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아버지의 말버릇은 "일요일에는 놀이동산 가자!"

어릴 적의 저는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요일 아침이 되어도 아버지는 일어나실 생각을 안 하셨죠.

"놀이동산은?"하고 물으면 언제나 "일어나면 가자"고 이불에서 나오려 하지 않으시・・・

저녁 가까이가 되어서야 엉금엉금 일어나 놀이동산은 없었던 것으로.

물론 "아빠는 거짓말쟁이!"하고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말을 하는 법은 없었습니다.

분명 처음부터 기대를 안 한 거죠. 매주 있는 일이니까.

주말의 가족 행사래봐야 그날 저녁 재료 사러 장에 나서는 것뿐.

지루한 얼굴로 엄마를 따라가는 아버지의 등은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빛의 아버지 계획.

그것은 예순을 넘은 나이에도 게임을 좋아하는 아버지께 FF 14를 플레이하게 하고, 저는 정체를 숨기고 친구 등록.

함께 모험을 해가며 어느 날 자신이 친아들이란 걸 밝히는 장대한 효도 계획.


게임내에서 빛의 아버지와 접촉하는데 성공한 마이디 씨.

하지만 은근슬쩍 친구가 되는 작전은 난행. 타이밍을 잡지 못 해 시간만이 흘러 갑니다.

그런 어느 때, 마이디는 아놀과 싸우는 아버지를 발견. 관찰하고 있으니 열세에 빠지는 아버지.

그만 나찰충격권을 써서 아버지를 구하고 맙니다.

흐름에 맡겨 "괜찮으셨나요?"하고 묻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빛의 아버지는 마이디의 목소리를 들었음에도・・・ 도망쳐 가는데・・・



상황이 생각 같지 않네요.

어떻게든 밀어 붙이는 식으로 친구 등록에는 성공했지만 너무 앞에 나서고 말았습니다

이제 와서야 친구 등록에 오히려 발목이 잡히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저를 보면 이름이 노란색이 되니까요.

이래서야 미행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너무 눈에 띄어버려요. 마이디로 접근하는 건 위험해 보입니다.

자유 부대의 멤버가 말을 걸어도 죄 도망칠 따름이니 잠시간은 채팅을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군요.

뭔가 다른 방법으로 빛의 아버지와 의사소통할 수는 없을런지・・・・



그래서 생각한 것이・・・「라라펠 작전」이었습니다.

미코테인 마이디 씨가 아닌 '라라펠'로 공략.

라라펠의 용모라면 경계심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지 않을까요?



「라라펠 작전」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웨이브 1  라라펠 캐릭터로 아버지와 접촉

웨이브 2  채팅으로 말을 걸면 도망칠 가능성이 있으니 가만히 바라만 본다.

웨이브 3  라라펠의 귀여움을 구사하여 아버지의 뒤를 밟는다.

웨이브 4  아버지가 라라펠에게 마음을 열어 멈춰 선 순간.



웨이브 5

"나는 라라펠 잇춍! 잘 부탁해라라~♪"

얼핏 어미의 "라라♪"는 너무 과장스러우니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게 중요합니다.

설마 다 커서 독립까지 한 아들이 이런 귀여운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서 "라라~"하고 말할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할 게 분명합니다.

이것으로 수상쩍음을 지우는 거예요. 다른 수상쩍음이 떠오를 것 같지만 그건 생각하지 말기로 하죠.

아버지・・・궁금해 하셨죠・・・

"라라펠은 왜 작은 거냐・・・?"

그야 귀여우니까・・・ 이 귀여움으로・・・



댁에게 접근하기 위한 거지・・・・

후후후・・・ 이번에야말로 의사소통을 이뤄낸다・・・!!

탐색 개시! PC 서치!

있다있다・・・그리다니아 신시가지・・・

에테라이트 앞에 없는 걸 보니・・・ 궁술사 길드인가.



척! 여기는 잇춍. 궁술사 길드에서 타깃을 발견. 현 시각부로 제2 전술을 개시한다.

라저. 경계를 늦추지 않도록 주의하라.

이젠 추적 경험치도 꽤나 올라 있습니다.

자・・・ 빛의 아버지・・・ 똑똑히 맛보라고・・・

라라펠의 귀여움을!

이것이・・・이것이・・・・라라펠만이 가진 특수 능력!



매료하는 힘!

굳이 밋밋한 잇춍으로. 금발의 인형 같은 라라펠이 아닌, 구태여 쇼와의 인형 같은 잇춍으로 발산하는 매료하는 힘・・・

이거라면・・・・ 효과 발군입니다.





야, 무시하냐?

무시하는 거야?


엉?

뭐라고? 지금은 남을 돌볼 처지가 아냐?




아빠~, 자요・・・ 라라펠이어요~・・・・・

뒤에 있잖아요~



전혀 관심이 없다・・・・

시야에 안 들어가나?

점프해도 돌아보지 않는다・・・。

정말! 예나 지금이나 둔감해서는!



그래・・・ 줄곧 그랬던 거야・・・

말하면 좋았던 거야. 놀이동산 가고 싶다고! 약속하지 않았냐고.

말하지 않아 전해지지 않았던 걸지도 몰라. 아빠하고 같이 놀러가고 싶다고.



나는 착한 아이로 보이고 싶어서 말 잘 듣는 아이를 겉꾸미며 포기하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저녁 장보면서 말하면 됐던 거야. 지금이라도 좋으니 어디라도 가고 싶다고.

알아줘. 깨달아줘. 그런 기분만으로는 상대에게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아.

뭐가 라라펠 작전이야!

역시 제대로 말해야만 해!

안 그러면 그 사람은 돌아보지 않아!



뭐라고 하지?

・・・・・뭐라고 하면 좋을까・・・?



놀아주세요!

그거면 되잖아.

심플하게 전하자・・・!!

성가신 건 필요 없어!


















・・・・・・・어디 갔냐.














아루 "잘 됐어요!?"

로그아웃했어・・・

아루 "네~!?"



왜 아버지는 알아봐주지 않는 걸까・・・・

말을 걸어봐야・・・ 무서워하려나・・・・

왜・・・ 내 목소리에 대답해주지 않는 걸까・・・・・





루코치 "그러고 보니 아버님은 플포 유저였죠. 키보드는 가지고 계셔요?"




"아뇨!"

"그러니까 그렇지!!!"







다음 주 초, 한 번 찾아 뵐 찬스가 있다.

그때, 아무렇지 않게 "파판은 잘 풀려?"하고 묻고는 채팅 이야기를 꺼내고 키보드를 사러 가자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야말로 온라인 게임의 매력이라고 다시 한 번 전하는 거지요.

현재 아버지의 레벨은 8

서둘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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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기

번역 : A.A.A(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