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 짜는 거나 카드 고르는 팁은 이미 많고 하니 제가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멀리건에 대해 알아봅시다.
요즘 투기장에 출중한 도발 하수인과 광역기가 많이 늘어나서 템포가 느려졌다곤 하나 템포에 맞게 하수인을 내는 건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고승존에서부터는 멀리건 보고 상대가 1, 2턴에 꺼내는 것만 봐도 조금 과장하면 승패가 결정된다고 봐도 될 정도죠. 그러나 손에 무조건 1, 2, 3코를 다 들고 가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멀리건에서 초반 코스트별로 가장 능력치가 좋은 하수인이나 무기, 주문을 집고 가는 게 좋습니다.
1. 능력치가 낮은 드로우나 발견 효과가 있는 카드는 들고 가지 않는다.
내 덱에 2, 3코가 너무 없어서 이런 것들이라도 들고 가지 않으면 도저히 낼 게 없어 와 같은 상황이 온다면 어쩔 수 없이 들고 가야 합니다만 초반에 낼 게 넉넉한 덱이라면 피해야 하는 카드들입니다.








이런 카드들은 초반에 내건 후반에 내건 무난한 교환비가 확보되는 카드입니다만 템포가 너무 느려서 초반 필드를 잡는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애초에 코스트가 낮기 때문에 후반에 드로우되서 소환하는 데 코스트를 소모하더라도 발견 혹은 드로우한 것들로 추가 행동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한 장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단 예외적으로
은 들고 가도 됩니다. 발견이 붙은 것치곤 좋은 능력치거든요. 덱에 1코스트 하수인이 없고 선공이며 2코스트 타이밍에 낼 카드가 이미 확보됐다면 1코스트 발견 카드들은 들고 갑니다. 

등이 대표적이죠. 단,
이건 안 됩니다.
2. 무기는 될 수 있으면 집고 간다.
덱을 짜는 동안에 쓸만한 무기를 골랐다고요? 멀리건에 잡혔다면 망설임없이 들고 가도 좋습니다. 다만 코스트가 너무 높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무기는 예외입니다. 제 기준으로 무기의 마지노선은 4코스트까지입니다. 
같은 것들은 내 초반 핸드를 조금 말리게 하더라도 해당 코스트 타이밍에 장착하기만 하면 손해를 금세 만회할 수 있습니다. 무기를 들고 간 상태에서 템포에 맞는 하수인까지 드로우된다면 그 게임은 이미 잡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3. 생명력 3짜리 카드를 짜를 수 있는 수단을 들고 가라.
투기장에선 2코부터 스노우볼링이 무섭게 굴러가는 하수인들이 많습니다. 



등이 대표적이죠. 특히 지원자랑 소매치기는 나온 턴에 안 짜르면 아주 난리가 납니다. 이것들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직업들은 초반 템포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적이죠.
이건 사기 카드라서 2코에 나오면 고통 아니면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도요.
4. 내 덱의 템포를 고려해라
마침 오늘 플레이한 덱 중에 예시로 들 게 있습니다.


만약 이 덱에서 멀리건에 다른 것들은 교체해야 하는 카드라고 치고 벌목기를 포함해 표준 능력치의 4코스트 하수인이 들어왔다면 그것을 교체해야 할까요?
저는 그런 상황이면 4코스트를 들고 갔고 그렇게 4코스트 타이밍에 하수인을 낸 판은 전부 이겼습니다. 덱이 매우 가벼워서 4코스트 카드를 들고 가더라도 이후 교체된 카드와 추가 드로우에서 1~3코 카드를 찾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덱에 있는 1~3코스트 카드가 지금 수치의 절반이라면 4코스트 카드는 교체됐을 겁니다.
5. 적합한 저코 카드더라도 해당 코스트에 냈을 때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면 교체한다.
다시 한 번 위의 덱을 예시로 듭시다.
내가 후공이고 상대가 1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영웅일 때(특히, 도적) 멀리건에 헌신적인 영웅이 들어왔다고 칩시다.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갈릴 텐데 저는 헌신적인 영웅을 들고 가지 않습니다. 만약 내가 선공이라면 헌신적인 영웅은 들고 갑니다.
왜 이렇게 하는가? 헌신적인 영웅은 단독으로는 아무 능력도 못 내는 바닐라 하수인이지만 내 필드에 다른 뭔가가 깔리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계산을 매우 꼬이게 만드는 까다로운 하수인입니다. 그래서 선공 1턴에 바로 내버린다면 상대는 동전을 써서라도 이걸 처리해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고 그렇게 동전을 써가면서 처리하고 나면 템포 주도권을 완전히 잃게 됩니다. 교환비 측면에선 손해지만 이후 내가 1코스트 더 높은 하수인을 계속 깔면서 유리한 교환을 해주거나 명치를 조지면 1장 정도의 교환비 격차는 금세 따라잡을 수 있게 되죠. 만약 상대가 이걸 그냥 내버려뒀다면 이후에 하수인을 더 깔아서 처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버리면 됩니다.
그런데 후공에선 왜 버리고 가는가? 후공에 2/1 능력치의 하수인은 1코스트 타이밍에 바로 내봤자 상대방의 영능에 바로 끊기기 때문입니다. 더 최악의 경우는 간식용좀비나 1/3 하수인에 싸먹히는 거구요. 그럼 끊기고 나면 그냥 동전 3코를 내버리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그럼 상대방도 비슷한 능력치의 3코스트를 깔게 되고 바로 다음턴부터 템포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합니다. 내가 빨리 명치를 터뜨리는 게 아니면 점점 불리한 교환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단 말이죠.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동전 + 하수인으로 초반 필드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면 전부 교체합니다. 어차피 위의 덱은 가볍기 때문에 헌신적인 영웅 하나쯤 덱으로 돌아가봤자 다른 2, 3코 카드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이후 내가 필드를 장악해뒀다면 중반 타이밍에 이 카드가 드로우되더라도 1턴 때보다 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으므로 크게 기분이 나쁘지 않죠. 어차피 덱이 가벼워서 다른 2, 3코가 그 타이밍에 드로우될 가능성도 크니까요. 뭔가 복잡하게 써놨지만 쉽게 말해 투기장 후공 밸런스가 죳망이라 이러는 겁니다. 밴브로드를 욕하세요.
6. 연계에 욕심부리지 말 것.
만약 대놓고 용사제나 용템포나 해적전사, 도적 같은 등급전 덱을 짜는 데 성공했다면 그와 연계되는 카드들은 얼마든지 멀리건에 들고 가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 수가 애매해서 확실한 연계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교체해야 합니다. 멀리건에
이 잡혔는데 내 덱에 광포한 늑대 우두머리나 하사관, 검은무쇠 드워프, 압도적인 힘 등의 카드가 여러 장이 있다면 다른 것들을 교체해가면서 들고 갈 가치가 있습니다. 허나 그런 것들이 1, 2장만 있다면 당연히 바꿔야 합니다. 운 좋게 드로우했다면 개이득인 거지만 못하면 그냥 망하는 거죠. 도적으로 후공이 됐다면
은 무조건 들고 가지만 선공이고 초반부터 적은 코스트로 연계할 카드가 덱에 없다면 들고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