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016년1월14일에 라이엇은 많은 사람들이 반대해 오던 다이나믹 큐 패치를 합니다.
매칭시의 포지션 선택, 인원 수가 제한 없는 팀 대전. 속칭 다인큐라 불리는 그것이지요.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의 롤은.. PC방 점유율이 반토막이 나고 모든 지표는 악화 일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라이엇은 도대체 왜 다인큐 패치를 감행한 것일까요.
왜 잘나가던 게임에 그들 스스로 똥을 씌운 것일까..
정말로 경쟁사의 스파이가 잠입한 것일까요. 어쩌면 누군가가 사장의 섹스테이프를 가지고 협박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라이엇이 다인큐 패치를 감행한 이유는 지금도 알수 없지만 
다인큐가 낳은 문제점은 6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명확히 보입니다.

1. 캐리의 재미를 빼앗아간 다인큐.

리그오브레전드가 비슷한 게임에 비해 갖고있던 가장 경쟁력 있는 요소중 하나는 바로 이것. 캐리였습니다.
내가 잘 크면 좋은 아이템과 높은 레벨로 엄청난 존재감을 가지면서 싹 쓸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런 캐리를 설령 10판중 1판만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 쾌감을 잊지 못하고 다시 큐를 돌립니다.
그러나 10판중 1판이 아니라 100판을 해도 1판 캐리할까 말까라면?
매번 게임의 승패가 자신과 전혀 상관없이 돌아간다면?
당연히 게임에 대한 흥미는 떨어질 것입니다.

1-1. 포지션별 큐가 가져온 지나친 게임수준의 증가.

다인큐는 솔큐 유저에 비해 커뮤니케이션등의 문제에 있어서 잇점을 가질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이는 예상 가능한 문제였죠. 그러나 문제는 예상하던 수준 이상으로 게임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것이죠.

다인큐는 싫어해도 포지션별 큐는 환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내가 가고싶은 라인에 갈수 있다고?이거 완전 좋은 패치 잖아 라면서요
아마도 랭크게임을 돌리는 유저중에 이런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난 탑만 가면 이기는데 탑 안줘서 못올라가네 어휴' ' 아 나 원딜 못하는데 원딜 남기지 마셈. 아 또졌네'
이제는 이런 사람들 모두 자기가 가고싶은 라인에 갈수 있지요.

그런데 정작 패치가 된 지금. 원하던 라인에 가서 캐리하고 있냐하면 아마도 아닐겁니다.
원하던 라인에 가지 못하던 사람은 당신만이 아니었거든요.
그 결과 모두가 주라인을 가면서 게임의 수준이 올라갔습니다.
탑만 가면 어쨌든 상대라인을 박살내고 캐리하던 당신은 이제는 탑을 가야만 겨우 1인분을 하고
다른 라인을 가면 여지없이 똥싸개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당신이 캐리할수 있는 확률은 엄청나게 떨어졌습니다.

1-2. 승패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솔로큐 유저.

단언하지만 다인큐 패치 이후에 게임의 승패는 상대 다인큐와 우리 다인큐의 싸움입니다.
솔로큐 유저가 일부러 트롤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승패에는 별 영향이 없어요.
혹시 페이커가 실론즈에서 게임을 돌리는 거라면 모르겠군요.

어떤 게임은 똥을 싸도 이기고 어떤 게임은 상대 라이너를 압도하며 20킬 0데스를 해도 집니다.
예전에도 이런 게임은 많았을 겁니다. 문제는 다인큐 패치와 함께 이런 게임의 빈도 수가 증가했다는 겁니다.

승률은 과거와 다름이 없어요. 문제는 '내'가 게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게임수준의 증가와 솔로큐 유저로서 승패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 사람들은 난폭한 반응을 보입니다.

부캐를 키운다던가 말이죠. 이 부캐가 바로 핵심입니다. 롤이 망겜 일로를 걷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죠.
이는 후술할 티어가치의 하락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1-3. 부캐의 증가.

