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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세계는 위대한 영웅 한명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 모두의 소중한 것들, 우리들의 미래를 지켜주었고, 전세계를 정의라는 신념아래 보호한 영웅인 잭 모리슨의 장례식이 오늘 이곳, 알링턴 국립 묘지에서 엄숙하게 거행됩니다."

TV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여성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아나운서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고, 잠시후 나팔소리가 울리며 장례식을 진행하는 군인들이 발맞춰 행진하며 걸어왔다. 그 뒤에는 모리슨의 관을 들고 오는 군인들의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고, 장교복을 차려입은 군인들도 모자를 벗어 들고 고개를 숙였다. 

"지금 영광스러운, 자랑스러운 미국의, 세계의 영웅인 잭 모리슨의 장례식이 막 시작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은 먼저 장례 장소로 영웅의 관을 옮긴 뒤에 시작되며... 첫번째 절차는 미 대통령과 UN 사무총장의 연설로 시작되며 그 다음으로.."

장례식장은 사람들로 매우 붐비는듯 하였다. 하지만, 실상은 세계를 구한 영웅에게 어울리지 않을법해보이는 초라한 장례였다. 정치인들과 고위 군 장교들, 그리고 UN 사무관들은 형식적인 자세로 장례식에 임하는 눈치였고, 일반 장례식 참여객들 대다수도 같은 자세였다. 오히려 열정적이였던건 경찰 기동대에 의해 알링턴 국립묘지 바깥으로 쫓겨난 시위대들 이였다. 그들은 강력한 자세로 잭 모리슨의 알링턴 묘지 안장을 거부한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영웅의 장례식에서 진정으로 슬퍼하는 자들은 장례식장 관계자 석 한 귀퉁이에 앉아있는 해체 전 오버워치 요원들뿐 이였다. 날씨마저도 한때 세계를 구한 영웅이였던 모리슨을 저주하는 듯 암울했다. 모든것이 그저 그런, 그런 장례식 이였다.

초라하고 형식적인 장례 절차와 유명인사들의 추모사가 끝나고, 장례식에 참여했던 사람들중 정치인들과 유명인사들이 가장 먼저 묘지를 떠나고, 일반 추모객들도 서서히 떠나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장례식 뒷정리 진행자들도 장비를 정리하고 떠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은 양복을 입은 오버워치 요원들뿐만이 묘지에 남았다. 요원들은 각자 "여기 잠들다. 잭 모리슨"이라는 묘비명이 새겨진 모리슨의 묘 앞에 나란히 섰다. 그들은 전부 금방 울 것만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갑자기 앙겔라 치글러 박사가 울음을 터트렸다. 나머지 요원들은 우는 앙겔라를 보고 어찌할줄을 몰라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앙겔라는 두손으로 눈물이 흘러내리는 눈을 가리고 울먹거리며 말했다.

"모리슨... 도대체 왜.....그날은 그냥... 그냥... 어느날과 다르지 않았잖아요... 단지......"

앙겔라는 말을 이어서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계속 훌쩍거렸다. 그런 앙겔라의 등뒤에 어느순간 윈스턴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말하였다.

".....그는 더 나은 세상으로 갔을겁니다. 박사님. 그는 너머의 세상에서 그가 만든 모든 기적에 대해 보상받을겁니다.. 그리고.. "

"........ 씁쓸한 이야기긴 하지만 이제.. 오버워치는 더이상 없으니... 그의 명예가 더럽혀질 일도... 더이상의 비극도 없을겁니다... 이제 끝났어요... 세계는 그를 영웅으로서 영원히 기억할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앙겔라 박사님.."

"하지만... 이렇게 끝나선 안되는거였다고요! 우리 모두의 친구이자 영웅이였던 그가... 이렇게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말이 안돼요..."

"....압니다.. 하지만 더이상 우리가 할수있는 일은 없어요.. 박사님. 하지만, ... 이 것 하나는 분명히 하죠. 모리슨 씨가 없고, 그리고 오버워치는 사라져버리고, 우리는 모두 흩어져 버리겠지만, 앞으로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지켜 나갈겁니다. 그가 사라졌다고, 그리고 오버워치가 붕괴되었다고, 그리고 전세계가 우리가 몰락하길 바래도. 우린 영원히 오버워치로 활동하면서 그의 숙명이였던 정의를 실현 할겁니다.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윈스턴은 앙겔라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 있던 요원들은 윈스턴의 눈과 서로의 눈을 각자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모두 확실한 결의를 다지는듯 모두 결의에 찬 표정들이였다.. 그렇게 앙겔라는 몇십분 동안 펑펑 울기만 하다가 결국 다른 요원들에게 부축되어 모리슨의 묘를 돌아보며 떠났다.

