도 웃는데, 왜 우린 열을 내고 있을까 ]




※ 아이온을 즐기는 8개의 직업 모두 저마다의 애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작성한 호법성, 정령성, 살성 편에 이어 이번에 작성된 것은 검성편으로
  이후 계속하여 남은 직업도 작성될 예정입니다.

  각 직업의 이야기를 듣는 기사다보니 타 직업분들이 보시기에는 다소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런류의 기사를 통해 서로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에는 궁성편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궁성의 애환을 이야기해주실 분 계신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




Inven Roii
(Roi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