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오랜만에 그녀를 만났다
맨 뒷좌석에 홀로 앉아 있는 그녀
내 눈에 다른 좌석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뒷좌석에 앉아 카톡을 하는 척
하며 곁눈질로 그녀의 핸드폰을 쳐다본다
역시나 그녀는 서커스를 좋아한다
살짝 옆모습을 보니 그녀가 웃고 있다
아마도 좋은 걸 먹었나보다

그녀에게 어필을 하고 싶어졌다 친해지고 싶다
용기를 내어 최대한 무심하게 보이도록
어느 서버세요? 물어보았다

그녀는 대답이 없다
다시보니 아이팟을 끼고 있어
내 목소리가 안들렸나보다
한번 더 물어볼까 하다가 앞 좌석의 남성이
뒤돌아 나를 쳐다본다 좀 부끄럽다

나도 퍼플에 접속한 후 내 폴드를 펼치고
그녀가 잘 보이도록 각도를 맞추고
인벤토리와 투기장 화면을 만지작 거린다
얼마전에 띄운 내 7사냥꾼, 축6수정..
그녀가 과연 보았을까
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너무 궁금하지만
천천히 가자
그녀가 나에게 호감을 가질때까지
천천히 나에대해 알려주자
언젠가
그녀가 먼저 물어봐주길
어느 서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