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고로를 향한 여정' 확장팩이 가젯잔때부터 이어져 왔던 가위바위보 메타가 여전히 잔재하고 있음에도 스트리머들, 프로들에게 고평가받는 이유는 균형있게 직업들이 쓰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가젯잔때부터 줄곧 암흑기였던 사냥꾼을 제외하면 운고로를 향한 여정 시기에는 여덟 직업들이 두 개 이상의 확연히 다른 컨셉의 덱을 지녔었다.

대개 어그로와 컨트롤 덱으로 나뉘는데 특이한 케이스로 사제는 천정내열, 컨트롤, 용으로 나뉜 점 등이 그렇다.

즉, 직업마다 둘 이상의 실전 덱들을 지녔으니 게임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덱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비록, 운고로를 향한 여정 시기에도 몇몇 덱이 비정상적인 성능을 보였지만, 카운터 덱에 의해 어느정도 완화되었다.

결국, 퀘스트 도적이 너프되면서 운고로 메타는 확연하게 모든 덱들이 저마다의 강점과 약점을 지닌 메타가 된다.

하지만, 이때도 어그로 드루이드, 미드 멀록 성기사, 토큰 주술사라 하는 상대적 OP덱들에 대한 아무런 통제도 없이 운고로는 끝을 맞는다.

다시 한 번 운고로에서 문제시 되었던 카드를 짚어보자면 비전학자, 바위언덕 파수병, 태고의 비룡, 메가 사우르스, 태고의 문양 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이 카드들이 문제가 되었던 이유를 짚어보자면 전혀, 특수 효과가 부가되었음에도 스탯상의 패널티가 없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효과를 지닌 하수인들은 스탯상에서의 패널티가 제공된다.

하지만, 운고로를 향한 여정 메타에서는 얼핏 보면 미미해 보이나 초반에 게임을 터뜨릴 수도 있는 카드들이 아무런 스탯상의 패널티 없이 출시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비전학자가 그렇다. 하지만, 이 점은 지금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에 들어서서 제작진도 문제점을 인지한건지 3코스트 2/2(성기사, 사냥꾼)라는 패널티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서치 카드에 대한 패널티는 제대로 이뤄졌음에도 그들은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

마침내 운고로가 끝을 맞는다. 새로운 메타가 시작되었다. 분명 직전의 확장팩인 운고로의 메타는 사용되는 덱들이 정형화 되는 데에만 두 달이 걸렸다.

많은 유저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게임에 접속하였다. 분명 7,8시간 동안은 여러 실험 덱들이 게임판에서 보였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특히 3급 이상 구간의 유저들은 뭔가 잘못되어감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비취 드루이드가 게임판을 점령하였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비취 드루이드들은 아직 가젯잔 사이클에 의존하는 운고로 시기의 덱들이었다. 그 때문에 그때까진 엄습하는 외눈깨비의 비취에 대한 반격은 성공적이었다.

누군가 드루이드 덱에 궁극의 역병을 채용할 발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성공적이었으며 곧 빠르게 확산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3급 구간부터 게임은 드루이드들에 의해 점령되었다.

궁극의 역병은 단연 최악의 카드였다. 게임에서 드로우가 갖는 가치를 과소평가한 제작진이 만들어낸 최악의 OP 카드다.

사실, 발견과 드로우에 대한 과소평가는 운고로때부터 쭉 있었던 일이지만 기워붙인 추적자와 울부짖는 사령관은 적절한 패널티가 주어졌다. 이상한 일이다. 드로우가 갖는 가치를 고려해서 나머지 두 카드에게는 패널티를 부여한 제작진이 궁극의 역병에게는 사기적인 버프를 주었다.

결국, 메타가 느려질 거라 추측하던 유저들은 어그로 덱을 들게 된다. 메타가 느려질 수는 있었다. 새로이 급부상했던 컨트롤 흑마법사가 모든 어그로 덱들의 하드 카운터였기 때문이다.

허나, 그 흑마법사를 드루이드가 죽였다. 결국에는 메타가 오히려 더 극단적인 드루이드와 어그로의 싸움이 되었다.

드루이드와 나란하게 1티어에 등극하게 된 덱은 미드 멀록 성기사이다. 사실, 이번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에서 눈에 띄게 지원받은 카드는 없는데도 말이다. 사실, 흔히 말하는 '반녕로봇'은 오버 밸류의 카드이긴 하지만, 게임을 터뜨릴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닌 카드는 아니다.

애초에 그들의 기본 베이스 자체가 사기적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그들이 성공할 수 있게 해준 데에는 수문학자라는 OP카드의 등장과 밋밋해보이지만 게임을 터뜨리는 데에 선수인 바위웅덩이 파수꾼의 기여가 컸다. 둘 다 패널티를 미미하게 받거나 아예 받질 않았다. 온순한 메가 사우르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그로 덱은 가벼우면서 효율 좋은 하수인들로 확실하게 초반을 휘어잡는 덱이지, 대놓고 사기적인 효과와 스탯을 지닌 카드들을 내는 덱이 아니다. 실제로 제작진은 가혹한 하사관, 오염된 노움, 단검 곡예사라는 패널티 없이 강력한 초반 하수인들을 가차없이 너프하였다.

결국, 확장팩이 출시되면 출시될수록 파워인플레는 점점 심해져만 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 파워인플레가 폭발한 게 바로 궁극의 역병인 셈이다. 애초에 어울리질 않는 어그로 드루이드를 제외하면 궁극의 역병은 모든 드루이드 덱에 채용되고 있다.

얼음왕좌의 기사들 메타가 고착화 되는 데에는 정확하게 여덟 시간이 걸렸다. 드루이드의 등장과 함께 이번 메타는 끝이 난 셈이나 다름없다. 결국, 궁극의 역병은 드루이드가 '모든' 컨트롤 덱들에 우위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하나 더 안티 컨트롤 덱으로 부상하게 된 건 新부활 사제이다. 4턴, 6턴에 말도 안되는 템포를 가져오는 부활 사제도 다른 컨트롤 덱들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결국, 안티 컨트롤 덱들을 제외한 순수 컨트롤 덱들 중에서 살아남은 건 하이랜더 사제와 흑마법사뿐이다. 이젠 정말 컨트롤 덱들이 죽어버린 메타가 되었다. 극단적인 어그로, 드루이드만이 잔존하는 메타. 새로운 확장팩은 우리에게 크나큰 실망감만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