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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보실 분은 이 글을 보시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Ionia vs Noxus Showmatch (2/10/11)

 

 아이오니아 대 녹서스, 롤 스토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두 나라의 관계는 최악입니다. 원수지간이죠.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과거 녹서스의 침략에 의해서 아이오니아의 세 개 주가 녹서스에 넘어갔고, 이 때 벌어진 참극으로 인해 그 둘의 사이는 극도로 좋지 않습니다. 이 때 이렐리아의 무쌍(...) 사건과 소라카의 워윅 저주 및 천벌 사건, 카르마의 분노의 참전(더 참지 그랬니...) 등이 일어나기도 했고, 당시 중재를 위해 열린 전설의 리그 경기에서도 아이오니아가 녹서스에 패배함으로써 아이오니아는 갈린, 나보리, 숀-싼 이 세 개의 주를 녹서스에 내주게 되었습니다. 이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에서는 녹서스의 부정이 일어났다는 말이 있었지만 의혹일 뿐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리그 규정에 따라, 동 주제를 가지고 다시 리그를 개최할 수 있는 시기인 15년의 유예기간 동안은 녹서스 지배가 확정됩니다.(15년 규정은 정의의 저널 기사를 보며 추측한 내용)

 

 그리고 그 후, 녹서스의 지배 하에 들어간 세 주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고통받게 됩니다. 이에 당연히, 자신들의 아이오니아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운동이 일어납니다. 그 운동은 나보리주 연꽃 정원의 수도승, 리 신의 분신 운동에 의해 정점을 찍게 되는데, 그는 연설 후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정좌하여 버티고 있으며 자신의 옆에 있는 분재의 잎이 다 떨어지면 자신의 시간이 다 할 것이라 합니다. 이 수도승은 자신의 불을 끄러 오는 사람들을 단호히 막는 몸짓을 하는 것 이외에는 미동도 하지 않는 극한의 정신력을 보여줍니다. 연꽃 정원의 수도승들은 회복의 무술을 오랜 시간 연마해왔기에 이 것은 자살행위가 아니나,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결국 이 사건을 통해 많은 정치적 대화가 오가게 되었는데 재경기를 요구하던 아이오니아의 말에 화답하여 녹서스는 재경기를 수락, 녹서스 대 아이오니아의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가 다시 한 번 열리게 됩니다. 그 참전 가능한 챔피언의 명단은 이렇습니다.

 

 녹서스 대표 : 카타리나, 블라디미르, 신지드, 샤코, 모르가나, 사이온, 르블랑, 코그모, 람머스, 미스 포츈

 아이오니아 대표 : 이렐리아, 아칼리, 마스터 이, 케넨, 애쉬, 우디르, 소라카, 쉔, 아무무, 이즈리얼

 

 리그의 포상으로는 한 쌍의 신발 혹은 장인 도란의 신상품 중 하나가 승리 국가의 이름으로써 리그 내 상점에 헌정되는 영광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서스와 아이오니아의 미래를 걸고, 두 개의 나라가 리그를 펼치게 됩니다. 이 리그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녹서스 측에서 참전한 챔피언은 사이온, 미스 포츈, 신지드, 모르가나, 블라디미르였으며 아이오니아 측의 챔피언은 아무무, 케넨, 애쉬, 소라카, 우디르였습니다. 사이온과 우디르는 각각 강타 스펠을 들고 참전하여 정글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진형의 배치 상황. 미니맵을 주시하자

 

 현재 굳어진 EU스타일과는 다르게(뉴비라 언제부터 EU스타일이 쓰인지를 잘 모르겠네요...) 탑과 미드, 그리고 봇라인이 배치되어있습니다. 탑에서는 블라디미르와 케넨이, 미드에서는 미스 포춘과 애쉬가, 봇에서는 신지드-모르가나 듀오와 아무무-소라카 듀오가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정글에서는 사이온과 우디르가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뭔가 이상한 구도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 조합은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초반에 벌어지는 1렙 교전 하나 없이, 사이온은 블루부터 시작하는 정글링을, 우디르는 늑대부터 시작해서 레이스, 작은 골렘부터 도는 정글링을 시작하고 별 큰 교전이 없이 시간이 흐릅니다. 상대 작은 골렘을 빼앗으려는 우디르가 걸리는 작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나마도 잘 도망치면서 퍼스트 블러드는 아직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퍼스트 블러드가 터진 것은 경기 시작 후 8분 5초가 지나는 시점이었습니다.

