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홀스라는 분이 약 30시간 연속 랭겜 돌리는 방송을 봤습니다

골드찍기 전까진 잠을 자지 않겠다는 의지에

제가 볼 때 약 1500명의 시청자들이 보고 있었고

저도 꽤 재밌게 봤습니다


전 사실 감동받은 게 40대 사람이

10~20대 한창 게임 가장 잘 될 나이의 사람들이랑 경쟁하면서

실버에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죠


그리고 방송을 보는 와중에 홀스님 말고 다른 유저들의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글로 정리해봅니다


1. 무조건 "미드로 모이죠"를 외친다.

제가 보기에 이 뜻은

"혼자 뭐 할려고하니 발릴 거 같고

일단 뭉치면 뭐 어떻게라도 안될까요?"란 의미 인듯 합니다


상대편은 말파, 모르가나 중심의 한타 조합이고

상대편이 더 유리하게 성장해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만 돌려봐도

절대 모여선 안된다라는 결과가 나올텐데

그저 "미드로 모이죠"만 외칩니다

한 게임당 몇번이나 나옵니다


오브젝트 먹거나 와드 깔거나 정글몹 잡거나 라인 밀거나

할 게 어마어마하게 많은 데도 일단 미드 타령입니다

안오면 욕하고 난리입니다


결과는요?

뭉쳐있다가 말파 궁 맞고 바로 ㅈㅈ가 나옵니다

미드에 모이는 것 말고는 다른 전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2. 오더가 없다

분명 유리한 상황인데 오더가 없어서 허둥지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 상대편 말파가 중간에 나가서

5:4로 유리한 상황인데도 불구

자기 억제기까지 밀리다가

겨우겨우 5용 스택 쌓아서 상대편 3억제기까지 밀고도

겁이나서 넥서스 못 밀고 있다가

간신히 바론먹고 이기는 게임이 있었는데

총체적 난관이었습니다

유리한 상황에서 대체 뭘 해야하는지 몰라

다들 미드에서 좌우로 마우스 클릭만 하고

만약 바론 한타에서 졌으면 5:4로 질뻔했습니다


3. 똥챔프가 많이 등장한다

방송을 보니 항상 캐리하는 유저들의 챔프는

피즈, 카타 같은 챔프입니다

양학에 특화되어있는 챔프죠

자신이 피지컬만 되면 2~3인분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항상 발리는 챔프는 블라디 같은 챔프입니다

블라디는 이미 장인이 아닌 이상

나오면 필패 수준의 챔프인데도

노말게임에서면 모를까 랭겜에 들고와서

온갖 피똥을 싸며 팀을 절망으로 빠뜨립니다


4. 판단이 느린데다 틀리기까지 한다

홀스님이 탑 뽀삐vs블라디인 상황에 갱을 갔다가

뽀삐를 딸피로 만들고 도망가게 한 상황에

블라디가 그걸 잡겠다고 점멸 + q 쓰고는 타워에 맞아서 산화하더군요

그게 수치상으로는 1데스이지만

전체적으로보면

뽀삐 1킬 + 블라디 1데스 + cs손해

+ 블라디 점멸 빠졌으므로 곧 1데스 추가

+ 정글러 위치가 드러나므로 다른 라인 푸쉬 받음

+ 카정 당할 위험 증가

등의 어마어마한 손해를 본거죠

그밖에도 던지는 플레이가 난무합니다

어느 팀이 적게 던지느냐가 승부를 정하는 듯 했습니다


5. 미드 원딜에 못하는 유저가 많다

도파가 예전에 롤은 미드, 원딜 오브 레전드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굉장히 공감합니다

아무리 탑 정글 서폿이 날고기어도

미드 원딜 영향력 만큼은 안됩니다

그래서 미드와 원딜 유저들은 자기 팀이 이기고 지고는

자기 손에 달려있다고 항상 생각해야합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수준이 안되면서 미드 원딜을 잡는 사람이 많습니다

재밌으니까? 딜이 강력하니까?

아주 유리한 상황에 어떤 시청자가 방송 채팅창에

"홀스형 미안한데 그 판 질 것 같네요 ㅠ 케틀이 자기 위치를 전혀 못잡아요" 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귀신같이 케틀은 한타 내내 딜 한번 제대로 못 넣고

유리한 게임이 역전당해 졌습니다

자기 실력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라인을 가는게 아주 중요합니다



결론 : 제가 보기에 저 구간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판 읽는 능력부터 키워야할듯 합니다

피지컬이야 각자 태어난 대로 정해지는거지만

피지컬 말고도 중요한건

자기가 이 팀에서 뭘하면 될지

이 순간에 뭘 해야할지

머리를 쥐어짜내서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 가능한가 아닌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