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저의 점수대를 인지해 주시면 좋겠고, 직접 겪은 사실들과 느낀점을 쓰려고 합니다.

또한 제가 겪었다고 100% 일반화 될 수 없다는것도 잘 알고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겪은 사실과 느낌들을 기반으로 오버워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하는게 이 글의 목표이며

이미 많이 거론된 이야기들이니 공감은 가실거라 사료됩니다.


약 2주간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1시즌부터 오버워치를 했고, 빠대를 즐겨 했습니다.

게임하면서 짜증내는걸 가장 멍청하다고 생각하기에 경쟁전은 잘 안했습니다.

1시즌에 배치보니까 50점, 그리고 대충 몇판 해보다가 점수 좀 떨어지고 마무리.

2시즌도 역시 배치보니 2200점. 경쟁 몇판 해보니 스트레스받고 딱히 올리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점수 확 1600점대로 떨어지고 마무리.

그리고 빠대는 승이 1200승이니 대충 승률 50%해도 2400판은 했네요.

이렇게 빠대만 하다가 3시즌이 왔습니다.

3시즌이 와서 빠대만 즐기다 보니 목표의식이 떨어져 재미가 감소되려던 찰나에 배치를 보니 1400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래도 내가 잘하는것도, 못하는것도 아닌 중간은 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오버로그에 들어가서 1400점의 점수대를 보니... 인간이 아니라는게, 솔직히 좀 쪽팔렸습니다.

브론즈 점수대를 중간쯤이라고 생각한게 어이가없는 착각이었죠. 상위 80%정도? 되더군요.

그래서 중간, 그래 중간정도는 점수대에 들어가야 나도 보통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2500점, 플래티넘을 목표로 잡고 경쟁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1400~1800점대

이 구간은 우리편에 트롤이 몇명있나 적팀에 트롤이 몇명이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립니다.

거의 본인의 실력이랑은 별 상관이 없고.. 트롤러에 의해서 많이 승패가 갈리죠.

또한 거점 점령전 같은 경우엔 무승부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실력들이 A거점은 어떻게 어떻게 겨우 뚫어내지만 B거점은 뚫을만한 실력과 단합이 턱업이 부족합니다.

A거점은 수비자의 리스폰 거리가 길어서 어거지로 뚫어지는데 B거점은 수비가 매우 유리하기에 브론즈~실버 급 실력으로는 뚫지를 못해서 무승부가 많이 나죠.

물론 A거점을 못뚫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A를 뚫거나 먹어야하죠 그렇지 못하면 무승부 or 패배 확정.

그래도 이 구간은 재미있게 했습니다.

진짜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이랑 만나서 하는구나, 아니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니까요. 마치 내가 지금 숨을 쉬고있구나 생각하지 않는것과 같죠.

그리고 승패승패승패 이렇게 반복해도 30점정도 오르고 25점정도 떨어지니 5~10점정도 꾸준히 점수가 올랐습니다.

중간에 연승하면 물론 더 먹고요.


1800~2000점대

이 구간은 승패승패..하게되면 아직은 점수가 오르긴합니다. 단 이 전 구간보단 점수가 더 적게 오르죠.

그래서 연승이 슬슬 필요해 지는 구간입니다.

또한 '당연'하게도 이 구간 역시 트롤이 몇명 있냐 싸움이 시작됩니다.

하스스톤이 운빨 좆망게임이라고 하는데 오버워치도 똑같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승패가 딱 결정되죠. 운빨로. 트롤이 몇명 뽑혔냐 안뽑혔냐의 차이로 승패가 많이 결정됩니다.

점점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트롤때문에 점수가 깎여나갈때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트롤들을 어르고 달래며 올바른 픽을 유도하는것도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솔찍히 마우스를 이 구간에서 한번 던졌습니다. 휠이 고장났다가 어찌어찌 고쳤습니다.


2000~2400점대

트롤들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원래 모든것은 아는게 많으면 보인느것도 많다고 하죠?

여기서 저는 뭔가를 깨달았습니다.

이상하게 게임을 하면 압도적으로 져버리는 판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와 골드는 원래 이정도 하나보다, 내실력이 진짜 부족하나"

트롤도 없는데,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쳐 발려버리는 판이 나온다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저 운이 없었나 했습니다. 골드들이 엄청 잘하구나 이렇게 생각했씁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인벤에 와서 경쟁전 모집 게시판에서 사람들을 모집해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 구성원에 트롤러가 있을 확률을 낮추기 위해.

단지 이 이유때문에 파티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파티를 짜서 하는데 그중 몇몇분이 자신이 부계정이며 원래는 마스터~그랜드마스터 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때 까지만해도 

"와 나는 운이 좋다 이제 버스라는걸 타는구나" 했습니다.

장난 아니었습니다. 겐지로 시작하자마자 30초만에 궁채워서 다쓸어버리는 분도 있는가 하면

위메로 그냥 다 저격해서 죽여버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근데 분명 우리 파티에 진짜 실력도 엄청나고, 실제로 부캐인 사람들이 두세명 있는데도 막 연패를 하기 시작합니다.

또 이해가 안가기 시작합니다.

"뭐지? 마스터 그마도 골드에서 원래 캐리가 힘든가? 하긴 롤처럼 혼자 썌다고 다 되는게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높은 티어 분들과 게임을 하면서 점점 안목이 높아졌습니다. 게임 보는 눈과 이해도가 좀 생겼다고 할까요?

이렇게 되고 보니까 쳐 발려버리는 판들에 순수 피지컬 뿐만 아니라 딜러들의 위치를 보면 

"이사람들 골드가 아니구나" 라는 판단이 내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볼스카야 인더스트리 A거점에서 라인이 2층에 방패들고 서있고 모두 옹기종기 모여있다?

골드에서?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이사람들은 골드가 아닙니다. 이제는 판단이 서기 시작합니다.


"아 여기 뱃지만 골드지 골드가 아닌 사람이 엄청 많구나!"

승리 공식이 추가되었습니다.

1. 트롤이 상대방보다 적을것

2. 대리나 부캐인 사람이 상대보다 많을것

3. 우리 대리나 부캐가 상대방 대리나 부캐보다 잘할것.


점점 기운이 빠져갑니다. 제 자신의 실력은 별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냥 힐만 꼬박꼬박 넣어주면 알아서 싸워서 이겨주는 판이 많아집니다.

이미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낮에는 좀 덜한데 저녁~새벽엔 골드에 고수들이 득실득실합니다.

진성 골드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같이 파티 했던 몇몇 부캐들이 이렇게 말했던게 기억납니다.

"와 패작해서 괜히 내려왔어요 금방 올라갈줄 알았는데 올라갈 수가 없네요"

트롤도 문제지만, 자신이랑 비슷한 실력을 가진 부캐들도 많아버리니 쉽지 않게 되버린것이지요.


저는 부계정 키우면 뭐 별 일 있나 싶었습니다.

근데 직접 경험해보니 이건 진짜 아닌것같습니다.

롤같은 경우엔 그래도 만렙 찍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없었나 봅니다.

롤도 많이 했지만 이렇게 소위 '쳐 발려버리는 판'은 거의 없었습니다.

약 2주일동안, 경쟁전 240판을 하면서 느낀 바 입니다.


진짜, 너무합니다.

목표인 2500을 찍으면 다신 경쟁전 안돌릴것 같습니다.

다시 편하게 그냥 빠대 하고싶네요.