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월1일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영구제재를 당했습니다.

에레슈키갈에서 검성을 저와 저희 어머니가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나가기때문에 아침부터 저녁때 까지는 저희 어머니가 게임을 하시는데

저희 어머니 아이온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어머니가 우울증이 있으셔서 평소 친구도 없으시고 집에 홀로 계시는데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길까봐 아이온이란 게임을 가르쳐 드렸습니다.

저희 어머니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몹클릭하고 쪽지에 적어둔 순서대로 번호키만 

누르라고 제가 가르쳐 드렸더니 제가 일마치고 집에온 저녁까지 계속 같은 사냥터에서

제가 가르쳐드린대로 번호키만 누르시고 계시더군요. 그리곤 절 보더니 인벤창을 

열어보며 "아들~엄마가 요거요거 먹었어 어때?" 하면서 웃으시더군요.

정말 몇년만에 어머니의 웃는얼굴을 보는것 같아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질뻔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동안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제가 퇴근해서 집에 올때까지 같은 사냥터에서

같은 몹을 잡으십니다. 제가 가르쳐준데로...

저희 어머니 게임에 푹 빠지셨는지 제가 퇴근하고 게임을 하고 있으면 옆에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저 사람들처럼 날려면 어떻게 해야돼? 날개 먹어야돼?" ^^;;;

또 파티사냥하는거 보시더니 "아들 아들 죽겠다 물약물약! 피피"하면서 저보다 더 집중하시는 분입니다.

예전에는 제가 무슨말을 해도 "응" "아니" "그래" 정도만 대꾸하실 정도로 우울증이 심하셨는데 이제는 제옆에서 먼저 물어보고 얘기도 하시는게 너무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회사에 와서 일을하다 어머니가 전화를 하셧습니다. 그리곤 어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아들 우리 마호 마호가 꺼졋어 어떻해 어떻하면좋아~"하시는 겁니다.

전 점심먹고 회사에 얘기하고 급하게 집으로 왔습니다. 접속해보니 불법프로그램으로

인한 영구정지를 당했다고 나오더군요. 순간 머리속에 스쳐가는 생각..

저희 어머니 채팅같은거 할줄도 모르십니다. 혹시라도 마족이 시공타고와서 죽일까봐

인테르디카 서부장원 위쪽에 구석진곳에서 하시라고 해서 그곳에서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몹만 잡은겁니다. 근처에 오토도 없고 해서 안심했는데 지난주 금요일에는 어머니가 

"아들 쟤하고 이제 같이 사냥해 헤헤~" 하시는 겁니다. 알고보니 오토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 눈엔 오토들 사냥하는 곳에서 하루종일 같이 몹만 잡으시는 어머니가

같은 오토유저로 밖에 보이질 않겠지요.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신고도 계속 들어왔을 거구요. 

참 마음이 착잡합니다.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저한테 "왜 안돼? 못하는거 아니지?" 

하시며 어린아이같은 얼굴로 쳐다보시는데 차마 계정정지당해서 이제 못한다고 말을 못하겠

더군요.

어머니가 레벨업도 하시면서 "우리 마호가 또 한살먹었다 아들!" (마호는 케릭명 레벨업하면 그냥 나이 먹는줄 아십니다.) 좋아하셨는데...

케릭이나 아이템은 아깝질 않습니다. NC를 탓할 마음도 없습니다. 

까짓거 맘먹고 현질하면 정예풀셋한 케릭장비 언제든지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를 웃게하고 마음을 열게한 마호를 이제 못하게 됐다고 어머니께 

어떻게 얘기를 해야될지...혹여나 그 사실에 어머니가 예전처럼 마음의 문을 닫고 다시 

어둠속에서 살아가시게 될까봐 아들로서 가슴이 미어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