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새벽에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서 LCS 를 몇년간 종종 챙겨봐왔는데요. 요새 LCS 관련 댓글들만 봐도 LCS 초기와는 다르게 LCS를 보시는 분들이 많이 줄어든걸 느낍니다. 확실히 한국 롤챔이 수준이 높다보니 안봐도 그만인데다 새벽에 진행되는점도 있고 롤챔마저 주 6일로 다 챙겨보기 힘든 상황이 되버렸으니까요. LCS 스타 플레이어들 요즘 어떻게 하고 있나 간간히 기사 올라올때 체크하시는 정도일텐데요. LCS를 챙겨본 입장으로서 LCS 얘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당연히 앞으로 롤드컵까지 한달간의 연습기간에다가 패치로 게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지금 롤드컵 성적을 예상해보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지만 다가오는 롤드컵에 대비해 대충 LCS판이 요즘 이런 흐름이었다라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TSM >>

 먼저 북미에서 우승을 거머쥔 TSM입니다. 스프링시즌 이후 옐로우스타가 유럽으로 돌아가고 경험없는 신인 바이오프로스트를 서포트로 기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샀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고 서머시즌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합니다. CLG의 MSI에서의 선전에다가 서머시즌의 TSM의 압도적인 성적이 겹쳐지면서 많은 북미팬들이 올해야말로 TSM이 북미의 자존심을 세워줄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제 입장에서는 롤드컵에서 TSM이 의외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유 1> 그다지 높지않았던 NA LCS 서머시즌의 경쟁력

 겉으로 보기에는  강한 라인전, 탈북미 운영으로 역대 최강의 TSM 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NA LCS 서머시즌의 경쟁력이 스프링 시즌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봅니다.
 
 우선 서머시즌 CLG의 경우 스프링시즌-MSI 까지 정말 하얗게 불태우고 선수들이 너무 힘든 일정에 지쳐버리고 패치에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서머시즌 초반에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서머시즌초반 선수들이 바뀐 패치에 적응못하고 그나마 적응기간도 길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적이 곤두박질 칩니다. 시즌 중반 후반으로 갈수록 서서히 폼이 올라오왔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운영을 앞세우는 CLG에 치명적인 라인스왑 방지 패치에 준결승전 1경기 당일날 미드라이너 후히의 주력카드인 아우솔이 버그로 글로벌벤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즌 4위로 서머시즌을 마감합니다. 준결승전 이후 아프로무는 인터뷰에서 비역슨의 카시에 대비해 아우솔 카드를 가지고 나왔는데 아우솔이 글로벌벤이 되면서 카시대책이 없어짐에 따라 카시를 벤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서 TSM이 벤카드 하나를 더가지고 한 셈이 되버렸다고 아쉬움을 토해냈죠.
 거기다가 서머시즌에 탑라이너 다르샨의 기량 하락이 너무 눈에 띄었습니다. 미드라인인 후히 선수가 압도적인 라이너가 아니고 봇은 후반지향형이기 때문에 다르샨이 최소 반반 이상을 해줘야 후반까지 안정적으로 몰고가면서 CLG의 운영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모습이 나오는데 다르샨의 기량이 하락하면서 동시에 정글러 엑스미시선수까지 붕 떠버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Immortals의 경우 후니선수라는 양날의 검이 아프게 작용했습니다. 팀원들마저 인터뷰에서 후니는 탱챔프 재미없다고 연습안한다고 대놓고 말할정도니... 라인스왑 방지 패치가 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거라고 말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재밌고 멋있는 픽을 고집하는 후니에게 발목이 잡힙니다. 서머시즌은 탱챔피언이 탑라인에 서는것이 대세가 되었고 시즌중에는 개인기와 거침없는 이니시 등으로 타팀들을 찍어 눌렀지만, 시즌을 소화면서 경기력이 올라온 임팩트에게 대세 챔피언인 나르 등을 쥐어주고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대세 챔프라고 부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죠. 처음에는 대세챔프를 오랜만에 하거나 많이 해보지 않아서 대세챔프를 잡고도 부족할수 있으나 시즌이 지나갈수록 경기력을 올려서 똑같이 잘하면 대세챔프를 잡은쪽이 유리하다는 뜻이니까요.
 
