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피드백을 하게 된다는 점.
이기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하고도 일맥상통함. 


보통 패배를 하면 원인을 찾음. 실질적으로 팀운은 조절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니까 당연히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게됨. 
뭔가 사소한 것 하나 잡고 붙듬. 여기서 cs를 좀 더 먹어야 했는데. 이득을 더 봤어야 했는데. 여기서 어영부영하지말고 합류했어야 했는데...등등.

대체로 이런 식으로 피드백을 하는데, 사실 팀운 때문에 진 판을 피드백하다보면 오히려 자신의 올바른 플레이를 잃어버릴 위험이 크다. 
피드백을 할 판도 잘 골라야 됨. 반반이었고, 다들 잘했는데, 내가 뭔가 아쉬웠던 판 같은거.

잘못된 판을 피드백하는 예시를 보자.

미드를 밀다가 아군 정글로 상대 정글러가 깊숙이 들어왔음. 
라인을 미리 밀어놨던 너는 당연히 빠르게 백업을 감. 아군 바텀도 백업을 오고, 상대 바텀도 백업을 빠르게 뜀.
상대 미드라이너는 백업을 뛰려 했지만 뒤늦은 걸 알았기에 라인을 그냥 밈.
 
이렇게 올바른 플레이를 했으면 상대 정글러를 잡아내고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타를 대승하거나, 상대가 어떻게든 손해를 보는 구도가 만들어지는 게 보통임. 
근데 여기서 아군 정글러가 미친 판단으로 그냥 쳐맞고 빠져버린다면? 그대로 귀환을 탄다면? 

아군 정글러 빠짐->아군 라이너들 아직 못빠짐-> 3:3 한타. 당연히 빠르게 끝나질 않음. ->라인을 다 민 상대 미드라이너가 뒤늦게 합류->좃ㅋ망ㅋ

여기서 아군라이너들이 손해 없이 빠지기만 해도 굉장히 잘한거야. 한 사람의 잘못으로 모두의 판이 아주 손쉽게 망하지. 
이런 판을 피드백하면 사람의 행동이 수동적이 되고 쓰레기같이 됨.
대부분 이런 판을 피드백하면 안된다고 스스로들 알아.

근데 신기하게도 연패를 하면 자신에게도 뭔가 원인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된다. 
뭔가 잘못하니까 지는 게 아닐까? 프로들은 게임을 쉽게 이기는데, 자신은 그렇질 않으니 뭔가 잘못한 게 있다고 생각함. 

그야 프로보다 이득을 덜 거뒀겠지. 라인전 실력이 달랐겠지. 판단이 좀 아쉬웠을 수 있겠지. 
근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피드백을 해야지, 자기 탓한다고 손가락이 좋아지냐? 그럴 수준이면 피드백도 필요없음.
그럴 실력이면 솔킬 따고 라인 밀어서 상대 정글러 불러서 2:1 하고 막 5:1 하고 입롤하면 되지, 피드백을 왜 함? 
2014 페이커 하지 그냥 아주. 더샤이 강림해서 다 주겨.

수많은 고민글들이 그렇게 올라오고 또 피드백을 받는데, ㅈㄴ 무의미하다. 
차라리 이긴 판을 가지고 옆에 브실골 친구한테 한판한판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뭘 더 잘할 수 있었는지 관전 같이 봐달라 그래라. 연패 붙들고 있어봤자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친구 연패 징징이 듣다가 뻘글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