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손절한 지인이 있음.
내 안의 이미지로는 그 지인은 '원챔 콜렉터'로 기억이 됨.

Onechamp Collector -> OC -> 줄여서 O씨라고 하자.


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영웅폭이 좁은편이다.

젠야타 루시우 메르시 모이라
정크랫 메이 파라 한조 시메 톨비
자리야 디바

O씨랑 게임하던 때의 영웅폭임.
아주 예전이고...지금도 사실 저기서 약간만 더 늘어난 상태임 ㅋㅋ


O씨는 윈스턴 모스트 유저였고 때에 따라 라인도 하고 딜러도 하는 
나랑은 상성이 그럭저럭 잘 맞는 옵친이었음. 티어는 마스터로 기억.
O씨는 원챔이 아니었어.


하지만 이런 O씨와 손절하게 된 계기는 결국 감정 문제였다.

욕이나 대리 버스 이런건 없었고
다른 솔큐 유저를 욕하거나 비난 하는것도 없었다.
게임 플레이에 관해서는 클린한 유저. 
성격도 그렇게 모난 부분은 없었다.

다만 안 좋은 습관이 있는데
바로 게임이 지거나 안 풀리면 그룹원에게 
'자칭 농담'으로 너가 캐리 못 해준다고 타박하는것.

이게 한두번은 괜찮은데 누적되면 사람이 짜증과 억울함이 생김.

결국 난 이게 쌓이고 쌓이다 폭발한뒤 
한동안 거리 좀 두고 지내다가 
O씨의 선사과로 다시 같이 겜하고 지내다
결국 똑같은 문제로 손절하게 됨.

이게 나만 그런게 아니더라고
쫌 만만하면서 친한 옵친한테 이러는듯
나말고도 게임하다가 화내면서 나간 사람 몇명 봤다.


여튼 저렇게 손절하고 헤어지기 전까지는 잘 지냈음.
영웅폭도 꽤 다르다 보니 조합 짜기도 좋았고 
서로 이것저것 하면서 무난하게 잘 지냈음.


그런데 악몽은 어느날 예고도 없이 찾아옴


그 날은 O씨가 다른 지인들이랑 같이 게임을 하자고 말을 꺼냈음.
난 흔쾌히 좋다고 하였고 
O씨는 사람들을 하나둘 초대하기 시작했음.


난 지금도 가끔 그러는데 아군 프로필을 훑어보고 
대충 픽을 맞춰보려고 하는 편임.
그런데 그날 살펴보는 프로필이 이상했어
(프비공 없던 시절)


첫번째. 
메르시 모스트 다이아 유저.
아 힐러하나는 무조건 나오겠구만~ 편하겠네~

두번째.
메르시 압도적 모스트 골드 유저.
어...멜시가 겹치네? 뭐 빠대니깐! 난 이러면 탱딜 해야겠네~

세번쨰.
플레 메원챔. 
어...?? 어..??

네번째.
메르시 한줄 브실 유저(점수는 브론즈. 최고티어 실버)
......


아군들의 프로필을 살펴보고 아무말을 할 수 없었음.
내가 무슨 픽을 해야할지 감이 안 옴.

이때 당시엔 난 메원챔이나 원챔에 대해서도 별 생각 없던 즐겜 유저였는데
그런 나에게도 이 조합은 어두운 터널같은 갑갑함을 주더라.

너무 픽이 겹치고 겹침.

특히 메르시 모스트는 아무래도 에임캐를 안 하는 이미지가 있다보니 더더욱 불안함.
투사체만 하는 내가...히트스캔을 해야할것 같은 불안한 느낌.

이런 저런 생각중에 플레 메원챔분이 정적을 깨트림.
자기는 여기랑 잘 안 맞을것 같다면서 나가심.
(뇌지컬 멜시...나도 이때 나갔어야 했는데)


그리고 나머지는 불안한 마음을 품고 5인큐로 출발함.

고비는 정말 금방 찾아오더라.
첫번째 픽창에서부터 시작됨.

O씨는 신나게 윈스턴 칼픽하고
다른 솔큐 유저는 딜러 픽하고

난...난 픽을 못 하고 있었다.
난 젠야타 모스트인데 내가 야탸를 하면 안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가만히 눈치만 보고 있었음.

멜시 모스트 다이아 유저분이 아나를 픽.
압도적 멜시 모스트 골드 유저는 디바픽.
브실 메원챔은 멜시를 픽.

나는 멜시 장점을 살리기 위해 파라를 픽했음.


222는 맞춰진 상황.
하지만 지옥은 조합을 맞춰도 찾아옴.

브론즈 멜시는 탱커에게 빨대를 꼽는다.
무슨 탱? 디바에게.

왜냐면 윈스턴은 뛰어들어가서 힐을 못 주더라고
음? 그러면 디바도 힐 못 줘야 하는거 아니냐?

그렇다. 디바는 안 들어간다.
힐러라인에서 후추를 뿌린다. 

아나는 혼자서 윈스턴 케어부터 딜러케어까지 다 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 힐돕힐도 없어서 생존도 혼자 해야하더라.
안 그래도 멜시 모스트가 아나 하면 빡쎈데...
결국 아나가 루시우/모이라로 바뀜.

힐이 없어도...이거 뭐라 못 하겠더라.

심각하게 힐이 부족하고 게임은 막히니까
아군으로 매칭된 솔큐 유저들이 그렇게 탈주를 함.
이땐 탈주 별로 없던 시절인데...그렇게 나감.

나중엔 5연패 정도 한뒤
다이아 멜시 모스트분이 멜시를 가져가시더라.

아 확실히 이때부터 딜러에게도 힐이 들어오기 시작함.
그런데 브론즈 메원챔이 아나 잡고는...거의 뭐 하루종일 걸어옴.

더 지독한 지옥이더라.
결국 다시 다이아분이 브론즈 메원챔에게 멜시 양보...


난 농담 아니라 이런게 그룹 패작인가? 싶었다.

12판 정도 돌린것 같은데 다 전패였음.
그것도 고속도로로 그냥 짐ㅋㅋㅋㅋㅋ


이와중에 O씨 습관 위에서 말 했지?
게임 지면 나보고 '너가 더 열심히 해야지' '너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못 하냐' '킬 좀 내라'

이딴 소리를 내뱉고 있음.

하지만 멍청한 호구인 나는 웃으면서 그룹 분위기 안 좋아지는게 싫어서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봐'
'아 오늘 내 에임이 너무 아프다!'
'적이 너무 잘 하네 하이큐인가봐'

이러면서 넘어가고 있었음.
호구새끼..

좋아하는 힐러는 한판도 못 하면서
저 고정된 조합에서 계속 탈주하는 솔큐 딜러때문에 
난 혼자서 1딜러 노릇하면서 익숙하지도 않은 픽들을 들고는 
어떻게든 게임을 이기기 위해 애를 써야만 했음.


진짜 저 시간이 너무나도 괴로웠어.
아군 픽이 안 바뀐다는게 너무 절망적이었음.
(이때의 여파로 나는 지금도 픽 바꾸는 아군에게 추천줌)

여튼 그날은 결국 13판 정도만 하고 쫑냄.

이날 나는 알게 됐다.
같은 원챔끼리 만나면 지옥이구나.

그렇다.
O씨의 지인들은 정말정말 원챔이 많았음.
그래서 원챔 콜렉터라고 기억하는거임 ㅋㅋㅋㅋㅋ

원챔...큰 문제 없다 생각했지만
이날부터는 쫌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됨.

-O씨와 4 메르시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