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숙련도와 솔랭승률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나누어 봅시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패치안에 대해 저희가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드릴 때 종종 인용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 챔피언 숙련도 >

여러분이 통계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게 되는 챔피언의 승률은, 각자 저마다의 기준으로 정확한(accurate)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확한(precise) '진실'은 아니죠.


1. 챔피언의 승률 지표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봅시다. ;

- 만약 30%대의 승률을 가진 어떤 챔피언이 있다고 치면, 분명 그 챔피언은 나온지 얼마 안된 신챔이거나 분명 아주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겠죠. 

- 반면 60-70%의 승률을 가진 챔피언이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엄청난 사기챔피언이 된 것입니다. 

신챔이 아닌 이상, 아무리 어렵고 안 좋은 챔피언이라도 승률 40% 이하로 떨어져서는 안되며, 아무리 쉽고 사기인 챔피언이다더라도 승률 60%가 넘어서는 안 됩니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죠.

이 게임에 존재하는 절대다수의 챔피언들은 대체로 47%-53% 사이의 승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곧잘 말하곤 합니다. "타릭 이 똥챔, 못 써먹겠네 정말…." 그러나 타릭의 승률은 52% 언저리입니다. 반면 크산테는 승률 45%에 불과하지만, 실로 많은 유저 여러분들이 크산테를 사기라고 느끼며, 대체 언제 너프를 할 심산이냐고 저희에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챔피언의 실제 성능을 판단하는 지표가 단지 '승률'이 전부가 아님을 시사합니다. 어떤 챔피언의 승률은 그 챔피언의 성능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주요한 근거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지만, 유일무이한 지표가 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챔피언의 승률이 챔피언의 실제 성능 중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 남게 됩니다. 여기서 "챔피언의 승률" "챔피언의 실제 성능"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지표가 바로 "챔피언 숙련도"입니다.

어떤 챔피언의 성능을 제대로 출력해내는데에 요구되는 숙련도의 최소치를 뜻합니다.


2. 1-20의 법칙

이 숙련도라는 지표는 상당히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가령 "숙련도가 없는 사람이 이 챔피언을 잡았을 때 어디까지 절망적으로 못할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알 수 있죠.

쉬운 챔피언이라면 숙련도가 부족해도 좀 덜 못할 것이고, 어려운 챔피언이라면 숙련도가 부족했을 때 아주 파멸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야 말 것입니다.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 1-20판 이론, 혹은 1-30판 이론입니다. 실질적으로 모든 챔피언들은 여러분이 매판 매판 플레이를 거듭할 때마다 점점 승률이 올라가기 사작합니다. 숙련도가 쌓이게 되는거죠. 이 때 그 챔피언의 사용법을 익히고 "최소한의" 감을 찾는 일에 대체로 20판 정도 소요됩니다. 정확히는 말파이트 같은 쉬운 챔피언들은 20판 정도 걸리고, 평균적으로는 30판쯤 걸립니다.

ⓐ. 챔피언 난이도

가령 완전히 새로운 챔피언, 흐웨이, 크산테, 스몰더 ─ 따위의 데이터가 없는 신규 챔피언이 등장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거기에도 똑같이 1-20(30)판의 법칙이 적용되며 숙련도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30)판을 지나고 나면, 이전에 비해 분명히 조금이나마 더 승률과 숙련도가 늘어있죠. 다만 '얼마나' 늘어나느냐는 챔피언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숙련도가 쌓여도 기존대비 아주 미비한 약진만을 보일 수도 있고, 누구는 숙련도가 쌓이고 나면 10% 이상의 평균 승률을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가령 렉사이와 아지르는 과거 두 챔피언이 처음 나왔던 당시의 자료를 보았을 때 30판 내외로 10% 가까이 승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챔피언 모두 난이도가 어려운 만큼 숙련도가 낮을 때와 높을 때의 승률 편차가 아주 심한거죠. 비슷하게 어려운 챔피언인 흐웨이와 브라이어 역시 첫 20-30판 내외로 승률이 38% >> 52% 까지 오르는 등 아주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챔피언 탄생 연도

챔피언이 나온 시기도 영향을 미칩니다. 나온지 오래된 챔피언일수록 숙련도가 더 쉽게 쌓이거든요. 나온지 오랜 시간이 흐른 챔피언은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비교적 탄탄하게 마련된 반면에, 신규 챔피언들은 그런 게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밀리오가 처음 나왔을 당시 25% 이상의 유저분들이 Q를 선마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야 다른 사람에게 더 나은 빌드를 물어보고 싶어도 딱히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거든요. "Q선마는 좋은 생각이 아냐"라고 누가 알려줄 수 있었겠습니까?

반면 오늘날 여러분이 밀리오를 처음 플레이한다고 한다면, Q를 선마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 아님을 알려줄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이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Q선마는 좋지 않다는 정보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생략되니, 숙련도를 좀 더 편하게 쌓을 수 있겠죠. 룬이 잘못됐다, 아이템 빌드가 틀렸다, 이런 저런 것들을 알려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쌓여있을테니 말입니다.

따라서 1-20(30)판 이론 또한 환경이나 시대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2017년의 야스오와 2019년의 야스오가 지닌 숙련도 커브를 비교했을 때, 후자의 것이 좀 더 완만해진 모습을 보입니다. 2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쌓인거죠. 선배 야스오들이 "더 잘해지기 위해" 밟고 거쳐와야 했던 수많은 경험들을, 후배 야스오들은 밟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여기까지의 내용은 "챔피언 숙련도"라는 지표가 지닌 것 중 아주 작은 한 측면에 불과합니다. 숙련도란 앞서 말씀드린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술한 내용을 말씀드린 것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더 나은 플레이어가 되어가는 과정을 개략적으로 설명해둔 것입니다.

진짜 말씀드리고자 하는 본론으로 들어가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