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러로써 글을 써봅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정말 '죽고싶어 안달난' 유저들이 많습니다.

 

어서 여기 와서 나를 갱하시오~ 내가 300원이 되고싶소!

 

상대를 디나이해서 신난것 까지는 좋습니다만.. 불가피하게 첫 와드를 살 수 없는 탑과 미드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저같이 정글러를 자주 하거나, 이 게임 자체를 많이 한 유저들이라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이 이상 가면(오면) 죽는다' 바로 데드라인 인데요.

 

정글러에 따라 다르고, 상대 라이너에 따라 다르고, 내 챔피언에 따라 다릅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정글러가 리 신같은 초 원거리에서 근접 후 폭딜이 가능하다거나, 스카너처럼 이속 자체는 빠르나 근접하기가 까다로운 경우.또는 원거리에서 강력한 딜을 뿜어내는 경우. 또는 상대 라이너가 상대 정글러와의 거리가 멀어도(흔히 말하는 조이기) 정글러가 접근하기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강력한 '갱호응력'을 가진 경우(라이즈, 베이가, 잭스). 상대 라이너는 CC종범 니달리 타입에, 정글러는 하드CC챔피언으로서 정글러만 피하는 무빙을 하면 되는경우. 다 다릅니다.

 

무슨 뜻인지 슬슬 감이 오시죠?

 

대표적으로 리 신의 갱킹을 봅시다. 탑 라인 갱킹시 Q를 먼저 맞추고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고, 미니언이나 챔프에 W-EE- 확실한 상황이나 플래쉬 후QQ같은 방식인데요, 언제나 리 신이 당신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하시면, 이쯤이면 안죽겠다! 싶은 각이 있습니다. 도망갈 수 있는 각도요. 알리스타도 비슷하죠. WQ를 박는경우는 우리 라이너의 CC나 폭딜이 확실할 때나 하고, 대부분 W로 벽에 박고(흔히 말하는 '각'이 나와야 가능하죠.그렇지 않으면 그냥 얼굴만 비추고 감)끝날떄쯤 Q로 마무리 하는데요.

 

이런 챔피언들의 갱킹 각도는 정해져있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을 넘어가면 힘들죠. 그래서 녹턴과 노틸러스의 갱킹을 막기가 힘든겁니다. 녹턴의 갱킹은 '와드무시 갱킹' 또한 강력한 점이지만,라이너의 갱호응도(무빙으로 각 잡아주기,CC로 각 안에서 묶어두기)를 무시하고 갱킹이 가능하죠.

 

노틸러스의 경우, 라이너가 한순간이라도 묶어두기만 한다면 강력한 CC들로 맞을거 안맞을거 다 처맞으며 주님 곁으로 보낼 수 있는 스킬들로 무장하고 있구요.

 

미드 갱킹도 비슷합니다. 신 챔프 렝가르를 해보셨다면 이 '갱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실겁니다. 이렇다 할 접근기가 없는데 미드갱을 가기가 정말 쉽지 않죠. 궁극기가 없다면요.

 

미드 갱이 힘든 이유는 상대 미드의 CC도 있지만, 미드라이너 자체가 '애매한 자리'에 서있을 확률이 정말 높습니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타워까지 거리가 짧고 부쉬가 멀고 벽이 있는 특성상 그렇죠.

 

이를 탑 라인에 적용 해 봅시다. 상대는 잭스, 상대 정글러는 마오카이. 나는 블라디미르 입니다.

 

내 탈출기는 LOL최강급 탈출기군요. 여기까진 좋습니다.아직 4레벨이라 집에도 안갔다왔고, 와드는 없구요.

 

Q짤짤이와 평타를 섞어 잭스를 견제하는데, 귤선마한 돈템갱플마냥 다 맞아줍니다. 그러면서 저절로 라인이 밀리게 되지요.

 

이쯤 해서 당신은 느낄겁니다. '정글러가 설마 오겠어? 슬슬 올때가 되긴 했는데.. 집에 가야하나?' 하지만 앞에 새 미니언이 보입니다. 아쉽죠. 이거 안먹고 집에 가면 왠지 갔다와선 템 밀릴거같고.. 20분 CS도 신경쓰이고.. 경험치도 그렇고..

