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깁니다.. 아주..

본문에는 아지르, 브라이어, 갈리오, 갱플랭크, 진, 르블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지르(▼)

말씀드렸다시피, 살짝 아지르를, 보다 정확히는 "아지르의 초반 라인전 능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에 너프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아지르가 아니더라도, 꼭 매 시즌마다 하나씩은 상대의 픽을 보고 고르지 않아도 되는 무상성 픽들이 있죠. 그런 챔피언들은 거의 매경기 튀어나오고 말입니다. 그건 해당 챔피언에게 마땅한 약점이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미비한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지르와 같은 챔피언들이 지니고 있는 흥미로운 특징들 중 하나는─. 솔로랭크에서 미드라인 매치업들은 50% 정도가 물리피해이며, 50% 정도가 마법피해로 사실 반반에 가깝습니다. 물론 티어에 따라 더 자주 나오는 픽들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반면 프로씬에서는, 명실상부 미드라인의 패왕인 트리스타나나 중국 쪽에서 곧잘 선호되는 제이스 정도를 제외한다면, 거의 99%가 마법피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트리스타나는 매 경기 밴을 당하기 때문에 사실상 실제 경기에서는 나오지도 못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그냥 AP미드가 전부죠. 탈리야, 아지르, 르블랑 ─ 스태틱을 사용하긴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AP비중이 더 높았죠 ─ 등, 프로 환경에서 사용되는 미드픽이란 대다수가 마법피해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래서 프로씬이라는 감옥에 갇혀버린 챔피언들을 어떻게든 구제하려고 할 때, 실제로 저희가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재미있게도 방어력을 달아주는 겁니다. 그러고서 "제드를 상대로 훨씬 더 강하게 몰아붙일 수 있을거에요"라고 말하는거죠. 이러한 버프는 솔랭 환경에선 유의미하지만 대회에선 별달리 영향이 없죠. 말씀드렸다시피 대회에선 AD미드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몇 가지가 더 있긴 하지만 너무 주제가 다른 데로 새는 것 같으니 이쯤 하겠습니다.

여하튼 현재 아지르에게는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의 약점이 그리 충분하지 않아보입니다. 올 한 해에 걸쳐 아지르에게 진행되었던 패치들이란, 굵직한 것들은 13.5(리워크)부터 시작합니다. 후속 버프로 13.7(MSI)이 준비되었고, 13.11(~롤드컵)에서는 매우 큰 버프를 마련해두었죠.

아지르는 제법 괜찮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일련의 버프들을 받으면서 아지르의 솔로랭크 승률은 지난 수년 중 어느 때보다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리워크 이후 올 한 해 대부분의 시간동안 아지르의 프로씬 픽밴률은 50%를 유지하였습니다. 이건 아주 건강한 수치라고 할 수 있죠. 아지르라는 챔피언에게도 아주 잘 된 일입니다. 대회에서 자주 쓰이고 곧잘 보이지만 결코 그것이 과도한 수준까지는 아니죠. 아주 성공적인 리워크였다고 보이며, 또 이러한 사실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주 조금이지만, 아직 무상성 픽으로서의 가치를 회복하려고 하는 조짐이 있었기에, 상성상 불리한 매치업을 끌어내고, 초반 라인전 구간을 너프하는 것으로 당초 의도된 약점이었던 초반을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초반 단계에서 병사의 배치나 활용에 사소하게나마 제동이 걸릴 것입니다. 그리 크진 않겠지만요. 프로씬을 겨냥한 작은 아지르 너프입니다. 

사실 여기에 덧붙여서 대회에 영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솔로랭크에서의 성능을 끌어올릴만한 버프를 함께 진행할까 고민도 해봤었는데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방어력을 더 달아준다던지…. 

그밖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죠. 일단은 생각일 뿐입니다. 13.19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이후에 그런 방식으로 후속 버프를 준비할지 아니면 당분간은 내버려두어도 괜찮을지는 아직 따로 정하진 않았습니다. 아지르 뿐만 아니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일부 챔피언들을 찾아보고 그런 방식으로 접근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죠.


브라이어(▼)

브라이어가 출시되기 전에 제가 했던 말이 있었는데요, "브라이어는 아마 출시초 승률이 역사상 가장 낮은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했었죠. 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마는. 하하, 제가 맞았죠. 브라이어의 첫날 승률은 최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밸런스 팀 내부적으로 초기지표를 만들어두어 관찰하고 있었는데, 유저분들이 브라이어에 대한 숙련도가 쌓이는 커브를 도표화 한 것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존재하는 어떤 챔피언보다 숙련도가 쌓이는 상승폭이 매우 가파릅니다. 우리가 흔히 장인 챔피언들이라 부르는 챔피언들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축에 속하죠.

