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불면증이 조금 있어서

새벽늦게 잠을 잡니다.

 

그러다 중간에 깨면 잠을 못자서 괴로운 시간이 계속되고 한참 헤매게 되죠.

지금도 자기 직전에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전 프리랜서 디자이너라서 자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왠만하면 3시는 안넘길려고 하죠.

 

그런데 막 잠에 들어서려는데 전화가 울리네요.

밤에는 진동모드로 해둡니다.

 

그러나 ㄷㄷㄷㄷ 떨리는 소리. 밤되면 엄청나게 크게 들리죠.

 

이 시간에는 전화올 곳도 없습니다.

업무관계라면 잠자는 시간에 전화할리도 없고

그렇게 촌각을 다투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몇번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전화가 걸려오더군요.

 

일단 받아봤습니다.

 

동네 피시방 알바더군요.

 

제가 계산을 안하고 갔다고 가서 전화를 했다는 것인데

그 금액도 3,300원. 제가 외우고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돈을 안내고 갔다?

 

딱 세시간 채운 금액이었고 온라인게임 연동료 시간당 100원이 추가되었으며

그 세시간을 채우려고 5분전까지 인터넷질까지 하며

혹시나 1분이 딱 넘어서 1,000원이 추가로 올라갈까봐 5분전에 자리까지 비운

나름대로 치밀한 계획 끝에 3,300원을 내고 나온 것이라 너무나 기억에 뚜렷했죠.

 

물론 알바 입장도 이해는 합니다.

계산이 비면 책임을 추궁당하고 더러 자기 보수에서 까일 수도 있겠죠.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 3시 30분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어차피 전번이 남겨져 있으면 그 시간에 안해도 될일이고

다음날 평상시에 전화를 하는 것이 예의에 맞는 일입니다.

 

혹시나 손님이 깜빡 잊고 그냥 계산안하고 갔다 하더라도

그 시간에 전화를 거는 것은 아주 큰 실례입니다.

 

다음날 피방에 찾아가서 따져봤자

시간대가 다른 알바는 눈방울만 껌뻑거릴뿐이고

혹시나 시비가 붙을까봐 전화건 알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더군요.

 

저도 나이가 있는 편이라 젊은 사람 혼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예의에 대한 충고 정도만 생각했는데

 

피방에 오는 사람들 워낙 개차반이 많아서

도매금으로 사람들을 넘겨짚은 것이 무척 기분 나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