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게임 사러 가자・・・"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을 적, 아버지는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셨다.

여름방학에 할 일도 없이 한가했던 저는 마루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다리의 힘만으로 뱅글뱅글 노는 놀이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다 못 한 아버지가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닌데도 제게 게임을 사준다고 하신 겁니다.

저는 기꺼이 따라갔죠. 그리고 당시에 대유행하던 "패밀리 컴퓨터"를 샀습니다.

지금 떠올리면 그게 저와 게임의 첫만남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만남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마루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다리의 힘만으로 얼마나 효율 좋게 뱅글뱅글 돌 수 있는지를 추구하는 블로그를 매일 같이 갱신했을지도 모릅니다・・・・



빛의 아버지 계획.

그것은 예순을 넘은 나이에도 게임을 좋아하는 아버지께 FF 14를 플레이하게 하고, 저는 정체를 숨기고 친구 등록.

함께 모험을 해가며 어느 날 자신이 친아들이란 걸 밝히는 장대한 효도 계획.


정월 휴가에 무사히 클라이언트를 인스톨하여 궁그닐에 캐릭터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드디어 시작되는 빛의 아버지 계획.

그럭저럭 퀘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확인했기에 저는 집을 뒤로했습니다・・・

자・・・계획의 일단계는 완료.

이제는 아버지가 계속 플레이하고 제가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 우연을 가장해 친구가 되는 작전입니다.



제 보금터로 복귀한 저는 낚시를 하며 PC 서치로 아버지의 캐릭터를 마구 검색했습니다.

좀처럼 로그인하지 않았지만 로그인할 법한 시간은 대강 예상이 됐습니다.

그 시간에 집중적으로 PC 서치.

다음날・・・ 드디어 아버지의 이름이 서치에 걸렸다・・・・!

로그인하고 있어!



아무래도 중부삼림에 있는 모양.

레벨도 조금 올랐네요. 아무래도 열심히 플레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먼저 접촉하면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죠.

여기서는 사전에 부탁해둔 자유 부대 죠비의 멤버에게 접촉을 부탁하고, 그 친구라고 소개 받아 친구가 되는 게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둘러 아버지의 위치를 멤버에게 전합니다.


검은장막 숲: 중부삼림(23,16) 빛의 아버지


아버지, 완전히 마물 취급



아직 레벨이 낮아 행동 범위는 파악하기 쉽습니다. 넓은 중부삼림 중에서도 금새 아버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오・・・・ 아버지・・・・

착실히 용맹한 사격을 써가며 싸우고 있어・・・・

LV6인데 LV1 무당벌레에게 용맹한 사격・・・ 용서라고는 없는 빛의 아버지.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감동입니다・・・



눈앞을 지나 그리다니아로 돌아가는 아버지. 퀘스트 보고라도 하는 걸까?

이쪽을 바라보는 일은 없습니다・・・

아아・・・아버지・・・당신의 아들은 여기에 있어요・・・・

그렇게 말을 걸고 싶어지지만 서두르면 안 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리 씨, 이쿠로 씨가 달려와주셨습니다.

근데 좀처럼 말을 걸 타이밍이 보이지 않네요.

"차라리 죽기라도 하면 부활이라도 걸어주면서 말을 터볼 텐데요・・・"하고 말하는 리리 씨.

"이렇게 된 이상 PK를・・・"하고 제안하는 저.

최악이라고 욕을 먹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빛의 아버지는 굽은가지 가도로 이동.



에테라이트 앞에 도착한 빛의 아버지는 잠시간 움직이지 않아 휴식 마크가 붙었습니다.

네・・・ 이 시간이면 저녁 먹을 타이밍.

식사 후, 아버지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십니다. 그 후 목욕을 하고 방으로 돌아오시죠.

잠시간 여기서 움직이지 않겠지요・・・

잠복을 계속하고 있으니 자유부대 멤버도 차례로 로그인했습니다.



몇 명의 멤버가 모여 빛의 아버지를 보러 왔습니다.

커뮤니티 능력이 높은 아루가 빛의 아버지에게 접근.

하지만 의자 마크는 사라지지 않네요・・・・
지금 움직여주면 아루가 말을 걸어 줄줄히 멤버가 등장하고・・・ 즐거운 대화 끝에 친구 등록・・・・!!

좋은 흐름이다!!

빗속 잠복이 계속됩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분이 지나도 아버지는 여전히 의자 마크・・・



느닷없이 로그아웃 해버렸습니다・・・・


아하・・・씻으시는 건가・・・

도리 없이 조사팀은 해체. 각 멤버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낚시로 돌아가 조사는 일단 단절.