 

도망가는 미스포춘의 뒤통수를 뙇!

 

 우디르가 탑지역에 잠깐 얼굴을 비추다가 상대 미드지역으로 갱킹을 들어가는 시점에서 미스포춘은 상대 미니언을 정리하기 위해 궁극기를 쓴 상태였습니다. 미니언을 다 정리하고 상대 애쉬를 견제하러 달려드는 찰나 우디르가 뙇! 플래시를 쓰고 도망가려는 미스포춘을 향해 애쉬의 궁극기가 뙇! 결국 미스포춘은 애쉬에게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게 됩니다. 그 이후 평범한 라인전을 계속하던 경기를 가른 것은 12분경에 일어난 용 앞에서의 한 타였습니다.

 

아무무의 궁(애쉬쪽을 자세히 보면 희미한 흔적이 남아있다), 케넨의 궁, 그리고 날아오는 애쉬의 궁극기

 

 용을 먼저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우디르. 용을 어떻게 빼먹어보려고 언덕 위에서 미스포춘이 궁극기를 시전하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시온과 신지드가 난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 타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온과 신지드가 난입하자마자 떨어지는 아무무의 궁, 그리고 모르가나의 난입과 동시에 사용된 케넨의 궁극, 마지막으로 확인사살을 위해 날아간 애쉬의 궁에 의해 탱커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사이온이 순식간에 삭제됩니다. 난입한 모르가나의 궁이 잘 들어가긴 했지만 모르가나의 궁 콤보가 터지기 전 들어간 소라카의 궁극에 의해 포커싱당하던 케넨은 살아남고, 차선으로 선택한 아무무는 잽싸게 도망갔으며 블라디미르가 도망가는 아무무를 쫒아가는 사이 안그래도 궁극기를 다 맞아서 체력이 낮던 신지드는 우디르 + 케넨에게 사망, 옆에 있던 모르가나는 덩달아 사망하고 그나마도 아무무를 쫒아가던 블라디미르는 아무무가 도망침과 동시에 피가 100도 채 남지 않은 소라카에게 침묵을 맞고 우디르에게 한 대 맞고 사망. 결국 첫 한타는 우디르의 트리플 킬로 끝나게 됩니다.

 녹서스 대 아이오니아, 현재 스코어 0 : 5

 

 한타가 벌어진 후 4분, 우디르의 갱킹에 의해 탑 라인의 블라디미르가 사망, 탑라인의 타워가 밀리면서 녹서스는 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동시에 들어간 사이온의 갱킹이 애쉬의 점멸을 빼낸 것에 비하면 큰 성과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한 번 더 들어간 사이온의 갱킹은 유체화(맞나...)까지 들고 있던 애쉬의 도주 및 케넨과 우디르의 커버플레이로 오히려 사이온이 잡히게 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3분 뒤 벌어진 아이오니아의 용 사냥에도 미스포춘이 애꿎은 궁을 날리다가 궁만 낭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신지드의 솔로 다이빙에 괜히 애쉬의 킬 수만 늘어나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소위 '멘붕'이 온 상황입니다.

 

우디르 : 타워 족구하라그래!

 

 4분 뒤에 벌어진 봇라인의 교전도 사이온의 갱킹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사이온이 봇라인 강쪽 부쉬에 숨어있는것을 봇라인 삼거리 와딩을 통해 알아낸 우디르와 애쉬가 곧바로 봇라인으로 내려옵니다. 아무무는 일부러 페이스체크를 하면서 녹서스의 세 챔피언이 다들 달려들도록 유도하고나서 바로 궁극기를 시전! 동시에 날아드는 애쉬의 궁극기와 곰 형상을 한 우디르, 그리고 소라카의 침묵이 모르가나를 포커싱하여 날려버리고, 사이온까지 잡아내며 사이온의 갱승사자 능력은 빛을 발합니다. 상대방 블라디미르와 미스포춘이 지원을 오고, 신지드는 타워허깅을 하며 버티려 하지만 이미 압도적인 아이템이 갖춰진 우디르는 패기의 피닉스, 곰 형상으로 상대방을 유린하며 신지드 마무리 이후 딜러 미스포춘을 쫒아내버리고 그와 동시에 참전한 케넨의 궁극기 지원을 통해 블라디미르까지 죽이며 아이오니아는 결국 봇라인 타워까지 밀어버리게 됩니다.

