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5/29) 롤챔스에서 알리스타가 픽된 팀의 승률은 100%였다. 마타는 최근 자신의 AMA에서 알리스타가 현재 최고의 서포터라고 했다. 이젠 알리스타가 픽된 팀을 보면 '이 팀이 이기겠네' 라고 믿고보면 될 정도다. 그렇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이 막을 수 없는 미친 소는 '붐' 상태다. 특히 롱주 IM의 이그나의 알리스타는 매라의 전성기를 상기시키며 서포터 캐리의 시대가 돌아온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탑과 정글이 같이 탱커메타화 되고 어느때보다 한타가 중요해지면서 알리스타와 같은 단단한 서포터의 대세화가 진행되었다. 정글과 서포터가 단단하지 않았던 시절, 그저 탑이 마킹하고 앞라인만 집중해서 때려잡으면 되던 한타에서-  앞라인을 세명의단단한 탱커가 지배하고 누가 상대의 딜러진을 더 잘 흔들어놓느냐는 양상으로 변한 것이다. 알리스타의 박치기는 상대 딜러를 일순간 이탈시키며, 여러명을 띄우면서 한타를 지배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알리스타의 활약과 대조되게 미드룰루의 몰락도 눈에 띈다. 룰루는 최근 5경기 전패. 원딜 키우기를 하고 싶어도 세명의 탱커가 득달같이 달려드는 요즘 한타에서는 서폿형 미드인 룰루와 원딜 하나로는 딜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룰루가 요즘 메타에서 활약하려면 럼블같은 탑이나 이블린같은 공격적인 정글과 조합되어야만 한다는 느낌이다. (물론 원딜이 데프트거나 임프인게 제일 확실하겠지만...)


이젠 거의 픽 아님 밴 되는 수준의 종횡무진 알리스타. 그냥 보기에는 정말 막을 수가 없어보인다. 이 미친 소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사실 서포터를 밴하는 일은 낭비가 된다는 느낌일정도로 매우 골치 아픈 일이다. 하지만 고정적으로 선택되는 픽이 있다면 밴을 하는 것보다 확실한 카운터 방법이 있다면 그거야말로 필승전략인 셈이다. 알리스타가 과연 막을 수 없는 픽이냐에 대한 것은

오늘 LPL 경기, EDG vs SS 경기를 보면서 알리스타의 약점이 무엇인지 해답을 알 수 있었다.







트런들



예전부터 탱커메타의 카운터 픽으로 꼽힌 전설의 챔피언이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조명받지 못한 챔피언이다. 하지만 EDG vs SS의 경기에서 탑 Koro1 선수는 조금 뜬금없지만 당당하게 트런들을 선택했다. 엥? 사진보면 트런들 0/3/0인데? 하지만 이 게임은 5:6 상황에서 EDG가 SS를 3억제기 파괴시켰기 때문에 킬 스코어가 크게 의미있는 게임은 아니었다는 것을 고려하도록 하자. 오히려 0/3/0인 못생긴 괴물이 어떻게 활약하는지 지켜보자.





시비르

EDG 원딜 데프트 선수는 페이커의 르블랑을 뛰어넘는 무패 징크스(17승 0패) 기록 보유자로 MSI에서도 하드캐리의 진수를 보여주며 2연밴까지 당한 선수이다. 하지만 이 선수를 보면 놀라게 되는 점은 LPL에서는 징크스를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DG가 바텀 위주의 컨셉을 했을 때만 징크스를 조심스럽게 픽하곤 했으며, 오히려 데프트는 시비르 선픽을 이번 시즌와서 매우 선호하며 확실하게 1티어로 생각하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LPL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비르를 고평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LCK에서는 이상하게 뒤늦은 징크스 붐이 불고 있다. 스프링시즌까지만 해도 외면받던 징크스가 데프트의 MSI의 활약을 전후로 재평가받는 분위기라고 보면 될까? 하지만 롤챔스에서는 그런 징크스의 픽이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우선 징크스는 하드캐리 조합으로 믿고 키우기엔 초중반 타이밍에서 그렇게 딜이 잘 나오지 않으며, 생존기가 없기 때문에 알리스타가 활약하기 매우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 아마 오늘 경기를 본 사람들은 많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알리스타가 비집고 들어와 징크스를 집중견제로 밀어버리면 징크스는 정말 할게 없다. 코르키면 오히려 앞발키리로 전장에 참여하면 할 수 있지 징크스는 정말 아니라는 느낌이다. 그것과 반대되게 상대 서포터의 집중 견제가 활발한 현 메타에서는 스펠쉴드를 보유한 시비르가 알리스타의 카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아지르

