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2의 좋은 점 중 하나가 트롤촌인 거 같음.

도타에 트롤촌 시스템이 도입된 지도 근 10년이 되어가는 유서깊은 시스템.

트롤촌 덕분에 정상적인 유저 수 만 명이 소수의 악질적인 유저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게 사실임.


블리자드도 그렇고 라이엇도 그렇고

[악질 유저들도 갱생 가능하다] 라는 이상한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게 황당함.

정상적인 게임 유저들이 예수나 부처도 아니고, 악질 유저들이 갱생하는 거 기다려줘야 함?


도타2 트롤촌이 워낙 위명이 높다보니

도타2에선 악질 유저들조차 트롤촌 들어가는 게 싫어서

트롤/욕설/탈주 같은 행위를 줄일 정도인데

이게 행동교정을 목적으로 얼마나 바람직하냐 이 말임.

(트롤촌 들어가면 그 아이디는 사실상 사형 선고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음)




도타2의 트롤촌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1. 욕설 / 탈주 / 트롤 / 비매너 행위 등의 리폿이 일정 횟수 쌓이면 트롤촌 심사를 거쳐 입성.

다만 신고 횟수를 따질 때 파티가 신고한 경우는 1파티 1신고로 퉁치며

(파티를 맺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신고몰이 하는 걸 막기 위해)

욕설, 성희롱적인 발언은 트롤촌 입성 전에 채팅금지만 줘서 갱생의 기회를 1번 줌.




2. 트롤촌에 입성하면 '저우선도 매칭'으로 분류됐다는 통지가 뜨며 랭킹전 플레이 불가. 

저低우선도 매칭이란 매칭을 돌렸을 때 큐 우선 순위가 항상 맨 뒤로 밀리는 것을 뜻함.

정상적인 유저들이 다 매칭이 되고 난 후에 저우선도로 분류된 유저들(=비매너 유저)끼리 매칭 잡힘.

기본적으로 매칭 시간이 엄청 길어짐. (보통 3분 걸렸다고 하면 15분 이상으로 늘어남)



3. 트롤촌에 입성한 후에는 1~10승을 거둬야 트롤촌 탈출이 가능한데 보통은 최초 3승이 배당됨.

트롤촌 내에서 또 잦은 신고를 먹거나 탈주를 하면 이제까지의 승리 횟수가 초기화 되며

3승 조건이 5승 -> 7승 -> 10승으로 점차 증가함.

무조건 승리를 해야만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팀과 짜고 조작하는 게 불가능.



4. 파티로 큐를 돌릴 경우 팀원 중에 단 1명이라도 트롤촌 입성자가 있을 경우

그 파티는 무조건 트롤촌 큐가 잡힘. 


그래도 파티로 돌리면 상대팀은 다 트롤이고 우리는 파티니까

쉽게 3승 가능해서 트롤촌 탈출이 빨라지지 않겠냐, 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도타는 파티큐로 돌릴 경우 동일한 숫자의 파티큐와만 매칭이 잡히므로 

트롤촌 입성자 한 명 탈출 시켜주려고 다인팟을 꾸렸다가는 매칭에만 최소 1시간씩 걸림.

즉, 1시간 ~ 3시간씩 매칭 돌아가는 거 기다려 줄 진짜 찐친들이 있지 않는 한

혼자 자력으로 트롤촌을 탈출하는 수 밖에 없음.



5. 트롤촌 탈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일정 기간동안 랭킹전 참여 불가.

죄질에 따라서 트롤촌 탈출 후에도 랭킹전을 일정 시간동안 못돌림.

자주 트롤촌에 입성한 유저의 경우 매번 트롤촌 탈출을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점차 더 길어짐.

(6시간 -> 24시간 -> 7일 -> 30일 -> 6개월 -> 1년 -> 그 이상)

현재 최대 기간의 처벌을 받은 유저의 경우 랭킹전 참여 불가 20년을 받은 기록이 있음.


또한 핸드폰 번호 인증을 해야만 랭킹전 참여가 가능한 도타인데

한 번 랭킹전 참여 금지를 받으면 해당 계정의 핸드폰 번호로 만든 모든 스팀 계정은

일괄적으로 랭킹전 매치 다 잠겨버려서 어차피 참여 불가 시간 채워야 됨.



그럼 다른 핸드폰 번호로 아이디 새로 파서 도타를 하면 되지 않느냐?

도타의 경우 랭킹전 참여를 하려면 100시간의 일반전 게임 기록이 필요함.


부계정 만들어봤자 100시간 일반 게임을 해야 랭킹전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 계정 파서 랭킹전 돌리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일반전에서도 리폿 자주 먹으면 또 트롤촌 감.

한 번 트롤촌 간 애들은 갱생 못하고 새 계정에서도 또 비매너/욕설 하다가 

랭킹전 돌릴 수 있게 되기도 전에 트롤촌 다시 들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




이 트롤촌이 얼마나 무섭냐면

난생 처음으로 트롤촌 들어간 애들 중에 그나마 갱생 가능한 유저들은

다시 트롤촌에 들어가기 싫어서 욕설/비매너/탈주를 하는 횟수가 확 줄어들 정도로

모범수가 되어서 출소함.




오버워치와 롤도 이런 도타의 트롤촌을 빨리 벤치마킹해서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