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이 맞다면... 1월 6일 즈음에 처음으로 몬헌을 사고 시작했던거 같은데
어느덧 한 달이 지나갔네요, 정말 시간을 잊을 정도로 푹 빠져 살았던거 같아요.
그래서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끄적끄적 해보려고 합니다.

딱히 큰 내용은 없고, 한 초보 유저가 한 달간 몬헌을 어떤 계기로 시작해서...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적어보고 싶어서 적는 긴 글이니
읽고 그냥 이 친구는 이랬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스팀으로 처음 산 게임, 몬헌 월드


한 달간 잠도 줄여가면서 한 캐릭터들
본캐 / 부캐 / 지인과 함께 하는 용도의 캐릭터


이야기에 앞서 밝히는데 저는 와우저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느라 이런저런 게임들을 많이 해봤지만, 결국 마지막에 돌아오는건 와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샌가부터 와우 이외의 게임은 애초에 손을 안 대게 되더라구요.
그훈도 다 때려잡고... 딱히 할 것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냥 생활의 일부분처럼 와우를 했던거 같습니다.
와우도 망해간다 망해간다 하는 이야기가 많았고 어느 정도 공감도 했지만,
그래도 다른 게임보단 재미있었기에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덕분에 스팀도 여러 게임들을 많이 할 수 있는 플랫폼 정도로만 알고 있는 상태로,
아이디만 만들어놓고 냅뒀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지인 한 분이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그 분은 주로 FPS 류를 하시던 분이고 전 RPG나 AOS를 하던터라...
사실상 알고 지낸지 오래 되었음에도 게임 취향이 서로 안 맞아서 같이 게임을 한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 몬헌을 하자고 했을 때는 '아... 그냥 같이 할 때만 잠깐씩 하다가 말게 되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죠.
사실 그냥 같이 밥 한 끼, 술 한 번 먹는 돈 게임에 버리는 셈 치는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몬헌이 시리즈가 길고 유명하다는 것도 알고, 재미 있어서 인기 많다는 것도 알았지만
전 플스류 게임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진삼국무쌍이라던가 위닝일레븐 같은 것도 패드 몇 번 만져본 적은 있지만
취향에 안 맞더라구요.

그래도 기왕산거, 이것저것 알아보자 싶어서 나무위키도 들어가서 검색해보고...
공략글이나 팁글도 보고 영상도 찾아보다가 몬헌을 사게 되었습니다.

처음 캐릭터 커마할 때는 '와 요즘 게임은 진짜 별의별 부분이 다 커마가 되는구나' 하면서 놀랐고
첫 부분 영상(배~아스테라까지)를 보고는 그래픽이 정말 좋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루는 정말 너무 귀엽습니당,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고는 싶은데...
잘 돌봐주지 못할까봐 못 기르고 있어서인지 더 애정이 가더라구요.)

쟈그라스를 피해서 풀숲에 쪼그리고 앉고, 튜토리얼식으로 훈련장에 들어갔는데
와... 너무 어렵더라구요 조작이;
보통 알피지는 마우스나 탭으로 대상 찍어두고 거리나 방향만 조절하면서 스킬 단축키 누르면 되었는데
몬헌은 시점도 어렵고 무기 공격도 제가 직접 마우스 왼쪽, 오른쪽을 선택해 눌러가야 하다보니
정말 진심으로 조작이 너무 어려웠어요;
원거리 무기도 조준하고 쏘고 하는게 다른 게임들과는 달라서 힘들더라구요.

결국 훈련장에서 이 무기 저 무기 써봤는데 그나마 심플했던 쌍검을 들었던거 같습니다.(가물가물 하네요.)
도스쟈그라스, 쿠루루야크 잡고... 볼보로스랑 쥬라토도스 같은 친구들을 시나리오 진행하면서 하나씩 잡아갔는데
다른 분들은 플스류 게임에 익숙하셔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전 중간중간 나오는 영상들이 너무 재밌더라구요.
물론 우리 접수원의 찰진 트롤링도 너무 생생했습미다...
이런저런 친구들 잡으면서 조금씩 클릭도 손에 익어가다보니
'아, 이 게임 정말 잘 만들었네, 재밌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게임이 재밌단 생각이 든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필드에 나가서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채집하는 모든게 헛짓이 아니고 나름의 의미가 있는 행동이어서 즐거웠고,
몬스터들의 섬세한 히트 박스에 감탄했었죠, 꼬리 치기 같은 공격을 다리 밑으로 들어가면 피하다니;
다크 소울 같은 게임에서만 있다는 그런 건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예리도에 따라서 무기가 튕기니까 칼을 갈거나 약점을 때려야한다는 개념도 너무 신선했어요.

