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부여, 만들어지는 개돼지


0. 선거

19대 총선 20대 45.0%, 30대 41.8%, 40대 50.3%, 50대 64.6%, 60대 이상 69.7%

20대 총선 20대 49.4%, 30대 49.5%, 40대 53.4%, 50대 65.0%, 60대 이상 70.6%

19대 총선, 20대 총선의 투표율입니다.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이 차이.

10~30대 투표율이 굉장히 많이 늘었죠. 40대도 꽤 늘었고요.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분석들이 많이 나올텐데, 명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분석..할필요도 없이 바로 보이죠.

바로 10대(19세)~30대 투표율의 변화. 그 변화가 이번 선거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의 연령대를 구분하자면 10~30대가 주류를 이루겠지요. 40대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수치로 보이는 투표율 증가. 민주주의 시민의 역할 중 하나인 투표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여러분들은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칭찬.


언제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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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개돼지가 되고자 하는 자 없다. 있다면 그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1. 선동

개돼지.

내부자들이라는 영화에서 나온 대사로 유명해진 단어다.

대중들은 개, 돼지라고 폄하하며 어짜피 잊을 거라 말하고 다닌다.

일견 보기엔 꽤 멋있는 대사다. 하지만 그것은 통계의 오류.

100명 중 1명만 악플을 달고 다녀도 온 세상이 악플러로 보이는 것처럼, 한두명이 개돼지 처럼 행동해도 전부가 그런 것 마냥 떠들고 다닌다. 그리고 그것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처럼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행동에 제약을 풀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그런 것을 가리켜 우리는 악의적 선동이라 부른다.



2. 역할

물론 그런 사람도 있다. 개, 돼지마냥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역할에 대해 익숙하다. 선사시절부터 익숙해온 남녀역할분담. 남자는 밖에 나가 사냥을 하고 여자는 가정을 돌본다. 그러한 기본적인 역할분담을 기본으로 시작하여 수 많은 역할들이 많아졌다.

촌락이 생기고, 도시가 생기고, 나라가 생기고, 그 과정속에서 모든 역할을 다하던 인간들은 각자 삶에 있어 필요한 것을 담당하는 역할분담을 하게 되었다. 의. 식. 주. 를 기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 감정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들을 분담하여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걸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역할에 익숙하다. 뭐 간단히 리그오브레전드만 해도 딜러 탱커 서포터 등의 역할을 분담하지 않는가. 

그렇게 익숙하기에, 계급차별주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역할로 구분하여 존중을 주는 방식이다, 라고 말한 것이다.

(※ 계급주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이라 말하는 것은 계급 자체는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노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재능부정과 동일합니다. 계급은 존재하되, 그것이 존중의 척도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계급이 어떻게 되든간 존중은 역할로 구분되어 받아야 합니다.)



3. 역할 부여

그러한 역할들은 스스로 그 역할을 자청하는 일도 많지만, 역할을 부여받는 경우도 많다.


한명이 수 많은 사람들을 제어하는 상황을 자주 보았을 것이다. 

이를테면 교사가 수 많은 학생들을 제어할 때, 조교가 수 많은 군인들을 제어할 때, 교도관이 수 많은 수감자들을 제어할 때, 대부분 잘 제어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겠지.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불합리한 일이라도 순순히 응하는 경우가 많은 때가 있다. 그것이 힘이 부족하거나 사람 수가 적은 것도 아닌데 순순히 응한다.


그것은 바로, 사람은 역할을 부여받으면 그것에 순응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 익숙함이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그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사람은 역할을 부여받으면 그 역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을 개, 돼지로 취급하며 개, 돼지라는 역할을 주면 정말 개 돼지가 되는 것이다.



4. 루시퍼 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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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8월, 당시 38세의 젊은 심리학자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반사회적 행동 연구’의 일환으로 모의 교도소 실험을 계획한다. 그러나 실험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교도소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첫날부터 마치 진짜 수감자와 교도관처럼 행동하기 시작했고 특히 교도관 역할의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수감자들을 가학적으로 대했고, 그 방법도 ‘창의적’으로 악랄하게 발전시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도관의 가학 행위가 극에 달하고, 수감자들의 정신쇠약 증세가 심해져 방면되는 사람이 속출하자 결국 실험은 1주일도 안 되어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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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루시퍼 이펙트 책소개)


아주 평범한 사람에게 지원을 받아 몇명은 간수 역할을, 나머지 사람들은 죄수 역할을 맡게 하고 감옥처럼 생긴 세트에 가두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웃고 떠들던 그들은 어느새 자신의 역할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교도관 역할을 한 사람은 교도관 처럼 행동하고, 수감자 역할을 한 사람은 수감자처럼 행동한다.