그렇긴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 치더라도 브라이어의 성능은 현재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어의 숙련도가 쌓이면 쌓일수록 승률은 더욱 올라갈 것이고, 어쩌면 이번 너프로도 충분하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본다면, 개인적으로 추측컨대 어쩌면 앞으로 몇 패치 정도 더 브라이어를 너프하게 될 일이 생길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이번 너프가 '승률상 매우 가벼운 너프였다' 정도로 끝나게 될거라고 봅니다. 이번 너프를 받고 깎인 승률의 대부분을 결국 유저들이 숙련도를 더 쌓으면서 회복해버릴테니까요. 

여전히 브라이어는 아주 아주 강력할 것입니다. 저도 브라이어를 몇 판 정도 해봤었는데 되게 재밌더군요. 잘 만들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또 브라이어를 너프하게 될 것 같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립니다.

지표상 브라이어는 중후반 단계에서 1% 가량의 DPS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 자체로 크진 않겠지만, 그래도 영향이 없는 너프가 어디 있겠습니까. 넘어가죠.


갈리오(▲)

다음은 갈리오입니다. 일전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갈리오는 약한 상태에 놓인 라이너입니다. 카운터픽으로도 그리 우선순위가 높다고 할 수 없죠. 그러나 비교적 초반부터 맵을 넓게 쓸 수 있고, 갈리오만이 가능한 독창적인 플레이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상향안이 소극적이었던 것은, 현재로서 갈리오가 약하긴 하나 그 정도가 아주 조금이 아닌가 싶은 의혹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선은 갈리오의 초중반 맵 장악력의 원천인 글로벌 궁극기를 보다 자주 쓸 수 있도록 조정하는 선에서 멈추었습니다. 우선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게 낫다고 보았던거죠. 후술할 갱플랭크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패치 이렐리아의 궁극기 쿨타임을 줄여주는 패치를 진행했었는데, 0.4% 정도의 승률이 상승하는 지표가 관찰되었습니다. 갈리오 또한 그리 큰 버프는 아니며, 매우 가볍겠습니다. 물론 글로벌 궁극기의 특성상 이렐리아보다는 사정이 낫겠죠.

갈리오의 변경안은 제가 준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 구체적으로 이 이상 어떤 생각이 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만약 향후 갈리오의 입지가 여전히 빈곤하다고 여겨진다면, 다시 논의를 하여 추가 상향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갱플랭크(▲)

갱플랭크의 경우 제가 상향안에 직접 관여했는데요. 패치노트에도 적혀 있지만(한국어 패치노트는 오역이 있음), 아무리 갱플랭크의 성적이 좋지 않다 한들 갱플랭크는 데미지 하나만큼은 충분한 챔피언입니다. 이 이상을 줄 수는 없는 일이죠. 갱플랭크에게 현재 가진 것 이상의 데미지를 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달리 갱플랭크에게 뭘 쥐어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죠. 오렌지를 상향해줄까? 체력 리젠을 올려줄까? 전부 말도 안되는 소리였죠. 그랬다간 갱플랭크의 초반 라인전 능력은 가히 재앙이 되어버릴 겁니다. 즉슨 섣불리 상향했다간 아주 불쾌한 상황을 낳고 말았을거란 소리죠. 예를 들어 과거 프로 리그에 한창 나올 당시에 갱플랭크가 6레벨을 찍자마자 바텀에 무지성으로 궁을 쏘아대는데 응징조차 할 수 없는 상황도 아주 끔찍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적 챔피언을 처치할 수 있는 킬캐치력을 올려주자니 그것도 좀 아닌 것 같고, 마나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주자니 그것도 탑의 재앙이 될 것 같고…. 그밖에 여러가지 논의했던 변경안들이 있었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죄다 저마다의 이유로 기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과하지 않은 선에서 갱플랭크의 유니크한 개성을 살려줘보자, 하는게 시작이었습니다. 조금 더 강력한 궁극기를 가질 수 있게 했는데, 갱플랭크의 궁극기 강화 중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가장 쓸만하다 싶었던 것은 '가차없는 포격' ─ 시간이 지날수록 포탄 세례 더 자주 발사 ─ 이었죠. 첫 업그레이드로 최상의 선택지인 포격을 다른 걸로 대체할 마음은 없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모호한 성능의 다른 옵션을 상향시켜줄 수는 있다고 보았죠.