결국 푹 빠져서 꽤 오랜 시간을 했는데 지인분이랑 같이 하는 캐릭터를 먼저 키우다보니,
지인분이 없을 때 혼자 임무 진행도 하기 그렇고 한 무기만 쓰니까 조금 심심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무기를 바꿔가면서 잡았던 친구들 또 잡고 재료 모아서 장비 만들고 하던 와중에...
처음 훈련장에서는 공속이 생각보다 느려서 내려놨던 태도를 가지고 어떻게 눌렀는지 모르겠는데
투구 쪼개기가 나갔습니다. 와 세상에 맙소사;
진짜 너무 멋지더라구요, 꽂힌거죠.

그래서 몬헌에 좀 익숙해지면 혼자 키우려했던 본캐는 예상보다 빠르게, 슬링어 쏘고 몹 때리는 방법 정도나 아는 상태로
태도를 손에 쥐고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보통 다른 게임은 오래 해서 레벨이 높아지면 스탯이 상승하거나 해서, 점점 강해지는데
몬헌은 물론 장비도 있지만, 자기 손이 익숙해지는게 더 중요하더라구요.
안쟈나프를 어떻게 잡나... 하면서 몇 시간을 박다가 겨우 잡고 난 뒤에
다시 시도하니까 처음보단 적은 시도로 잡히고... 잡으면서 익숙해질수록 잘 잡히더라구요.
리오레우스나 리오레이아도 저런 걸 내가 혼자 잡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공략 영상도 보고
발톱이랑 꼬리에 긁혀서 독 걸리고 불타죽기도 하면서 몸으로 익혀서 결국은 혼자 잡을 수 있더라구요.

아마 이즈음부터 해서 와우도 거의 안 들어가고 몬헌에만 푹 빠졌던 것 같습니다.
와우는 센 몬스터를 혼자서는 잡는게 거의 불가능하기에, 파티플, 공격대가 강제되는데
몬헌은 제가 하기에 따라 혼자서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과 다른 분들 영상을 보며 알게 되었거든요.
파티플의 재미도 물론 있지만... 버스를 받는 것도 싫어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싫어서
자기 스스로를 몰아붙여가면서 채찍질했던 와우는 재미있는만큼 치열해서 하면서 피곤할 때도 있었는데
몬헌은 솔플로도 대부분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고, 실력이 늘수록 더 재밌어진다는 것을 느끼니까
정말 잠도 줄여가면서 하게 되더라구요.

안쟈나프에서 한 번, 리오레우스에서 한 번, 디아블로스에서 한 번, 네르기간테에서 한 번 정도...
제 실력과 손에 절망하고, 잡고 난 뒤에 정말 많이 기뻤던거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그냥 슥슥 잡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정말 많이 죽고 트라이하면서
몇 시간씩 혼자 때리다 뒹굴고 수레타서 실패하고 하면서 잡았거든요...

그러면서 인벤에서 난리났을 때 탈퇴했던 아이디도 다시 만들어서
이것저것 글도 올려서 여쭤보기도 하고, 응원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초보 입장에서 받는 칭찬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낯간지럽기도 한데
되게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라... 음... 기분이 좋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것저것 끄적끄적도 많이 했던거 같아요.

결국 조금 느리긴 하지만 네르기간테를 넘어서 3고룡, 제노 지바를 잡고 시나리오 엔딩도 봤고...
(장비 파밍하고 연습한다고 주구장창 잡았던 친구들 더 잡고 한 것만 아니면...
아마 하루 이틀이면 엔딩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근 한 달 걸렸던거 같아요.)
요즘 열린 이벤트 덕에 덧입기나 다른 멋진 장비들도 구하고... 도도도 삼형제로 장식주 파밍도 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무기는 본캐는 태도를 쓰고...
부캐들로 이것저것 해봤는데
라보건은 참렬탄 터지는 이펙트가 좋아서 트렌드는 지났다지만 굴고렛 만들어서 다니구 있고...
헤보건은 관통탄으로 뚫는게 재밌어서 바젤기우스 잡을 때 레이로제테스 들고 다니고 있습니당.
활은... 퀵연강연강 이라고 하시던데 전 하다보면 강사곡사강사곡사 하다가 맞아 구르더라구요, 어려움;
쌍검은 잔멸의 발톱 만들고 얼굴에 난무 쓰는게 즐거웠고
한손검은 뭔가 재밌어보이는데 전 사과깍기 하다가도 허공을 베더라구요, 혼자 방향감각 상실 걸림....
도끼를 별로 안 좋아해서, 차지액스나 슬래시액스는 재밌어보인다... 싶으면서도 손 안 댔었는데
단테의 마검이 너무 멋지게 생겨서 부캐들로 써보니까 초고출력 맞추긴 어려워도 맞추면 짜릿하더라구요.
뭔가 ㄹㅇ 뚝배기를 꺠는 느낌...
랜스나 건랜스, 조충곤, 수렵피리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조충곤, 수렵피리는 한 번도 안 해봤네요)
똑같은 몹들이라도 무기에 따라서 잡는게 신선해지는게 질리지 않게 해줘서 즐거운거 같아요.

