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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1 17:44
조회: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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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확률과 운에 의존하는 컨텐츠는..그 컨텐츠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얼마나 달콤하고 매력적인가로 결정이 됩니다. 예전 사람들이 돈도 별로 없던 시절에 그 많은 키나를 쏟아부으며 달인퀘에 도전한 사람들은 달인퀘 이후 맛볼 제작유일과 그 제작유일이 가져다줄 엄청난 이득을 바라며 달인퀘에 도전했고, 보상은 매력적이나 도전할 엄두를 낼 만큼 부유하지 못했거나 달인퀘의 보상이 매력적이라 느끼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컨텐츠로 눈을 돌렸습니다. 다만 전자는 적었고(레기온단위로 몰아줘야 할 만큼 높은 난이도였으니) 후자는 많았죠. 불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신에서 나오는 희귀/전승급 방어구와 메데 및 보스들이 주는 유일급 아이템, 강력한 스탯과 늘어난다는 옵션으로 PvP시 더 유리한 입장에 서게 해 준다는 매력적인 컨텐츠가 사람들을 불신으로 몰려들게 했습니다. 막대한 키나를 소모하는 달인퀘와는 달리 시간만 들여 익숙해지기만 던전쿨타임마다 파밍을 시도할 수 있다는 낮은 난이도에 사람들은 불신으로 몰렸고, 그 덕에 다른 사냥터는 거의 오토밖에 보이지 않을 만큼 텅 비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먹는 사람은 먹고 못 먹는 사람들은 못 먹었지만 렙업도 하고 30랩대 희귀급 방어/악세 풀셋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서 불신은 국민 코스가 되었지요. 그럼 데바퀘는 어떨까요? 데바퀘의 난이도는 저도 겨우 일주일 조금 넘게밖에 들이지 않았을 만큼 낮은 난이도입니다. 4차퀘때도 혈흔은 그동안 먹어둔 게 충분히 있었고, 10세트 분을 준비하기엔 약간 부족했지만 레기온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먼저 데바풀셋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닥사나 뭘 찾아다니는걸 싫어하는지라 오히려 3차나 5차가 더 어렵고 짜증나게 느껴젔을만큼 데바퀘의 난이도는 굉장히 낮습니다. 그런데 데바퀘의 보상은 어떻습니까? 데바퀘 전에 차고 있던 빛암룡셋을 우습게 만들어 버릴 만큼 좋습니다. 빛암룡 세트를 찬 사람이 반드시 바꿀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하겠지만, 한 번 깨 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옵션이 좋죠. (단 하나 장갑 공속 6%가 걸리지만 타이틀이 있으니..) 그런데 상기한대로 난이도는 쉽습니다. 누구나 '어 이거라면 한 번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억 키나에 달하는 돈을 들이지 않고도 빛암룡 방어구셋과 메노무기에 필적하는 무기를 얻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정말로 매력적인 보상이죠. 마치 누구나 달려와 사냥하던 국민 사낭터 불신처럼 말이죠. 결국 이게 문제라고 봅니다. 먼 옛날 달인퀘처럼 엄두를 못 낼 난이도였다면 오히려 욕을 안 먹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슨 에픽급 연속 퀘스트처럼 수십 수백 시간을 넘게 들여, 정말 말도 안되는 고난을 거쳐야 맞출 수 있는 장비였다면 "이걸 하라고 만든 거야?"라는 소리는 들었을 망정 지금처럼 과도한 욕은 듣지 않았을 겁니다. 단지 외면당했을 뿐이라도 말입니다. 누구나 시간만 좀 들이면 할 수 있는 쉬운 퀘스트, 하지만 풀셋을 찬다면 최상위 1%와도 한 판 해볼 만한 희망을 갖게 만드는 매력적인 보상. 이것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 다 깬 놈이 느긋한 소리 한다며 욕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조금만 릴랙스하셨으면 합니다. 마치 국민 코스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을 만큼 과도한 관심이 불러온 게 지금의 데바니온 퀘스트의 현주소입니다. 아직 시작하지 않으신 분들은 천천히 준비를, 이미 4차에 돌입하신 분들은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상황을 지켜보시면 어떨까요. 렙제가 풀려 달인퀘의 난이도가 미친듯이 낮아지던 그 시점에 토나오게 올라가던 용족의 심장도 지금은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아진 가격이 되었습니다. 물론 혈흔 값이 낮아질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여유를 갖고 돌아보면 다른 방법은 분명히 있다는 말입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새겨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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