이렇게 높아진 게임수준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빡겜도 한두번이지 결국 본캐의 플레이에 지친 사람들은 부캐를 돌리게 되지요.
'아 내가 그래도 플레티넘인데 실버 아이디면 학살하지.''걍 1렙부터 다시 키우면서 쪼렙들이나 조져야겠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부캐를 키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가요? 캐리하고있나요
아마도 아닐겁니다. 부캐를 키우는 것도 당신만이 아니거든요.
예전에는 농담삼아 말하던 브실골플다마 다 똑같아요. 이게 이제는 농담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부캐를 키우고 플레기인 당신이 실버에 내려가서 빡겜을 해도 본캐와 승률이 별반 차이가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못하는 건 아닙니다. 당신은 여전히 현란한 플레기급 무빙과 스킬샷과 판단을 보여줍니다.
때때로 정말 현지인이나 이제 게임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초보를 만나서 정말 캐리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게임의 비율은 생각하던 것보다 정말 낮고 
당신은 도저히 현지인으로 보이지 않는, 당신과 거의 비슷한 기량의 상대를 만나고
때로는 이게 사람인가 싶은 무빙을 보여주는 상대에게 탈탈 털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겠죠 ' 아 시발 롤 대리 헬퍼 좆망겜'

1-4. 다시 게임수준의 증가와 흥미가 사라져버리는 초보들

어찌되었든 당신은 캐리하던 판도 있었겠죠.
그리고 당신이 캐리했다는 것은 당신 상대편의 라이너는 탈탈 털렸다는 겁니다.
그들은 정말 초보고 현지인이니까요.
그리고 그들도 말하겠죠 ' 아 시발 롤 대리 헬퍼 좆망겜'
그리고 이렇게 양학당한 초보들은 절대로 이 게임에 재미를 붙이지 못합니다.

당연한 거에요. 누구나 자신이 캐리하는게임. 
혹은 1인분이라도 하면서 내가 무언가 역할을 하고 있구나 싶은 게임이어야 재미를 느낄수 있으니까요.
상대에게 학살당하고 두들겨 맞으면서 재미를 느끼는 변태는 없습니다. 마조히스트라면 모르겠네요.


2. 티어가치의 하락

다인큐 패치와 함께 사람들은 1주일전만 해도 실버였던 아이디가 다이아를 찍고 올라가있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예전에도 이런 케이스는 있었어요. 그러나 그런 아이디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게 문제지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전적에서는 여지 없이 다인큐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이런 생각을 갖게 됩니다.
'아 티어같은거 이제는 아무의미도 없구나. 다인큐빨만 받으면 아무나 올라갈수 있네'

이것은 롤의 근간을 흔드는 굉장한 문제입니다.
롤이 흥행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 티어의 가치였기 때문이죠.

보통, 사람들이 시험과 줄세우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는데
사실은 사람들은 시험과 줄세우기를 좋아합니다. 그건 당연한 본능이에요.
정당한 경쟁하에서 자신의 실력이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고 싶어하고, 
그리고 그것이 높은 순위라면 당연히 기뻐합니다.
자기가 흥미도 없는 분야의 공정하지 못한 순위라면 안 그렇겠지만 
어찌되었든 당신은 롤이라는 게임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게임을 할수록 순위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기뻐하고 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그것이 다인큐 패치와 함께 무너집니다.
실력과 함께 노력을 해야 올라갈 수 있던 위치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것이죠.

2-1. 트롤의 증가.

그 결과로 이제는 높은 티어에 대한 열망이 과거보다 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더 쉽게 트롤을 합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맘에 안드는 팀원들을 꾹 다 잡고
'제가 캐리해볼테니 더이상 죽지만 마세요.''라인만 지켜주세요 로밍가드림'
이러던 모범 유저였던 당신.
이제는 어떻죠?
'아 저 X끼 똥싸네. 겜안함.''니만 던질줄 아냐 내가 더 세게 던져줌'

물론 모든 유저가 그렇게 트롤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트롤이 되는 비율이 조금만 올라가도 사람들이 느끼는 비율은 굉장히 올라가요.
왜냐하면 리그오브레전드는 매게임마다 10명이 같이 하는 게임이고, 단 한명이라도 트롤러가 존재하면
그 게임은 정상적인 게임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죠.

