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4메르시. 대리인성파탄유저. 이런 사건들을 겪으며
내 게임에 대한 본연의 즐거움을 헤친다면 그룹을 할 필요가 있는건가? 

이런 의문을 갖게 됨.

사실 이 글들은 평범한 옵치 이야기임.
누구나 원챔 여럿 만났을꺼고 나쁜 유저도 만났을꺼임.

그렇기에 다들 비슷한 경험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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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씨가 데려오는 사람들은 원챔이 많았음
4메르시는 저날 한번이었지만 2메원챔. 1메원챔. 
바스원챔도 한번 만났는데 저 날은 진짜 일찍 튐.
하여튼 정말 별의별 원챔을 데려옴

그런 원챔들을 초대하고는 나한테 습관 처럼 하는 말.
'너가 좀 잘 해라. 너가 캐리해줘야지'

이런 말을 장난으로 받아치는것도 하루이틀이지.. 
하루에도 4~5번씩 하니 쫌 짜증남
특히 게임 연패 좀 하면 저 말을 감정 섞어서 하는데 화딱지가 남


결국 세번째 이야기 전에 한번 관계를 끊음.
그러다 먼저 사과를 건넸기에 다시 옵친으로 지냄.

그지같은 그룹이어도 참고 하자.
사람끼리 부딪히면 트러블은 당연히 좀 있는거지 뭐...
이런 생각으로 지내기로 했음


그런데 결국 그날은 참지 못 했어.

멤버는 겐지 연습중인 유사 겐지 원챔 O씨.
마스터 한조 원챔
골드 디바 원챔
메원챔 한명.

솔큐로 매칭된 유저는 모이라를 했던것 같고 딜이라였던것 같음.
힐이 진짜 안 들어와서 너무 피곤했었거든.


맵은 왕의길 수비.

처음에 난 즐겁게 정크를 들고갔지
너무 즐거웠던 걸까?

적팀에 파르시 나오고 자리야도 나오더라.
바로 캐서디로 바꾸긴 했는데 이미 A거점은 밀린 상태였음.


그리고 문제가 생김.
적팀 위도우가 너무 잘 함. 마스터? 그마? 위도우 유저였나.. 너무 잘 쏘더라.
파라 본다고 하늘 보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머리를 땀.

힐은 부족하고 (결국 솔져로 바꿔봄. 그런데 이때 솔져가 구렸음)
디바는 지져져서 자리도 못 잡고...
쫌만 아차하면 위도우에 머리 뚫리고.....

그런 와중에 자신 없는 히트스캔으로 난 파르시를 봐야하는 거임.


O씨도 이건 안 되겠다 싶었는지 결국 탱커로 바꾸더라.
싸우고 난뒤 그룹해서 그런가 겐지 고집을 처음으로 꺽은거임.
그런데 그렇게 나온 픽이 라인임.

메인탱도 나왔는데 내가 킬을 못 내는게 너무 힘들었음.

그리고 또 들어오는 유사정치
'너가 파라도 잡고 위도우도 잡고 해야지. 지금 뭐하는거야?ㅋㅋ'


아 또 그 농담.

응. 머리로는 다 알아. 그룹 분위기 즐겁게 하기 위한 농담이지?
응. 내가 히트스캔이니까 파르시 잡아야지.
응. 내가 위도우도 다 봐야지.

그런데 그 날은 그 상황을 이해를 하면서도 못 참겠더라.


내 옆에 있는 한조는?
얘 파르시에 쥐어터져서 얘도 뭐 못 하고 있는데?

저 디바는?
하루종일 자리야한테 궁게이지 헌납하고 있는데?


사실.. 저 판은 원챔의 문제보다도
힐러 한명이 딜러노릇한다고 멜시원힐이 된 상황 자체가 스노우볼의 가장 큰 원인이었음
그런데 그 상황에서 나한테 캐리 못 한다는 ㅈㄹ이 들어오니

사람이 너무 억울하고 서러워지더라고.

힐 안 주는 놈 욕을 해야지. 픽 안 바꾸는애한테 ㅈㄹ을 하던가
픽 바꾸고 힐도 없는데서 노력하는 나에게 뭐라하는게 참 싫더라.


그런데 갑자기 이 그룹 자체가 문제라 생각이 들더라.

왜 왜 왜 이 그룹은 이렇게나 원챔이 많은걸까?
왜 O씨 친구들은 이렇게나 원챔이 많을까?

밀리는 패턴이 똑같은데 아무도 거기에 대한 해답을 찾지 않아.
나빼고.


그게 그렇게 외롭더라. 
같이 즐겁게 있기 위한 노력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는게 외로웠음.

그룹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건데 오히려 솔큐때보다 쓸쓸해.
그룹으로 얻는 즐거움이 별로 없다 느껴졌음.
그룹에서 얻는 스트레스는 더 많아졌는데 말이지...


여튼 이런 생각이 주르륵 들었음
한 5초정도 멈춰있었던듯.


그 순간 히트스캔 못 하는 내 자신이 죄인 같았고
그렇게 날 죄인으로 만드는 모든것들이 싫었음.

나도 즐겁자고 게임하는건데 말야. 

그판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
그냥 처참하게 발리고 졌던걸로 기억함.

결국 그판 끝나고 그룹을 나와서
게임을 끄고 배틀넷에서 친창 목록을 보다가 
O씨와 O씨의 지인들을 싹 다 친삭했음.


개운하고 행복하더라.

바뀌지 않는 아군 픽속에서 나혼자 고민하고
싫은 픽을 억지로 계속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좋았음.

넌 팀을 위해 이것저것 해야하고 캐리해야하지만
우린 하고 싶은거 할꺼라는 
그 보이지 않는 이기심과 압박감에서 벗어난게 너무 좋았음


그렇게 나는 가벼워진 친창을 얻게 되었고
픽을 고집하는 사람이 아군에게 주는 부담감이라는 무게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알게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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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글.


사실 원챔 떡밥일때 시작한 글인데...
내 글 내용은 원챔보다도 그룹에 대한 얘기가 중심이었는듯.

그룹에서 픽으로 나오는 갈등이 주된 내용이지.
이게 사실 원챔에서 나오는 갈등과도 닮아있거든
(유독 그때 했던 그룹에 원챔이 정말 많아서 그런걸지도...)

아마 옵치해본 사람은 다들 경험해 보지 않았을까?
오히려 픽으로 갈등 안 느낀 사람 찾는게 더 힘들듯ㅋㅋ


여튼 이번에 내 속에 담아두던 이야기를 해서 좋았다.
한번쯤은 속시원하게 적고 싶었음.
그런데 거기에 누군가의 대답이 달리니깐 뭔가 더 속시원해졌음!

진짜 드럽게 길게 적었는데
그거 다 읽고 댓글 적어준 사람들 고맙다



참고로 난 저때의 여파로 아직도 파르시가 싫고 위도우도 싫어 ㅋㅋㅋ
그래도 얼마전에 에코를 익혀서 드디어 혼자 파르시를 카운터 치고 극복했어
몇년이 걸린건지 모르겠다만 느리지만 발전했다!

그런데 아직도 개 잘 하는 위도우 상대로는 무슨 픽을 해야할지 모르겠음
망할것. 히트박스도 드럽게 얇아 퉷. 


여튼 다들 옵치라는 게임에서 픽으로 갈등이 생기고 힘든 경우들이 생길텐데
다들 극복하고 재밌게 옵치를 즐겼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