 

 녹서스 대 아이오니아, 현재 스코어 0 : 12

 이후에 미드라인 첫 타워까지 정리한 아이오니아의 우디르는 탑라인에서 돌진해 들어가 1 : 5의 상황을 만드는데 혼자서 무려 8초간의 상대 집중 딜링을 버티고(그것도 피가 반이나 남은 상태로) 그 동안에 달려든 자신의 팀원들이 딜링에 집중하도록 지원, 또다시 미스포춘을 제외한 녹서스의 챔피언을 모두 전멸시키며 그 힘을 보여줍니다. 신지드는 탑라인 억제기 옆에서 죽었는데, 탑라인의 타워는 아직 하나밖에 부서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타워의 딜을 모두 몸으로 버텨낸 셈입니다.

 

 녹서스 대 아이오니아, 현재 스코어 0 : 16

 

 결국 이 전투 이후 탑라인의 억제기까지 전부 깨지게 되었고, 녹서스는 그나마 피가 많이 없던 아무무를 집중적으로 포커싱해 아무무를 잡아내게 되지만 다시 모르가나와 블라디미르를 어이없이 내주며 넥서스 타워까지 모두 내주게 됩니다. 소라카를 어떻게 잡아내기는 했지만 그 동안에 또다시 케넨에게 신지드가 잡히면서 원점. 하지만 겁도 없이 들이댄 아무무를 다시 잡아내며 녹서스는 아이오니아의 챔피언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하려고 했습니다. 원래는.

 

 황당하게도 이 와중에 우디르는 거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온갖 스킬을 다 맞아가면서 넥서스 옆에서 상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른 챔프는 모두 빠진 상황, 이걸 놓치면 녹서스 챔피언들의 이름이 말이 아니게 됩니다. 바로 다섯명이 집중해서 딜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우디르를 쫒아내려는가 싶더니 갑자기 날아오는 애쉬의 궁극기... 시온을 정확히 맞춘 그 궁극기는 또다시 우디르에게 킬 수를 늘려주게 됩니다.

 

감동의 우디르 킬!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마침내 우디르 킬을 만들긴 했으나 아이오니아 전 챔프의 귀환으로 신지드, 모르가나, 블라디미르가 차례로 사망하며 결국 녹서스 측의 넥서스가 파괴되었습니다.

 

 총 스코어 녹서스 대 아이오니아 4 : 24. 아이오니아의 압승. 결국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는 아이오니아의 승리로 막을 내립니다.

 

 경기 결과, 아이오니아의 세 개 주는 독립을 얻게 되었고 정의의 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인 명석함의 장화가 생겨났습니다. 이는 약속된 바와 같이 아이오니아의 이름이 붙어 명석함의 '아이오니아' 장화가 되었습니다. 연꽃 정원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수도승 리 신은 갈린 주의 누이가 인사를 한 후에야 자신의 몸에 붙은 불을 끄는 것을 허락했으며, 옆에 있던 분재에는 겨우 두 장의 잎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이 수도승은 이번 일로 인해 자신의 두 눈을 잃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챔피언 리 신이 장님이 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실 저를 비롯한 롤 뉴비들은 녹서스 - 아이오니아 리그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이게 다 설정으로만 이루어진 경기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실제로 경기가 벌어졌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한 챔피언을 만들 때 들이는 고생이 어마어마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로 리 신이라는 챔피언이 나올지 나오지 못할지를 정하게 한 라이엇의 패기도 대단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리그오브레전드를 보는 재미도, 라이엇의 패기도, 내가 사용하는 아이템의 이름의 유래도 알 수 있는 재밌었던 경기였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이벤트, 경기. 계속해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꼭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