수치로 따져볼까요? 
100명중 5명이 트롤러일때 트롤러가 단한명도 없는 정상적인 게임, 크린한 게임이 될 확률은 58%나 됩니다.
그러나 트롤러의 숫자가 단 5명이 증가해서 이제는 10명이 트롤러가 되었다고 하면
정상적인 게임이 될 확률은 33%밖에 되지 않아요.
그리고 거기서 5명이 증가해서 100명중 15명이 되면 정상적인 게임이 될 확률은 18%밖에 안되죠.
이쯤되면 사실 매판마다 트롤러가 존재한다고 봐야 되겠지요. 말그대로 정상적인 게임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수치는 대리나 부캐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라
대리나 부캐의 숫자가 조금만 증가해도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치는 굉장히 크게 느껴지게 되고
실제로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롤이 5v5 팀게임이기 때문이죠.


2-2. 다시 부캐의 증가

고티어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해왔었지만 이제는 그럴만한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트롤러들에게 염증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게임이 하고 싶은것은 아닙니다.

아, 여기서 다른 게임이 하고 싶어져서 롤을 접어버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제로 그래서 롤 유저들이 줄어드는 것이구요.

어쨌든 롤이 아직 하고싶다면 이제는 부캐를 키우게 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양학 당하거나 양학하거나 하겠지요.

부캐가 증가하면서 게임의 수준은 저레벨이나 하위티어의 게임일지라도 엄청나게 올라가고
트롤러의 비율도 더욱 올라갈겁니다. 부캐의 티어에 욕심을 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트롤러와 부캐들에 지쳐서 롤을 접어버리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날겁니다.


3. 잡히지 않는 큐

이렇게 롤을 접는 사람이 많아지자 포지션별 큐의 단점이 더욱 부각되게 됩니다.
큐시간의 증가가 그것이지요. 
당연하지만 아무나 10명 매칭하는것과 
각자 원하는 포지션이 있는, 2인, 3인, 4인, 5인의 팀밸런스까지 고려하면서 매칭하는것은
차원이 다른 난이도겠죠.
롤을 접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큐시간은 점점 더 길어집니다.
그리고 이는 어느정도 많은 사람이 분포하는 하위티어에서보다 상위티어 일수록 극명하게 문제가 되고 있구요.

잡히지 않는 큐시간에 질려하면서 사람들은 더욱더 롤을 접게 되고 큐시간은 더욱더 길어집니다.


4. 신뢰를 잃어버린 라이엇

다인큐 도입전에 라이엇은 솔랭이 2,3개월 안에 도입될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솔로큐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죠.
그러나 이후 인터뷰에서 그러한 것은 거짓말로 드러났었죠.
'사실 솔로큐 도입계획 없엇음 ㅋ 그거 그냥 해본말임'

뭐, 다인큐와 솔로큐는 애초에 공존할수 없는 것이니까 라이엇이 다인큐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솔로큐 도입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습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서 라이엇은 유저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것이죠.

사실 그 이전부터 한국의 유저들은 롤드컵 분산개최 사건이라던지, 강제적인 리그제전환과 2팀체제의 폐지, 롤챔스의 2원중계, 헬퍼와 트롤의 방치, 일관성없고 어긋난 밸런스 패치,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게임 등등으로 인해 
라이엇에 대한 신뢰는 점점 바닥을 치고 있었는데
유저가 원하지 않던 다인큐 패치와 거기에서 보여준 라이엇의 막장 행보는 거기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제는 라이엇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게 된거죠.



결문.

앞으로도 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빠질겁니다. 오버워치는 FPS인데도 이정도였죠.

좀더 사람들이 접하기 쉬운 장르의 새로운 신작 게임이 나오면 사람들은 더 많이 빠질겁니다.

예전에 라이엇이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때는 그렇지 않았지만요. 디아블로3, 히오스, 하스스톤, 검은 사막 등등

수많은 게임이 나올때도 롤은 끄떡없이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년도 수정했습니다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