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4차퀘 아직 안하고 보류중인 유저라는거 먼저 밝히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제가 퀘스트를 편하게 깨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작성하는건 아니라는 것도 서두에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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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은 수정 or 보완이라고 적어 놨지만...


현실적으로 3가지 정도의 이유로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첫째. 퀘스트를 수행했던 유저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극초반 저가에 끓용혈을 매입, 제작하여 퀘스트를 수행한 유저가 아닌 근래에 10~20만의 가격에 매입하여 작게는 몇천, 크게는 억대의 비용을 들여서 퀘스트를 수행했던 유저들에게 퀘스트 수정을 통한 난이도 변경은 엄청난 반발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큽니다.


물론 과거 린2에서도 퀘스트 난이도를 나중에 낮춘 일이 없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게임 스타일상 현재 4차퀘만큼의 커다란 파급력을 가진 난이도 변경은 없었습니다.
('그냥 먼저 했다가 손해봤네 에이씨' 정도의 수준이었죠.)


이전에 쌍수 공속 패치라는 전례를 보면 퀘 수정 후 보상이라는 개념이 엔씨에게 없지는 않는거 같긴 하지만 그때는 영혼 각인을 풀어주는 식으로 일괄 보상이 된 것에 반해 4차 퀘스트의 경우 퀘스트 수정을 통해 난이도가 쉬워지면 이전에 제작으로 돈을 많이 날린 유저들에게 일일히 보상해 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둘째. 4차퀘의 수정으로 인한 난이도 저하는 아이온 1.5 패치의 수명을 급격하게 단축시키게 됩니다.


이른바 '컨텐츠' 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데바니온이 1.5 패치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1.5 패치 이후 개발진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이 몇개월에 걸쳐서 공략되기를 개발진이 희망했던 데바니온 퀘스트가 난이도 저하로 인해 더 쉽게 공략이 되어서 한두달만에 모두 끝나게 된다면 다음 패치까지의 기간까지 유저들이 즐기고 향유할 만한 컨텐츠가 줄어든다는 소리죠.


물론 컨텐츠가 소비되어 없어지는 것을 유저가 책임질 이유는 없습니다. 엔씨의 개발력 부제를 유저가 떠안는다는게 말이 안되는거죠.


다만, 어짜피 패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엔씨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고, 이 부분에서 엔씨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수정없이 데바니온이라는 컨텐츠(라고 쓰고 떡밥이라고 읽는게 맞습니다.)를 좀 더 오랫동안 유지시켜야 다음 패치까지 시간도 벌 수 있고 할게 없어 질려서 떠나는 유저이탈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끓용혈 구입 비용에 파산하여 떠나는 유저도 있을테니 어짜피 같은 결과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데바니온과 같은 고성능 아이템의 쉬운 공급은 게임 자체의 수명을 줄입니다.


1.5 패치 이전 천부장셋과 백부장셋은 동굴유일로는 따라갈 수 없는 고성능 아이템으로 누구나 선망하고 입고 싶어 했지만 누구나 입을 순 없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몇달이라는 시간과 돈을 투자한 유저들도 많았고 천부 풀셋을 맞춘 유저는 아이온 관련 사이트들에서 취재를 나갈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얘기가 살짝 옆으로 빠졌지만 데바니온은 천부장에는 밀릴지라도 백부장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이템입니다.


이는 기존에 동굴유일을 다 맞추더라도 결국은 어포작으로 백부장/천부장을 맞추기 위해서 게임을 플레이 했던 1.5 패치 이전의 유저들과는 달리 1.5 패치 이후의 데바니온 풀셋만 맞춰도 어비스 템과 어느 정도 대적 가능하기 때문에 데바니온 풀셋 이후의 목표의식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는 겁니다.


데바니온 풀셋 이후 다시 어포를 모아서 정예 천부장을 가시는 분들이 없으리라는 장담은 못드리지만, 데바니온 퀘스트를 하면서 천문학적인 키나를 소비한 다음에 다시 엄청난 비용을 금 공훈에 재투자하여 정예 천부장을 또 다시 맞추실 분들이 과연 얼마나 계실까요?


거기에 빛 명/암룡왕급 무기까지 주는데 더 이상 무슨 노가다가 필요하겠습니까. 기껏 해봐야 액세서리나 천부장셋으로 맞추고 방어구, 무기는 걍 데바니온으로 만족하실 분들이 대부분일꺼라고 봅니다.


즉, 동굴유일을 맞추고도 결국엔 천부장으로 귀결됬던 유저들의 성향이 데바니온을 맞추면 그 고성능으로 인해 어비스템에 대한 동경을 접게되고 rvr과 상대종족과의 전투가 컨셉인 아이온에서 데바니온의 쉬운 공급은 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키보드를 잡기 시작하면 글을 길게 잡아 뽑는 나쁜 버릇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데 오래 걸렸는데;;; 요컨데 윗 내용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 엔씨가 유저를 위해 데바니온 난이도를 낮춰줄 이유는 없다. ]





하지만, 수정이 안된다고 해도 분명 보완은 필요합니다.


이것도 3가지 정도의 이유는 있습니다.




첫째. 준비를 해둔 자와 안해둔 자. 그리고 먼저 한 자와 나중에 한 자의 갭이 너무 큽니다.