실제로 상당히 강력한 버프이긴 하지만, 바다뱀 주화 1000-1500개 이전까지는 그리 의미가 없는 버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초중반 단계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첫번째 업그레이드까지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궁극기의 10초 쿨타임 감소는 그리 크진 않겠지만 없는 것보다야 나을 겁니다. 덧붙여서 툴팁에는 갱플랭크의 '죽음의 여신' 둔화 지속시간이 1.5초라고 나와있는데, 실제로는 1초입니다. 다음 패치에서 툴팁도 교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번 13.19에서 상향된 각 업그레이드의 변경사항도 다음 패치에서 툴팁에 정상적으로 기재될 것입니다. 작동은 지금도 잘 합니다.


(▲)

진에게는 가지고 있는 궁극기의 든든함을 보강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그러니까, 현재 바텀에 필요한 것은, "약한 원딜의 존재"입니다. 현재 바텀에는 약한 원딜들이 필요해요. 물론 챔피언의 절대적인 성능이 약하단 소리가 아닙니다. 이게 무슨 말이느냐면, 바텀을 제외한 모든 라인에는 '약한' 챔피언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약할지는 모르나, 다른 이들은 흉내낼 수 없는 저마다의 장점이 있죠. 따라서 이들에게는 이들을 사용해야만 하는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탑을 예로 든다면 사이온이나 말파이트, 오른이 그런 부류죠. 약하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챔피언만의 강점이 있지요. 그리고 그것이 매우 탁월하기에, 상황에 따라 꺼내들게 됩니다.

미드 라인에도 있을 것입니다. 약한 방법도 다양하지요. 미드 라인은 기본적으로 우선도가 높은 라인이기 때문에, 약한 방법도 가지각색입니다. 정글러들에게도 있죠. 여기저기 초반부터 들쑤시고 다닐 수 있는 라인이지만, 예컨대 마오카이를 플레이한다고 하면, 확실히 골드를 덜 벌게 됩니다. 벌더라도 다른 라인에 몰아주는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약하겠지만, 그럼에도 여러분은 마오카이를 할 겁니다. 마오카이만 가능한 플레이들이 있으니까요. 그밖에 세주아니나, 뭐가 됐든 말입니다.

모든 챔피언이 마스터 이나 벨베스처럼 킬이나 골드를 몰아먹고 성장해서 다 때려잡는 방식으로만 캐리를 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이외에도 게임을 풀어나가고 승리를 결정짓는 데에는 많은 방식이 있죠.

하지만 현재 원거리 딜러들은 대부분이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전부 다 마스터 이나 다름없죠. 뛰어난 성장성과, 킬과 CS, 골드, 그밖에 성장을 몰아먹고 중후반에 다 때려잡는다. 이게 원딜들의 비슷한 캐리방식이죠. 그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원딜의 전형이긴 하죠. 하지만 그밖에도 더 다양한, '약한' 방식으로 게임을 캐리해나갈 수 있는 원딜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이나 애쉬처럼요. 물론 진도 강한 데미지를 갖고 있죠. 하지만 직접 캐리한다기보다 이들은 팀적인 유틸리티에 특화되어 있는데, 이런 챔피언들을 두고 '약한 원딜'이라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바텀에는 이런 약한 원딜들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야 보십시오, 말파이트도 라인을 먹긴 하겠죠. 하지만 게임이 후반에 접어들고 나면 그마저도 대부분의 CS를 원딜에게 헌납합니다. 하나의 전략이겠지만, 그게 유일한 전략이라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전략적인 깊이와 다양성을 늘리는 차원에서, 때로는 '약한 원딜'이 보조적인 역할로 존재하는 것도 아주 아주 좋은 일이라고 보입니다. 진은 바로 그런 '약한 원딜'의 대표주자라고 보았고 또 그렇게 되는 것이 충분히 말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향으로 챔피언을 밀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역할군의 깊이를 늘려줄 수 있게 말입니다.

진에게는 작은 버프를 해줄 여유가 있었고, 따라서 진이 팀적인 보조를 맡을 수 있는 궁극기의 든든함을 확장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진의 궁극기는 게임 전반에 걸쳐 10-15% 정도 더 강해졌습니다.


르블랑(▼)

르블랑입니다. 상당히 늦게 편입된 패치였죠. 들여다볼 것이 많은 편에 속하기도 합니다. 한 번 보도록 합시다.