 C9의 경우 서머시즌을 앞두고 리퍼드를 코치로 기용했습니다. 그전까지 팀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게임을 하면서 서로 말을 안하는 솔랭전사 5명이 모여있는팀이었습니다. 하이가 있었을때는 그나마 매크로 오더를 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나마 하이의 피지컬이 LCS에서 최상위권과 경쟁하기 힘들정도로 하락하면서 하이를 제외하고 팀을 리빌딩하자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스프링때는 너무 성적이 안나오자 은퇴한 하이를 다시 불러다가 임시로 오더겸 서포트로 썼었죠) 몇년간 선수들의 인터뷰, 개인방송, c9에피소드 등등을 보면 몇년간의 팀분위기의 흐름이 있는데 설명하자니 너무 길고;;; 한마디로 올해 서머시즌 로스터를 확정하고 리퍼드가 들어오기 전  C9의 팀분위기는 '내가 할꺼 알아서 하니까 너는 나한테 이거해라 저거(와드해줘라,갱와라 이런것들) 하라고 말하지 말아라. 대신 나도 너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겠다' 라는 특유의 개인주의 마인드랄까. 메테오를 필두로 이런 마인드구요. 이런게 깔려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팀플 0의 팀이었습니다. 리퍼드의 '왜 서로 말을 안하느냐?' '솔로랭크 하는 애들 모아놓은것 같다.'라는 C9 첫인상 인터뷰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알 수 있었죠.

 아무튼 리퍼드가 들어가면서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C9을 팀플레이 가능한 팀으로 조금씩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시즌이 끝난 지금도 메테오와 임팩트, 메테오와 옌슨의 '시너지'라고 불릴만큼의 파괴력은 딱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와딩이라던지 갱이나 백업이라던지 메테오가 팀플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봇도 합류타이밍이라던지 사이드 라인 파밍 타이밍에서 팀플레이를 하는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또 팀플레이적으로 시야 확보나 푸쉬 타이밍이 많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짧게 쓰려했는데 이것저것 말하려다 보니 너무 길어지네요;;;;;

 

 아무튼 정리하면

 (1)서머시즌의 CLG : MSI 이후 선수들이 지친 문제, 일정에 치여서 느린 새로운 패치에의 적응, 다르샨의 기량 하락, 플레이오프 직전의 맞라인패치 플레이오프 당일날 아우솔 글로벌밴 등등으로 스프링 시즌만큼의 폼을 보여준적이 없음.

 

 (2)서머시즌의 IMT : 탑라인에 탱챔프들이 대세가 되면서 이팀이 가지고 있던 강점들이 빛을 발하기 힘들게 됨. 탱챔프를 안해도 괜찮았떤 스프링시즌만큼의 팀파워를 발휘할수가 없음.

 

 (3)서머시즌의 C9 : 발전한 팀. 하지만 3개월의 기간동안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느낌.

 

 이처럼 C9을 제외한(C9은 팀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아직 덜 만들어진 느낌이니까요) 탑 3팀이 서머시즌에서 스프링때만한 못한 경기력을 서머시즌에 보여줬습니다. 이런팀들 사이에서 TSM이 아무리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롤드컵의 성적으로 이어질지 의문이 드네요.

 

 <이유2> TSM의 단점은 팀이 지고있을때 더 많이 보인다.

 이제 롤자체가 게임이 오래됬고 많이 연구분석됨에 따라 서구권 팀들이 많이 따라왔고 서구권의 탑팀들도 이기는 게임을 스무스하게 스노우볼링을 굴릴 수 있습니다. 정교함이나 짜임새면에서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이기는 게임을 스노우볼링 굴리는 것은 NA EU LCS 탑3팀들 정도는 전부 할수 있다는 거죠. 특히 TSM의 이기는 경기 스노우볼링 능력은 과히 한국팀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입니다. 꼼꼼한 시야 장악을 통한 바론낚시, 오브젝트 푸쉬타이밍 등등 승기를 어느정도 잡으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합니다.TSM의 단점은 이기고 있을때가 아니라 지고 있을때 많이 보이는데 TSM은 스프링보다 리그 경쟁력이 낮아진 서머시즌을 통해 이런 단점을 체크하고 보완할 수 없었다는게 문제입니다.