그 중 준비를 했네 안했네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준비를 했지만 크리가 워낙 안떠서 10회 이상 돌려서 파산 하신 분들도 계시고, 나중에 했지만 한번에 성공해서 잘 넘어가신 분도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나중에 한 자에 대해서 끓용혈의 가격은 넘사벽이 아닌 서울광장 컨테이너 장벽급의 장애물입니다.


특히 신규 유저들에게 있어서 현재 데바퀘 4차의 진입 장벽은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주변에 아이온을 시작한지 2달 이내인 유저가 3명 정도 있는데 이제 막 불신을 졸업하고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까요? 40 달인 장검과 45 달빛오단을 고민하면서 앞으로 한달 후면 만랩이 될 그런 신규 유저에게 현재의 4차퀘는 현질이 없다면 그냥 불능퀘스트라고 보여집니다. 




둘째. 한주 두주 컨텐츠가 아니라 한달 두달, 아니 그 이상 걸리는 컨텐츠라고 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개발팀은 몇개월이 소요될 퀘스트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데바퀘 최초 완료자는 4일 만에 나왔습니다.


사실 사람이라면 인지상정이라고 누구나 빨리 완료하고 싶은건 같은 마음일껍니다. 이를 길게 늘여 뽑고 싶은 것은 엔씨뿐일껍니다.


실제로 4일까지는 무리겠지만 2~3주면 가능한 컨텐츠가 개발팀이 몇개월짜리 컨텐츠라고 언급했다고 해서 유저들이 '아 그렇구나 몇개월 걸려서 하는거구나' 하는 것은 엔씨에게 계정비만 퍼주는 결과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은 위에 수정 불가에서 밝힌 컨텐츠 소모에 대한 부분을 수렴하면 될테니 넘어가겠습니다. (_ _)




마지막 셋째. 끓용혈 자체의 수급 불균형이 너무 큽니다.


끓용혈의 습득 루트는 현재로선 한가지 입니다. 46랩 이상의 용족 닥사 뿐이죠.


하지만 끓용혈의 수요는 습득에 비하면 너무나 많습니다. 당연히 가격이 기존의 20~30배씩 오르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얼마가 걸리던 닥사해서 끓용혈 125개를 줏어서 퀘스트를 하면 돈이 안들것이 아니냐는 대답은 이미 여러번 실패한 유저들에겐 그냥 퀘스트 하지 말라는 대답보다 더 염장지르는 소리일껍니다. -_    -);;;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급처를 1가지 이상은 제공할 필요성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래 여러글 중에 달린 리플에서 봤는데 뜨거운 용족 혈흔 → 차가운 용족 혈흔 → 끓어오르는 용족 혈흔 식으로의 업그레이드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이전 달인 퀘스트에서 장특무/방/장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엔씨가 달특무/방/장을 쪼개서 3개씩 얻을 수 있게 패치를 한 선례도 이미 있고 말입니다.
(물론 장특무/방/장의 수급 불균형은 1.2패치 이전 46랩 이상의 몹이 너무 적었던 것에 기인한 것이지만 논점 밖의 이야기니 패스합니다.)


장특무/방/장의 경우와는 반대로 뜨거운 3개를 돌려서 차가운을 만들고 그 차가운 3개를 돌려서 끓용혈을 만들게 되면 끓용혈의 가격은 다소 내려가겠고 뜨거운과 차가운의 가격은 다소 상승하겠지요.
(이 방법이 개인적으론 괜찮다고 봅니다. 현재 만랩이 아닌 저랩유저들도 미리 데바니온 퀘스트를 준비 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아니면 그냥 무한 반복퀘로 용족 정예 10마리 잡으면 뿔/가죽/비늘/혈흔 중에서 아무거나 1개 주는 식의 무한 반복퀘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냥 언젠가 125개 모을때까지 무조껀 닥사해라는 너무 잔인하니까요.





결국 누구나 아는 소리만 적게 되었습니다만, 유저들 생각보다 먼저 개발진의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막무가네로 개발진을 대변하자는 것이 아니라 실제 패치를 하는 입장인 개발진의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유저들이 아무리 뭐라해도 개발진이 패치를 하고자하는 의지가 없다면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개발진이 유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느 방향이던 데바니온에 보완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보완도 없이 그냥 이대로 쭉 간다면 '내가 엔씨게임 1~2년 한것도 아니고 역시 엔씨구나' 라고 속으로 또 욕하겠지만 말입니다;;;



p.s 서두에 밝혔듯이 저는 4차퀘를 현재 '안'하고 있습니다. 끓용혈을 미리 매입해 둔 분량이 분명 창고에 있으며 단지 퀘스트를 보류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재기까진 아니고 그냥 제가 돌릴 만큼만 패치전 구입했던것이고 물론 창고에 있는 분량을 다 돌린다고 뜨거운 마력 심장이 나온다고 보장 할 수 있을 만큼의 끓용혈이 있는 건 아닙니다.)


좀 더 속마음을 끄집어 내자면 4차퀘에 들어가는 끓용혈의 값이면 금 공훈을 몇십개 살 수 있는 가격인데 어짜피 데바니온을 맞추고 나서 다시 정예 천부장을 맞출꺼라면 그냥 처음부터 데바니온을 안하고 정예 천부장을 맞추는게 시간/키나 절약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중단한 겁니다.


제가 쉽게 깨려고 이런 글을 올릴꺼면 이렇게 구차하게 추신 달지는 않았을 겁니다. (_ _)


장문의 뻘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주말 잘들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