공격속도 계수 0.625 >> 0.4
성장 공격속도 1.4% >> 2.2%

르블랑의 레벨 1 공격속도는 그대로입니다. 공격속도 계수란, 여러분이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공격속도의 효율을 좌우하는 스탯입니다. 성장 공속, 아이템으로 인한 공속, 혹은 스킬로 인한 공속, 그런 것들 따위죠. 성장 공속의 증가는 이를 메꾸기 위해 덧붙여진 패치입니다. 여러분이 따로 공속 아이템을 가지 않는다 가정했을 때요. 스태틱의 단검이나 삼위일체 등의 아이템을 산다면, 이전대비 33% 줄어든 공격속도만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이 레벨업을 함으로서 얻는 공속 또한 효율이 줄어들겠지만, 성장 공속이 올랐기 때문에, 여러분이 공속 아이템을 구비하지 않는다면 이전과의 차이는 미비합니다.

성장 공격력 3.5 >> 2.7

성장 공격력도 줄어들었는데, 후반 게임으로 진입할수록 르블랑의 평타 의존도는 크게 줄어듭니다. 삼위일체와 삼위일체의 주문검 효과를 저격하기 위해 이루어진 패치입니다. 삼중공격도 마찬가지이겠네요. 다만 초반 평타 의존도가 중요한 르블랑의 라인전 능력에 타격이 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성장 마나 55 >> 25
성장 마나 재생 1 >> 0.8

아시고 계시겠지만 마나 아이템에 대한 의존도를 올리기 위함입니다. 르블랑은 미드라이너이며, 그 중에서도 AP메이지에 해당합니다. 강제되는 것은 아니나 보편적으로 루덴의 폭풍을 올리는 챔피언이죠. 그러나 현재로서도 르블랑의 가장 주류 빌드는 스태틱과 밤의 수확자 빌드입니다. 밤의 수확자 이후에도 AP, AP, AP 기본적으로 계속 AP를 올리긴 합니다만, 여전히 마나 관련 옵션을 전혀 채용하지 않고 있죠. 르블랑이라는 챔피언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사실 이건 정상적인 상태는 아닙니다. 덧붙여서 평균 구간에서 르블랑의 통계를 본다면 지금도 루덴 빌드의 승률이 스태틱보다 높습니다.

너프된 르블랑이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메이지들은 25 가량의 성장 마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 대다수가 대략 400 정도의 기본 마나를 지니며, 25의 성장 마나를 갖는거죠. 이것이 기본이며 또한 표준치입니다. 아리, 제라스, 럭스, 대다수의 AP메이지들을 체크해본다면 모두 기술적으로 거의 동일합니다. 카사딘과 같은 예외가 있긴 합니다. 카사딘의 마나 총량은 아주 크지만, 아시다시피 카사딘은 그럴 수밖에 없는 챔피언이죠. 라이즈도 이런 방면에서는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보입니다. 이런 건 괜찮습니다. 이들은 컨셉 자체가 그런 챔피언이니까요. 하지만 르블랑이 카사딘이나 라이즈와 같은 유형의 챔피언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르블랑, 그밖에 대부분의 AP메이지들은 양피지의 스탯에 의존하며 또 그럴수밖에 없게끔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지만, 애시당초 그런 단점에 맞춰 설계된 것입니다. 그게 게임 시스템의 근간이기도 하구요. 르블랑만이 혼자서 그런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다면, 그건 문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바로 지금처럼요.

그렇다면 왜 르블랑만이 이런 규격 외의 스탯을 지니게 되었을까… 사실 저도 모릅니다. 제가 있었던 시절이 아니거든요. 아마도 "르블랑이 워낙 어려운 챔피언이니, 마나통을 늘려줘서 난이도를 낮춰주자!" 이런 의도였던게 아닐까요? 실제로는 좀 더 복잡했겠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그런게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당초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시간이 흐르면서 르블랑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여타 메이지보다 성장 마나 면에서 특혜를 누리는 꼴이 되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 더 올바른 방식으로 과거의 패치를 정정해본다면 르블랑의 마나통은 아주 신성한 것으로 내버려두고, Q나 W, E의 마나 소모량을 각각 조금씩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어야만 할 겁니다. 한 번에 마나통을 늘리는게 아니라요. 그랬다면 상황이 더 나았겠죠. 여담으로 붙이는 이야기지만 이게 바로 기본 스탯의 중요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기본 스탯의 열렬한 팬인 이유도 여기에 있구요.