참 이상한일이다. 왜그럴까?


그건 바로,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은 역할에 익숙하고, 순응하며, 그것에 벗어나길 싫어한다. 정해진 역할에서 벗어나기 싫어한다는 사람의 기본적인 성질에 의해 저 실험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루시퍼이펙트, 그 실험은 이미 결론이 났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해석은 주관이다. 

나는 저 결과가 역할을 수행하려는 인간의 본질 때문이라 생각한다.



5. 통계의 오류

통계의 오류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 잠시 한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2002년 국내 이혼률이 47.4%를 기록했다는 통계자료가 발표되었었다. 이 수치대로라면 결혼한 국내 부부 두 쌍 중 한 쌍은 이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통계의 오류다.

2002년 결혼한 부부의 수와 그 해 이혼한 부부의 수를 단순히 나눈 수치기에 그런 황당한 수치가 나온 것이다. 2002년도에 결혼한 부부는 2002년도만 기준이지만, 2002년도에 이혼한 부부는 2002년 이전 수십년이 기준이다.

이런식으로 통계를 내면 어떤 해에 결혼한 부부가 적고 이혼한 부부가 많다면 100%를 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수 많은 통계의 오류가 있으니 흥미가 있다면 검색하길 권한다.



6. 개돼지

역할을 부여받으면 그것에 순응하려는 성질이 있다고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통계의 오류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 


그 실험과 설명을 근거로 하여 개돼지란,

사람들에게 개돼지 역할을 부여하여 개돼지로 만들고나서 통계의 오류를 통해 소수의 사람들을 기준으로 대중 전체를 개돼지라고 선동한 것이다.


누구도, 어느 누구도 스스로 개돼지가 되길 원하는 자는 없다. 있다면 그것은 그렇게 교육받았고, 그렇게 역할을 부여받은 것에 불과하다. 

어느 누구도. 개돼지는 없다. 

우리는 사람이다.



7.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학교에서 떠들던 개구쟁이에게 반장이란 역할을 주면 그에 맞는 일을 하려 한다.  반장에 걸맞은 일을 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본능. 역할을 부여받으면 그에 맞는 일을 하려고 하는 선사시절부터 내려오던 역할에 대한 인식이다.


부정적인 역할을 주면 부정적으로 변한다. 긍정적인 역할을 주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이 점을 기본으로 하여 현 커뮤니티와 선수 비난에 관해 말을 하겠다.


1) 커뮤니티

요즘 커뮤니티 유저들은 스스로를 븅신이라 말하고, 해당 커뮤니티를 븅신집단이라 말하고 있다. 그것에 자정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런식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부정적인 결과만 낳게 된다.

한 유저가 븅신짓을 할 때, 븅신이라고 말하면 그 순간 븅신이라는 역할을 부여받는 것이다.

앞서 사람은 역할에 순응하려 애쓴다는 설명을 했다. 그처럼 븅신역할을 부여받으면 그 역할을 하기 마련이고 결국 븅신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자정효과를 기대한다면, 븅신짓을 하는 유저에게 븅신이라 말하지 말고, 븅신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을 해야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너는 븅신이다. 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너는 지금 븅신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라고 지적을 하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리그오브레전드 선수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들은 한경기, 한세트만 못해도 비난이 매우 거세다. 그 비난 중에서 재미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방법은 부정적이다.

그들을 성장시키고 싶고, 좋은 경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 역할을 부여하면 된다.

다소 놀리는 말투라도 상관없다. 비꼬는 말이라도 세체미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언젠가 진짜 세체미가 될지도 모른다. 그 역할을 부여받았다면 반장의 역할을 부여받은 개구쟁이처럼, 진짜 세체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8. 하고 싶은 말

1) 솔랭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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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