어제는 지인분과 함께 하는 캐릭터로 같이 천천무를 만들었어요.
혼자 격투대회 할 때는 C 랭크 나오다 겨우 B 랭크 찍고 했는데...
둘이 하니까 A 랭크도 나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지인분은 태도를 잡고 몇 판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간파베기를 저보다 잘하시는거 같습니당.
TwT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네여... 저도 열심히는 했는뎅 왜 이리 잘 안 되는징...
(여담으로 제가 격룡왕 코인(?)인가가 너무 안 나와서 쌍디아 잡는 퀘를 근 열 번 가까이 한 거 같아요...
저주 받은 운 같으니...)

맘타로트 첫 솔플 했던 때

그리고 지난 번에 글 올린 뒤로 맘타로트는... 혼자서 오늘까지 세 번 잡아봤네요.
한 번 잡을 때 마다 3~4시간 걸리는거 같아요.
흔적 모으고, 레벨 올리는데 두 세시간, 그 뒤에 본격적으로 잡을랑말랑 하다 도망가는걸 결국 잡는데 한 두 시간?
고수분들이 보기엔 왜 혼자서 저러나... 싶으시겠지만
뭔가 민폐 끼치기도 싫고, 나중에 공방에 가게 되더라도 어느 정도 1인분은 해야 클리어 하고 나서 보상을 받아도
마음에 뭔가 찝찝함이 없을 것 같아서 혼자 낙석 떨어뜨리고 대포 쏘면서 다니구 있네염.

새벽에는 주황색 태도가 나와서 '오, 오오! 설마!' 하면서 마우스 가져다대니까 '가이라 소드-물' 이더라구요.
결국 미련을 못 버리고 오후에도 한 번 잡아봤는데 이번엔 주황 태도가 나오지도 않았습미다... TwT

결국, 제노 지바 잡은 후 생겼던 특별 임무 하나씩 건드려보고 있네요.
이젠 나나 테스카토리 처음으로 격투장에서 보고 난 상태네요.

앞으로 나나도 잡고... 파밍해서 베히모스도 솔플해서 용기사 방어구(?)도 맞춰서 세팅을 하고 좀 더 세지고 싶네요.
(아직도 하위 키린은 퀘를 덜 해서 그런가 안 풀렸고... 상위는 어찌 퀘는 있는거 같은데 하위도 안 잡고 잡기엔
뭔가 떨떠름해서 안 잡아봤는데 나중에 잡아보고 싶어요. 영상보니까 ㄹㅇ 어려워보이는데 재밌을거 같더라구염)

장식주도 좀 좋은 것 먹고 싶고... TwT 내장주, 내비주, 표본주 이런 것은 너무 슬프당... 도도도 친구들아 ㅠㅠ
(커스텀 게시판의 커스텀을 따라할 수가 없습미당... 그리고 부캐에 있는 장식주가 본캐에 필요한 경우도... TwT)
그리고 태도도 만들 수 있는 것 죄다 만들어서 모으고 있는데, 꽤 많이 만들긴 했는데 언제 완성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쓰지는 않더라도 뭔가 가지고는 있고 싶은... 그런 기분(?)입니다.

헌터 랭크들은 다 29... 에서 멈춰있는데 쌍바젤 사실 잡을 수 있을 것 같기는한데...
고양이손으로 랭크만 높아지면 부끄러울거 같아서... 조금 더 하고 난 뒤에 랭크를 풀어보려구요.
ㅎㅅㅎ; 간파베기 넘나 어려운 것...
사실 투구 쪼개기도 공중에서 자주 빗나갑니다... 머리 대신 앞다리도 쪼개고... TwT

뭐 이래저래 이야기가 많았지만...
결론은 한 와우저가 새로 열린 레이드도 거의 내팽개친채로 몬헌에 푹 빠져서
한 달간 재밌게 즐겼고, 앞으로도 재밌게 즐길 것 같다는... 그런 이야기 입니다.

부끄럼쟁이라서 아이디들은 가렸고...
지인분이랑 고대수의 숲에 갔다가 지인분이 쐈던 구조신호 때문에 뭣모르고 했던 파티플(?) 제외하고는
죄다 혼자 게임하거나, 지인분이랑 둘이서랑만 해봐서...
아직 공방은 가본 적 없지만 언젠가 제 실력에 자신이 붙어서
다른 분들과 공방에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야옹이 큰절 짤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고,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들 많이 받으세요.
매번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긴 잡담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