이 게임에서 EDG와 SS의 한타는 대부분 일방적인 그림으로 이뤄졌다. 우선 메이코의 모르가나가 Q를 맞추면 배미의 아지르와 클리어러브가 들어가 딜을 넣고 아지르의 궁극기 벽을 친다. 그럼 알리스타는 벽 앞에서 반격하지 못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 실제로 알리스타는 상대가 깊게 들어옴에도 항상 스킬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 상황에서는 순식간에 팀원 니달리를 잃은 SS는 진영이 붕괴되며 한타를 포기한다. 아지르의 궁극기 활용을 보면 어째서 요즘 아지르가 1티어 미드라이너로 꼽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좁은 공간에서 아지르의 한타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윽고 도망치는 SS는 곧바로 코로선수 트런들의 벽의 견제에 지체된다. 알리스타는 들어갈때 강력하기도 하지만 또 빠져나가야만한다는 명백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 트런들의 스킬 활용은 알리스타의 확실한 대처 수법이 된다. 이 게임에서 실제로 SS가 킬스코어가 차이가 얼마나지 않음에도 제대로된 공격을 하지 못한 이유가 드러난다.




핵심장면. 바론을 먹은 5명의 EDG가 상대 미드 억제기 타워에서 강력히 대치하고 빠질때 알리스타는 정당한 영광을 사용하여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하지만 이윽고 트런들의 벽에 막히며 허무하게 무산된다. 트런들의 E스킬인 얼음기둥은 알리스타류 상대의 진입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스킬이다.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게임이 반복되어 SS는 제대로 된 한타를 시도할 수 없었고 연속된 손해 누적으로 게임을 패배한게 된다.





종합하면 이 경기는 EDG의 압승이었다. 사실 EDG와 SS가 실력적으로 차이가 났고 한타가 많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트런들의 한타적 활용은 데이터가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러나 EDG가 초반의 힘듦, 트런들 3데스라는 상황을 매우 매끄럽게 극복해냈고, 상대가 좀처럼 제대로 된 반격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 EDG의 강력한 픽밴이 매우 잘 드러난 경기였다고 본다. 비스트의 니달리 픽이 좀 크게 작용하긴 했어도, 트런들-아지르-시비르 3라인이 마오카이 - 알리스타의 진입형 탱커를 부드럽게 대처하는 방법은 강력한 슈퍼탱커들에 대한 해법을 꽤 잘 제시하고 있다. 코로 선수의 트런들 픽은 막픽으로 뽑은 것으로 보았을때 EDG가 준비한 픽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트런들은 안티탱커 챔프이며, 마오카이 상대로 강력한 라인전과 (티아맷 보유시) 강력한 탱킹력, 진영붕괴의 완벽한 메타 적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 챔피언은 앞으로도 더 연구가 되어야하지만 현시점에서 충분히 더 나와도 괜찮은 챔피언이라고 느껴졌다. 탱커 메타가 지속된다면 트런들이 앞으로도 자주 등장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두 탱커와 팀원간의 진영을 갈라놓는 트런들!


사실 EDG가 단순히 잘했고 SS가 못했다고 치고, 한경기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하면 그만인 게임일 수도 있다. 확실히 트런들은 몇몇 약점이 있는 픽이며, 알리스타 또한 EDG가 2경기때 가져갔을 정도로 좋은 픽임은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보듯 완벽하게 좋기만 한 픽이란 없다. 알리스타가 대세인 것은 맞지만 역시 껄끄러운 아지르밴을 가정하고 픽해야 할 것이며, 트런들이나 시비르에게도 큰 약점을 보인다는 사실은 알리스타가 반드시 선픽으로 가져갈 만한 픽이 아닐 수도 있다. EDG가 보여준 전략은 분명히 강력했고 알리스타가 결코 필밴카드가 아님을 충분히 입증시킬만한 경기력이었다. 분명히 알리스타는 사기가 아니고 약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경기는 일부지만, 이경기를 필두로 영향을 받은 팀들과 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알리스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앞으로의 리그가 기대 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