 

결국 먹기로 결정한 당신은, 한참 민 라인에서 파밍을 하다 마오카이를 만났고, 날아오는 바인드를 W로 피합니다. 그리고 나서 잭스의 QE를..맞고..힘이빠진다...

 

그리고 퍼블을 내줍니다. 왠지 우리 정글러에 대한 분노가 솟구치는군요. 우리 정글러는 작골을 먹고있어요.. 이자식이 감히!

 

잭스: 야 이 정글러야 작골처먹을떄가 아니에요 럼블큰다 ㅅㅂ

 

정글러: 그렇게 밀려있는 라인에 어떻게 갱을가요 ㅅㅂ

 

잭스: 뭐임마?

 

소환사 한명이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많이들 경험했던 스토리죠?

 

블라디가 부족했던건, 멘탈도 아닌 욕심도 아닌 '데드라인의 인식'이었습니다.

 

 

마오카의 갱킹은 바인드 스킬만 위협적이지만, 잭스의 스턴이 마오카이가 바인드를 걸 시간을 벌어주니 '바로 W를 쓰면 잭스의 QE를 맞지 않고 도주가 가능한 선 또는 잭스의 QE를 맞더라도 맞고 나서 W를 쓰면 마오카이가 바인드를 걸 거리가 안되는 선'

어떤 정글러든 이게 있고, 어떤 미드든 탑이든 바로 이 데드라인이 있습니다. 렝가르는 심지어 선으로 나타내 주기까지 하죠. 처음부터 어흥!해도 되고, 무빙으로 조여서 E를 넣거나 하는데 이 범위 안에 있으면 어흥! 또는 어흥!-딜도를 맞고 처참하게 300원으로 승화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죽으려고 환장한'라이너는 데드라인을 인식하지 못해서 죽으려고 환장했다고 표현한겁니다. 어떤 라이너가 죽고 싶겠습니까? 피더는 제외하고서요.

 

상대 정글러가 문도라면 칼을 던지며 추격해도 맞으며 도망가거나, 애초부터 '눈에 띄는 순간부터 도망'가면 식칼에 맞지않는 최소 생존 선만 지키면 되는겁니다. 프로 경기를 보면 바로 이 데드라인을 칼같이 지키더군요. 제닉스 스톰의 메이 선수나, 아주부 블레이즈의 복한규 선수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자신이 플레이하는 챔프의 데드라인을 정말 완벽하게 알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와드를 박기 전까진 절대 데드라인을 넘지 않고, 와드를 박더라도 강력한 갱킹이 예상되면 데드라인에서 라인을 프리징 하거나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밀거나, 초반에만 압도하고 점점 밀리는 경우라면 아예 우리 정글러를 콜해서 카운터 갱킹을 준비하구요. 이런 점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무빙으로 공명의 일격을 피하는 데에 놀라며 경탄하지 마시고, '적 정글러가 갱킹을 와도 무빙이나 기타 조건으로 생존이 가능한 세미 데드라인'을 칼같이 지키는데에 놀라며 경탄하세요.

 

모쿠자 선수의 정글 노틸러스 영상 공략 방송을 보면서도 느낍니다. 모쿠자 선수는 '각'을 잡는 무빙을 정말 완벽하게 구사해요.살아 나갈 수 있는 갱킹도 무빙이나 스킬초이스로 완벽하게 봉쇄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의식하며 해보세요. <상대 정글러의 위협적인 스킬-상대 라이너의 위협적인 스킬-나의 도주기>를 모두 포함한 데드 라인? 처음에만 어렵지, 그 챔피언으로 정글을 돌아보거나 플레이 경험이 있다면 게임 시작후 인베이드 경계하는 1분만 탑라인을 비춰보며 생각하면 어느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데드 라인? ㅋ 난 무빙으로 살아나겠어 라고 생각하시는 당신..

 

그 데드라인은 바로 우리 팀의 데드 라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