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전적검색 사이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최초로 등작했던 전적 검색 서비스에서 제공해주는 데이터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승패와 경기의 기본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끝난 시간이나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했던 경기들을 다시 살펴 보면서 해당 게임에 대한 나의 기억을 복기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밌었습니다.


지금은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KDA를 보는 재미도 매우 컸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는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옵쥐, 포우같은 정석적인 전적검색 서비스가 아닌 신박한 전적 검색 서비스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그 중 기억나는 곳은 각 게임이나 소환사에 대한 태그를 달아주는 곳이었습니다. 다양한 특징을 표현해주는 태그들을 개별 게임이나 소환사에게 부여했는데, 이 태그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대단해 보이는 태그가 달려있으면 기분이 좋았고, 주변에 자랑도 했었죠.




최근까지 해외를 포함한 수많은 전적 검색 서비스들이 디자인, UI/UX는 점점 훌륭해졌지만, 정작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데이터는 진부함이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주류 사이트들에서 제공해주는 정보가 충분한 사람들이 많겠죠. 몇승 몇패인지, 어떤 챔피언을 얼마나 플레이 했는지 등을 보면서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질려하는 저는 끊임없이 계속 새로운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새로운 데이터와 새로운 방식의 시각화를 보는게 재밌었거든요. 


그러나 대부분의 리그오브레전드 전적 검색 서비스들은 횡적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이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옵쥐, 포로, 블리츠, 모발리틱스 등이 예시입니다.


당연히 각 서비스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그럴듯한 비지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으니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타 게임으로의 확장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자들을 유치할 때, 롤을 기반으로 여러 게임에 대한 유저확보가 사업 확장의 한 꼭지였을 테니까요.


인벤에는 저와 비슷한 성향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는데 끊임없이 새로운 전적 검색 사이트를 찾아 다녔습니다. 국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곳이나 github에 임시로 올려놓은 테스트 페이지들도 사용해봤어요. 그 중에는 정식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디어가 신박한 것들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 챔피언 초상화에 마우스 오버시 칼바람 밸런스 패치 내역을 보여주는 앱



매치 타임라인을 스토리처럼 시각화 해주려는 시도



선픽으로 좋은 챔피언을 계산하는 노력(데이터로는 선픽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이를 알고리즘으로 유추하여 계산함)



그런데 지금의 메인 전적 검색 서비스들의 성장을 만들어낸 건 저와 같은 전적 검색 덕후들의 관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게임 말고 '롤' 전적검색 말이에요. 웹페이지에서는 새로운 컨텐츠를 못 본지 몇 년은 된 것 같습니다.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건 저도 많이 사용해봐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자주 사용합니다.

그런데 몇 년 이상 게임을 플레이 해온 사용자들에게는 편의성이 좋아질 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기능은 룬, 스펠 자동 설정인데 대부분 내 입맛 대로 재설정하는게 보통이라 생각하구요. 초보들에게는 매우 유용하겠죠. 그런데 제가 천상계는 아니어도 초보는 아니니까 각 상황에 맞게 설정해야 하는 룬, 스펠 자동 설정 기능의 메리트가 적습니다. 


결국 롤을 수년간 플레이 해온 사용자들은 전적검색 서비스에서 보던거 또 보고 또 보면서 게임하고 있다. 라이엇이 욕은 많이 먹어도 수많은 패치로 계속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으니까 게임 외적인 부분은 현재의 메인 전적 검색 서비스의 컨텐츠로도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많이 아쉽다는 푸념입니다. 


왜냐면 더 재밌는 컨텐츠를 만들어줄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나는 관심도 없는 발로란트, 이터널 어쩌구? 말고 롤 데이터로 만들어지는 신박한 컨텐츠를 기대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았고, 사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던 유어지지의 인분과 팀운은 좋은 접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인분을 끊임없이 외치고 팀운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에게 재밌는 컨텐츠였죠. 지금도 가끔 궁금하면 들어갑니다. 




비교적 최근 출시된 유어지지 유료 리포트는 제 니즈에 부합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면서 나오자마자 구매했습니다.


중간까지는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내가 이렇구나. 저렇구나. 그런데 결국은 결론이 CS를 더 많이 먹고, 상대와의 골드 격차를 벌려야 더 높은 티어로 갈 수 있다. 지금은 세일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걸 이돈주고 구매해서 사람들이 많이 만족할까? 강사에게 30분이라도 인게임 피드백을 받는게 더 나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랭크 게임을 플레이하는 우리는 마치 수험생과 비슷합니다.

공부는 죽어라 하기 싫으면서 시험은 잘 보고 석차가 올라가길 바라고 있죠.


수백판 씩 꼴아박는 우리는 공부는 하지 않고 시험만 계속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이걸 알아도 우리는 일단 큐를 돌립니다. 스트레스는 받지만 그냥 재밌으니까. 


전 비슷한 마음으로 새로운 작품을 감상하듯 신박한 롤 전적 분석 컨텐츠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음 글을 쓰게 된다면, 언더에 있는 신박한 다양한 해외 서비스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