이건 꽤나 힘들지 모르겠는걸・・・・

그렇게 음식 효과가 하나 사라질 즘・・・ 이쿠로 씨가 가르쳐줬습니다・・・

"아버지・・・로그인해 계시네요."

떴다! 목욕을 마치고 자기 전에 잠깐 더 플레이하려는 걸까요!?

이번에야말로 찬스를 잡아 친구 등록을 해야 해・・・!!




다시 중부삼림을 날아가 빛의 아버지를 찾는 마이디 씨.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하지만・・・・ 방금 전의 장소에 빛의 아버지는 안 계십니다・・・!!

어디야・・・! 어디로 갔어・・・!

LV은・・・ 아직 6!! 그리 멀리는 못 갔을 거야!!

굽은가지 가도 부근에서 빛의 아버지를 발견!!

빛의 아버지와 동 레벨대인 오츄를 쓰러트리며 동쪽으로, 동쪽으로 나아가・・・

아아아아아앗!



LV6의 아버지가・・・LV9 아놀을 공격하기 시작했어・・・!!

그・・・그렇겠지・・・!! 그야 그렇겠지・・・・!!


나도 베타 테스트 때 같은 레벨대의 오츄를 쓰러트려 기분이 좋아져・・・ 아놀에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덤볐다고!!

하지만 그거・・・못 이겨!

나・・・나랑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쭉쭉 체력을 빼앗기는 빛의 아버지・・・・!!

사정을 들은 리리 씨가 힐러로 잡 체인지해서 이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이래서야・・・ 늦어버려・・・・



아버지가・・・죽어버려・・・!!

본인이 죽는 건 아냐・・・ 캐릭터가 죽는 것뿐이지만・・・뭐야・・・ 이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은・・・・

아빠・・・・!

"야・・・ 게임 사러 가자・・・"

아빠・・・!!



아, 진짜~!!



나 찰 충 격 권!!









저질렀다・・・・


손가락이 멋대로 움직였어・・・・

이대로 떠나는 것도 부자연스러우니까・・・・


이젠 이 흐름을 따라・・・ 친구가 될 수밖에 없어・・・



사태를 알아차린 아버지가 다가왔다.

여기야・・・ 이 타이밍이야・・・・

여기서 말을 걸어・・・친구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어・・・・

이 지나친 드라마감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어・・・・・



"괜찮으셨나요?"


두근거린다・・・・

이제까지 맛보지 못 한 긴장감・・・・

제대로 채팅이 보이도록 빨간 글자로 표시되게 했으니까・・・ 이 목소리는 반드시 닿을 터・・

그 증거로 잠시간 마이디의 주변을 뱅글뱅글 도는 빛의 아버지・・・


빙글빙글 돌아서・・・・


빛의 아버지는・・・・・




・・・・・・・



・・・・・・・도 망 쳤 다.

이기 뭐꼬.

아재요・・・ 말은 해주고 가소・・・


그 후, 리리 씨가 도착.
도망친 곳을 검색해 보지만 발견되지 않고・・・

돌발 임무의 아놀에게 당한 모양.




그로부터 몇 번인가 대화를 해보려 꾀했지만・・・・

언제나 전력질주로 도망쳐버리는 빛의 아버지.

본격적으로 무서워하는 걸지도 몰라・・・・



아루 "어땠어요・・・?"

마이디 "도망쳤어・・・"

아루 "네~!?"

이미 들킨 걸지도 몰라・・・그런 이야기를 하니 모두 도망칠 이유가 없다고 해주었다.

뭐・・・ 그거야 그렇지만・・・・

그렇게 몇 번인가의 술래잡기 끝에 눈 꽉 감고 친구 등록을 던져 보았습니다.



다음 날, 친구 목록을 보니 요청은 승인되어 있었습니다・・・

뭐, 뭔지도 모르고 등록한 거겠지만・・・・ 일단 친구 등록은 완료네요・・・・

하지만・・・ 아직 의사소통을 못 했어요・・・


빛의 아버지의 레벨은 8까지 올랐습니다.

이대로 이 마이디로 계속 접촉하는 건 정체가 들킬 가능성이 높겠죠・・・

여기서는 일단・・・・ 스스로도 초심자가 되어・・・ 의사소통을 꾀해야겠죠・・・・



부탁한다・・・! 잇춍・・・!!



나날히 도망가는 게 빨라지는 빛의 아버지를 붙잡기 위해・・・・ 서브캐릭터를 기동하여 접근하는 작전에 나섰습니다.


과연・・・・빛의 아버지와 말을 터볼 수 있을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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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기

번역 : A.A.A(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