제 개인적인 지론이지마는, 저는 마나란 매우 기능적으로 강력한 스탯이며 또 그래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마나라는 스탯이 작용하는 방식도 챔피언마다 다르나, 그 챔피언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봅니다. 물론 예외가 있겠죠. 아예 태생부터 마나 스탯을 다르게 사용하는 챔피언들이 있지 않습니까. 가령 서포터들은 마나 아이템을 따로 가지 않는 대신 마나 재생 옵션에 특화되어 있죠. 그들의 스킬이나 아이템, 그에 따른 마나 소모량 역시 모두 거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건 당연히 예외지만, 애시당초 그런 방식에 맞춰 설계된 것들이죠. 태동부터 이들의 마나는 다른 방식으로 운용되는거야, 그렇게 설계되었고, 거기에 맞춰서 밸런싱되어 있어, 라고 한다면야, 그것도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카사딘이나 라이즈처럼요. 그러나 그런 예외가 아닌 일반적인 AP메이지가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일탈해버린다고 한다면 그건 교정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스태틱 르블랑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르블랑에게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이는 매우 가치있는 패치라고 생각합니다. 비정상적으로 엇나간 것을 정상적으로 맞추는 일이니까요. 르블랑의 성장 마나 스탯은 르블랑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다른 AP메이지들과 동일한 수치로 내려왔습니다.

1. 패치의 영향

잠깐 이번 패치의 영향을 들여다 봅시다. 

①.공격속도 계수의 너프와 성장 공속의 버프는 공속 아이템을 올리지 않는 AP 르블랑에게는 '거의'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아예 없진 않겠지만, '거의' 없죠.
②.성장 공격력의 너프는 AP 르블랑에게 그보다는 좀 더 영향이 있을 겁니다.
③.마나 옵션의 너프 또한 AP 르블랑이라면 그렇게까지 큰 타격은 없겠지만, 영향이 없진 않죠.

그러나 영향이 적게 가든 많이 가든, 기본적으로 ②와 ③은 분명 AP르블랑에게 영향이 가는 패치이며 유의미한 너프인건 맞습니다.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르블랑의 평타 비중은 제법 있는데다, 기존 마나풀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있어 부족한 성장 마나로 인한 후반 마나풀의 부족함은 체감이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스킬 한 두 번을 못 돌리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손실입니다. 이견의 여지 없는 가능성이죠.

따라서, AP르블랑에게 영향이 가는만큼 다른 부분에서 보상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영향이 없지는 않으나 클 것 같지도 않기에, 각 스킬에 AP계수를 조금씩 더 달아주는 방안을 채택하였습니다. 

상향된 것은 W와 E1타인데, 여기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W를 상향함으로서 조금이나마 라인클리어에 보탬이 될 수 있길 바랐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W를 진입기로 사용하며 QR만 갈기고 빠져나온다면 이는 버프가 아닙니다. 직접 W로 몸통박치기를 해야 버프로 작용하죠. Q를 버프하지 않고 W를 버프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르블랑이라는 챔피언은 언제나 진입 시의 리스크를 떠안아야 합니다. 적팀에 리산드라나 레오나가 있다면, 머리채를 붙잡고 끌어내릴 수 있는거죠. 또 언제든 그럴 수 있어야만 합니다. 암살자라면 그런 리스크가 있어야만 하죠.

E의 경우 여러분의 스킬샷에 의존하는 바가 클 겁니다. E2타의 경우 이미 훌륭한 계수를 지니고 있기에 여기서 더 살상력을 늘려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르블랑의 데미지를 관장하는 척도가, 암살 시의 리스크나 파일럿의 스킬샷 등, 유저의 실력적인 부분에 좌우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스태틱 트포 평타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그냥 무지성으로 들어가서 QR만 갈기면 하나 죽는 그런 불쾌함이 아니라요.

지표상 르블랑의 W 피해량은 게임 전반에 걸쳐 2-4%가량 증가하였고, E 1타는 4-9%가량 증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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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한 일련의 변경은 공통적으로 르블랑을 스태틱에서 떨어뜨려놓기 위해 있습니다. 제 견해를 밝혀본다면, 르블랑은 스태틱을 가장 탁월하게 남용하던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전 효과도 그 이상 잘 악용할 수가 없었죠. AD빌드의 파괴력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1코어로 스태틱을 올리고, 그 이후에 삼위일체, 경우에 따라선 폭풍갈퀴… AP빌드에서도 1코어는 스태틱…….