백발의 오래된 양복을 입고 중절모를 쓴 늙은 남성은 그 모든 광경을 무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오버워치 요원들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서있다가. 그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게 확실해지자 모리슨의 묘비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 섰다. 그리고 그는 그의 묘비를 쳐다보며 씁쓸하게 살짝 웃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방금 관이 뭍힌 묘지 위 묘비 위에 꽃을 올려다 두었다. 그리고, 그는 얼굴에 고글을 쓰고, 묘비를 한번 뒤돌아 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묘비 반대쪽으로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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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위대한 영웅이였던 잭 모리슨은 위대한 영웅에 걸맞는 조국의 영광스러운 품 안으로 들어왔었습니다. 한편, 오늘 알링턴 묘지 바깥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특수 기동대 간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잭 모리슨의 알링턴 묘지 안장에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과격한 행동을 가했습니다. 결국 경찰 기동대는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발사하고 진압에 나선것으로..."

"정말 영웅한테는 걸맞지 않는 초라한 죽음이였구만. 그러지 않아?"

방탄복을 입은 경비원이 홀로그램식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태블릿을 들고 자신의 뒤에 있는 경비원에게 말했다. 그러자 뒤에 있던 경비원이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그러게 말이야... 우리 모두의 어린시절의 진짜 영웅이였는데. 동화나 만화가 아닌, 실제로 말이야."

"도대체 그날 무슨일이 있었길래 그 삼엄한 경비를 갖춘 오버워치 본부가 폭파 당했을까?"

"어제 UN 관련 뉴스에 나왔잖아. 오버워치 내부의 갈등이라고."

"난 그걸 믿지 못하겠던데. 어떤 미친 녀석이 자신의 평생을 바쳐 일궈온 단체를 한순간에 날려버릴 생각을 하겠어?"

"인간은 그럴수 있어. 질투심이나 욕심에 눈멀면 영웅이라도...그럴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냐, 하긴 넌 항상 그렇게 말하지, 아 근데. 어제 들어온 특급기밀 화물이란 건 뭐야? 너 그거 들어있는 금고 암호 받았다며. 한번 확인해 봤어?"

"어, 일단 암호랑 같이 보내진 이메일에 사진 있으니까 보여줄게."

경비원이 동료 경비원에게 태블릿을 가져다 주며 어떤 사진을 보여줬다. 그러자 동료 경비원은 감탄사를 내지르며 말했다

"히야아.. 정말 멋있게 생긴 소총이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신형 소총보다 백배는 더 멋있는거 같은데."

"그렇지? 금고 열어서 한번 봐봤는데 무슨 유탄 발사기 비슷한 장비도 달려있고 완전 최신형..."

갑자기 경비실 문 바깥에서 매우 큰 금속음이 났다. 경비원 두명은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권총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소리가 멎어들자 한 경비원이 동료 경비원에게 앉으라고 손짓하며 말했다.

"헥스. 그냥 발전기에서 나는 소리 일거야. 내가 잠시 살펴보고 올게."

"안돼, 월터. 위험할수도 있다고, 근무 수칙중에서 2인 1조 행동 몰라?"

다른 경비원이 자리에 있길 거부하는듯 하자 경비원은 CCTV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저건 누가보는데?"

"하... 알았어. 다녀와. 근데 요즘 오버워치 관련해서 사람들이 많이 화나있다는건 알지? 오버워치 요원도 아닌 연방 경찰들이 지키던 이런 기지들에 사건 터지는거. 그 놈들 완전 무자비 하다고. 사람이든 옴닉이든 완전 분해를 시켜버린대."

"걱정하지마. 헥스. 여긴 전기 철조망으로 보호되고 있다고. 그딴 히피녀석들이 몰래 기어들어오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바로 전기구이가 되버릴걸. 그럼 잠시 다녀올게."

경비원은 다른 경비원의 대답도 듣지 않은채 문을 열고 경비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다른 경비원은 천천히 자리에 다시 앉고, 불안한 표정으로 그의 친구가 순찰 간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래... 별일 없을거야... 별일 없겠지. 항상 저러는데 뭘... 그래도.. 왠지 안심이 안된단 말이야.. 확인해 봐야겠어."