 

 (1) 더블리프트의 '빡블릿푸쉬' : 더블리프트가 혼자 빡쳐서 스플릿푸쉬하다 끊기고 겜을 통째로 선물하는 행위

 더블리프트의 특기죠. 게임안풀린다 싶고 열받으면 자기혼자 가서 파밍. 자기혼자 가서 스플릿푸쉬하다 끊기고 비벼볼만하던 게임자체를 상대품에 안겨줍니다. 과거의 더블리프트라구요?? 아니요 올해만해도 여전히 그런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올해 iem에서 skt상대로 2차타워까지 혼자와서 파밍하고 타워치다가 페이커의 제드에 솔킬따이는 장면이 나오죠. 문제는 이게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5년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NA 서머시즌에서는 TSM이 불리한 경기자체가 거의 없거나 중반쯤되면 항상 역전하니 이런모습을 볼수 없었죠. 더블리프트의 이런 습관이 고쳐진걸까요?? 단순히 조건이 충족안되어서 볼수없었던걸까요?? 여전히 걱정되는 부분인건 사실입니다. 

 

 (2) TSM의 지고있을때도 이기고 있는 팀처럼 하는 운영

 SKT는 지고있을때 쉽게 생각하고 와드를 박으려고 오는 상대팀 챔프를 짤라먹기, 페이커의 순간 기지를 발하는 딜교환을 상대팀 한두명을 집에 보내고 오브젝트 하나씩 따라가기, 시야에서 밀리지 않기위해 상대팀 팀원들 집에가는 타이밍나 맵위치 파악을 통해 재빠르게 시야정리, 팀파이팅에서 유리하니 2~3초 더 싸우고자 하는 상대팀의 욕심을 역이용해 한타 이기기 등등 지고 있는 팀이 해야하는 일들을 악착같이 하면서 게임을 후반으로 끌고가고 역전해냅니다.

 TSM은요? 아니요 TSM은 지고 있을때도 이기고 있는 팀처럼 운영합니다. 지고있고 시야가 없으면 가면 안되는 곳도 원래 이타이밍,이쯤되면 밀어야하니 가자! 하고 우르르 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TSM보다 약한팀들은 자신들이 초반에 이기고 있더라도 이런 TSM의 움직임에 놀라 움츠러들고 리드하던 부분을 고스란히 내주지만 TSM보다 강한팀들에게 과연 이런 움직임들이 먹힐지 의문이 듭니다. 차이를 더 벌려주는 효과만이 발생할 뿐이니까요. TSM이 롤드컵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악착같이 반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낼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네요. 강팀에게 지고 있을때의 상황에 대한

연습이 잘 안되어있을것 같기 때문입니다.

 

 (3) 잘하지만 세계 탑급이라고는 할 수 없는 탑라이너.

 

 등등 서머시즌에 역대급 성적을 거둔 TSM이지만 아직 TSM이 국제대회나 자신들보다 강팀들을 만났을때 노출되었던 그들의 문제점들은 여전히 의문부호인채로 남겨져있습니다. 한국 붓캠프 와서 얼마만큼 연습해보고 겪어보고 개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생각됩니다.

 

 TSM이 역대급 성적을 거두었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왠만하면 8강 가겠네 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전 오히려 올해의 TSM은 조추첨이 그 어느때보다 크게 작용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8강은 갈꺼라고 예상되는 한국과는 달리 꿀조가 되면 4강까지도 가능하지만 그냥저냥인조가 되었을때 TSM이 NA LCS처럼 초중반 이기는 게임을 못한경우 의외로 TSM이 조별리그에서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TSM 꿀조 배정 -> 1위로 풀통과 -> 잘하면 4강진출까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TSM 지옥의조 배정 ->조별 통과 장담 못함 

 TSM 그럭저럭인 조 배정 -> 2위 정도로는 풀통과하겠지라고 북미팬들이 많이 생각하는거 같은데 전 오히려 이렇게 되었을때 위에서 쓴 이유로 TSM이 의외로 광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황하게 적었는데 쓰고 나니

'TSM 역대최강의 북미팀이라고 칭송받고 실제로 대진운이 좋으면 4강까지도 가능하겠지만 예상외로 빨리 조별리그에서 떨어질수도 있는 상황인거 같다. 자기들보다 동등하거나 잘하는 팀을 상대로 지고있는게임을 따라가서 역전하는 능력은 보여준바 없기 때문이다'

 이 한마디 풀어보려고 이렇게 길게 썼나;;;싶네요.

 

 아무튼 롤드컵 앞에두고 LCS 즐겨 보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생각 적어봤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당연히 앞으로 롤드컵까지 한달간의 연습기간에다가 패치로 게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지금 롤드컵 성적을 예상해보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지만 다가오는 롤드컵에 대비해 대충 LCS판이 요즘 이런 흐름이었다라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봐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