2. 문제의 원인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아마 근본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또 한 가지 큰 이유를 찾으라고 한다면, 아리와 같은 챔피언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AP메이지들의 스킬셋을 뜯어보았을 때, 스킬의 깡딜과 AP계수 간의 상대적인 비율이 있습니다. 르블랑의 경우에는 AP계수보다는 스킬의 깡딜에 데미지가 쏠려있는 구조를 보입니다.

즉, 골드로 벌어들이는 AP(코어아이템을 통한 AP)를 데미지로 변환시키는 효율이 낮다는 뜻이며, 반대로 생각한다면 AP아이템이 없어도 어느정도 딜이 나오는 챔피언이라는 뜻이죠. 아리와 비교해본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리 뿐만 아니라 모든 AP메이지들과 비교해보는 작업을 했었는데, 르블랑의 데미지에 있어서 AP계수는 단연코 낮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런저런 점들을 고려해봤을 때, 이번 패치는 사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최저한만으로 진행했죠. 13.19, 바로 이번 패치가 롤드컵인데 저희로서도 많은 것들을 테스트해볼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 그게 무엇이냐, AD 르블랑은 있어선 안된다,  그런 식으로 진행하게 된 거죠.

3. 빌드의 다양성에 관해

뭇 많은 유저분들이 이런 이의를 제기하곤 합니다. "라이엇아, 왜 이런저런 다양한 빌드를 죄다 죽이는 거냐, 유저들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실험해볼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 ─ 일반적으로는, 맞는 말씀입니다. 유저분들도 다양한 빌드를 실험하고 연구할 수 있어야만 하죠. 예를 들어, 저희는 당장 이번 패치만해도 AP누누를 버프했는데,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탱 누누와는 결이 다른 방식의 빌드입니다. 따라서 라이엇이 모든 빌드의 다양성을 죽이고 있다는 건 잘못된 표현입니다. 트위치를 돌이켜본다면, AP트위치와 AD트위치는 현재 각자 일장일단이 있으며 그 균형도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AP빌드가 과도한 성능을 보였을 때는 너프를 하긴 했지만, 현재도 AP트위치는 조건부로 사용할만하며 그 성능도 적정한 편이죠. 카이사의 경우 AD, 하이브리드, AP로 무려 세 개의 빌드가 있습니다. 물론 현재 카이사의 경우 AP 빌드가 비교적 약한 것 같긴 합니다. AP 빌드 자체를 상향하진 않겠으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가까운 미래에 카이사의 스킬셋을 조정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정확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요. 직접적인 AP빌드에 대한 버프를 하지 않는 것은 AP 카이사의 운용 방식이 매우 불쾌하며, 게임플레이의 질을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새로운 빌드가 불쾌하지도 않고, 게임플레이의 질을 하락시키지도 않는다면, 저희는 언제나 뉴빌드를 지원하고 밀어줄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불쾌하며 게임플레이의 질을 훼손한다면, 그건 다양하고 새로운 뉴빌드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게임에 독이 됩니다. 그러니 제거할 수밖에 없는거죠.

AD 르블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판단한 바로는 현재 AD 르블랑의 게임플레이는 명백히 불쾌하며,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전체에 있어 유독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주 강하게 너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4. 마치며

저희가 일단은 올바른 선택을 했기를 바랍니다. 아닐수도 있겠지만요. 저희로서도 어느정도 예상하고는 있는데, 만약 AP 르블랑이 다음 패치에서 저희가 상정하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상태라면 향후 다시 꺼내들어 다시 조정 작업을 거칠 것입니다. 

당장 다음주 월요일에 미팅이 있을텐데, 그 때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겠죠. "저번에 우리 패치한거 어떻게 작동하냐" "그거 승률 45%까지 고꾸라졌던데" 그럼 걱정하지 마세요, 바로 다음 패치에서 버프안을 준비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미팅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된 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에게 한 가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AP르블랑을 승률 45%의 나락으로 고꾸라지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제 최대한의 열정과 성의를 다 해서, 만약 제가 다룬 챔피언이 망가지거나 성능이 떨어진다면, 만약 제가 여러분이 아끼는 챔피언을 망가뜨렸다면, 시간이 걸릴지언정 어떻게서든 반드시 제자리에 되돌릴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AP르블랑이 관짝으로 쳐박혔다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챔피언을 망가뜨린 꼴이 됐으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다시 챔피언을 되살려 정상궤도로 돌릴 수 있게끔 치료해나갈 것입니다. 제가 AP 르블랑 유저분들에게 약속드리는 바이니 믿어주시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