그는 태블릿을 들어 버튼을 눌러대더니 '보안 시스템 관리' 항목을 눌러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는 이내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이런... 어떻게... 어떻게.. 고압전류 보안 철조망이... 정전도.. 아닌데..게..게이트 순찰하는 얘들이.."

그는 어쩔줄 몰라 안절부절 하다가 무전기를 들고 중얼거렸다.

"빨리 알려야...! 컥!"

그가 무전 송신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그의 등뒤에서 정체 불명의 복면을 쓴 괴한이 나타나 그의 목을 졸랐다. 그 남성의 힘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경비원은 순식간에 쓰러지고 말았다. 괴한은 경비원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은채. 고개를 돌리며 CCTV 화면들과 테이블에 대충 올려진 태블릿의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는 방금전 경비원이 나간 문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 굳어있는 경비원의 얼굴을 보며 그에게 말하는 듯이 중얼 거렸다.

"... 저기 있겠군...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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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한편 바깥에 나간 경비원이 발견한 장면은 매우 끔찍했다. 출입구 경비원 두명은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은듯 굳어있었고, 고압전류 경비 철조망의 통제 콘솔도 완전 박살이 나있었다. 도저히 보통 인간이 저질렀을 것으론 보이지 않았다. 경비원은 부들거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며 무전기를 들고 무전을 송신했다.

"여..여기는 월터. CCTV 실 들리는..가?"

답변이 올리가 없었다. 대답이 없자 경비원의 표정은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의 떨림은 더욱 커졌다. 그는 무전기를 향해 소리쳤다.

"헥스! 응답해! 여기..! 여기...!"

갑자기 건물 전체에 경보음이 울렸다. 경비원은 뒤를 바라보았다. 경보음은 기지 전체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것으로 하여금 예측할수 있는 상황은, 이 건물의 가장 중요한 곳이 노출되었다는 것이다. 경비원은 자신의 옆구리에 붙여져있던 권총집에서 권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해제했다. 그리고 그는 건물의 잠금을 해제하고 어디론가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젠장... 조금만 더 살살 만질걸 그랬나..."

"그래.. 이거면 충분하겠군."

복면을 쓴 괴한은 어떤 보안 금고 안에 들어있는 소총을 보며 만족하는 표정을 짓더니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금고문을 열어 소총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누군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괴한은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에 벽으로 밀쳐졌다. 하지만 그를 밀친 경비원도 괴한의 순간적인 방어때문에 쓰러져 버렸다. 하지만, 경비원은 괴한보다 먼저 일어나 괴한에게 권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넌 이제 끝났어! 손들고 가만히 있어! 움직이는 순간 바로 쏠꺼다! 그 무기 이쪽으로 던져! 손들고 귀에 붙여!!"

경비원이 밀친 충격때문인지 괴한의 복면이 벗겨져 버렸다. 괴한은 경비원을 바라보고 손을 들었다. 경비원의 얼굴은 그 괴한의 얼굴을 본 즉시 경직되고 말았다. 그리고 경비원은 총을 서서히 내리면서 작은 소리로 괴한에게 말했다.

"어...? 잠시만...당신은...모...리슨..이....컥...크으.."

괴한은 경비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에 전기 총격기를 쥐고 경비원에게 달려들었다. 경비원은 고통스러워 하면서 조용한 소리로 중얼 거리며 쓰러져갔다.

"...왜......."

괴한은 쓰러져 버린 경비원을 확인하고 금고의 잠금을 능숙한 솜씨로 해제 했다. 그리고 그는 복면을 벗고, 주머니에 들어있던 고글을 얼굴에 쓰고, 그리고 금고 안에 있던 총을 집어들었다. 그는 고글과 총을 조작해 각자 작동시켰다. 기계음이 나며 고글과 소총에 불이 들어왔다. 그는 소총을 들어 조준 자세를 한번 취해보더니, 만족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괴한은 총을 들어 챙기고 금고가 있었던 방에서 빠져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도대체...왭니까... 난 이유를..."

그의 발목을 붙잡던 것은 쓰러진줄로만 알았던 경비원의 손이였다. 경비원은 금방이라도 실신할것 같은 표정을 짓고 괴한에게 말했다. 그러자 괴한은 마침내 입을 열어 그에게 대답해주었다.

"... 잘 알아둬. 너가 뭘 어떻게 생각하던. 그 사람은 이제 다른사람이야. 이게 내가 해줄수 있는 유일한 답변이다."

"당신은...큭..."

