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게임사 기획&운영 파트에 몸 담았다가
수뇌부들의 돈 욕심에 환멸을 느껴 퇴사한 직장인입니다.

워낙 게임을 좋아하기에 퇴사 후
일반 유저 신분으로 돌아와
여러가지 게임들을 해오다가 우연히
옛 생각에 마영전 연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마영전 패치노트를 보고,
아니, 지금까지 3N 게임사뿐만 아닌 국내 게임사들 해오던 짓거리를 보고
속에서 터질 것 같은
답답한 마음에 글 한번 적어봅니다.


요즘 3N 게임사들 이슈 참 많죠

이런 글이 유저분들의 아주 작은 희망까지 완전히 꺾어버릴 수 있겠지만
답답해서 한자 적어보겠습니다.

글이 좀 깁니다.
한 줄 정리는 마지막 부분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머릿속에서 그냥 내뱉는말이라 맞춤법, 띄어쓰기 양해바랍니다.


1. 고질적인 소통 문제

이미 많은 유저분들도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는 크게

운영 = 게임 모니터링 및 고객상담, 클레임 대응, 테스트 등
기획 = 모든 컨텐츠의 개발 및 개발에 필요한 수치 등을 문서화 하여 개발팀에 전달
개발 = 기획팀에서 넘어온 기획안을 코딩하여 게임에 적용
사업 = BM관련 수익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등 파트가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서를 총괄하다시피 하는 메인 디렉터가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유저분들이 플레이를 하시다가 간혹 건의사항들이 생겨
고객으로써 정당하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고객 문의를 넣었습니다.

1차적으로 어디서 확인을 할까요?

네, 운영파트(고객전담)로 갑니다.

대부분 게임사 운영 파트 신입이 입사하면 대부분 처음 맡는 업무가
게시판이나 1:1 문의 답변입니다.

그런데 3N회사는 대부분 고객전담 파트라고 해서
매크로 복붙을 죽어라 해대는 팀이 따로 있습니다.
(심지어 이것마저 외주 업체에게 맡기는 회사도 있습니다. 팩트)

그 분들은 마영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할뿐더러
하루에 수백 수천개의 문의글과 더불어 건의사항을 받기에
고객 대응 메뉴얼에 따라 복붙의 답변이나
친절한 척(?)만 하는 답변이 끝입니다.

과연 이런 환경에서
긴급한 버그 신고외에 건의사항까지 일일히 정리하여
기획팀이나 타 부서에 제대로 전달이 될 수 있을까요?

저희들이 대부분 보내는 건의사항, 요청사항
매크로 복붙 답변 후 읽씹이 대부분이라 보시면 될겁니다.

이러니 소통이 안되죠!!!!!!!!!


2. 투자? NO!! 현상유지만 하는 게임사

몇 주전 메이플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메이플 간담회를 보신 분들이 꽤나 계시리라 봅니다.

어떤 유저 한 분이 나와서
게임사가 벌어 들이는 수익 대비 왜 투자를 하지 않느냐
따져 묻는 장면이 기억에 남더군요

메이플 간담회 내용을 예로 들겠습니다.

메이플 간담회 시 대표로 나오신 유저분이 추측한 최근 3년간 게임사의 수익
(오로지 메이플 하나로만 가정)
은 5000억원입니다. (아마 이보다 많을겁니다)

개발자 1인당 연봉이 신입기준 4천만원 선에서 ~ 1억 정도 입니다.
메이플 메인 디렉터가 말하길
메이플을 전담하는 개발 인력이 60명이라 하였고
그 개발 인력의 인건비(맥시멈 기준)를 전부 합쳐도 4400억 정도가 남습니다.

아 물론 4400억에서
서버 유지보수, 기타 인건비, 등을 제하여도
충분히 많은 수익이 남습니다.

그 외에도 임대료, 서버 유지 관리 비용, 기타 결제 수수료 등 잡비용이 존재하나
게임사의 가장 큰 지출은 인건비와 세금 정도 입니다.

정말 게임사가 수익을 조금 남기더라도
게임에 대한 애정이 있고
유저분들을 고객으로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있었더라면
추가적인 개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서 개발자분들 쉴드좀 치겠습니다. (타 부서 아님, 개발 파트만임)

구로의 등대, 오징어잡이 배
이런 말 들어보셨죠?
우리나라 게임 개발자분들 정말 몸을 갈아서 게임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대표라도 오히려 연봉이 아깝지 않을 정도이고
최근에 워라밸이다 인권이다 이러면서 조금 줄어들었습니다만
아직도 많은 개발자분들이 회사에서 먹고 자며 개발하실겁니다.

그럼 당연히 회사에선 개발 인력을 보충해야하고
그만큼 투자를 하는게 당연한 것인데
더 이상 충원이 없으니
한정적인 인력에 과연 새로운 양질의 컨텐츠가 과연 뽑아져 나올까요?

제가 보기엔 마영전이 딱 그 루트를 밟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정적인 개발진으로 (글쎄요 예상하기론 개발인력 20명 내외로 예상됩니다).
매번 반복되는 자판기 이벤트, 몇 달 고생해서 만든게 추가 레이드 1종
기타 버그 수정 하다보면 신규 컨텐츠 개발?
택도 없습니다.

