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벤을 보면, 초반 탑 라인을 당기는게 당연하다는 전제 하에 쓰여진 글들이 꽤 되길래 이 글을 써 봅니다.


다음은 제가 생각하는 와드가 박히기 전, 초반 라인 당기기의 특징입니다.

1) 적 정글러의 기습을 회피하기 쉽다.
2) 적 탑라이너를 아군 정글러의 기습에 노출되게 만든다.

정도가 제가 파악하고있는 초반 라인 당기기의 특징인데요, 
전 이게 현 정글링 유행(봇쪽 버프를 노스마로 받는) 하에선 오히려 역이용되서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 1. :  [퍼플팀 탑라이너 블라디미르, 정글러 아무무 vs 블루팀 탑라이너 이렐리아, 정글러 리 신]

<퍼플팀 입장에서 서술>
만약 블라디미르가 "당연히 초반 라인은 당겨야지!"라는 생각 하에 라인을 당기기로 하고, 
실제로 당기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렇게되면 세 번째 웨이브부턴 확연히 블루팀 미니온이 많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신이 레드먹고있는 무무를 습격합니다. 
무무는 간신히 플래시로 도망쳤고 지원와달라고 핑을 찍습니다.

이렇게되면 퍼플팀 블라디 입장에서는 상당히 골치아프게 됩니다. 
적 미니온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아군 정글러 지원가기는 '매우' 껄끄럽거든요. 
그에 반해 이렐리아 입장에서는 아군 리 신을 지원하러 가기에 최적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럼 퍼플측 레드진영에서는 미드라이너들의 합류까지 포함하여 3:2의 구도가 되며.. 
결과적으로 퍼플팀 무무는 멸망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블루팀 입장에서 서술>
리신은 시작할때 아군 라이너들에게 레드카정을 갈테니 빠른 지원을 부탁드린다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이렐리아는 탑 라인 푸쉬를 합니다. 왜냐하면 라인을 당긴상태에선 정글러지원가기가 힘들다는걸 알거든요.
마침 블라디가 '멍청하게도' 라인을 당기려고 하고있고, 그 덕에 쉽게 밀 수 있었습니다. 리신이 카정지원 핑을 찍습니다.
이렐은 바로 뒤로 빠지며 돌아서 정글쪽으로 지원을 갑니다. 그에 반해 블라디는 미니온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아주 쉽게 3:2구도가 만들어지며 적 미드라이너와 정글러를 요리하고 유유히 탑라인으로 돌아갑니다.



사실 위의 상황 가정은 약간 극단적인 상황입니다. 정글과 탑을 모두 블루팀이 카운터를 쳐버린 상황이죠.
저런 픽을 하게 되면 정말 고달픈 초반을 보내게 되고 중반까지 가기도전에 게임이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퍼플팀 입장에서 대처법은, 전장을 탑쪽에서 만드는게 아니라, 봇쪽에서 만들면 그나마 낫습니다.
즉, 아무무가 선버프를 레드로 가져가면 아무무의 동선 상 탑쪽에선 교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물론 무무가 리신보다 약하기에 그래도 힘든 교전이 일어나겠지만, 그나마 탑 쪽에서 교전이 나는것보단 낫습니다.




위의 카정 상황 외에도, 2:2구도에서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를 계산한 후에 2:2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면 무조건 푸쉬하는게 더 옳은 선택이라 보여집니다.

상황 2 : [퍼플팀 탑라이너 올라프, 정글러 스카너 vs 블루팀 탑라이너 이렐리아, 정글러 마오카이]

이 상황에서는 딱히 마오카이나 스카너가 카정을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양 정글러의 정글링 속도가 거의 비슷할 뿐더러, 둘다 일단 더블버프를 챙기려고 하는 성향의 정글러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탑솔라이너가 생각해야할 건 단 하납니다. 탑에서 2:2싸움을 했을 경우에 이길 수 있는가?

제 생각엔 저 조합이면 퍼플팀이 2:2 이깁니다. 그렇다는 생각이 올라프 머리속에 떠올랐다면 올라프는 라인을 당기는게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밀어야됩니다. 그래서 마오카이의 탑 3렙갱을 '유도'하는거죠. 블루팀 정글러 마오카이 입장에서 레드노스마 받은 후, 블루 먹은 직후 탑라인이 당겨져 있다면 갱을 가고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올라프는 아군 정글러인 스카너에게 탑 3렙 역갱을 와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탑에서 2:2 구도가 만들어지게 되는거죠. 만약에 마오카이가 탑갱을 안오면?
그럼 그런대로 올라프에게 유리하게 된겁니다. 갱킹만 없다면 무조건 푸쉬하고 있는 쪽 라이너가 유리하게 라인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거든요. [추가설명 : 만약에 적갱크가 없다면, 정글러와 함께 라인을 확 푸쉬해서 미니언을 적 타워로 밀어넣고 귀환을 타서 템을 한개라도 삽니다. 와드도 물론 사고요. 그럼 라인 복귀 후 와딩이 되어있으니 또 푸쉬를 합니다. 엄청나게 유리하게 라인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현 솔랭 정글링의 유행(봇의 도움을 받아 노스마로 먹은 후, 두번째 버프에 강타를 사용하여 탑 3렙갱을 가는) 메타에선, 탑라이너가 라인을 당기는게 능사는 아니라는겁니다. 2:2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거나, 아군정글러가 적정글로 카정을 간다거나 할 때, 이 두 가지 상황에선 무조건 푸쉬하는게 유리합니다.


그럼 도대체 언제 라인을 당겨야 하는 것인가? 위의 상황을 반대로 생각하면 알 수 있습니다.
적 정글러가 우리 정글로 카정을 올 가능성이 있다거나, 탑에서 2:2싸움을 했을 때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으면
아군 정글러에게 먼저 탑 쪽 버프를 먹으라고 부탁하고 라인을 당기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2:2 싸움의 리스크도 사라지고, 아군 정글러 동선 상 카정 백업은 봇라이너들이 책임지게 되거든요.




이상, 평범한 탑솔라이너가 솔랭, 팀랭에서 겜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