경비원은 신음을 내지으며 손을 놓고 기절하고 말았다. 괴한은 쓰러진 경비원을 한참 바라봤다. 멀리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서치라이트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괴한은 방에서 빠져나와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도착한 헬릭스 경비 산업체 소속 특수부대는 쓰러진 경비원을 옮기고 기지안을 샅샅히 뒤졌다. 그러나, 그들은 그 괴한의 존재 조차 모른채 수색을 종료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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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실 비슷하게 보이는 좁은 방에 윈스턴 박사는 그의 몸무게를 겨우 버텨낼수 있는 특수 의자위에 앉아서 땀을 닦고 있었다. 그는 이 좁은 방에서 오버워치 재 집결에 자원한 요원들을 만나 얘기를 해보고 있었다. 그는 태블릿을 만지작거리다가 안경을 고쳐쓰고선, 문밖을 향해 말했다.

"다음분, 들어오십쇼."

문이 천천히 열리고 윈스턴 앞에 나타난것은 고글을 쓰고 신형 전투복을 살짝 개조한 것을 입고 있는 백발의 남성이였다.

".... 당신은...?"

윈스턴 박사는 문너머에서 오는 햇볓을 보고 눈을 찌푸렸지만 그의 모습을 익히 봐왔다는듯이 말했다.

"..아나 보군, 하긴 내가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니깐...."

"역시 소문대로 전직 오버워치 요원 이셨군요. 솔져 76."

윈스턴 박사는 또 다시 안경을 고쳐쓰고 태블릿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래.. 그저 그냥 오버워치의 평범한 요원일 뿐이였지."

"평범한 요원? 평범한 요원이라기엔 스케일이 너무 큰데요."

윈스턴 박사는 방금전까지 두드리고 있던 태블릿을 들어 솔져 76이라는 남성에게 보여주었다. 태블릿에는 '솔져 76. 각지에서 범죄 세력이나 뒤가 더러운 유명인사들을 처치하다' 따위의 인터넷 기사들이 여러개 있었다.

"그들은 오버워치를 몰락시키고, 오버워치를 약화시키는데 기여한 자를이였지. 애초에 내 활동 방식이 그렇다고."

"아니요, 그게 아니라 그저 '평범한 요원' 이였다면 이렇게 삼엄한 경비를, 이렇게 많고 강력한 무장 세력들을 물리쳤다는게 말이 안되죠."

"세상엔 가끔씩 믿을수 없는 일도 있어. 그나저나, 그렇다면 날 받아주겠다는건가... 안받아주겠다는 건가..?

".... 지금은 우리의 힘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니... 일단 당신을 거부할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켜 볼겁니다. 당신이 이치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면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대처할겁니다."

"그러시던지. 난 그런놈이 아니니까. 그럼. 이만 나가봐도 되는거지?"

솔져 76이라는 남성은 테이블에서 일어나서 윈스턴 박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윈스턴 박사도 일어나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셔도 좋습니다. 저희에 합류하신것을 환영합니다. 나가보셔도 좋습니다."

"그럼."

솔져 76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했다. 그런데 갑자기 윈스턴 박사가 그에게 질문했다.

"근데... 어디서 정말 많이 본듯한 얼굴이군요. 정말 기억이 안나지만.. 혹시... 이름이?"

"..... 그런건 모두다 과거일뿐 아닌가....? 더이상 물어보는건 무례야."

"... 알겠습니다. 참고로 숙소는 중앙 게이트에서 저희 기지 요원이 도와드릴겁니다."

".... 그럼 내일 보지. 그럼, 정말로 이만."

"........예. 그럼 방안에서 쉬면서 대기하고 계십쇼."

".... 그러지."

솔져 76은 마침내 문을 열고 심문실 같이 생긴 좁은 방에서 빠져나갔다. 윈스턴은 문이 닫히자 좁고 위태로운 의자에 앉아 태블릿을 보며 중얼 거렸다.

"... 저 사람을 보면 오늘따라 '그 사람'이 많이 생각나는건 기분탓일까... 뭐... 그래.. 그저 기분탓이겠지 뭐... 하지만.. 너무 비슷하단 말이야... " 

"아냐.. 그럴리가 없지.. 아차. 딴 생각하지 말고 계속 일이나 처리해야 겠다...! 다음분!"

윈스턴 박사는 태블릿에서 솔져 76 페이지를 선택하고 잠시 손가락을 떼고 고민하는듯 하다가, 그 페이지를 체크리스트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그의 기억속에서 솔져 76에 대한 수상한 점들은 금방 잊혀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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