아 물론 사업주 입장에서야 10년도 더 된 게임에 투자하긴 껄끄럽다는 거 압니다.

근데 애초부터 마영전이라는 게임 다들 아시다시피
연어전 연어전 하며
10년이나 지속된 게임인데
초반부터 과감히 투자해서 여러가지 컨텐츠를 만들어놨다면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1. 자신있게 내놨다가 손 놓아버린 PVP
2. 엔드 컨텐츠라 자칭하며 내놨지만 지금은 쩔 컨텐츠로 전락한 결사대!
3. 행운 10이상 떠봐야 아무런 득도 없지만 자판기 이벤트 따위 해가며
억지로 유저들 숙제하게 만드는 레이드 순회!!
4.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잡지 못한 캐릭터간 밸런스..

?????????????????
10년 동안 뭐하셨나요?


3. 메인 디렉터는 누구보다 하드 유저가 되어야 합니다.

마영전 메인 디렉터 오동석님

하나 묻고 싶습니다.

혹시 최근에도 마영전을 직접 플레이 하고 계십니까?

플레이 하면서 어떤 버그가 있는지, 유저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몇 달째 고쳐지지 않는 버그부터
이번 패치내용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게임 플레이 안 해본 사람 티가 나더군요

고작 1:1 문의 건의사항이나 인벤 게시글 몇 개 읽어보고 
아! 이게 필요한가보군.. 하며 대응하시고 계시지요???

물론 제 방식이 100% 정답은 아닐지 모르나
만약 저라면 이렇게 했을겁니다.

1) 하향평준화가 아닌 상향평준화 밸런스 조정 후 추후 신규 레이드나 몬스터를 통한 조정

요즘 게임사들 캐릭터 밸런스 조정할 때 기피 대상 1순위가 하향 평준화입니다.
왜냐?
당연한 이치거든요.
애지중지 키운 내 캐릭터, 하향 당하고 좋다고 실실 웃는 바보가 어디 있겠습니까?

먼저 신규 레이드나 다양한 몬스터를 순차 개발한 뒤
상향 평준화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상향을 하고 그 능력치에 맞는 신규 레이드까지 나오면
유저들은 캐릭터 피해없으니까 WIN
게임사는 여러가지 업데이트 하니까 유저들에게 일 잘한다며 칭찬도 듣는 1석2조인데
왜 바보 같은 악수를 두시는지 모르겠네요

어짜피 지금까지 그래 오셨듯  
하위 레이드는 또 일반 던전이 될건데요

2) 반복되는 숙제형 이벤트

자판기 이벤트???
이것도 컨텐츠의 일환입니까??
매번 똑같이 강제로 숙제 부여해가며 이걸 이벤트라 부르십니까?

이렇게라도 동시 접속자 유지하면 성과 보고 시 이득 좀 보십니까?

저라면 이딴 이벤트 말고 오히려 지금 자판기 이벤트에 사용되는 보상을
레이드 완수 시 드랍율 상승 이벤트로 바꾸고
자판기 이벤트는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BM인
배틀패스 시스템 형태로 내놓겠습니다.

그럼 유저들은 득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레이드도 더 잘 참여할 것이고
배틀패스 시스템이야 하나의 컨텐츠가 되서
하루하루 새로운 미션을 진행하는 기분이라도 들테니 말이죠

3) 버그 방치

네 물론 원인 파악이 어려운 버그가 있다는 것 쯤은 저도 압니다.
아무리 원인을 분석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버그가 존재하지요

차라리 그렇다면 사실대로 솔직하게 유저들에게 오픈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옆동네 모 게임사에선
알려진 문제점 리포트 작성 시

1번 버그 (해결 완료)
2번 버그
3번 버그

이런 식으로 해결 되지 않은 버그는 다음 버그 리포트 공지시에도 그대로 작성해놓습니다.

그런데 망전은요??
한 주 공지 후 글 페이지가 몇 페이지쯤 넘어가게끔 방치하고
유저들이 스스로 잊어버리게끔 하시지요?

과연 유저들이 그걸 모를까요??

그런 얄팍한 수 쓰지말고 해결이 어려운 부분은 개별 공지 후
개발자 피드백을 통해서라도 어떤 어떤 문제로 인해 계속 원인을 찾는 중이다.
또는 언제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양해 부탁드린다 라고 하는게 맞는겁니다.

진짜 개돼지로 아시나보네요


쓰다 보니 내가 왜 시간 허비하면서 이딴 글 쓰는지
현타가 와버리네요
유저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신다면
당신네들 말고 유저분들의 꽉 막힌 속
해소를 위해서 게임사 내부 사정까지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중간 결론 -

1. 건의사항 들어오면 하위 부서에서 복붙으로 중간다리 끊기게 하지말고
건의사항 다 종합해서 보고받고 깊이 생각좀 하시길
2. 회사 수뇌부랑 맞짱을 뜨던 개발 인력 충원해서
유저들이 정신 못 차릴 정도 컨텐츠 업데이트좀 신경쓰길
3. 메인 디렉터부터 게임을 진지하게 즐겨라. 그리고 유저의 불편사항을 본인이 먼저 캐치좀 하시길.
4. 좀 솔직하게 소통해라. 눈 가리고 아웅한다고 유저들이 모르는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