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조선은 작은 정부를 추구해서 세수를 적게 책정함
세금을 적게 걷는다 = 백성이 살기 좋다
되게 단순한 논리인데 경제학적 관점이 들어가면 다름

중앙통제적 정치를 운용하는데에 있어선 공무원이 많이 필요함
근데 그 공무원들이 과거(성리학적 학문소양을 마스터해야함)를 통해 중앙정치에 올라감
이러다보니 지방 향리로 내려가서도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정확히 알수가 없음

정확히 표현하자면 지방에 내려간 향리는 임금을 대신해서 사법권+경제권을 행사해야되는데
사법권은 몰라도 경제권을 행사할 그런 능력이 부족함 
그러면 누가 대신해야되나? 이방들이 대신해야함

근데 조선은 작은 정부를 추구했고, 작은 정부 = 청렴한 선비 = 가난함 에 결부되어서 월급이 낮았음
그 낮은 수준이 보통 낮은 수준이 아님 5품 이하는 그 월급을 가지고 입에 풀칠도 못함

그런 와중에 향리한테 줄 돈이 어딨음? 그러니까 안줌
그래서 향리들에게 자발적으로 수금할 권한을 줌

여기서 대환장파티가 시작되는거임
거기다가 유교가 청렴함을 강조하면서도 우스운 부분이 주고받는 '선물' 즉 '보은'의 관계임
유교의 성인인 공자도 주장했던 거지만

"스스로 속수(고기 한묶음)를 행한 이에게 나는 가르침을 주지 않은 적이 없다"

인데 말이 검소해보이지?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수강료(월급)은 나라 예산의 1/5였다...
그리고 공자도 속수를 행해야 가르침을 준다는 말은 곧 뭐라도 쥐어줘야 한다 라는 학문적 당위성이 마련된거임

그러면 뭐다? 선물을 줘야한다
선물을 누구에게 줘야 한다? 위의 관리들에게 줘야 한다

조선초부터 조선후기까지 이건 변한게 없다
보통 사람들은 이거 뇌물 아닌가요? 했을텐데 이건 뇌물로 안친다 오히려 안주는 놈이 은혜도 모르는 호로새끼임
심지어는 임금한테도 보내야 한다

설마 정철이 선조한테 진짜 시조만 써서 보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다 '선물'과 함께 동봉된 시조임 

이게 조선 중기 왜란+호란이 겹쳐지고 대기근이 이어지면서 나라가 아예 씹창이 났고,
이를 뒤늦게 수습하기 시작한게 효종부터 시작된 삼종의 혈맥(효종, 현종, 숙종)임

여기까진 그나마 청나라의 지원과 외교의 안정화 + 청나라를 통해 들여오는 농법의 최신화 등을 통해
꾸역꾸역 복구를 해가고 있었다

근데 여기서 쐐기를 박아버린게 영조임
영조가 균역법을 시행하면서 걍 조선 경제가 이제 돌아올수 없을 길을 가버림

균역법은 걍 짧게 줄이면 군대 갈래? 돈낼래? 에서 그 낼 돈을 절반으로 줄여준거임
지방에서 위에 말했던 향리들이 돈을 걷는 수단이 어염세(고기잡이 세금/소금에 대한 세금)
그리고 토지세 등도 중앙으로 다 귀속되버림

그러면 현대라면 당연하게도 중앙에 세금이 소속된만큼 결여분을 지방에도 지급하거나 보조금을 쥐어주겠지?
근데 영조는 걍 신하들이 뭐라 하든 조까고 저걸 강행해버림
당시 청에서 온 사신 평으로 "균역법은 동쪽에서 떼어 서쪽에 채워주는 것이지,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임
걍 사신이 보기에도 말이 안된거였어

그래서 지방 입장에선 안그래도 개같이 쪼들리는데 반으로 잘린 세수까지 도로 채워야 하는 일이 발생한거임
그러면 선물은 어떻게 해야됨? 당연히 선물도 줘야지 공자도 고기 한묶음은 받으셨는데 니가 뭐라고 안줌?

이제 지방의 세금은 2배를 넘어서 3배 4배를 넘어서 치솟기 시작한다

영조가 뒈짖하고
손자인 정조가 즉위하고 나서 암행어사에 적발되는 탐관오리의 수가 배를 넘어서기 시작함

우리가 한국사 시간에 한국사의 르네상스라 부르는 영정조 시대일텐데도 이럼
정조가 심지어는 본인이 부족하여 이런 탐관오리들이 늘어나는것인가? 하고 조회시간에 자조할 정도에까지 이르름 

그나마 정조때까진 인구수가 저걸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있었음 
근데 정조가 죽어버리고 덜컥 순조가 물려받은 시점부터 인구수도 감소하기 시작함
그러면 그 적은 인구수에게 더 과도한 세중이 부과되는거임

결국 경제학적인 지식의 부족으로 내린 결단이 파멸로 이르는 과정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 부분임
이러면 또 서양 특히 프랑스에서도 관리들한테 월급 지불 안했는데요? 라는 반박 하는 애들 있던데
프랑스는 관리를 돈받고 팔았으며 관리직은 귀족의 자부심과도 같았음
근데도 결국 '혁명'해서 '단두대'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