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개 축구 팬의 생각이니 편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번 요르단전에서 대한민국은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433을 가지고 나왔는데요.

밀란팬이라 올 시즌 불안한 433 포메의 경기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밀란은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로프터스치크, 라인더르스, 유누스 무사와 같은 공격성향이 짙은 미드필더들을 데려오면서 

433 포메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토날리 이적, 베나세르 부상도 한몫 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가 썩 좋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챔스 뉴캐슬, 돌문전 무승부, 파리전 패배, 리그 나폴리전 무승부, 코파 아탈라타전 패배 등) 

응원하는 팀의 433이 제대로 작동한 경기를 많이 못 봐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433이라는 포메이션에 대한 불안함과 불신이 있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이번 요르단전을 보면서 시종일관 밀란의 경기를 보는 느낌이 많이 들었네요. 

중원 활용이 전혀 안 되고 이로 인해 U자 빌드업이 이어진 결과, 

좌-우측 공격수들의 순수 개인 능력으로 어떻게든 크로스를 올리거나 역습을 노리는 전술의 반복....


433의 경우 좌-우측 미드필더들이 빠른 움직임으로 

전방 공격 자원들과 볼 전개를 하면서 공격 작업을 해나가야 하고

중앙에 서는 미드필더가 최대한 수비 보호를 해주면서 

유의미한 볼 전개로 공격 자원을 활용하면서 

좌-우측 미드필더와 꾸준히 역할을 스위칭 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박용우 선수는 주로 3선 미드필더 때론 센터백을 서는 선수라 

시야나 볼 배급에 있어 중앙에 서기 적합하지 않고, 실제로 압박이 들어올 때 볼을 지키기 급급했죠.

이재성 선수도 3선 보호엔 적합한 선수가 아니고, 그나마 중앙에 선수를 세울 거였으면 황인범 선수가 맞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3미들의 이번 요르단전 히트맵입니다. 

황인범 선수가 공격작업을 위해 전방에서 노력을 많이 했고 

이재성 선수는 본인 롤에 맞지 않는 수비적인 포지션을 위해 후방에도 자주 머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박용우 선수는 3미들의 중앙에서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을 하지 못한 모습이고요. 



다음은 공격 3인의 히트맵입니다. 

터치 횟수 자체도 엄청 적은 걸 알 수 있죠. 

그러다보니 나중엔 451과 비슷한 형태로 공격이 바뀌게 됩니다. 

양측 공격수들이 내려와서 볼배급을 해서 올라가죠.

이번 요르단전 히트맵과 호주전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좀 발생합니다. 

호주전 4231에서 3선에 배치된 두 미드필더의 히트맵입니다.

박용우 선수가 3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황인범 선수가 좌측 혹은 전방으로 전진할 수 있게 도와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호주전 공격수 3인방의 히트맵입니다. 

전방에서 많은 터치와 공격작업을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연장의 특수성과, 수적 우세도 있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이미 16강과 8강에서 체력 고갈된 상태에서 

밸런스 유지가 매우 중요한 433 포메를 시도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네요.

이재성 선수의 경우, 조별리그 442 포메이션에서 좌측과 중원(좌측 2번, 중원 1번)에 서며 

키패스 도합 8개를 기록한 걸 생각하면 확 죽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요르단이 라인을 올려 전방부터 압박을 걸었고, 본인의 역할에 익숙치 않은 3미들이 뒤로 밀려나버려 

전방과 공수 간격이 엄청 벌어져서 유기적인 공격작업이 만들어질 수가 없었고, 결국 온 타겟 0개.

꼭 인테르 상대하는 최근의 밀란을 보는 거 같았네요. 아쉽고 또 아쉽네요.

(실제로 인테르가 352를 자주 쓰고 밀란도 4231, 433을 기조로 하고 있고요.)

차라리 안 쓰던 433을 쓰는 것이 아니라, 조별에서의 442를 썼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오늘 나온 울산현대 포백에게 익숙하고, 이전 경기 호주 전 때도 썼던 4231을 썼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네요.



그리고 제가 한 번 찾아보니 클린스만이 433을 썼던 경기가 없던(?) 거 같더군요. 

토너먼트 단계에서 실험적 전술을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기든 지든 웃고 있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이 사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온 건가? 프로직관러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국가대표 경기를 찾아보는 것도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정도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여하튼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순 없고, 다시 앞을 향해 더 힘차게 전진해나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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